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 암흑신교의 신전(4)
오뎅국을 떠온 오뎅과튀김.
자신의 컴퓨터 앞에 앉아 오뎅국을 한 숟가락 떠먹는다.
“카아~! 좋다! 내 이 맛을 잊을 수가 없지. 하하!”
[오뎅과튀김 : 저 왔어요~]
오뎅과튀김은 암흑신교의 신전에서 자신을 기다리고 있는 파티원들에게 자신이 왔음을 알렸다.
[안나수녀 : 오셨어요?]
[김말이마초왕 : 좀 기다리세요. 다른 분들도 일이 있으셔서.]
[오뎅과튀김 : 네.]
어묵꼬치를 한 입 먹으며 기다리는 오뎅과튀김.
[내가먼저 : 왔습니다!]
잠시 후 내가먼저가 돌아왔다.
[안나수녀 : 네. 어서 오세요.]
[늑대랑득템을 : ^^]
지금 남아있는 파티원들이 있는 곳은 방금 열린 벽 바로 앞이다.
아직 안으로는 들어가지 않았다.
비어있는 것으로 봐서 보스가 나올 확률이 높다고 늑대랑득템을이 말했기 때문.
결국, 일행은 대기하기로 했다.
이제 1명만 더 오면 열린 벽 안에 무엇이 나올지 알 수 있을 것이다.
[새치기선수 : 저 왔어요^^]
[김말이마초왕 : 네 어서 오세요^^]
[늑대랑득템을 : 편의점에서 무엇을 구입하셨어요?]
[새치기선수 : 초콜릿 우유하고 샌드위치요. ㅎㅎ]
[새치기선수 : 배가 고파서.]
[늑대랑득템을 : 네 ㅎㅎ]
사실 늑대랑득템을도 남아있는 김치부침개를 전자레인지에 데워서 먹고 있었다.
“냠냠. 김치가 맛있다.”
그리고 냉장고에 있던 두유 한 팩.
빨대를 통해 올라오는 두유.
꿀꺽! 꿀꺽!
“하~”
뜨거운 김치부침개에 시원한 두유는 정말 맛이 좋았다.
다시 입안에 김치부침개 한 조각을 넣고 키보드와 마우스에 손을 가져갔다.
[늑대랑득템을 : 다 모였네요.]
[김말이마초왕 : 네 다 모였으니 시작해봐야죠.]
[내가먼저 : 준비됐음.]
[오뎅과튀김 : 준비]
[새치기선수 : 완!]
[안나수녀 : 들어가요.]
파티원들이 열려있는 벽 안으로 들어갔다.
그러자 기다렸다는 듯이 좌우로 열려있던 벽이 닫혔다.
쿵~!!
소리가 경쾌했다.
다시 듣고 싶을 정도로!
휘이잉~!
그리고 실내에 바람이 불었다.
[너희들이냐!!]
우리 일행은 말소리가 들리는 방향을 바라보았다.
눈에 보이는 높은 테라스.
그곳은 있는 자는......
가벼운 경갑옷을 입고 너구리 꼬리가 달린 모자를 쓴 사냥꾼이었다.
아마도 보스!
[감히 우리 단원들을 잡아 경비병에게 넘겼다는 놈들이!!]
[음...... 내가 보기에는 제대로 된 구석은 없는 것 같은데......]
[우연인가......?]
손으로 턱을 쓰다듬는 사냥꾼.
[나는 우리 밀수단에서 제일 싸움을 잘하는 ‘제시 일렉슨’이다.]
[내 이름을 모른다고?]
[촌놈들이군!]
[나는 암흑신교에 고용되어 너희를 제거하러 나왔다! 후후후!]
그때 안나수녀가 버프를 돌렸다.
그리고 조용히 말했다.
[안나수녀 : 버프 돌리세요. 저 보스 서론이 길 군요.]
[안나수녀 : 시간이 걸릴 것 같아요.]
우리는 서로 버프를 돌리며 보스 제시 일렉슨의 다음 대화를 들었다.
[그런데 이 녀석들은 어디로 갔지?]
[뭐야?! 너희들이 이미 쓰러뜨렸다고???!!!]
[그럴 리가!!!]
[내가 밀수단에서 실력 좋은 놈들만 골라 뽑아놨는데?!]
[......]
보스의 풍선 대화에 말 줄임표가 나왔다.
[안나수녀 : 말 줄임표를 보니 이제 시작되려나 봐요.]
[김말이마초왕 : 네.]
[늑대랑득템을 : 네.]
어떤 공격 패턴을 가지고 있을까?
우리 파티는 긴장된 마음으로 보스를 바라보았다.
