의열단 출신 육군대원수가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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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의음식
작품등록일 :
2024.09.10 12:31
최근연재일 :
2024.09.19 14: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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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09.11 14: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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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화. 김구 암살의 그날.

DUMMY

라디오에서 노랫소리가 들린다. 할아버지의 기억 속 그날이 이랬다고 하였다.


그리고 지금의 나는 할아버지의 몸속에 빙의된 상태.


-해방된 역마차에 태극기가 날리며~♪

-누구를 싣고 가는 서울의 거리더냐~♬


라디오 DJ가 선정한 ‘해방된 역마차’가 스피커를 통해 들리고, 지금 시간에 어떤 일이 벌어질지 직감적으로 알았다.


술에 취해 주절거린 할아버지의 단골 이야기가 지금이었다.


‘태환아~ 이 할아버지가 말이지··· 김구 선생의 비서관이었는데.’

‘총소리가 울리던 그때에 해방된 역마차가 라디오에서 나왔지.’

‘6월 26일 한낮의 그때는 참 평온했었는데 말이야···’

‘그때 안두희 녀석을 좀 더 지켜보고 있어야 했는데.’


할아버지의 후회.

술 취한 할아버지는 회안을 안고 사셨다.


평생을 같이하기로 한 김구 선생님을 잃어버린 할아버지는 스스로를 자책하셨다.


그리고 그날이 오늘이라고,

나를 이곳으로 보낸 것 같았다.


‘알았습니다. 한 번 해보지요.’


벌떡 눈을 뜬 나는 숙직실 문을 박차고 나갔다. 그리고 성급히 걸어가자 조리실 한편에서 구수한 냄새가 올라온다. 만둣국이다. 김구 선생이 좋아하던 만둣국을 끊이는 중이다.


비서관 선우진은 조리식에서 만둣국을 퍼나르고 내가 지나치자 조금 도와달라고 말한다.

나는 고개를 흔들어 안 된다고 거절하고 더 나아가자 다른 비서관인 이국태와 이풍식이 한담을 나누는 모습이 보였다.


나는 그들을 보자 물었다.


“선생님은 어디 계시지?”


그 말에 이국태가 대답했다.


“선생님은 2층 집무실에 계시지.”

“손님이 찾아오셨나?”

“안두희가 찾아왔네.”

“안두희?!”

“그 있잖나, 포탄 껍질로 꽃병을 만들어온 그 포병 소위말이야.”


난 그 말을 듣자마자 지금이란 걸 알았다. 김구 선생은 2층 집무실에 혼자 있고 안두희는 그 앞에서 총을 꺼내 들겠지.


벌건 대낮에 누가 그런 짓을 저지를까?

그것도 정복을 입은 육군소위가 말이다.


김학규 장군과 안면이 있다고 했기에 안두희를 더 믿었다. 그게 김구 선생의 판단이셨다.


나는 2층 집무실을 향해 미친 듯 내달렸다.


내가 달리자 이국태 비서관이 놀란 얼굴로 소리쳤다.


“이봐! 무슨 일이지? 어째서 뛰는 거야?!”


하지만 내가 뛰자 그도 뛰었다. 김구 선생의 안위가 최우선인 우리는 미친 듯 뛰었다.

그리고 한 발의 총성이 들리자마자 내가 벌컥 문을 열었다.


탕!

쏘아졌다. 안두희가 쏜 45구경 총알이 김구 선생의 어깨를 꿰뚫는 순간이었다.


나는 문을 열자마자 안두희의 다음번 총알부터 막았다. 몸을 던져 두 번째 탄환을 내 몸으로 박아넣었다.


탕!

“크윽.”


피가 튄다.

오른쪽 어깨에서 붉은 핏물이 튀었다.


그럼에도 놈에게 내달렸다. 피가 튀건 총탄이 쏟아지건 관계없이 놈을 밀어냈다.


탕!!


또다시 총탄이 날았다. 총알은 내 귓불을 스치고 천장에 박혔다.

