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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미향
작품등록일 :
2016.03.15 14:52
최근연재일 :
2016.05.23 1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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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04.25 1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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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령의 씨앗 (5)

DUMMY

아현이 퇴원한 건 그로부터 이주일 후


이미 태현의 상처는 모두 나아서 그가 퇴원한 지 일주일 후에서야 아현는 퇴원할 수 있었다. 외상은 별로 없었지만 드리머로 인한 신경 손상과 중독증상을 완화하기 위해 시간이 걸렸던 탓이다.


어느 정도 회복이 되었지만, 아직 미약하게나마 드리머를 원하는 몸을 억지로 끌고 아현이 병원 밖을 나서자 태현이 그를 마중 나왔다.


“왔는가 파트너~”


“어 그래. 내가 부탁한 일은?”


“당연히 끝냈지.”


해맑게 웃는 태현의 손에 작은 캡슐이 들려있었다.


[특히 이번 대전에서 출몰한 포이즌아이비라는 괴수는 3년 전 홍콩 사태를 일으킨 개체와 같은 괴수인 점에서 그동안 받아온 시민분들의 투철한 안전대피시스템과 공안의 혁혁한 능력 덕분에 큰 피해가 없이 마무리되었는데요. 다시 한 번 한국 정부는 감사를 표하면서…]


작전 도중 10명의 사상자가 났지만 그런 사소한 것은 뉴스에 나오지 않았다. 당연히 능력자들의 죽음이라 뉴스에서 묻혔지만 태현은 분통이 터지는지


“아오! 우리가 얼마나 고생을 했는데 솔직히 말해서 우리가 코어 빼지 않았으면 그렇게 쉽게 죽일 수 있었겠어?”


“응 충분히 죽여.”


“뭐…?”


“당연한 거 아니냐? A급이 몇 명인데 그거 하나 못잡겠냐.”


“그…그렇긴 하지 하지만 정보를 알려준 것도 우린데!”


“우리가 이름이 나와서 좋을 건 없어.”


이름이 알려져서 좋은 건 정치인과 연예인 딱 두 부류 나머지는 이름이 매스컴에 타봤자 이익보단 손해가 크다.


‘이미 우리 이름은 보이지 않은 곳에 멀리 퍼졌겠지만…’


아현이 좋든 싫든 간에 자신의 이름은 백화문과 공안에 의해 퍼졌을 것이다.


“쩝… 하긴 방송에 나오는 건 나로서도 내키지 않네.”


자신이 대가람의 길드원도 아니고 A급이 죽어 나자빠지던 작전이었다. B급인 자신이 방송에 나와서 말하기엔 염치도 없었다. 그렇다고 대가람처럼 자신들의 주도로 포이즌아이비를 잡은 거마냥 떠들어대고 싶지도 않은 것이 솔직한 심정이었다.


“그냥 억울하니깐 그렇지.”


“어차피 기회는 많으니깐 이런 거에 신경 쓰지만.”


아시아연합 최고스타였던 놈한테 이런 말을 들으니 웃음이 난다.


“그래 뭐… 근대 어디 가는 거냐? 고속도로 타는 거 같은데.”


“서울”


“응? 서울은 왜?”


“왜긴 세희 고치러 가야지.”


아현의 말에 그는 미묘한 표정을 지으며 앞쪽을 바라보았다.


“왜?”


“고마워서 진짜 이걸 어떻게 갚냐.”


고쳐줄 거라는 말은 했지만 이렇게 퇴원하고 몸도 안 좋은 상태에서 바로 행동에 실행할 줄 몰랐다.


“갚긴 뭘 갚아. 동생 고쳐주기로 약속했잖아.”


“그래도 고맙다…”


아현은 쑥스러워하는 태현을 보고 피식 웃으며 속도를 올렸다.


태현의 기분에 오늘따라 서울로 가는 길은 멀기만 한 것 같았다.


서울 병원에 도착한 두 사람은 곧바로 세희의 병실을 찾았다. 공안에서 신경을 써줬기 때문에 1인실로 배정받은 세희의 병실은 조용했다.


[습… 하… 습… 하…]


조용히 들리는 산소호흡기 소리 외 병실 안은 조용했다.


극도로 떨어진 소화기능으로 손과 발은 물론 몸 전체가 뼈만 보일 정도로 말라서 사람인가 싶을 정도였다.


간호사의 말로는 핏줄도 너무 약해져 잘 찢어지는 탓에 링거도 꽂아 겨우 영양수액을 주입할 수 있다고 했다.


“오빠… 왔어…?”


