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롤로그
원래 성진은, 평범한 대학생이었다.
“새로운 플레이어인가? 환영한다. 일단 달팽이 사냥법부터 알려주지.”
끔찍한 정체 불명의 가상 현실에 내던져지기 전까지는.
“씨발, 다 해줬잖아! 보스 몬스터도 다 잡았잖아! 이제 내보내 줘!”
-캐릭터 네임 [성진]의 클리어 진척도를 평가합니다···
처음에는 우연이라고 생각했다.
-초기화 서버 (Rebooting Server)의 모든 스테이지를 클리어하셨습니다!
-보상으로 [상태창]을 얻습니다!
-이제 당신은 세상을 게임으로 해석할 수 있습니다!
그딴 능력, 필요 없었다.
“드디어, 현실로···”
그러니 새로이 얻게 된 초능력 따위는 무시한 채.
다시 세상에 적응하고자 했다.
···또 다시 괴담에 잡아먹히기 전까지는.
-뒷 방 (Behind Room)의 모든 레벨을 통과하셨습니다!
-상태창이 스테이지 클리어에 따른 보상을 창조합니다··· 뒷 방에서 힘을 추출합니다···!
-보상으로 [영역 전개]를 얻습니다!
“...필요 없어.”
두 번째는 부정했다.
-소망대교(Hope Bridge)의 끝을 보았습니다!
-상태창이 스테이지 클리어에 따른 보상을 창조합니다··· 소망대교에서 힘을 추출합니다···!
-보상으로 [길을 보는 눈]를 얻습니다!
“목숨의 위기를 수백 번을 넘긴 대가가, 이딴 알량한 능력이냐.”
세 번째는 체념했다.
-나폴리탄 식당(Napolitan Restaurant)의 다이닝 코스를 끝마쳤습니다!
-상태창이 스테이지 클리어에 따른 보상을 창조합니다··· 나폴리탄 식당에서 힘을 추출합니다···!
-보상으로 [적응하는 혀와 위와 이빨]을 얻습니다!
“...나한테 바라는 게 뭐냐.”
네 번째는 인정하게 되었다.
이제는, 평범하게 살 수 없다는 것을.
“안녕하십니까? 저희는 모든 영역 이상현상 조사국입니다. 이상 현상에서 탈출하신···”
“하겠습니다.”
“힘드시겠지만···예?”
“저를 중히 써 주십시오. 저는 네 이상 현상에서 생존한 전문가입니다.”
“호오, 4개의 이상현상이라··· 아주 흥미롭군요. 환영합니다.”
거짓말이었다.
“나를 속였어! 나는, 너희가 정말로 인류를 위한 조직이라고 믿었단 말이다!”
“어리석구나, 인간 따위가 어찌 혼돈 현상에 대처할 수 있단 말이냐?”
“대답해! 진짜 인간들의 이상현상 조사국은 어디에 있는 거냐!”
“그런 게 있을 리가 있냐? 순진하구나, 성진. 4개의 혼돈 현상을 격파하다니 그 능력 하나는 대단하지만 그래봤자 인간···”
-으지직
“쓰레기 같은 현실. 미친 것들. 괴물 새끼들. 모조리 죽여버리겠다···”
그리하여, 또 다시 비참한 현실로 돌아오게 되었고.
-모든 영역 이상현상 조사국을 붕괴시켰습니다!
-하지만 주의하십시오! 그들은 언젠가 다시 돌아올 것이니···
-완전한 공략이 아니기에 보상을 얻지 못합니다!
다섯 번째를 끝마쳤을 때에는 의무감을 느꼈다.
이 미쳐버린 세상에, 인간을 위한 것은 없구나.
오직 나만이 그 끔찍한 것들에서 살아남았구나.
“없다, 없다고··· 겨우 두 개의 이상 현상에서 생존한 사람조차, 내가 유일하다고.”
없다.
인간을 위한 세상은.
그렇다면.
내가 만들리라.
위대한 인류의 문명을 지켜내고 보호해 주겠다.
그리하여 이 연약한 세상을 수호하는 그림자가 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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