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류 마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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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1번지
작품등록일 :
2018.01.18 21:39
최근연재일 :
2020.01.11 22: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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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01.20 22: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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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쪽

#.1 시작(1)

DUMMY

2071년 강북 서울시 노원구.


“어제 오후, 강북 노원구의 한 주택가에서 살인사건이 일어났습니다. 경찰은 화염계 마법이 사용되었을 가능성이 높다고 발표하였으며, 자세한 조사결과는-”

“강울아! 다 챙겼니?”

“네! 이러다 지각하겠어요! 학교 다녀올게요!”

"얘! 잠깐만!"


월요일 9시 45분.

특별할 것 하나없는, 그야말로 평범한 하루의 시작이다.

누군가에겐 하루 일과의 시작 또는 저녁을 위한 숙면의 시간이지만, 고등학생인 강울에게는 등교의 시간이였다.


"밥 먹고 가!"

"시간없어요! 밥은 매점에서 먹을게요!"

"얘도 참!"


학생한테 아침이 얼마나 중요한지 모르니!

엄마는 허겁지겁 가방을 챙겨 밖으로 나가려는 강울을 못 말리겠다는 듯 바라보며 소리쳤다.

분명 그녀는 아들을 위해 고소한 버터향기 가득인 아침을 준비해 두었지만, 강울은 미안하다는 한마디와 함께 매정히 나가버렸다.


"그러니깐 좀 깨워 달라니깐!"

"그냥 자길래 괜찮은 줄 알았지! 이거, 빵 한조각이라도 먹고 가!"

"미안! 대신 저녁은 꼭 집에서 먹을게!"



미연시에서나 볼 법한 단발머리와 후줄근한 교복을 입은, 176cm의 준수한 키를 가진 이 남학생의 이름은 이강울이다.

눈을 덮고있던 앞머리를 벗기면 미남이였다~

..라는 설정을 갖고 싶었지만 안타깝게도 학교규정에 의해 짧은 단발머리를 한 그는 숨겨진 비기라고는 없는. 그야말로 평범한 남학생A 라고 말해도 될법한 인상의 소유자였다.


학교의 등교시간은 오전 10시.

오늘도 어김없이 고장나버린 알람시계를 원망하며, 강울은 스마트폰의 시계를 바라보았다.


“오늘도 늦으면 안되는데···”


강울은 초조하다는 듯 발을 동동거리며 엘리베이터의 표시등을 바라보았다.

4층에서 영원히 멈춰버린듯한 엘리베이터의 표시등으로 판단하건데 15층인 강울의 집에서 1층까지 5분.

1층까지 내려간 후 노원구 6동 에서 6노원지하철역까지 뛰어서 15분.

구식 전철이라 느리기로 소문난 노원선을 타고 2성북지하철역까지 환승없이 30분.

그리고 학교까지 뛰어서 10분···


"..어쩔 수 없나."


'평범한' 고1의 인간 이강울이 15분만에 이 모든 것을 해내기에는 역시 무리다.

결국 평범한 수단으로는 불가능하리라 판단한 강울은 지체없이 바깥쪽 복도를 향해 달리기 시작했다.



----------------------------



“애초에 지하철역만 12정거장이라고? 이런게 가능할리가 없잖아!”


다른 방법이 없을까, 강울은 머리를 쥐어짜냈지만 결국 어쩔 수 없다는 듯 지갑을 열어보았다.

그의 엄마로부터 지급받은 일주일 치 용돈인 만원짜리 지폐 두장이 빈약하게 그의 지갑에서 펄럭거렸다.

본래 계획대로라면 이걸로 일주일 동안 풍족한 매점 라이프를 즐겼을 것이다.

그러나-


‘한번만 더 지각하면.. 정말로 죽여버릴줄 알아!’


그의 지각에 너무나도 민감하신 담임선생님의 호통소리가 플래시백마냥 번쩍였다.

담임의 한 맺힌 노이즈는 일주일동안 희석됬음에도 아직까지 강울의 뇌리에 강렬히 남아있던 것이였다.


그가 쥐었던 교련용 몽둥이는 단순한 농담이 아니다.

그렇기에 이것은 단순한 지각이 아니다.

이것은.. 생존이다.


그렇게 판단내린 강울은 질끈 눈을 감은 채 옆집 1503호의 문을 두드렸다.


"형~ 계세요~?"

"....."


침묵.

아무런 반응이 없자, 강울은 답답했는지 벨을 여러 번 눌렀다.


“뭔데.. 아, 강울이니?”

“호석이형. 저 급해요. 빨리!”


뭐 급할 거 있나..

방금까지 자고 있었는지, 한 남자가 1503호의 문을 열며 진한 하품과 함께 강울에게 인사를 건넸다.


