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보를 결제하시겠습니까

무료웹소설 > 작가연재 > 게임, 판타지

H.S.M
작품등록일 :
2013.02.05 00:08
최근연재일 :
2013.08.14 20:32
연재수 :
46 회
조회수 :
115,540
추천수 :
1,043
글자수 :
207,857

작성
13.02.06 08:10
조회
3,374
추천
23
글자
10쪽

1장 - 초인의 목을 벨 상인

DUMMY

제 1장, 5화 - 수락하시겠습니까?


할 일을 대충 결정한 칸은 영주 본관으로 발걸음을 옮겼다. 아직까지는 베니스 남작과 하인리히 기사단장, 베인이 유순하게 칸의 말을 들어주고 있지만 칸이 펼치고자 하는 전술이 무엇인지 알게 된다면 분명 셋 중 둘 이상은 안 된다고 반항을 하려 들 것이다.

‘귀족에 기사에 길드장이라고 대우해주는 건 이제 끝이다. 아이벤을 제대로 죽여주려면 이 녀석들 군기를 확실히 잡아야 해.’

칸은 영주 본관에 도착하자마자 지휘관들이 회의를 소집했다. 다행히 세 명 모두 전투를 대비하느라 주변에 있어서 금방 도착했다. 언제나 베니스 남작의 뒤를 쫓아다니는 파웰 집사가 작전회의실의 문을 봉하였다.

“그럼 회의를 시작하도록 하죠. 지금부터 제가 펼치고자 하는 전술은 이러합니다.”

칸은 미리 준비해놓은 문서를 베니스 남작, 하인리히 기사단장, 베인에게 한 부씩 건네주었다. 이곳에 오기에 앞서 왕실에서부터 미리 준비를 해온 탓에 내용 정리를 미리 해놓았다.

“음… 이거 어렵군. 하인리히 경. 그대는 어떻게 생각하는가?”

가장 먼저 문서를 읽은 베니스 남작이 물었다. 하인리히 기사단장은 뭔가 검토를 하거나 허점을 잡으려는 듯 문서의 앞뒤를 오가며 나지막이 중얼거렸다.

“무척 치명적인 작전이군요. 이 점은 인정해야만 합니다.”

“문제는 이 전술이 기사도나 국가의 전쟁 법도에 철저히 어긋난다는 거네. 만약 왕실이 이 계획을 알고 저 자를 보낸 거라면 이 작전의 윤리 여부를 생각하지 않았다는 뜻인데… 그리 생각하기는 어렵군.”

베니스 남작의 말대로, 칸이 고안한 전술은 통상적인 전쟁의 원칙과 윤리를 모두 어기고 있다. 그럴 수밖에 없다. 이래봬도 초인을 제압하기 위한 전술이 아닌가! 철가면을 쓰지 않고 할 수 있는 전술일 리가 없다.

“저로서는 잘 이해가 되지 않는군요. 이 전술이 실제로 효과가 있단 말입니까? 난이도에 비해 준비해야 할 일이 너무나도 간단해 보이는데…….”

문서를 덮은 베인이 고개를 설레설레 내저으며 부정적인 의사를 밝혔다.

{초인이 고작 이런 전술에 제압될 리가 없잖습니까! 초인이 무협 게임의 절정고수에 버금간다는 사실 모르세요!}

머릿속에서 들려오는 베인의 귓속말에 칸은 헛웃음이 나왔다.

‘이 녀석 보소. 굳이 말로 해도 될 문제를 귓속말로 한다? NPC들 앞에서는 침착한 말투를 유지해서 호감을 사는 한편 귓속말로 뒷북을 치는 거군. 얍삽한데?’

NPC들은 기본적으로 유저들의 말투를 자연적으로 인식하도록 프로그램이 설정되어 있다. NPC 앞에서 레벨, 유저, 스킬 등 게임 용어를 읊어도 NPC들이 그들만의 방식으로 이해하는 이유 역시 그 때문이다.

그냥 단순하게 게임을 즐기는 유저들은 이런 편의를 즐기지만, 게임의 모든 콘텐츠를 제대로 누리고자 하는 유저들은 언어까지 하나하나 조심하게 된다. 게임의 현실성이 뛰어날수록 이런 점은 부각되게 된다.

“베인 경의 말대로 그야말로 이론적인 전술입니다. 분명 신빙성이 있고 철저히 계획이 되기는 했으나… 성공할 수 있다는 보장이 없을뿐더러 이 전술은 전국적인 망신이 될 것입니다.”

현실성에 녹아들기 위해 유저들이 언행까지 조심하는 판이다. 기사도와 전쟁 법도를 어길 정도의 전술이라면 단순히 욕을 먹는 정도가 아니라 대대적으로 악명이 저하될 것이다. 이 자리에 있는 지휘관들은 더더욱 영향을 받게 되리라.

