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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미향
작품등록일 :
2016.03.15 14:52
최근연재일 :
2016.05.23 1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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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04.19 1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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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쪽

생령의 씨앗 (3)

DUMMY

“저게 우리 엄마를 이용했다 이 말이지?”


“…그래 저건 네 엄마가 아니야.”


[으드득…]


태현은 분노 때문에 어금니를 세게 물었지만, 지금은 둘 다 엉망진창이라 무사히 도망치는 것도 불투명했다.


‘힘을… 힘을 키워야 한다.’


만약 이곳을 무사히 빠져나간다면 어떻게든 힘을 키워 소중한 사람을 지키리라… 태현의 마음속에 있는 불꽃이 조금씩 커지고 있었다.


하지만 그의 결심과는 무관하게 현재 두 사람이 빠진 상황은 절망에 가까웠다.


한편 능력자 일행들은 수가 꽤 많은데도 포이즌 아이비의 공격이 집중된 터라 그 진행이 느렸다.


‘하아 왜 이렇게 느린 거야!’


마사무네는 반대편에서 들리는 폭약 소리가 신경 쓰이고 초조했지만, 이 이상 속도를 내기는 불가능한 일, 여기서 또 S급의 스킬을 쓰기에도 부담이 컸다.


현충원 탑까지 접근했다가 뒤로 물러나는 아현의 신형이 갑자기 무너지자 그를 주시하고 있던 마사무네는 뭔가 잘못되었다는 걸 알아챘다.


‘공격 당한 것 같진 않은데…’


멀리서 그리고 아현이 드리머를 주입했다는 것을 몰랐기에 마사무네의 행동은 조금 늦었다. 하지만 그가 지금까지 잘피하던 포이즌 아이피의 공격을 막지 못하자 저절로 몸이 움직였다.


“아이기스! 뒤를 부탁할게.”


급하게 말한 마사무네는 대답도 듣지 않고 포이즌아이비를 향해 빠른 속도로 아현에게 달려갔다.


‘칫… 늦어!!’


달려갔을 때 플레임이란 능력자가 공격을 막아주었지만 후속 공격은 더욱 강맹하여 막지 못할 것 같았다.


‘아…안돼!!!’


무사무네의 걸음은 점점 빨라졌지만, 시간은 흐르고 있었다.


마사무네의 생각처럼 첫 번째 공격은 그저 방향을 바꿀 수 있을 정도였다. 그동안 재생이 태현의 능력으로는 이 정도 맹공을 버틸 수가 없었다.


‘샷건을 쏘기도 시간상 불가능…!’


그렇다고 저 많은 줄기를 모두 쳐내기란 불가능했다.


태현은 급한 대로 아현의 몸을 감쌌다.


“아…안돼!!”


아현은 갑작스럽게 앞으로 뛰어든 태현을 보며 기겁했지만 손가락 하나 꼼짝할 수 없었기에 망연자실한 눈으로 바라볼 수밖에 없었다.


[퍽 퍽퍽 퍽 퍽]


순식간에 5개의 줄기가 박히는 동시에 도착한 마사무네는 박혀있는 줄기를 끊어버리자 태현은 그대로 뒤로 넘어지며 아현의 품에 안겼다.


“시…시발 졸라 아프네…”


“태현… 야 임마 정신 차려봐!”


“걱정 마세요. 급소는 피한 것 같아요!”


마사무네의 말에 정신 차리고 태현의 상처를 보니 정말로 급소는 피해갔다. 하지만 급소를 비켜갔더라도 몸에 상처가 없는 건 아니다.


“왜… 왜 그랬어.”


태현의 입가에 흐르는 피를 닦으며 아현의 눈이 벌게져 있었다.


“아무리…”


잠시 거친 숨을 쉬던 태현은 어느새 재생되어있는 포이즌아이비를 보았다.


