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행술

무료웹소설 > 자유연재 > 무협

배달겨레
작품등록일 :
2013.06.26 09:52
최근연재일 :
2013.07.04 09:58
연재수 :
18 회
조회수 :
36,687
추천수 :
664
글자수 :
84,475

작성
13.06.27 00:46
조회
2,100
추천
20
글자
8쪽

오행술07

DUMMY

진유운은 산 속에서 짐승들을 쫓는 것에 익숙해져있었다. 또한 그의 오감은 이미 인간의 경지를 훌쩍 넘은 상태였기에 남궁세가의 흔적을 찾는 것은 그리 어렵지 않았다.

방향을 잡은 진유운은 그가 낼 수 있는 최고의 속도로 달렸다.

뒤 따르던 유가인도 그녀가 낼 수 있는 최고의 속도로 쫓았지만 역부족이었다.

‘유운아, 부탁해.’

유가인은 그가 사라진 방향으로 힘껏 달리며 간절히 바라고 또 바랐다.

반각을 달린 진유운은 앞에서 기척이 느껴지자 더욱 박차를 가했다.

기척은 이름 모를 야산으로 이어졌다. 조금씩 뚜렷해지는 기운을 느끼자 자연스럽게 다리에 더욱 힘을 실었다.

조금 더 달리자 사람의 형상이 보였다. 거리는 상당히 멀었지만 진유운의 시야에는 똑똑히 사람의 형상이 들어왔다.

열 명이 넘는 사람들이 피를 흘린 채 쓰러져 있었다. 움직임이 없는 것으로 보아 이미 죽은 것이 확실했다. 하지만 그럼에도 다섯의 복면인이 검을 휘두르고 있었다. 그들은 전투에 열중한다고 진유운이 달려오는 것을 보지 못했다.

남궁가에서 남은 사람은 단 두 명. 남궁무상과 남궁혜, 둘 뿐이었다. 진유운은 쓰러진 사람이나 서 있는 사람이나 통틀어 여자는 한 사람 밖에 없음을 확인했다.

‘저 여자가 남궁혜겠군. 서두르자.’

유가인의 당부를 떠올리며 더욱 힘껏 경공을 펼쳤다. 그 때 오감을 극대화시킨 그의 귓가로 남궁무상의 목소리가 들렸다.

“혜아야, 반드시 살아남아야 한다.”

“무상오빠!”

미리 전음으로 이야기를 짜놓았는지 남궁무상이 다섯 모두를 상대하며 남궁혜와 거리를 벌였다.

마지막으로 짜낸 힘이라 남궁무상의 기세는 매서웠다. 복면인들도 그것을 알고 합심하여 그의 공세를 막았다. 그러나 그들도 바보는 아니었다. 몇 번의 공방이 오가고 남궁무상의 의도를 간파했다.

복면인들의 결단은 빨랐다. 곧바로 두 명이 빠져나가 남궁혜에게로 달려갔다.

‘아뿔사! 혜아야.’

남궁무상은 조금 더 시간을 끌지 못한 것이 아쉬웠다. 남궁혜가 도망칠 수 있는 시간은 최대한 벌어주고 싶었는데 뜻대로 되지 않아 참담한 얼굴이었다.

하지만 지금은 남궁혜를 돌 볼 틈이 없었다. 남은 세 명의 반격이 생각보다 강맹했다.

남궁혜는 기회가 왔지만 쉽게 발을 떼지 못했다. 그리고 갈팡질팡 하는 그 잠깐의 시간 때문에 복면인에게 가로막혔다.

‘무상 오빠 미안해.’

남궁혜가 검을 고쳐 잡았다. 죽음을 무릎 쓰고 만들어준 기회였지만 그를 혼자 두고 갈 수가 없었다.

하지만 그녀는 웃었다. 자신이 망설인 덕분에 남궁무상의 적이 두 명이나 줄어들었다고 생각하니 오히려 기분이 좋았다.

순간 남궁혜에게로 검기가 실린 매서운 공격이 날아들었다. 목을 노리고 옆에서 날아오는 검은 보는 것만으로도 가슴을 시리게 만들었다.

‘어림없다!’