[대단한 내가 선택한 대단한 놈들이었는데......]
[이렇게 허무하게......]
[결국, 우리 밀수단은 해체가 될 수밖에 없었나......?]
보스 제시 일렉슨의 눈빛이 형형하게 빛났다.
빛나다 못해 하얀색 안광을 내뿜었다.
무협지 같다.
스르릉.
등 뒤에 있는 검을 꺼내는 첫 번째 보스.
[받아라! 이것이 운명이라면!!]
[너희를 데리고 가겠다!!!]
테라스에서 보스가 뛰어내렸다!
[김말이마초왕 : 시작됐어요!!]
[김말이마초왕 : 제가 탱할 때 딜러님들은 멀리서 딜하시고]
[김말이마초왕 : 위험하면 빠지세요!!]
[내가먼저 : 네!]
[오뎅과튀김 : ㅇㅋ!]
[늑대랑득템을 : 네!!]
탱커인 김말이마초왕이 보스를 향해 뛰어들었다.
그는 방패를 들어 보스의 검을 막으며 공격했다.
그런데 그 순간 한 명이 뛰어들었다!
[김말이마초왕 : 새치기선수님 왜 왔어요?]
[김말이마초왕 : 멀리서 딜하셔야지요.]
[새치기선수 : 저 워리어인데요. 근딜이예요.]
[새치기선수 : 원딜 아님.]
[김말이마초왕 : 아!]
김말이마초왕은 자기의 이마를 손으로 '탁' 치며 깨달았다.
아하!
분명 딜러 중에 몬스터 가까이에서 딜을 하는 근딜이 있었다.
잊었었다!
하하^^;;;
[김말이마초왕 : 그러면 저하고 딜하시다가 위험하면 피하세요!]
[새치기선수 : 네!^^]
이렇게 해서 둘은 같이 보스와 전투에 돌입했다.
이 모습을 멀리서 보는 나머지 일행.
[안나수녀 : 저기 저분요.]
[늑대랑득템을 : 누구요?]
[안나수녀 : 탱님하고 같이 딜하시는 분]
[늑대랑득템을 : 아. 새치기선수님이요.]
[오뎅과튀김 : 잘하시는데.]
[내가먼저 : 어그로 조절도 잘하시는 것 같네요.]
[늑대랑득템을 : 음. 확실히 보스가 김말이마초왕님만 보고 있어요.]
[안나수녀 : 아니 그게 아니고 캐릭터가 마족이라서...... 어째 보스보다 더 보스 같아요.]
파티원들의 눈이 보스와 새치기선수를 비교했다.
확실히 보스보다도 이 던전의 보스 같았다.
이건 마족의 그래픽 때문이다.
별수 없는 것.
운영자가 고쳐준다면 모를까.
[늑대랑득템을 : 음...... 김말이마초왕님과 보스보다 키가 크고 인상이 더 보스에 알맞은 것 같군요.]
[안나수녀 : 그렇죠. 저만 그렇게 본 게 아니군요.^^]
아마도 마족 캐릭터를 선택한 모든 유저에게 해당하는 이야기일 것이다.
길을 가다가 보스가 발견했는데 어서 파티에 들어오라는 채팅이 올라오고 파티가 모이자 냅다 쳤다는 그런 인상의 캐릭터였다.
음. 무섭기는 하네.
더구나 여기는 어두운 분위기.
머리에 뿔도 달리고.
공포......
[김말이마초왕 : 딜러분들! 딜하세요!]
우리는 탱커의 요청에 채팅을 멈추었다.
[새치기선수 : 제가 그렇게 무서워요?]
[새치기선수 : 난 괜찮은데. 부드럽게 보이는데.]
[안나수녀 : ^^;;;]
[새치기선수 : ㅠㅠ]
[새치기선수 : 그렇게 보지 마요 ㅠㅠ 내가 무섭잖아요! ㅎㅎㅎ]
[김말이마초왕 : ㅎㅎㅎㅎㅎㅎ]
[오뎅과튀김 : ^^]
[내가먼저 : ㅎㅎㅎㅎ]
[늑대랑득템을 : ^^]
채팅창에 글이 올라오는 것이 끝나자 딜러의 딜이 보스 제시 일렉슨에게 집중되었다.
보스의 검이 우리를 노렸다.
하지만 그 공격은 탱커의 방패에 막히고 우리의 공격을 고스란히 받아야 했다.
정말 사냥꾼 보스답게 빠른 공격을 펼치는 제시 일렉슨.
그의 최대 체력은 5,000.
보스의 빠른 공격이 탱커의 방패를 쉴 새 없이 두드린다!
독자님의 재밌어요 칭찬을 기대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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