“아무리 괴수라고 해도 착했던 우리 엄마가 딴 사람을 공격하는 건 볼 수 없더라… 특히 친구한테는…”


태현은 눈물을 흘리며 마사무네를 바라보았다.


“저거… 고통 없이 끝내줄 수 있어요?”


마사무네는 포이즌아이비를 바라보고 엄마라고 하는 태현을 보며 잠시 놀랐지만, 이윽고 그를 조사하다 알게 된 사실들로 쉽게 이 상황을 유추할 수 있었다.


‘시체를 매개로… 용서 못 해.’


마사무네는 자신 때문에 고통스러워하는 친구의 모습에 힘들어하는 아현을 보며 가슴이 아팠다.


“네 단번에 끝내드리죠.”


지금까지 다가가는 게 어려웠지 이렇게 가까운 거리에 그리고 약해진 포이즌아이비라면 마사무네 한 명이라도 상대할 수 있었다.


“감…사… 합니다.”


의식을 잃은 태현의 상처 입은 몸을 간단히 응급처치를 끝내고 마사무네의 몸놀림을 바라보았다.


어설픈 자신의 움직임과는 차원이 다른 아름다움


하지만 적에겐 죽음을 선사하는 광폭한 폭력일 뿐이었다.


[키에에에엑!!]


아현이 힘들게 드리머를 맞아가며 피했던 산성 공격도 마사무네는 손짓한번으로 용액 자체도 사라져버렸다.


어느새 괴수들의 공격을 막아낸 아이기스와 능력자들이 씨방의 껍질을 깨버리고 포이즌아이비를 상대하고 있었다.


그곳에도 다른 형상의 인간이 산성용액을 내뿜었지만, 미리 아현과 마사무네의 싸움을 본 능력자들은 솜씨 좋게 피했다.


‘다른 시체도 끌어들인 건가!’


아마 영양분도 얻을 겸 이렇게 방어할 목적으로 다른 시체도 끌어들인 듯 하다. 그런 의미에서 여기 현충원은 최고의 장소이지만 이미 중앙까지 파고든 능력자들을 막기에는 너무나 약하고 수가 적었다.


“약점이 드러났다! 총공격!”


마사무네의 고함에 반대편의 능력자들과 마사무네는 포이즌아이비에게 총공세를 펼쳤다.


[꾸르르릉!! 쾅 쾅 쾅!!]


[끼에에에엑!!! 끼에에에!!!]


포이즌아이비는 말 그대로 해체되고 있었다.


재생과 번식에 필요한 중요한 코어 부분은 아현이 미리 빼돌렸고 지금 남은 건 거의 껍데기뿐이라 파괴를 재생이 따라갈 수 없었다.


이윽고 뿌리까지 처참히 파괴되자 포이즌아이비의 움직임이 멈췄다.


‘끝난 건가…’


움직임을 멈춘 포이즌아이비를 본 아현은 끝까지 붙잡고 있던 정신을 놓아버렸고 태현의 옆으로 잠을 자듯 쓰러졌다.


정신을 차리니 또 익숙한 천장이었다.


‘아시아연합 한국지부 헌터병원..’


순간 그곳에서 죽어 다시 과거로 회귀했을 가능성도 생각했지만, 몸에 느껴지는 고통과 불편하지만 움직이는 몸에 죽지 않고 기절했단 걸 깨달았다. 만약 죽었다면 최소한의 근육에 이렇게 움직일 수도 없었기 때문이었다.


“아 깨어났군요.”


옆에서 들려오는 목소리에 고개를 돌려보니 익숙한 얼굴이 보였다.


‘마사무네…?’


”태현은…?”


제일 처음 든 생각은 태현의 안위였다. 허벅지에 관통상 외 5곳이나 공격당했기에 아무리 급소를 피하더라도 걱정이 되었다.


“무사히 수술을 마치고 방금 의식을 회복했어요.”


“다행이네.”


다행이라는 말에 마사무네의 짐짓 화난 얼굴이 되었다. 지금 남을 걱정할 때가 아니었다.