“문제는 현재로서는 아델 성을 구할 방도가 없다는 것 아닌가. 만약 이 전술이 가능성이 있다면 논의를 해봐야 하는 문제 아닌가?”

베니스 남작이 망설이는 어조로 물었다. 문관인 그는 하인리히 기사단장처럼 기사도나 전쟁 법도에 심하게 집착을 하거나 얽매이지 않는다. 차라리 실리적이고 실용적인 방법을 선호한다. 칸의 입장에서는 영주가 무관이 아니라는 사실이 그저 다행스러울 뿐이다.

‘베니스 남작은 설득이 가능하겠군. 문제는 남작 혼자서는 이 전술을 통과시킬 수 없다는 거야.’

칸은 시스템 창을 열어 귓속말 대상을 설정했다.

{솔직히 아델 성에 승산이 있는 것도 아니잖습니까.}

베인은 갑작스럽게 들려오는 귓속말에 화들짝 놀란 듯 자신도 모르게 몸을 움찔거렸다. 그러나 그는 이내 평정을 되찾고 답장을 보내왔다.

{아무리 그래도 그렇지, 이건 말이 안 됩니다. 이 문서를 보니 칸님께서 정보상인이라는 말은 믿을 수밖에 없겠더군요. 이건 정말이지… 그야말로 갖가지 정보를 짜깁기한 잡탕 전술 아닙니까!}

‘어라, 이 자식 보소.’

돈을 벌기 위해 게임을 한다는 다크 게이머들도 욕을 먹는 세상이다. 하물며 가상현실에 불과한 게임의 정보를 돈 받고 팔아먹는 정보상인들은 어떠할까. 베인의 귓속말에는 그러한 대부분 유저들의 편견이 고스란히 담겨져 있다.

{어차피 다른 방법 없잖습니까? 있어요? 없으니까 이 전술에 찬성표를 던져주시죠. 블랙 스콜피언 길드는 오늘 해가 지기 전에 도착할 겁니다. 서로 쉽게 해결 보죠.}

{제가 칸님을 어떻게 믿고요? 솔직히 정보상인이라는 것 말고는 칸님에 대해 아는 바가 아무것도 없습니다.}

베인은 단호하게 거절을 했다. 하지만 이유가 있어서의 거절은 아니다. 어디까지나 튕겨보는 것이다. 칸은 겉으로는 웃으며 이를 바득바득 갈았다.

‘이런 놈이 게임을 순수하게 즐기기만 하는 퓨어 게이머라고? 내가 그 정보 올린 인간 아예 신고를 해버리고 만다. 그 자식이 올린 모든 글에 비추천을 달아주겠어!’

칸과 베인이 서로 신경전을 벌이는 동안에도 베니스 남작과 하인리히 기사단장의 논의는 계속되었다. 원래 하인리히 기사단장이 전쟁 경험이 더 많고 군사적 지휘권을 담당하고 있기 때문인지 베니스 남작은 더 이상 항변을 하지 못할 정도가 되었다.

“여기서 짚고 넘어가야 할 부분이 있습니다. 분명 제가 제안한 전술은 기사도와 전쟁 법도에 어긋납니다. 하지만 실질적으로 전쟁 법도를 먼저 어긴 측은 블랙 스콜피언 길드 측입니다. 정당한 사유나 선전포고도 없이 타국가의 영지를 공격하는 일 아닙니까?”

불행히도 칸으로서는 지휘관들이 서로 논의를 나눌 시간을 줄 수가 없다. 예상을 하기는 했지만, 부길드장인 샤를을 포함해 블랙 스콜피언 길드의 정예 대원들이 왔다는 것은 그만큼 칸의 작전에 부담 및 변수가 된다는 뜻이다.

“단지 윤리적 문제가 아니네. 자네의 작전은 성공 가능성이 없지 않은가. 무엇보다도 위험 부담이 너무 크네. 전술을 운용할 인력도 부족하고… 물자도 부족하지. 뭐든 부족하네.”

하인리히 기사단장이 반대 의사를 밝히자 칸은 기다렸다는 듯 씨익 미소를 지었다.

“그러고 보니 말씀드리는 것을 잊었군요. 그러고 보니 슬슬 소식이 올 때가 되었는데…….”

칸이 웃는 의도가 뭔지 모르는 베니스 남작과 하인리히 기사단장, 베인은 어안이 벙벙한 얼굴로 대체 무슨 이야기인지 의아해할 뿐이었다. 하지만 얼마 시간이 흐르지 않아 작전회의실의 문이 열리면서 병사들이 다급하게 뛰어 들어왔다.

“급보입니다!”

“회의 도중에 죄송합니다. 하지만 아셔야 할 것 같아서…….”

하인리히 기사단장은 당황한 나머지 황급히 작전회의실에 들이닥친 병사들을 진정시켰다.