나는 놈과 함께 넘어졌고 놈을 허리 위로 올라타 놈의 권총을 뺏으려고 애를 썼다.


“총을 놓아!”

“비켜! 나는 할 일이 있다고.”

“미친 새끼! 그게 김구 선생의 암살이냐?”

“민족의 영광을 위해서 해내야 한다고.”

“지랄도 풍년이다.”

“너는 이해하지 못해!”


놈의 오른손을 붙잡고 45구경 권총을 빼앗기 위해 애를 썼다. 절대, 총탄이 김구 선생을 향하지 않을 것이다.


흘깃 쳐다본 풍경에 김구 선생이 보인다. 어깨에서 핏물이 주르륵 흐르고 있었고, 신음을 내뱉는 것이 꽤 고통스러워 보였다. 하지만 죽지 않았다.

내가 김구 선생을 살렸다.

할아버지의 오랜 꿈을 내가 이뤘다.

이제 안두희만 두들겨 패면 될 것 같은데.


하지만 힘이 부족하다. 놈이 쏜 총탄이 오른쪽 어깨에 박혔고, 나도 피를 흘리며 놈을 막고 있었다. 다른 말로 힘이 부족하다. 안간힘을 쓰며 버티지만, 부르르 떨리는 손길에 안두희를 막기가 버거워지고 있음은 분명했다.


“저리가!”

“싫어! 절대 안 돼!!”

“너도 죽고 싶어?!”

“너나 죽어라!”


퍽!

이마로 처박았다. 양손은 놈의 손을 맞잡았고 손보다 자유로운 이마를 이용해 박치기를 날렸다.

그러자 놈의 입에서 누런 옥수수가 하나둘 떨어진다. 대신에 내 이마에도 핏물이 주르륵 흐른다.

이마에 누런 옥수수가 박혔다가 떨어져 나간 것 같았다.

아프다. 하지만 고통을 느낄 사이도 없었다.


지금은 안두희 새끼를 제압하는 게 우선이었다.


“잡아! 권총을 빼앗아! 누가 도와줘!!”


내 외침에 이국태 비서관이 뛰어왔다. 드디어 지원군이 왔다. 이국태는 권총을 걷어차 날렸고 나와 함께 안두희를 제압했다.


“끙! 비켜! 나를 놓아줘!”


“잡아! 꽉 잡아!”


“너희는 나를 이해하지 못한다. 이게 다 민족의 영광을 위해서라고.”


“개소리도 풍년이다. 미친 새끼!”


한 손이 자유로워진 나는 주먹을 움켜쥐고 놈의 얼굴에 내리쳤다.


퍽!

헤머링.

퍽!!

헤머링.

퍽!!!

헤머링.


망치처럼 계속해서 두들겨 팼다.


민족의 영광?

너희는 모른다고?


아니, 잘 안다. 누구보다 잘 안다고. 안두희 네가 한 짓이 미래에 어떻게 작용하는지 누구보다 잘 안다고.

그러니 제발 그런 짓은 하지 말자.

할아버지의 인생은 송두리째 말아먹은 짓은 그만하자고.


“묶어!”

“포승줄 가져와!”

“선우진이! 이풍식이! 너희는 뭐하고 있는데!!!!”


내가 버럭 소리치자 그제야 선우진과 이풍식이 달려왔다. 그리고 허리춤의 혁대를 풀어서 손발을 묶고 안두희는 그물에 갇힌 애벌레처럼 꼼짝달싹할 세가 없었다.


잡았다. 드디어 안두희를 잡았다. 이제 이 새끼의 입을 열어 그 배후 세력을 잡아낼 순간이었다.


“누구야?! 누가 너에게 암살을 지시했지?”


내 질문에 안두희가 눈을 크게 떴다. 퉁퉁 부어버린 얼굴로 나를 바라보았다.


