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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이비
작품등록일 :
2024.09.21 23:19
최근연재일 :
2024.09.22 02: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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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09.22 02: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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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대

DUMMY

2124년, 지구에 엄청난 기온상승이 일어났다.


산소가 고갈되고 동물, 식물은 모두 죽었다. 이 상황을 미리 예견한 인간만이 살아남았다. 인간들은 산소를 저장하기 시작했다. 그들은 산소를 돈을 받고 팔았다. 그러나 갈수록 산소가 부족해졌다. 산소는 매우 귀해서 가난한 자들은 마음것 숨쉬기도 힘들었다.


나도 가난하다. 그래서 숨쉬기 힘들다.

-삐삐삐.. 산소가 부족합니다. 산소를 충전하세요.

이 망할 기계 또 시작이다. 집안에 산소가 15% 밖에 남지 않았다. 30분 안에 충전해야 한다. 여기서 나를 구해줄 사람은 우리 엄마, 아빠 뿐이다.


그런데 지금 집에 없다. 빨리 전화를 해야한다. 우선 엄마에게 전화를 건다.

"엄마, 산소 부족 떴어. 어떡해?"

"벌써? 엄마 지금 바빠서 못가. 우선 아빠한테 전화해봐. 좀 있으면 아빠 퇴근하고 집에 가니까 참고 기다려봐."

역시 이번에도 똑같다. 우리 엄마는 마트에서 일한다. 밤 늦게나 되서 끝나니까 엄마가 해줄 수 있는 건 없다. 그냥 불안하면 엄마에게 전화하게 된다.


이번에는 아빠에게 전화한다.

"아빠 빨리와. 산소 부족하데."

"뭐? 아빠가 지금 월급이 안들어와서 좀 늦어질 것 같은데.. 사장님! 빨리 월급주세요. 우리 애 지금 혼자 있는데 산소가 부족.." 뚜뚜..

아빠의 다급한 목소리가 들렸다. 나는 순간 겁이 났다. 무서워지면 산소를 더 많이 쓰게 된다. 그러면 안된다. 침착해지자.

이럴 때 나는 상상을 하게 된다. 우리 가족 모두 행복해지는 상상.. 그러면 덜 두렵다.


이제 10분 남았다. 아빠가 아무리 빨리와도 10분 걸리니까.. 이제 출발해야 한다. 아빠한테 다시 전화를 건다.

"아빠 출발했지? 10분 남았어. 아빠 나 진짜 불안해."

"어, 루아야 괜찮아. 아빠 진짜 빠른거 알지? 우리 루아가 상상하는 그런거 절대 안 일어나니까 걱정하지마. 아빠 금방 갈게."

아빠의 목소리가 떨린다. 아직 월급을 못 받은 것 같다. 하.. 이 세상이 싫다. 돈 없으면 죽어야하는 세상이 싫다.

모르겠다. 어떻게든 되겠지. 나는 산소장치를 보지 않기로 했다.


-띠띠띠띠띠

산소장치가 요란하게 울려되기 시작했다. 산소가 3% 남았다.

눈물이 흘렀다. 이제 진짜 죽는구나. 엄마, 아빠 나 없이도 잘 살 수 있지?


-산소가 모두 고갈되었습니다.

모든 게 끝났다. 고 생각한 순간 아빠가 들어왔다.

아빠는 재빨리 산소를 충전했다.


"헉헉헉헉"

아빠의 옷은 온통 땀으로 젖어 있었다. 아빠는 바로 나부터 살폈다.

"아빠 나빠. 왜 지금 와." 울음이 터져 나왔다.

"아빠가 미안해. 다 아빠 탓이야." 아빠도 울었다.


아빠가 갑자기 생각난 듯이 물었다. "밥 먹었어? 아빠가 밥 해줄게."

나는 웃음이 났다. "그게 뭐야. 나 배고파 빨리 해줘"

우리는 다시 웃음을 되찾았다. 힘들 때 웃는자가 일류라고 했다.


아빠가 밥상을 차려줬다. 모두 동결건조된 음식들이다. 예전엔 우주 비행사들이 먹었다는데 지구에 주식이 될 줄 상상이나 했을까?

아빠는 밥을 먹으며 자연스럽게 TV를 켰다. 그리고 뉴스를 틀었다.

"아빠는 맨날 뉴스만 보더라. 다른 것도 좀 보자!" 나는 약간 짜증내며 말했다.