“보기엔 심해 보이지 않지만 심한 탈수와 근육통 그리고 혈뇨와 신경훼손까지 어떻게 보면 플레임보다 더 심한 건 당신이라고요.”


“하하… 그렇습니까.”


“도대체 아무 능력도 없는 사람이 왜 그런 사지를 걸어가서 이 고생을 하나요?”


마사무네는 도저히 그를 이해할 수 없었다. 처음 전투에 참여한다고 말했을 때도 그저 후방에서 떨어지는 콩고물이나 주워 먹을 심산인 줄 알았건만, 홀로 괴수의 후방을 타격해 괴수를 섬멸시키는데 큰 공헌을 했고 결론적으로 흩어져서 각개격파 당할뻔한 능력자들을 구해주었다. S급인 자신도 혼자서 못 할 일을 E급의 서포터와 B급의 능력자 둘이서 해낸 것이었다.


“꼭 해야만 했으니깐요. 뭐 저도 시간만 있었으면 이렇게 무모하게 도전은 안 했지만 결국 잘된듯싶네요.”


무책임한 아현의 말에 마사무네 한숨을 쉬며 말했다.


“그래도 이건 너무 무모해요. 이렇게 몸을 버려가며 해야 할 일이었나요?”


비록 한 번이었지만 아직 몸이 덜 만들어진 상태에서 주사한 괴수의 체액과 코카인을 섞은 각성 마약인 드리머의 후유증은 심했다.


“네, 반드시 해야 했습니다.”


단호한 아현의 말에 잠시 말을 못 잇던 마사무네는 작게 한숨을 쉬며 말했다.


“하아… 당분간은 절대안정이라고 했으니 쉬도록 하세요. 그동안의 지원은 계약 외로 도의적인 차원에서 공안에서 지원해줄 겁니다.”


눈을 뜬 것을 보자 떠나려고 일어서는 마사무네를 보며 아현은 그녀를 잡았다.


“잠시 부탁이 있습니다.”


“…뭐죠?”


“제 소지품에 포이즌아이비의 코어가 담긴 보관함이 있을 겁니다. 그게 공안에 넘어가게 해주지 말아주십시오.”


아현의 부탁에 마사무네의 얼굴이 딱딱하게 굳었다.


“지금 그게 무슨 뜻인 줄 아시죠?”


“네 알고 있습니다.”


바로 연합에 속할 물건을 빼돌려달라는 일, 그것도 공안에게 부탁하는 아현을 보고 마사무네의 눈초리가 싸늘해졌다. 공은 공이고 사는 사다. 자신이 이런 부탁을 들어줄 거라 생각한 그에게 실망과 분노의 눈초리로 보았다.


“이미 부산물 일부분을 가지시기로 하지 않으셨습니까?”


“그것보다 코어가 중요하니깐요.”


괴수의 코어는 다른 부산물보다 가용성이 무궁무진하기 때문에 가장 비싼 부분이었다. 그 성질에 따라 무기와 함께 쓰면 성능이 높아지고 방어 복이나 액세서리 심지어 약으로까지 사용할 수 있기 때문이었다. 아현이 포이즌아이비를 잡으려는 이유도 확산을 막으려는 이유도 있었지만, 코어를 차지하기 위해서였다. 하지만 마사무네의 행동은 단호했다.


“안됩니다. 더는 못 들은 것으로 하겠습니다.”


“… 그렇습니까.”


어색한 공기가 둘 사이에서 흐르자 마사무네는 더는 참지 못하고 자리에서 일어났다.


“그럼 이만, 어제 목숨을 구해주셔서 감사했습니다.”


“네 조심히 가십시오.”


마사무네가 떠나고 난 뒤 병실은 조용한 기계음만 들릴 뿐이었다.




안녕하세요 수미향입니다.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작가의말

좋은 하루 되세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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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4 생령의 씨앗 (5) +6 16.04.25 529 13 1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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