남궁혜가 힘을 있는 대로 짜내어 급히 검을 들어 막았다.

챙!

검에서 느껴지는 묵직함에 그녀는 절로 이를 악물었다. 힘을 이기지 못해 양손으로 검을 움켜쥐었다. 그리고 그녀는 뭔가를 결심한 듯 악을 쓰며 기합을 내질렀다.

“히아앗!”

지금이 유일한 기회였다. 조금만 지체를 한다면 일 장뒤에서 공격을 펼치려는 다른 복면인 때문에 공격 한 번 해보지 못하고 생을 마감하게 될지도 몰랐다.

‘한 명이라도!’

그녀는 자신의 검으로 상대의 검을 긁듯이 밀며 복면인의 품으로 검을 뻗었다.

“이년이 어딜!”

복면인이 노성을 터트리며 발로 그녀의 복부를 후려 찼다.

“아악!”

남궁혜가 일장이나 날아가 바닥에 나뒹굴었다.

“임무만 아니라면 내년에게 극락을 보여 줄 텐데 아쉽구나.”

“시간 없다 빨리 처리 해.”

남궁혜를 보는 복면인의 시선은 음흉하기 이를 데 없었다. 그녀는 힘없이 그의 탐욕스러운 눈빛을 봐야만 했다.

‘더러운 놈들. 네놈들 손에 죽지 않겠다!’

남궁혜는 옆에 떨어진 검을 잡으려고 안간힘을 썼다. 혀를 깨물어 자결하고 싶었지만 그럴 힘조차도 없었다. 어설프게 힘을 쓰다가는 고통만 더해질 것을 알기에 검으로 손을 뻗었다. 하지만 부상이 심해 그마저도 여의치 않았다.

“왜? 자결이라도 하려고? 하여튼 정파년들은 하는 짓이 어찌 이리도 똑같을꼬.”

사내가 검을 발로 멀리 차내며 남궁혜를 바라보았다. 그리고 옅은 검기를 일으키며 남궁혜의 심장으로 검을 서서히 찔러갔다.

남궁혜는 분노한 눈빛으로 사내를 보았다. 속수무책으로 당해야 하는 것이 너무도 서러웠다.

힘이 없음이 분했다. 조금 만 강했더라면 저들에게 이런 꼴을 당하지 않았을 것이라 생각하니 눈물이 쏟아지려 했다.

지척까지 다가온 사내가 무릎을 살짝 굽히며 검끝을 쓰러진 그녀의 가슴위에 살며시 가져다 놓았다.

“안휘제일미녀의 속살을 보지 못하는 것이 아쉽구나.”

사내는 색기가 가득 한 표정으로 남궁혜의 가슴을 뚫어져라 바라보았다.

남궁혜의 커다란 두 눈동자에 기어이 눈물이 맺혔다. 집과 떨어져 타지에서 목숨을 잃는다고 생각하니 더욱 감정이 격해졌다. 그래서 두 눈도 감지 못하고 사내를 쳐다보았다.

분노를 담고, 한을 담은 남궁혜의 눈물이 바닥으로 떨어졌다.

한 방울.

또 한 방울.

그녀의 눈물이 세 방울째 떨어질 때, 그녀는 믿을 수 없는 광경을 보았다.


진유운은 복면인이 남궁혜의 심장에 검을 올려놓는 것을 보며 더 이상 지체할 수가 없다고 생각했다. 더군다나 그녀가 위기에 처하자 유가인의 목소리가 귓가로 들려와 더욱 마음이 급해졌다.

‘유운아, 반드시 혜아를 살려줘.’

진유운은 유자소를 가족과 같이 생각했다. 자신의 목숨을 살리고 어머니를 보살펴 준 은인에게 보답할 수 있는 길은 그것 밖에 없다고 생각했다. 그러니 자연스럽게 유가인도 가족처럼 여겨졌다. 그런 유가인이 간곡히 부탁했다. 그러니 어찌 그 부탁을 들어주지 않을까.

진유운은 무리를 하는 한이 있더라도 지금의 위기는 넘겨야 한다고 생각했다.

‘힘의 소모가 크겠지만 후반부의 수법을 써야겠어.’