최근 병세가 깊어져 폐까지 병이 진행됨에 따라 자가호흡이 불가능에 이르렀기에 산소호흡기를 달고 있다는 말을 태현에게 들었다. 푹 들어간 볼과 영양실조로 벗겨진 머리칼 겨우 피부만 붙어있는 얼굴은 태현이 자랑하던 연예인 뺨치는 미색은 어디에도 볼 수 없었다.


“응 몸은 좀 어때?”


목내이 같은 모습에 눈살을 찌푸릴 법도 하지만 태현의 얼굴에서 그 모습은 찾아볼 수 없었다. 하나뿐이 없는 가족이기에 태현은 그 모습 그대로라도 살아있기를 바랄 뿐이었다. 세희도 그것을 알고 있기에 누구에게도 보이지 않았던 미소를 태현에게 보이며 말했다. 폐활량이 극도로 적어졌기에 말소리는 작았지만, 명확히 들렸다.


“응…. 너무 좋아. 오…. 빠는 일…. 다 끝..난거...야?”


세희에게 회사에 다닌다고 거짓말을 했던 태현은 장기 출장을 간다고 그녀에게 거짓말을 하고 아현을 따라나섰던 것이다.


“응 다 끝났어. 그리고 너 고칠 사람도 데려왔어.”


“진.. 짜? 헤헤.. 헤.”


태현의 말을 믿지 못하지만 그래도 세희는 웃었다. 태현이 자신이 이렇게 된 것이 본인 탓이라고 자책하고 있는 걸 알고 있기 때문이었다. 조금이라도 그의 자책을 덜어주기 위해 세희는 그를 향해 굳어 잘 움직이지 않은 근육을 움직여 웃었다.


“옆..에 있는 사람..이 그… 사람이…야?”


의사 같아 보이진 않았는데 잘생긴 외모를 보니 세희 자신이 너무 초라해 보였다.


“안녕? 김아현이라고 해.”


“안.. 녕 하.. 세요.”


“이쁘게 생겼네. 태현이가 왜 그렇게 자랑하는지 알만해.”


흉측한 몰골에도 아현은 그녀의 눈을 피하지 않았다.


‘진심이네…’


놀리는 것도 아니고 빈말도 아닌 진심이 묻어있는 눈이었다.


“가…감사… 합니..다.”


세희의 말에 아현은 웃으면서 품에서 병원에서 받은 주먹만 한 캡슐을 꺼내 열었다.


[화아아아악]


독성을 제거한 포이즌 아이비의 코어 생령의 씨앗이었다. 은색의 금속성이었던 건 정제를 모두 하자 하얀색의 백옥같은 모습이었다. 아현은 코어 일부분을 잘랐다.


“오빠 믿지?”


“네? 아…네”


그 말에 아현은 웃으면서 세희의 수액 주머니에 코어를 넣었다.


[화아아아악]


빛이 나며 씨앗은 순식간에 수액에 녹아났다.


“무… 무슨…?”


“좋은 거야. 그냥 편하게 마음먹어. 태현아 그럼 먼저 가 있을게.”


“어? 으응… 고마워.”


태현은 얻은 과정에 비해서 너무 간단한 행동에 얼이 좀 빠졌지만 나가는 아현을 보며 태현은 고맙다고 말하고 세희의 상태를 살폈다. 아현이 고쳐준다고는 했는데 달랑(?) 이상한 거 넣기만 하고 나가는 아현이 못 미더워 세희의 얼굴을 살폈다.


“괘…괜찮아?”


“응? 응 괜… 찮아.”


생각보다 반응이 확 나타나지 않아 이걸 좋아해야 할지 말아야 할지 갈등되지만 어쨌든 세희의 안색이 조금은 붉어 보여 조금은 효과가 있는 것처럼 보였다. 그리고 혹 병마가 너무나 깊어 다 낫지는 않더라도 병의 진행을 막을 수만 있다면 그것만이라도 감사할 따름이었다. 오랜만에 만난 남매는 그동안 하지 못했던 이야기를 나누고 싶었지만 세희의 체력이 극도로 떨어졌기에 그저 얼굴만 오랫동안 바라본 뒤 병원을 나왔다.


병원을 나온 아현은 곧바로 자신의 집으로 향했다. 본래라면 곧바로 집에 들렀겠지만 태현에게 목숨 빚도 있고 해서 먼저 병원을 들린 것이었다. 하지만 운전을 하는 도중에도 머릿속은 계속해서 중독증상이 계속되고 있었다. 계속해서 마약을 원하는 갈망을 초인적인 정신력으로 이겨내고 있지만 언제 이성의 끈을 놓지 모르는 일 그래서 서둘러 다시 과천에 있는 집으로 향했던 것이다.


