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9의 과학과 1의 판타지 R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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되는게뭐야
작품등록일 :
2016.06.08 19:04
최근연재일 :
2016.09.26 21: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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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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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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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2,943

작성
16.07.13 18: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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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쪽

1-8

DUMMY

그러자 발걸음을 멈춘 소녀는 고개를 삐쭉 내밀고 다가오며 나를 올려다본다. 진지하다.

"아니 왜 갑자기 화를 내고 그래.. 내가 롱덤을 왜 도와줘야 되는건데.. 샬롯, 그거 알아? 클랜원은 196명이야, 너도 알다시피 우주를 수호하기엔 턱 없이 부족한 숫자야. 우리는 이렇게 바쁘게 굴려지는 동안에 쟤들은 지들끼리 싸우고 있더라구, 네가 내 입장에 서면 저들이 어떻게 보이겠어? 역지사지야. 한번 생각해봐"

말을 마친 소녀는 다시 고개를 돌리고 걸어간다. 소녀의 어깨를 붙잡는다.

"화낸 건 미안해. 하지만 한번 더 생각해 주지 않겠어? 마스터가 그 일을 하는 이유는 결국사람을 지키기 위해서 잖아. 난 마스터가 여기에 와서 이렇게 구경만 하고 사건을 묵인할 거라고 생각하진 않아. 그렇지?"

소녀는 고개를 숙인다.

"하아.. 그래, 그럴려고 여기에 왔어. 그런데 하는 짓을 보면 수호고 뭐고 괴수에게 그냥 죽게 놔둘 걸 하는 생각도 무심코 해버린단 말이지.. 정말 하기 싫다.."

"그럼 해주는 거야?"

"해야지 뭐, 어쨌든 막아야 하니까"


ㅡ호텔ㅡ


"식민지에 이런 곳도 있구나"

눈 앞에 고풍스러운 분위기의 호텔이 있다.

"어딜가나 주인을 위한 곳은 있다니까?"

데스크에서 카드를 바꾸는 소녀. 갑작스럽게 카드가 날아온다. 던진 소녀 만큼 멋드러지게는 못하지만 어영부영 잡았다.

"이건 뭐야?"

소녀가 어깨와 양 손을 한번 들어올린다.

"뭐긴 뭐야, 방에 들어갈때 사용하는 열쇠지"

"아니 그러니까 이걸 왜 나한테 주는지.."

열쇠를 보고 다시 소녀를 바라본다.

"할 얘기가 많을 거 아니야? 같은 방에 자는 거야"

깜짝 놀랐다.

"그래도 돼?"

"영광이야? 하하.."

"영광까진 아니고.."

노란 빛으로 비추어진 레드카펫을 걷고, 도금된 승강기를 이용해 방에 도착한다.


ㅡ2인용 침실ㅡ


욕실에서 가운을 두르고 나오는 소녀가 침대에 풀썩 앉는다. 그녀와 마찬가지로 옷을 갈아입고 반대편 침대에 앉는다.

"안 씻는거야?"

"아침형이라서"

"응, 샬롯, 아까 그 암살 얘기말인데, 너라면 어떻게 할래?"

소녀가 두 팔을 뒤로 받친다. 그리고 두 발이 닿지 않는 지면을 향해 다리를 흔든다.

"문외한이라서요"

"쿡쿡, 그렇겠지. 괜한 걸 물어봤네"

"마스터는?"

"계획은 있어"

그 뒤에 이어질 말을 기다려도 정적만이 흐른다.

"뭔데?"

"비밀..졸려.."

그대로 침대에 몸을 맡기는 소녀. 그 날의 대화는 그걸로 끝이었다.


ㅡ호텔 2층 레스토랑ㅡ


눈을 비비며 소녀를 따라간 곳에 식당이 있었다. 다양하지는 않지만 여러가지의 음식이 진열되어 있다. 식사를 마치고 거리에 나서자 선선한 빛살이 인도에 눈부시게 반사된다.

옆에 있는 소녀를 바라본다. 소녀는 기지개를 편다.

"으응~ 오후5시였나?"

"6시야"

암살 시간을 말하는 것 같다.

"그런건 별로 상관없잖아"

소녀가 째려본다.

"아니 아주 중요할 것 같은데.."

"계속 따라다닐거야?"

"물론"

"으엑..스토커인가.."

소녀가 음침하게 나를 바라보며 질색한다.

"아니, 어떻게 할 건지 궁금해서 말야"

당황하자, 소녀는 혀를 내밀며 웃는다.

"농담이야 후훗. 난 할 일이 있으니까 오후5시에 이 곳으로 와. 너도 할 일이 있을 것 아냐?"