진유운은 찰나의 시간동안 결심을 굳히고 오행의 기운 중 불의 기운에 집중했다. 지금처럼 해가 뜬 시간에 가장 강한 힘을 발휘할 수 있는 것은 화기였다.

마음먹은 순간 그의 손에서 커다란 불덩어리가 형성되었다.

화르륵!

‘가라!’

진유운이 손을 들었다. 그리고 어른 머리만한 불덩어리를 거침없이 쏘아 보냈다.

지옥의 불길처럼 무섭게 타오르던 불덩어리는 남궁혜를 찔러가던 복면인에게로 빠르게 날아갔다. 마치 번개가 거목에 꽂히듯 빨려들어갔다.

화르륵!

복면인과 가까워지면 가까워질수록 불길은 거세게 타올랐다. 마치 남궁혜의 분노에 반응이라도 하는 듯 불길이 커지는 것 같은 느낌이 들었다.

그리고 남궁혜의 눈물이 세 방울 째 떨어지는 그 순간, 불덩어리가 복면인의 가슴에 꽂혔다.

펑!

“크악!”

복면인이 속절없이 오 장이나 날아가서 바닥에 꽂혔다.

그의 고통에 찬 비명소리가 주변 일대를 에워쌌다.

남궁무상의 목을 치려던 자들도 갑작스러운 비명소리에 고개를 돌렸다. 그들의 시선이 멀리 날아간 동료들에게로 꽂혔다.


한편, 남궁혜는 이 믿을 수 없는 상황에 멍한 표정만을 지은 채 바닥에 나뒹구는 복면인을 바라보았다.

그녀는 번쩍 정신을 차리고 재빨리 고개를 돌려 어찌 된 일인지 확인해 보려했다. 기운이 없었지만 어쩐 일인지 그 순간만큼은 고개를 돌릴 수 있을 것 같았다.

그러나 곧, 그녀의 시야가 가려졌다. 고개를 돌리지 않았는데도 뭔가가 그녀의 앞을 가로막고 있었다.

그녀는 자신을 가로 막는 것이 무엇인지 곧 알 수 있었다.

‘등? 사내의 등이다. 누굴까.’

그녀는 거대한 사내의 등을 아래서 올려다보며 마음의 안정감이 찾아오는 것을 느꼈다. 그녀의 아버지에게서나 느낄 수 있었던 든든함이 느껴졌다.

“안심해라. 지켜주겠다.”



이 작품은 어때요?

< >

Comment ' 2


댓글쓰기
0 / 3000
회원가입

오행술 연재란
제목날짜 조회 추천 글자수
공지 오행술 시작합니다. 13.06.27 1,598 0 -
18 오행술17 +5 13.07.04 1,133 16 8쪽
17 오행술16 +4 13.07.03 1,513 29 14쪽
16 오행술15 +4 13.07.02 1,542 21 15쪽
15 오행술14 +2 13.07.01 1,450 29 9쪽
14 오행술13 +2 13.07.01 1,557 23 16쪽
13 오행술12 +2 13.06.30 1,451 32 19쪽
12 오행술11 +2 13.06.29 1,849 28 8쪽
11 오행술10 +2 13.06.29 1,843 118 13쪽
10 오행술09 +4 13.06.28 1,558 28 7쪽
9 오행술08 +1 13.06.27 1,853 15 17쪽
» 오행술07 +2 13.06.27 2,101 20 8쪽
7 오행술06 13.06.27 2,383 9 7쪽
6 오행술05 +1 13.06.26 1,723 17 7쪽
5 오행술04 +1 13.06.26 1,630 13 9쪽
4 오행술03 +2 13.06.26 2,143 30 8쪽
3 오행술02 +2 13.06.26 2,465 65 9쪽
2 오행술01 +3 13.06.26 3,204 83 8쪽
1 서 --- 00 +4 13.06.26 3,836 88 6쪽

구독자 통계

신고 사유를 선택하세요.
장난 또는 허위 신고시 불이익을 받을 수 있으며,
작품 신고의 경우 저작권자에게 익명으로 신고 내용이
전달될 수 있습니다.

신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