목적지에 도착한 아현은 언제 엉망이냐는 듯 오히려 예전보다 더욱 깔끔하게 정돈되어있는 집을 바라보며 공안의 깔끔한 뒤처리가 마음에 들었다.


지하로 도착한 아현은 상의를 탈의했다. 군살 없는 탄탄한 몸매에 자잘한 근육이 알알이 박혀있었다. 편한 복장으로 서서 긴장을 풀고 아현은 캡슐을 다시 열었다.


하얀색의 빛나는 포이즌아이비의 코어, 과거 포이즌아이비의 첫 개체를 대전에서 잡지 못해 대전에 엄청난 사상자를 남기고 포이즌아이비의 확산을 막지 못했지만 한가지 획기적인 발견을 했다. 바로 포이즌아이비의 코어, 생령의 씨앗의 효능이었다.


정제된 코어를 먹어 불치병에 걸린 사람들이 하나둘 낫기 시작한 것이었다. 단번에 그 소문은 마른풀에 불길처럼 일어 포이즌 아이비의 값은 폭등하고 전 세계 의료업계에 혁명을 불러일으켰다. 그동안 포이즌아이비로 인해 큰 희생이 있었지만, 그 희생을 덮을 만큼 이 괴수의 가치는 나날이 커졌고 사람들은 포이즌아이비의 코어를 생령의 씨앗이라고 이름을 붙이며 높은 주가를 형성했다.


하지만 그 기적의 약처럼 떠받치던 포이즌아이비의 코어의 부작용이 인류멸망 징조가 나타났다는 2105년을 시점으로 서서히 나타나기 시작했다. 무분별하게 포이즌 아이비의 코어를 섭취한 부호들 사이로 제일 처음 이상 징후가 발생하였다.


‘괴수화… 참 혼란스러웠지.’


도시 한복판에 갑자기 괴수로 변한 인간. 사람들은 그 사실에 큰 충격에 빠졌고 사회를 분열시키는데 큰 몫을 해냈다.


상상해봐라. 경제 정치 문화를 이끄는 지도층과 부호들이 언제든 괴수로 변할 수도 있다는 불안감, 그 불안감은 국가 장악력에 크게 영향을 미쳤고 국민은 그들의 말을 믿지 않고 서서히 작은 집단으로 분열해나갔었다.


연구결과 생령의 씨앗 자체는 어떤 부작용도 일으키지 않았지만 후속 개체가 나오고 분열을 하면 할수록 불순물이 섞이고 그게 인체와 결합하면서 인간들에게 부작용이 일어났는데 즉 괴수화가 진행된 것이다.


초창기 나온 코어에서는 정신분열 정도의 후유증은 겪었어도 괴수화가 되지는 않았다. 그 때문에 이 생령의 씨앗은 오염되지 않은 첫 개체 그것도 죽기 전 품고 있는 이 코어가 괴수가 되는 부작용이 없는 유일한 생령의 씨앗인 셈이었다.


어차피 돈 없고 빽없는 사람은 이게 있으나 없으나 죽는 건 매한가지, 사람들의 판단만 흐리게 만들 뿐인 이 요물은 이 세상에 나와선 안 된다.


아현은 잠시 심호흡을 한 뒤 생령의 씨앗을 삼켰다.


[화아아아아아악]


마치 몸 안 구석구석 스며들듯 강력한 기운이 온몸에서 느껴 졌다.


“크흑…!”


땀이 나다 못해 하얀색 수증기로 기화되는 아현은 힘겨운 듯 이를 꽉 깨물고 작은 경련을 참으며 서 있었다. 몸 안을 긁어대는 느낌에 비명을 질러대고 싶었지만 아현은 혹시 모를 부상에 대비하기 위해 한 가닥 남은 인내심으로 정신을 붙잡고 있었다.


코어는 마치 자리를 찾아가듯 몸 구석구석을 훑으면서 몸 안에 남아있는 이질적인 약 기운과 손상된 신경을 모두 치유해나가고 있었다. 마치 자신의 집을 깨끗이 청소하려는 듯 한치의 더러움도 용납하지 않겠다는 듯 격렬히 움직였다.


세희는 몸이 약하기에 이러한 반응을 겪으면 오히려 몸이 크게 손상되기에 일부러 일정 시간 동안 떨어지는 수액에 코어를 주입한 이유도 이 때문이었다.


몸을 깨끗이 청소한 코어는 만족하다는 듯 아현의 아랫배에 자리를 잡기 시작했다. 주먹보다 작은 덩어리가 아랫배에서 느껴 졌다.




안녕하세요 수미향입니다.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작가의말

즐거운 하루 되세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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