소녀는 저 멀리 우뚝 솟아 있는 회색 빌딩을 가리킨다. 그리고 공간이 비집어지더니 이내 공중으로 사라진다. 그 기묘한 광경을 신기하게 쳐다본다. 주변에 사람은 없다. 나는 회색 건물에서 등록과 기본적인 교육을 마친다. 그러자 어느새 오후 5시 해가 언뜻 평야 너머로 보일 시간. 약속을 지킨다. 가만히 서서 잡화점 안의 회중 시계를 물끄러미 바라보고 있는 사이에, 건물 사이의 어두운 틈새에서 소녀가 나타난다.

"거기 있었어?"

그럴리는 없지만 장난스레 물어본다.

"사람이 많은 곳에서 능력을 쓰고 있으면 시선이 집중되거든, 그래서 저기로 나왔지"

피곤한 클랜원의 삶이 간접적으로 느껴진다. 우리는 오후 6시, 존 대령이 나타난다는 시민 공원에 앉는다. 몇 분후, 존 클링턴 대령이 검은 리무진의 위로 열린 천장에 두더지처럼 모습을 드러낸다. 사람들이 그를 환호하며 길을 제외한 거리를 가득 메운다. 그 사이를 호위와 함게 대령이 손을 흔들며 지나간다. 대중사이에서 루카스를 발견한다.

"저기! 루카스가 있어. 손에 무언가를 들고 있어!"

잡음이 너무 많은 탓에, 옆에 있는 소녀에게 큰 소리로 말한다. 소녀의 입모양을 통해 겨우 말뜻을 알아차린다. 소녀는 집중한다.

'나도 알아 지켜봐'

루카스는 리무진 앞을 가로막고 손에 든 물건을 던진다. 그러자 시민들이 비명을 지르며 혼비백산으로 흩어진다. 호위병은 급하게 몸을 던지며 대령을 보호한다. 떨어진 물건은 수류탄. 불발이었다. 루카스와 호위병의 육탄전이 시작되고, 얼마 못가 그는 엎드려진 채 수갑이 채워진다. 대령이 성화를 내며 그를 걷어찬다. 시민들이 흩어져서 그 광경을 지켜본다. 모두 숨을 죽이고 청년을 애처롭게 처다본다.

"불발인 것을 알고 있었어?"

"루카스는 내가 만들어 낸 인형이야 폭탄은 당연히 불발이였고, 사실 그냥 터졌으면 더 좋았겠지만"

그 말에 섬뜩함이 등줄기를 타고 올라온다. 시간이 흐르자, 그 장소엔 우리만이 남게 되었다. 어느덧 하늘이 검게 칠해져 있다.

"그럼 루카스는 네가 조종한 껍데기라는 거야? 이 다음엔 어떻게 되는거야?"

"아, 그냥 잠자코 지켜봐 좀. 다 알게 될 거니까"

벤치에 앉아 꼼짝달싹을 않는 그녀에게 진심으로 답답함을 표하고 싶었으나, 인내심을 가지기로 한다. 가로등이 켜질 즈음에 거대한 폭발음이 들려온다. 대지가 흔들린다.

쾅ㅡ

비틀거리며 무게중심을 잡는다. 정신차리고 폭발음의 근원지를 향해 시선을 돌린다.

"뭐, 뭐가 일어난 거야?"

"폭발이지 뭐긴 뭐야"

여전히 앉아 있는 소녀가 차분하게 얘기한다. 소녀를 향해 소리친다.

"미쳤어? 저긴 민가잖아!"

"아, 사람 안 살고 있는 곳으로 적당히 터뜨렸으니 괜찮아. 자, 드디어 마지막 단계야"

소녀는 일어서서 두 개의 성검을 소환한다. 공중에 빛으로 극단적으로 얇은 마름모를 그리자, 정사각형으로 공간이 비집어지면서 통로가 완성된다. 정사각형 안으로 내가 롱덤에 올 때 경유했던 칼번이 보였다. 좀더 번화된 곳. 롱덤의 지배자, 칼번. 소녀는 내 손을 잡고 이끈다.

"자..잠깐 이거 괜찮은 거야? 워프라던가..으..으악!"

"엄살피우지 마라 그냥 걸어가면 되는 거니까"

이어진 통로를 지나자, 눈 앞에 실질적인 권력의 주체인 칼번의 카라반(한국의 청와대, 미국의 백악관)이 펼쳐진다. 소녀가 정문 앞의 호위병에게 카드를 제시하자, 검은색의 울타리 문이 열리며 호위병이 길을 터준다.


작가의말

좀더 멋진 닉네임 없나 내가 아는 건 다 다른사람이 이미 하고 있어.


승강기라 할지 엘레베이터라 할지, 트윈 룸이라 할지 2인용 침실이라 할지 꽤 고민했다.


으헉..1871자야;;


와!! 3000자다!! 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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