“급보라니. 대체 여럿이 한꺼번에 무슨 일이란 말인가! 해명하라!”

병사들은 무릎을 꿇고 하나둘씩 보고를 하기 시작했다.

“용병 길드 지부가 마음을 바꾸고 이번 전투에 협력을 하기로 하였습니다! 50명의 용병들과 30명의 일꾼들, 그리고 가능한 한 필요한 물자를 모두 지원하겠다고 합니다!”

“상인 길드 조합 측에서 1천 골드의 지원금과 40명의 일꾼, 20명의 용병들을 보내왔습니다. 거기다가 군량과 필요한 무기를 모두 정가에 공급하겠다고 합니다!”

갑작스럽기 짝이 없는 낭보에 하인리히 기사단장은 물론 베니스 남작과 베인까지, 심지어는 지금껏 표정의 변화 없이 작전회의실 구석에서 지켜보고만 있던 파웰 집사까지 입을 떡 벌렸다.

그러나 낭보는 거기서 끝이 아니라는 점이다.

“샤일록 상단에서 500골드의 지원금과 15명의 용병들을 지원하였습니다. 또한 이번 전투에 요긴히 쓰일 거라며 짐마차 세 대를 보내왔습니다.”

“마르티엥 상단 역시 500골드의 지원금과 20명의 무사들을 지원했습니다. 마르티엥 상단 측에서는 마차를 다섯 대 보냈습니다.”

“아델 성의 유저 길드 조합이 전격적으로 전투에 협조하겠다고 맹세했습니다. 약 50명의 전사들과 100명가량의 모험가들이 성벽 위에서 함께 싸우고 싶다고 요청했습니다!”

보고가 이쯤까지 진행되자 베니스 남작과 하인리히 기사단장, 베인의 시선은 자연스레 칸에게 집중되었다. 그들로서는 아델 성의 요인들이 갑자기 왜 이런 반응을 보이는지 알 수가 없다. 그저 칸이 무슨 수를 썼으리라 짐작을 할 수밖에 없다.

{대체 뭘 하신 겁니까! 아델 성의 모든 NPC들과 유저들이 갑자기 전투에 참전하기로 하다니! 차라리 눈치를 보다가 블랙 스콜피언 길드 측에 달라붙으려고 한 놈들이란 말입니다!}

이번만은 놀란 기색을 감출 수 없었는지, 베인이 연기를 하지 않고 단도직입적으로 질문을 해왔다. 칸은 어깨를 으쓱거리며 답장을 보내줬다.

{궁금하십니까? 그럼 이번에는 베인님을 설득해보도록 할까요. 이번 전술에 찬성을 해주신다면 700골드를 드리도록 하죠. 전투가 끝나면 300골드를 후불로 드리겠습니다.}


[유저 베인님께 퀘스트를 의뢰하려 합니다. 수락하시겠습니까?]


하퍼 온라인에서는 상황에 따라 유저들 사이에도 퀘스트를 줄 수 있다. 물론 어떤 부탁이든 되는 건 아니고 까다로운 조건이 있기는 하지만, 1000골드가 달린 거래라면 충분히 퀘스트가 되고도 남는다.


[베인님께서 퀘스트를 수락하셨습니다.]


작가의말

아침마다 헬스장을 가는데 문피아 작품 설정에 예약 시스템이 있어

한 번 호기심에 해보려고 합니다.

지금은 오전 12시지만 8시 10분이 되면 연재가 정말로 되었나 확인해봐야겠네요.

이전에는 예약이 없었던 것 같았는데... 문피아는 많이 해보지를 않아

그랬는지 아니었는지 확신은 안 서고 그저 신세계 구경 중입니다. ^^;;

이 작품은 어때요?

< >

Comment ' 7


댓글쓰기
0 / 3000
회원가입

정보를 결제하시겠습니까 연재란
제목날짜 조회 추천 글자수
8 1장 - 초인의 목을 벨 상인 +9 13.02.07 3,338 25 11쪽
7 1장 - 초인의 목을 벨 상인 +8 13.02.06 3,321 24 10쪽
» 1장 - 초인의 목을 벨 상인 +7 13.02.06 3,375 23 10쪽
5 1장 - 초인의 목을 벨 상인 +7 13.02.05 3,650 28 11쪽
4 1장 - 초인의 목을 벨 상인 +7 13.02.05 4,340 31 10쪽
3 1장 - 초인의 목을 벨 상인 +3 13.02.05 4,064 28 11쪽
2 1장 - 초인의 목을 벨 상인 +9 13.02.05 5,206 34 10쪽
1 서장 +28 13.02.05 6,993 35 11쪽

구독자 통계

신고 사유를 선택하세요.
장난 또는 허위 신고시 불이익을 받을 수 있으며,
작품 신고의 경우 저작권자에게 익명으로 신고 내용이
전달될 수 있습니다.

신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