루시드: 파랑의 기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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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9.21 15: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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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 계약의 시작(1)

DUMMY

# 여는 이야기 01.


“먼 옛날, 푸른 바다에 괴물이 살고 있었대.”


# 1-2. 계약의 시작


***

귀띔 하나. 사실 지금부터 하려는 이야기는, 하얀 머리 사내의 이야기가 아니다.

물론 이 이야기는 그와 관련이 있다. 하지만 이 이야기에서 집중해야 할 대상은, 그가 만나온 이들이다. 하얀 머리 사내는 수많은 사람들과 계약을 해왔는데, 그중 필자가 소개할 수 있는 이야기는 몇 가지 밖에 되지 않는다. 이번 이야기는 그 중 제일 처음으로 들려주려는 이야기로, 집중해야 할 대상은 다섯이다. 이들에 대한 이야기를 모두 알고 난다면, 결국 하얀 머리 사내에 대한 큰 단서를 얻게 될 것이다.

하지만 다시 조언하자면, 하얀 머리 사내에 대해서는 크게 신경 쓰지 않는 것이 좋다. 커다란 수수께끼는 뒤로 넘겨두고, 지금부터 시작하는 이야기 속에서 작은 수수께끼들만 풀어도 충분하다. 단서가 충분히 모이면, 커다란 수수께끼는 저절로 풀릴 테니까.


***

집중의 대상 첫 번째, 사랑받는 아가씨.

모두의 사랑을 받는, 상큼하고 어여쁜 한 여인이 있었다. 이 여자는 태어나서 단 한 번도 바깥세상을 본 적이 없었다. 그녀에게는 오빠가 하나 있었는데, 하나밖에 없는 여동생을 너무 아끼는 나머지 외간 남자를 절대 만나게 하지 않았다. 사실, 여자도 거의 만나게 한 적이 없었다. 그녀는 늘 그녀의 방에 얌전히 앉아서 오빠가 집에 오기만을 기다리는, 오빠 말에 참 순종적인 여자였다.

그런데, 이 여인이 보지 못한 건 바깥 사람만이 아니었다. 그녀는 바깥세상, 그러니까 땅 위에 발을 딛어 본 적이 단 한 번도 없었다. 말하자면 그녀는 땅밑 지하세계에서 태양빛 한 번 못 보고 자란 여자였다. 이게 무슨 말인지를 이해하려면, 이 남매가 살았던 세상에 대해 알아야만 한다.

남매가 태어난 시대는, 땅 위가 완전히 지옥처럼 변한 시기였다. 그렇다, 땅 위. 그러니 인간이 도망칠 곳은 단 두 곳뿐이었다. 하늘, 그리고 지하. 하늘위에 떠 있으려면 에너지 소모가 꽤 많이 들었다. 그곳으로 도망친 사람이 없지는 않으나, 대부분의 사람들은 땅을 깊이 파서 안전하게 숨어 살고 있는 시대였다. 지하에 산다고 하여, 사람들이 좁아 터진 컴컴한 굴 속에 모여 사는 것은 아니었다. 재주 많은 인간들은 지하에서 건물도 짓고, 숲도 만들고, 마을도 여럿 꾸렸다. 하지만 어떻게 지하에 그런 대단한 문명을 만들었는지, 지반의 힘이 어떻고 마그마가 어떻고 이런 저런 질문을 한다면 답해 줄 사람은 없었다. 정확히는 그런 질문을 할 수 있는 사람도 별로 없었다. 신 문명 개발에 참여했던 과학자들은 모두 다 죽었으니. 이 여인이 살아가는 시대는 그런 시대였다.

태어나서 단 한 번도 바깥세상을 보지 못했던 여인. 그녀의 이름은 로라, 로라였다.

“폴도 지금 큰 실수하는 거야,”

데이지가 박박 그릇을 닦으며 짜증스럽게 말했다.

“아니 애를 하루 종일 집안에다가 가두고 있으면 안전해지나? 똥 싸는 게 싫어서 밥 안 먹을 거냐고. 그거 아냐? 밥 굶고 엄~청 배고파도 똥은 기가 막히게 나온다는 거?”

“더럽게 무슨 이야기하냐!”

한 노인의 호통에 데이지는 이크, 하면서 입을 다물었다. 데이지는 마을 양로원을 혼자서 운영하는 여자였다. 그녀는 스스로 할 수 있는 일을 남이 도와주는 걸 몹시 싫어했는데, 그래서 여동생을 향한 폴의 과잉보호에 늘 불만스러워했다. 데이지 옆에서 선반 위 그릇들을 정리하던 로라는 멋쩍게 웃으며 자리에서 비켜섰다. 벌써 가야 할 시간이었던 것이다. 곧 있으면 마을에 종이 칠 것이었다. 첫 번째 소등시간을 알리는.