'나 자취중이에요' 라고 말하는 듯한 꾀죄죄한 장발머리, 무색 티셔츠에 잠옷용 긴바지를 입은 20대의 남성.

흐리멍텅한 눈으로 강울을 바라보는 그는 작년에 이사 온 강울의 옆집 아저씨다.

꾀죄죄한 모습이 폐인과도 같았지만(실제로 얼마 전까지만 해도 폐인인 줄 알았지만), 지금 강울에게 중요한 것은 그의 청결도가 아니다.


"그래서 이 이른 아침부터 무슨 일이-"

"여기, 만원이요!"


강울은 말할 시간도 없다는듯 그의 말을 자르며 다짜고짜 그에게 만원을 내밀었다.

누군가 옆에서 이들의 장면을 목격하였다면 꽤나 문란 혹은 기묘한 상황으로 생각하였으리라.

하지만 강울의 말을 이해한 이호석은 뒷머리를 긁적거리며 고개를 좌우로 흔들었다.


“또~? 오늘은 귀찮은데..”

"...이 능구렁이 같으니라고."


이호석은 간단히 그의 부탁을 거절하며, 굼벵이처럼 늘어지게 하품을 하였다.

그는 '아아아주' 여유로워 보였다.

어쩌면 그게 강울을 농락하려는 의도일지도 모른다.


"여기요! 이 정도면 충분하죠?"

"응-?!"


그러자 강울은 예상했다는 듯 만원밑에 감춰두었던 또다른 만원을 부채 펼치듯 펼쳤다.

초록색 배춧잎 뒤에 숨겨져있던 또다른 배춧잎 하나.

이미 나이를 먹을대로 먹어버린 그에게 만원이 추가된다고 해서야 무슨 의미가 있겠냐만은-


잠에 못이겨 꿈뻑이던 호석의 눈이 액수의 추가와 동시에 날카롭게 번뜩였다.


“좋~아. 내 손 꽉 잡아라.”

“잠옷차림으로 괜찮으시겠어요?”

“물론이지. 이 정도라면 상관없다고요?”


고객님~♥

단돈 2만원에 강울의 전용 기사가 되어버린 이호석은 강울에게 자신의 손을 건넸다.

좋은 거래 감사합니다.. 는 아니고, 이건 자신의 손을 잡아라는 뜻이다.


"안전하게 모시겠습니다, 고객님~☆"

"...이 자본주의 속물같으니."


코묻은 고삐리의 돈을 갈취하니 좋냐!!

그러나 강울에게는 그를 지적할만한 용기가 없었다.

아무튼 알겠다며 강울이 그의 손을 잡자, 순간 이호석은 힘차게 복도를 박차며 하늘 높이 날아올랐다.


"자, 그럼 가 보자고! <점화>!"

"우, 우와아아앗!"



----------------------------



간단한 주문의 영창과 함께, 둘은 복잡한 아파트 단지들을 벗어나 시원한 하늘로 날아올랐다.

비행기도 헬기도 없는 조용한 서울시의 하늘과 그곳을 가로지르는 강울의 등교루트.

2만원이라는 (다소) 비싼 교통비지만 강울은 이 순간을 제일 좋아한다.


'오늘도 차 엄청 막히는구나.'

"어때? 괜찮지?"

"뭐라고요? 잘 안 들려요!"


둘의 비행높이는 대략 아파트 50층정도.

높지도, 낮지도 않은 적당한 높이이다.

그렇기에 눈을 크게 뜨고 북쪽을 바라본다면, 아직 복구되지 못한 과거의 유적들과 폐허까지 볼 수 있으리라.


그러나 한반도의 중심 서울만큼은 건재하다.

강울이 황홀하게 아래를 내려보자, 그곳에는 수많은 자동차들과 지상철들이 패턴을 그리며 조밀조밀하게 움직이고 있었다.

한강을 남북으로 가르는 거대한 2개의 정부청사들이 각각 북과 남에서 서로를 노려보며, 둘을 중심으로 크고 낮은 건물들이 빽빽히 자리잡고 있었다.


“어때? 속도는 좀 괜찮아?”

“속도요?! 네! 덕분에요!”

“그럼 더 빠르게 날아간다~? 오늘 중요한 회의가 있어서! <에어 실드>.”

“네?! 자, 잠깐~~”


파앙-

바람을 밀쳐내는듯한 둔탁한 소리가 울려퍼지며 이호석의 비행속도는 더욱 빨라졌다.

초고속 제트기에서나 날(강울의 주관에 따르면) 소리와 함께 둘은 긴 포물선을 그리며 날아갔다.

이호석이 저항마법으로 풍압을 어느정도 막아주기는 하지만, 강울의 귓가에 퍼져나가는 바람소리는 살인적으로 시끄럽고 날카로웠다.


“버어틸마안해애~?”

“아아니요오오오!”

“조오아! 조금 더 빠르게 간다!”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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