"뉴스를 봐야 세상 돌아가는 걸 알지." 아빠는


뉴스에는 부정적인 소식뿐이다. 내 힘든 현실을 굳이 제3자의 말로 듣고 싶지 않다.

"산소가 계속 부족해 지고 있습니다. 이에 따라 산소 가격이 더욱 오를 것으로 예상됩니다. 서민들은 갈 수록 살아가기 힘든 세상이 되고 있습니다.

다음 소식 입니다. 이번에 새롭게 대통령 후보로 출범한 한새로 후보의 연설을 들어보시겠습니다."


"국민 여러분 숨쉬기 힘드시죠? 너무 더우시죠? 우리나라는 더 이상 인간답게 살 수 없게 되었습니다.

저 한새로를 뽑아주시면 모든게 바뀔 수 있습니다. 여러분을 모두가 행복하게 살 수 있는 '그곳'으로 모셔다 드리겠습니다! 저 한새로 기억해 주세요."


"아빠 저 사람 너무 사기꾼 같지 않아? 무슨 근거로 저런 소리를 해." 나는 비웃으며 말했다.

"더 이상 갈 곳이 없는 사람들은 저 사람이라도 뽑는거지. 이래도 죽고 저래도 죽으니까." 아빠는 진지하게 말했다.

"그래서 아빠는 저 사람 뽑을거야?" 나도 진지하게 되물었다.

"그건 말해줄 수 없지. 비밀투표니까~" 아빠는 장난스레 말했다.

"아 뭐야 ㅋㅋ 아빤 맨날 그러더라." 그렇게 대화가 끝나버렸다.


띠 띠띠띠 띠

현관문 소리가 들렸다. 엄마가 왔다.


"에횽." 엄마의 얼굴은 힘들어서 구겨져있었다.

엄마는 술병 두개를 바닥에 내려놓았다.

"엄마 술 좀 그만 마셔. 건강에 안 좋아." 나는 엄마에게 훈수를 두듯이말했다.

" 이 각박한 세상 술이라도 없으면 못 버틴다. 엄마도 숨 좀 쉬어야지~" 엄마는 능청스레 말했다.

"저기요, 저는 아까 진짜 숨 못셔서 죽을 뻔 했거든요~ 딸이 죽을 뻔 했는데 와보지도 않고." 나는 약간 서운해하며 말했다.

"그래도 살아있는거 보니 잘 해결됐나보네. 너 내일 학교가야 되니까 얼른자." 엄마는 대화를 끝내버렸다.

"엄마가 시끄럽게 하는데 어떻게 자. 됐어 그냥 맘대로 살아." 나도 더 이상 대화하고 싶은 마음이 들지 않았다.

엄마가 힘든 건 이해하지만 내 마음을 알아주지 않을 때면 많이 서운하다.


자려고 방에 누웠는데 엄마, 아빠가 대화하는 소리가 들렸다.

"산소 비가 또 오르다는데 어쩌죠." 엄마가 이야기를 꺼냈다.

"우리가 더 아껴쓰는 수 밖에 없지 뭐. 정부에서 산소적게 쓰는 호흡법도 알려줬잖아." 아빠는 약간 씁쓸하게 웃으며 말했다.

"그런게 뭐 얼마나 도움이 되겠어요. 이번 정부는 진짜 별로야. 진짜 서민들만 살기 더 어려워지고 있어." 엄마는 불평하면서 말했다.

"한새론가 그 사람은 어떤거 같아? 그냥 사람들한데 헛된 희망만 주고 있는 거 같기도 하고." 아빠는 아까 뉴스에서 본 사람에 대해 말했다.

"나는 그 사람 괜찮은 거 같아. 자세히 이야기 들으니까 은근히 신뢰도 생기는 거 같고. 지금보다 더 힘들게 만들기도 힘들거야." 엄마는 진지하게 말했다.

"나는 아직 생각중이야. 진짜 지금보다 더 안 좋아지면 감당 가능 할지도 모르겠고." 아빠는 고민하며 말했다.


다음 날 아침이 되었다. 아침부터 밖이 소란스러웠다.

"산소세를 내려라! 사람들이 죽어나간다!" 사람들이 단체로 외치고 있었다.

"아빠 이게 무슨 일이야? 왜 이렇게 시끄러워?" 나는 놀라서 물었다.