어금니를 지그시 깨물고 있다. 억울하겠지. 이럴 줄 몰랐겠지. 이렇게 실패할지는 꿈에도 몰랐겠지.

그리고 그런 건방진 눈으로 나를 보는 건 혼나야겠지.


“새끼가 어딜 노려봐!”


주먹으로 놈의 눈탱이를 밤탱이로 만들었다. 아주 아프게 찔금 눈물이 저절로 나오게 때려줬다.

그러자 비명이 제대로 나온다.


“악! 그만! 나는 육군 소위다. 너희가 함부로 할 사람이 아니다.”


“지랄! 더 처맞아라!”


꽉 쥔 주먹으로 내리치는 순간이다. 하지만 누군가 집무실로 들어오며 소리치는 순간이기도 했다.


놈들은 계급장도 없는 군복을 입었고 부대 마크나 이름 또한 가려져 보이지가 않았다. 대신에 얼굴에 쓴 검은 선글라스가 우리는 보통 사람이 아니라고 말하고 있었다.


나는 저들을 바라보며 소리쳤다. 안두희를 심문하는 와중에 왔으니 좋은 말이 나올 수가 없었다.


“너희는 뭔데?!”


“멈추시오.”


“뭘 멈춰?!”


“당신은 육군 소위를 붙잡고 있는 겁니다. 이는 우리가 맡아서···”


그 말에 직감적으로 알았다.


이들도 한패다.

안두희와 짝을 이룬 한 조가 분명하다.


안두희가 앞에서 총을 쏘고 뒷수습은 이 새끼들이 하고 대기하고 있다가 달려든 것이겠지.


그걸 깨달자 문밖을 향해 소리쳤다.


“경비! 경교장 경비대는 어디에 있어?! 이따위로 경비를 설래! 그러니깐 아무나 2층 집무실로 올라오잖아!”


그 말에 놈들이 당황한다. 소속도 밝히지 않고 뛰어 올라온 새끼들을 가만히 둘 생각이 없었다.


“너희도 안두희와 한패지?! 너희도 선생님을 죽이려고 왔지?!”


그 말에 선우진 비서가 눈을 크게 떴다. 그리고 바닥에 떨어진 45구경 권총을 집어 들려고 하자 놈들도 허리춤에서 권총을 뽑으려고 한다.


그러자 우리 편 사람들인 이국태, 이풍식이가 움직였고 군인들에게 달려들었다.


우당탕! 우당탕!!


난장판이 만들어졌다. 놈들과 힘싸움을 벌이고 선우진이는 덜덜 떨리는 손으로 권총을 부여잡고 나는 버럭 고함을 질러서 놈들에게 따지고 들었다.


“경비! 경교장 경비대는 어서 올라와!!!”


그러자 선그라스 낀 놈들이 당황한다.


“아니라고. 우리는 그러려고 온 것이 아니라고.”


“닥쳐! 씹새들아! 내가 모를 줄 알고.”


“그게 아니라···”


나는 손을 뻗어, 권총을 붙잡고 덜덜 떨고 있던 선우진에게 권총을 내달라고 말했다.


"어서 이리줘."


내가 알아서 할 테니 권총을 내달라고.

그리고 너는 왜 이리 담력이 작냐고 매섭게 쏘아보았다.


권총을 붙잡자 자신감이 붙었다. 선우진처럼 떨지도 않았고 상황을 정리하기 시작했다.


“소속과 이름을 말해! 안 그럼 너희 대가리에 총탄을 박아 버린다.”


“.....”

“저, 저희는...”


“그래. 너희도 안두희와 한 패거리지.”


겨눠진 권총 때문인가? 놈들의 안색이 허옇게 변했다. 얼굴에 쓴 선글라스도 벗겨지고, 또 어떤 녀석의 선글라스는 부서지기도 했다.


어디서 건방지게 선글라스 쓰고 지랄이야.


놈들의 숫자는 4명.

집무실에 들어온 2명과 문밖의 2명.