태양빛이 없는 지하도시에서도 낮과 밤의 구분은 있었다. 언덕 위 종탑에서 종이 한 번 치면, 첫 번째 소등이 이루어졌다. 지하도시 천장에 달린 수천 개의 전구 중, 절반 정도가 확 꺼지는. 이때 대부분의 사람들은 서둘러 집이나 건물 안으로 들어갔다. 한 시간 정도 시간이 지나면 종이 세 번 치고, 두 번째 소등이 이루어지기 때문이었다. 이때가 지하세계에서는 가장 어두운 시간이었다. 비상 전구 몇 개를 제외하고, 천장의 모든 전구가 꺼져 버리는. 칠흑 같은 어둠이 약 한 시간 정도 지나고 나면, 가로등불이 예쁘게 켜졌다. 소리 없이 켜진 가로등은 새벽에 천장 전구의 절반이 조용히 켜질 때까지 마을을 은은하게 비춰주는 역할을 했다. 아침, 천장의 모든 전구가 전부 켜질 땐 종이 딱 한 번만 쳤다.

그러니까 지하도시의 종은 하루에 딱 5번 울리는데, 아침에 한 번, 첫 번째 소등시간에 한 번, 두 번째 소등시간에 세 번이었다. 로라가 폴로부터 허락 받은 외출시간은 아침 종소리와 첫 번째 소등시간 종소리 사이, 딱 그 시간뿐이었다. 그것도 바로 데이지의 양로원과 제프 할아버지의 빵집, 딱 두 군데만 외출이 가능했다. 물론, 다른 사람과 대화는 일절 금지라는 조건이 붙어있었다.

“나 먼저 가볼게, 언니!”

“벌써 시간이 그렇게 됐나? 잠깐만 기다려, 남은 반찬도 가져 가.”

마음 같아서는 양로원 문닫을 때까지 남아서 데이지를 도와주고 싶었지만, 로라는 오늘 귀가 중 들릴 곳이 있었다. 바로 3대째 지하도시 최고의 맛을 자랑하는, 제프 할아버지의 빵집이었다.

띠링-.

경쾌한 종소리에, 졸던 제프 할아버지가 눈을 떴다. 가물가물한 눈으로 손님 얼굴을 살피더니, 곧 얼굴이 환하게 밝아지는 제프 할아버지였다. 자식 하나 없는 그에게 있어 로라는, 친손녀처럼 아주 애지중지하는 아이였다. 아, 이제 아이라는 표현은 갓 숙녀 티가 나기 시작한 로라에게 적절하지 않았다. 제프 할아버지가 폴과 로라를 아주 어릴 때부터 만나 도와주었던 것은 맞지만, 남매가 할아버지의 품을 떠나 독립한 지도 벌써 몇 년이 흘렀다. 제프 할아버지에게는 마냥 어린아이들처럼 느껴질지 몰라도, 이젠 슬슬 인정해야 했다. 어린 남매는 다 크고 사라졌다는 사실을.

“안녕하세요, 제프 할아버지! 단팥빵 하나만 주세요!”

“어이쿠, 무슨 기분 좋은 일이 있나 본데?”

제프 할아버지는 끙차- 힘을 주며 자리에서 일어났다. 폴이나 로라가 단팥빵을 사가는 날은 남매에게 있어 특별한 날인 경우가 많았다. 두 사람에게 있어 단팥빵은, 서로를 축하해 줄 때 건네 줄 수 있는 가장 달콤한 선물이었던 것이다. 빠듯한 살림 속에 그들이 가장 크게 부릴 수 있는 사치라고나 할까. 제프 할아버지가 단팥빵을 화로 근처에서 잠깐 따숩게 데우는 사이, 로라는 기분 좋게 빵냄새를 맡으며 답했다.

“오늘은 오라버니가 정~식으로 사관학교를 졸업하는 날이거든요~!”

“벌써 그 애가 졸업을 한다고? 그럼 이제 어엿한 군인이 되는 게냐?”

시간 참 빠르군, 제프 할아버지는 그렇게 생각했다. 처음 이 동네에 도착한 폴의 몰골을, 그는 아직도 생생하게 기억하고 있었다. 꼬질꼬질하게 제대로 씻지도 못한 얼굴에 가득히 베인 경계심, 어린아이라고 하기엔 상당히 의심이 많고 신중한 그 꼬마. 그 아이가 벌써 군인이 된다니······, 군복을 입고 딱딱하게 걸어 다닐 그가 벌써부터 낯설었다.

“네, 다음주부터 근위대에서 정식으로 활동해요.”