"루아야 아빠가 오늘 차로 데려다 줄테니까 차 안에서 눈 뜨지 말아야돼." 아빠가 심각하게 말했다.

"응" 나도 차분히 말했다. 밤 사이 무슨 일이 일어난 것이 틀림없다. 무서웠지만 꾹 참았다.


학교에 가니 아침부터 시끄러웠다.

"야, 오늘 오면서 봤어?" 로빈이가 물었다.

"아니 왜? 나 오늘 아빠차 타고 와서 몰라." 나는 솔직히 말했다.

"아.. 말해도 되나.." 로빈이가 망설였다.

"괜찮아 말해봐." 나는 진심으로 궁금하였다.

"그게.. 길에 사람들 시체가.." 로빈이는 말을 하다 말았다.

"으.. 왜 그런거야?" 소름이 끼쳤다.

"산소세가 많이 올라서 그런거라는데. 날도 덥고 숨쉬기도 힘드니까 몸이 약한 사람이나 노인들은 돌아가셨데." 로빈이는 잘 알고 있었다.

"진짜 심각하구나.. 내일이 투표날이잖아. 결과가 어떻게 될까?" 나는 로빈이에게 물어봤다.

"나야 모르지.." 로빈이는 대밥을 피했다.

"내가 괜한 소리를 했구나. 미안." 나도 빨리 대화를 마무리했다.


집에 왔더니 엄마가 왠일로 일찍 와 있었다. 그런데 엄마가 울고 있었다.

"엄마! 왜 울어?" 나는 놀라서 엄마에게로 갔다.

엄마는 대답없이 계속 울었다.

"왜 그러는 건데? 말을 해야 알지." 나는 답답했다.

"엄마랑 같이 일하는 수진씨가 오늘 돌아가셨어. 가장 의지하던 사람이었는데.. "

엄마 이야기를 들으니까 나도 마음이 아팠다.

"진짜 심각하구나.." 나는 혼잣말로 속삭였다.

"맞아. 지금 나라 꼴이 말이 아니야. 나 더 이상은 이렇게 못살아. 세상은 바껴야 해." 내 혼잣말을 어떻게 들었는지 엄마가 대답했다.

엄마는 살짝 제정신이 아닌 것 같아 보였다. 나도 그런 일을 당한다면 그럴 것이다.


엄마는 아빠에게도 하소연을 늘어 놓았다. 그러고는 조금 기분이 풀려보였다.

"루아야 너도 이런 힘든 세상 살면 안돼잖아. 엄마는 바뀔 수 있을거라고 믿어. 내일이면 알게 되겠지. 사람들도 그렇게 생각하는지."

엄마는 내게 단호하게 말했다. 엄마는 마음을 먹은 거 같았다.


그날 저녁 엄마는 아빠에게 말했다

"여보 내일 선택 잘해야 해요. 우리만 아니라 루아의 미래도 걸린 일이에요. 지금 이 상황이 정상은 아니잖아요.

뭐라도 기대를 걸어볼 수 있을 때 해봐야죠." 엄마는 아빠에게도 같은 이야기를 했다.

아빠는 답이 없었다. 하지만 아빠의 대답을 알 수 있을 것 같았다.


다음 날 저녁 엄마와 아빠와 나는 밥을 먹으며 티비를 켰다. 우리는 기대를 앉고 버튼을 눌렀다.

"다음은 새롭게 대통령으로 당선된 후보의 연설을 들어보시겠습니다."


"안녕하세요! 한새로입니다. 국민 여러분들이 이렇게 저를 믿고 뽑아주셨다는 것에 감사의 말씀 올립니다.

국민 여러분 실망시켜 드리지 않도록 우리 모두 '그곳'에 갈 수 있게 하겠습니다."


와!! 우리 가족은 소리쳤다. 다행이었다. 이 지옥에서 나갈 수 있다는 것이.

"진짜 다행이야. 내 말 듣길 잘했지?" 엄마가 자랑스레 말했다.

"진정해. 아직 어떤지 모르잖아. 긴장을 놓지 말아야지." 아빠는 신중했다.

그래도 나는 좋았다. 미래를 기대할 수 있다는 것에. 하루하루를 버티는 것이 아니라 내일이 궁금한 것은 오랜만 이었다.


하지만 우리는 이때까지 몰랐다. 앞으로 또 다른 지옥이 펼쳐질 것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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