그들 모두는 난감한 얼굴로 허옇게 떴다. 그리고 여차하면 쏠 생각이었다. 진심으로 다 죽여버릴 생각이었다. 그만큼 지금의 순간은 중요했다.


나는 어떻게 되든 김구 선생을 지킬 생각이고, 내가 어떻게 되든 상관하지 않았다.

그것이 할아버지의 염원이고 죽기 전까지 원했던 꿈이었다.


할아버지, 이 손자가 해냈습니다.

결국에 할아버지의 꿈을 이뤘습니다.


그 생각으로 총부리는 놈들의 면상을 가리켰고 손가락에 힘이 들어간다.

그러자 허옇게 질린 놈들이 입을 열기 시작했다.


눈앞의 미친 나를 보자 더는 버티지 못한 것 같았다.


“우리는 헌병사령부 소속입니다. 지나치다가 총소리를 들었기에 올라온 겁니다.”


“지랄도 풍년이다. 헛소리는 작작하지 그래. 너희가 온 것 치고 너무 빠르지 않아? 마치 준비했다가 온 것 같은데.”


“아니, 그게 아니라···”


“마른침이 꿀꺽 넘어가지. 아무튼, 헌병사령부 새끼들도 한 패란 말이지.”


“......”


놈들이 침을 꿀꺽 삼킨다. 뚫린 입을 가지고도 말하지 못한다. 내가 제대로 몰아붙인 것 같았다.


그 과정에 적십자 병원에서 이기섭 외과과장이 달려왔다.

김구 선생의 위급함을 듣고 달려온 것이다.


이기섭은 문을 막는 군인들을 밀어내며 김구 선생에게 달려갔고 응급조치를 취하며 선생의 안위를 살폈다.


나는 그 모습을 힐끗 보았고, 눈앞의 헌병들을 노려보는 걸 멈추지 않았다.


그 시간이 초조하게 지나가고,

2층 집무실로 경교장을 지키는 경호 순경이 달려왔다.


이제 우리 편이 많아진다. 거기다가 누군가 연락했는지 서대문 경찰서 강용주 경위도 왔다.


상황은 우리에게 유리했다.


이렇게 많은 사람 앞에서 권총을 뽑지 못하겠지. 4명의 헌병들은 허리춤의 권총을 가지고도 섣부르게 행동하지 못했다.


그것에 더해 외과 과장 이기섭의 목소리는 내 입꼬리를 들썩이게 했다.


“김구 선생님은 괜찮습니다. 생명에는 지장이 없습니다.”


되었다. 해냈다고.

내가 다 막았다고.

내가 할아버지의 꿈을 이뤘다고.


나는 권총을 붙잡고 부르르 떨었다.

떨리는 오른손을 타고 핏물이 한 방울씩 떨어진다.


외과 과장 이기섭은 그런 내게 다가오며 붕대를 꺼내들었다.


“치료가 우선입니다. 비서관님도 적십자 병원으로 가시지요.”


그 말을 듣고 고개를 흔들었다. 지금은 그럴 수가 없었다. 상황은 아직 끝나지 않았고 놈들을 붙잡아서 추궁해야 했다.


나는 진실을 원한다.

누구인지?

누가 시킨 일인지?

헌병사령부는 어째서 이번 일에 연류가 되었는지?


아주 짧은 시간이 지나치고 2층 집무실로 또 다른 자들이 올라오기 시작했다.


이들은 앞서 헌병들처럼 짙은 선글라스를 끼었고,

앞서 4명의 헌병과 다르게 계급장과 부대 마크가 선명하게 표시되었다.


그리고 우리를 향해 입을 열기 시작했다.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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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ment ' 1

  • 작성자
    Lv.99 한국사랑꾼
    작성일
    24.09.11 16:27
    No. 1

    전 미국과 이승만 합작으로 일어났다고 봅니다. 나중에 밝혀진 정보로는 안두희가 미국 방첩 기관 요원이라는 자료까지 있는것을 본다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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