로라는 제프 할아버지가 갈색 봉투에 부스럭부스럭 단팥빵을 넣어주는 모습을 지켜보며 답했다. 제프는 신이 난 그녀에게 봉투를 건네 주고 동전을 받다가 순간 휘청거렸다. 귀에서 삐- 이명이 들리며 눈앞 시야가 흔들렸다.

“하···할아버지, 괜찮으세요?”

로라가 깜짝 놀라 제프 할아버지를 부축해 의자에 앉혔다. 제프는 익숙하다는 듯 조용히 물을 달라고만 부탁했다. 그는 슬슬 쇠약해지는 자신을 인지하고 있었다. 놀란 쪽은 오히려 로라였던 듯했다.

“많이 안 좋으세요? 병원이라도 가 볼까요? 좀 많이 기다리더라도······.”

“아니다, 괜찮아. 아 괜찮대두, 놀란 토끼 눈을 할 것까지 없어. 조금 쉬면 괜찮단다.”

걱정스럽게 바라보는 로라를 제프 할아버지는 휘- 손짓하며 그만 가보라고 말했다. 로라는 이대로 그를 두고 가는 것이 맞는지 고민스러운 듯, 떠나지 못하고 머뭇거렸다. 제프는 그런 그녀를 안심시키기 위해 몇 번이고 괜찮다고 말해주어야만 했다.

“아참, 얘야.”

“네?”

제프는 나가려는 로라에게 말했다.

“혹시, 내 밑에서 빵 만드는 것 배워볼 생각······없느냐?”

로라가 숨을 훅 들이마셨다. 그녀의 심장이 쿵쿵 뛰었다.

“방금······뭐라고 하······?”

“요샌 나이가 들어 오래 서 있기도 피곤해서······. 야무진 조수 하나 키워서 일 좀 나누고 싶은데. 어떠냐, 배워볼 테냐?”

로라는 기뻐하며 고개를 크게 끄덕이려다, 무슨 생각이 들었는지 얼굴이 어두워졌다. 아마도 그녀의 오빠 폴을 생각한 듯했다. 탐탁치 않아 할 것이 뻔했으니.

“천천히 생각해보거라, 급하지 않으니. 어여 들어가봐라, 폴 먼저 도착할라.”

“네, 감사합니다 할아버지. 꼭 몸 무리하지 말고 쉬세요!”

빙긋 웃으며 나가는 로라 뒤로, 제프는 속으로 깊은 한숨을 쉬었다. 급하지 않다는 말은 거짓이었다. 그는 급했다. 그의 몸은 빠르게 약해지고 있었고, 그의 마지막 꿈은 ‘남들에게 폐 끼치지 않고 조용히 숨을 거두는 것’이었다. 저 불쌍한 아이들에게 자신이 도울 수 있는 일이 무엇이 있을까, 그가 생각한 마지막 선물은 그의 낡고 허름한 빵가게였다. 폴이 긍정적으로 생각해 주면 좋으련만. 하기야, 폴은 어릴 때나 지금이나 한결같이 의심 많고 신중한 녀석이었다.

“가여운 아이들 같으니라구······.”

제프가 중얼거리는 그 마지막 말을, 이미 나가버린 로라는 전혀 듣지 못했다.


***

똑똑-똑 똑또독.

멍하니 탁자에 앉아 기다리던 로라는, 반가운 노크 소리에 벌떡 일어나 현관 앞으로 달려갔다. 잠금 장치를 풀러 벌컥, 문을 여는 로라 앞에는 언짢은 표정의 폴이 서 있었다.

“그렇게 벌컥벌컥 문 열어주지 말라고 했잖아, 로라.”

“에이~ 암호 노크 하는 사람은 오빠 뿐인데 뭘.”

“누가 암호 노크를 알아낼 수도 있어, 조심해야 해 항상. 문을 열 땐 꼭 얼굴을 확인해.”

또 시작인 잔소리에 로라는 말꼬리를 돌린다.

“생각보다 늦었네~ 일찍 온다고 들었는데.”

“응, 제시카를 만나고 오는 중이야.”

“제시카? 와아, 완전 오랜만이다! 내 안부도 전해줬지? 무슨 일이었어? 응? 응?”

“젠킨스 부인이 보내셨더라고, 축하한다고. 감사인사도 하고, 슬쩍 용돈도 타 왔어.”

그것으로 끝이었다. 폴이 입을 다물면 더 이상은 물어도 답하지 않았다. 그는 언제나 그가 딱 말하고 싶은 정보까지만 입을 열었다. 반가운 이름에 잔뜩 기대했던 로라는 입을 살짝 뾰로통하게 내밀었다가 쓱 갈색 봉투를 내밀었다.

“이건 내 축하선물, 정식으로 군인이 된 걸 축하해 오빠.”

“고맙다. 아, 이건 기쁜 날이라 오는 길에 샀다.”

갈색봉투, 안에 든 것은 역시나 제프 할아버지의 단팥빵이었다. 로라는 피식 웃었다. 늘 이런 식이었다, 특별한 날에 오고 가는 단팥빵 선물.

“고마워 오빠.”

“반응 보니 아직 제대로 못 봤네. 봉투 안을 제대로 봐.”

응? 로라는 갈색 봉투에 손을 넣어 뒤적거렸다. 비닐에 쌓여 있는 무언가가 탁 잡혔다. 고개를 갸웃거리며 그것을 들어올린 로라의 두 눈이 휘둥그레졌다.

“우와!!!!!!”

“제시카가 네 선물로 사 왔더라고. 역시 제시카지?”

“아주 마음에 들어!! 와아, 최고야! 정말 기뻐! 고맙다는 인사 꼭 전해준 거지?”

“아무렴, 엄청 좋아할 거라고, 고맙다고 했지.”

폴은 기뻐하는 동생 모습에 환하게 웃었다. 도대체 그 파란색 색연필 한 자루가 뭐가 그렇게 소중하고 좋은지, 그로서는 도저히 이해할 수가 없지만. 동생이 기쁘다니 그도 퍽 좋았다. 그는 소중한 여동생을 흐뭇하게 바라보다가, 정신을 차리고 식탁을 두드렸다.

“단팥빵 다 식었겠다, 얼른 먹자.”

남매는 식탁에 앉아 단팥빵을 베어 물으며, 도란도란 이야기를 시작했다.

“오늘도 오는 길에 발데즈를 만났나 보네? 저렇게 신문을 잔-뜩 사서 돌아온 걸 보면.”

“응, 오늘은 많이 못 판 모양이더라고.”

로라는 호기심에 신문 하나를 들었다. 기대했던 것처럼 흥미로운 기사는 딱히 없었다. 동생의 표정을 읽은 폴이 말했다.

“시끄러운 기사는 내일 실릴 거야. 발데즈 말이, 오늘 신문사가 발칵 뒤집혔다더라.”

“왜? 무슨 일 있어?”

“만점자가 나왔대, TOE 시험에. 믿겨져?”

놀라다 못해 어안이 벙벙해진 로라는 두 눈만 깜빡였다. 만점자? TOE 시험에서? 그게 가능한 일인가? 그녀는 더듬더듬 물었다.

“그게······가능한 일이야? 전에도 이런 일이 있었어······?”

“아니, 역사상 처음이지.”

“말도 안 돼······.”

“······리처드야. 그 만점자가.”

로라는 숨을 급하게 헉 들이마시다가 사례에 들렸다. 켁켁거리는 동생에 깜짝 놀란 폴은 서둘러 물을 가져왔다.

“미안 미안, 많이 놀랐어?”

“그게 정말이야 오빠? 리처드가······정말이야? 내가 아는 그 리처드? 리치?”

폴은 고개를 끄덕였다. 정말 놀라운 일이긴 했다. 아무도 리처드에게 그가 공부에 성공할 거라고 진심으로 말해주지 못했는데. 그러기엔 그의 상황이 너무나 열악했고, 그가 너무 재능이 없었던 것이다. 공중-지하도시 통합 시험으로는 유일한 TOE 시험은, 그 어려운 난이도로 악명 높은 시험이었다. 만점자라니, 애초에 그게 가능할 거라고 예상하지도 않는 그런 시험이었다. 주린 배를 참고 몇 년간 악착같이 공부만 한 노력의 결과가 있긴 한 것인가······. 아무리 그래도 리처드가 TOE 만점자라니, 놀라울 따름이었다.

“로라 너는 별일 없었고? 안전하게 잘 있었지? 수상한 사람은 안 만났고?”

“아······응! 물론이지. 언제나, 똑같이, 안전해 나는.”

로라는 제프 할아버지의 제안을 말해볼까 고민했다. 지금은 별로 좋은 때가 아니었다. 나중에······살그머니 이야기 꺼내서 허락 받아야지. 그녀는 그렇게 생각했다. 폴은 그녀가 언제나, 똑같이, 안전하길 바라는, 변화를 싫어하는 사람이었으니까.

하지만 로라는 미처 알지 못했다. ‘그 만남’ 이후, 그녀의 안전하고 변화 없는 삶은 완전히 뒤바뀌게 되리라는 사실을.


작가의말

주섬주섬 꺼내 보는 첫 번째 친구, 로라. 출항 준비 완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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