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행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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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달겨레
작품등록일 :
2013.06.26 09:52
최근연재일 :
2013.07.04 09: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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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06.27 14: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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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행술08

DUMMY

진유운의 목소리가 남궁혜의 귓가로 파고들자 남궁혜의 입가에 미소가 그러졌다. 그녀도 왜 스스로가 미소를 짓는지 알 수 없었다.

그녀의 밝은 미소와는 달리 뒤에서 음흉한 표정으로 상황을 지켜보던 사내는 너무 놀라 온 몸이 굳어버리고 말았다. 그는 모든 상황을 직접 목격했다. 보지 않았으면 모르되 직접 두 눈으로 확인했으니 그 공포는 더욱 컸다. 굳어진 몸이 공포로 서서히 떨리기 시작했다.

하지만 다른 복면인들은 바닥에 쓰러진 남궁무상을 마무리 한다고 무슨 일이 일어났는지 자세히 보지 못했다. 다만, 무리 중 대장으로 보이는 사내는 이상한 기운을 느끼고 미리 확인을 했기에 대충 상황을 알 수 있었다.


“웬놈이냐!”

대장 사내가 앞으로 나섰다. 남궁무상이야 언제든 처리할 수 있기에 먼저 진유운을 상대하려는 것이다.

사내의 물음에 진유운은 짧게 대답했다.

“네놈 따위에게 알려 줄 이름은 없다.”

“뭣이! 저놈이, 쳐라!”

사내의 말이 채 끝나기도 전에 진유운이 움직였다.

아니, 움직인다고 느끼는 찰나 남궁혜를 죽이기 위해 왔던 또 한 명의 사내의 코앞까지 다가가 있었다.

진유운은 망설임 없이 사내의 심장으로 주먹을 내질렀다.

퍽!

둔탁한 소리가 들리며 사내의 가슴이 함몰되었다. 마치 밀가루 반죽을 주먹으로 강하게 쳤을 때 나타나는 현상처럼 사내의 가슴이 엉망이 되었다.

“컥.”

남궁무상을 죽이려 했던 사내들 중 두명이 그 모습을 보며 신속히 보법을 펼치며 진유운을 공격하려 했다.

하지만 진유운의 움직임이 더욱 빨랐다. 갈 지(之)자를 그리며 다가간 그는 한 치의 망설임도 없이 주먹을 휘둘렀다.

강력한 수(水)기를 머금은 그의 주먹이 사내의 단전에 틀어박히자 몸 속이 엉망이 되었다.

인간의 몸은 절반 이상이 물이 차지한다. 진유운은 그 점을 이용해 수기를 몸속에 침투시켜 폭발시켜 버린 것이다.

“크악!”

비명소리가 대기를 찢어놓을 듯 퍼졌고, 그 소리가 사라지기도 전에 진유운의 몸은 다른 사내를 향해 움직였다.

그리고 연이어 복면인의 관자놀이를 가격해 화(火)기를 이용해 뇌를 구워버렸다.

대장으로 보이는 사내는 한명이 수기로 쓰러지고, 다른 한명이 공격당할 때, 자신이 도저히 감당할 수 없는 고수라는 것을 느끼고 몸을 돌렸다. 촌각이라도 빨리 움직여야 살아날 가능성이 높았다. 대장 사내의 본능이 그렇다고 아우성치고 있었다.

진유운이 이를 가만히 보고 있을 리가 없었다. 도망가는 사내를 보며 코웃음을 치고 사내의 관자놀이에서 손을 뺐다.

하지만 진유운은 두 발짝을 내딛기도 전에 걸음을 멈춰야했다.

“저…….”

잠깐 동안 힘을 회복한 남궁혜가 진유운을 불렀다.

진유운은 힘겹게 자신을 부르는 남궁혜를 무시 할 수 없어 몸을 돌렸다.

“저기.”

남궁혜가 다시 기어들어가는 목소리로 말하고는 힘겹게 손가락을 내밀어 한 방향을 가리켰다. 기운이 빠져 손을 바닥에 의지한 채 겨우 손가락만을 움직였을 뿐이다. 하지만 진유운은 그녀의 의도를 알고 방향을 지시하는 곳으로 고개를 돌렸다. 그곳에는 기절한 남궁무상이 보였다.

“알았다.”

진유운은 남궁혜를 안심시킬 생각에 힘주어 말하고는 남궁무상에게로 갔다.

남궁무상의 얼굴이 하얗게 질려있었다. 기력을 대부분 소진하고 부상까지 심하게 입어 의식을 잃은 상태였다.

진유운은 즉각적으로 남궁무상의 기력을 회복시켰다. 오행의 기운 중 생명의 기운인 목(木)의 기운을 이용했다. 의식을 차릴 수 있을 정도로만 기력을 회복시키고 곧바로 남궁혜에게로 갔다.

“그는 괜찮다. 잠시만 기다려라.”

진유운은 그녀를 먼저 안심시키고 살짝 헤집어진 그녀의 옷을 바로잡아주었다.

“고마-”

“힘을 아껴라. 기운을 나누어 줄 테니 거부하지 말고 받아라.”

진유운은 할 말만을 하고 남궁혜의 손을 붙잡았다.

그가 정성스럽게 목의 기운을 일으키고 있을 때 유가인이 가뿐 숨을 몰아쉬며 다가왔다.

“혜아야!”

“가인이?”

남궁혜는 진유운이 전하는 힘으로 상처를 치료하기 위해 눈을 감고 기를 온 몸에 돌리고 있는 중이었다. 그런데 그녀에게 너무도 낯익은 목소리가 들려오자 눈을 떴다.

“그래, 나야. 다행이야. 정말로.”

“너였구나. 네가-”

“치료중이다. 말을 삼가라. 그리고 우선 저 사람을 치료해라.”

“응? 응. 알았어. 유운아, 고마워.”

진유운은 무뚝뚝한 음성으로 당장 해야될 일을 지시했다. 헌데, 남궁혜는 이상하게도 무미건조한 그 음성이 더 없이 따뜻하게 들렸다.

그렇게 반각 정도 지났을 때 남궁혜는 한결 가벼워진 얼굴로 눈을 떴다.

“이제 제대로 운기를 할 수 있을 것이다. 어서 치료부터 해라.”

“네. 고마워요. 소협.”

남궁혜는 그가 유가인과 친분이 있다는 것을 알고 신뢰가 담긴 표정을 짓고는 운기를 시작했다.

진유운은 전적인 신뢰가 담긴 그녀의 눈빛을 보며 호기심 어린 표정을 지었다. 무림인이라면 아무리 상황이 좋아졌다고 해도 약간의 불안감은 가질 법한 상황이었다. 유가인을 봤다고 해도 그녀가 직접 호법을 서는 것이 아니라면 일말의 불안감이 표정에 드러나는 것이 보통이다.

‘재밌는 여자군.’

진유운은 운기에 빠진 남궁혜를 흥미로운 시선으로 바라보았다.

두 사람의 치료는 그로부터 일다경이나 흘러서야 마무리 되었다. 제대로 된 치료는 약선문으로 가서 하기로 하고 주변을 정리했다. 시체가 꽤 많아 유가인이 약선문에서 사람들을 데려와야 했다.

두 시진이 지나고 분주하던 움직임이 차츰 정리가 되었다. 남궁 세가의 사람들도 치료가 잘 끝나 빠르게 회복되고 있었다.

유가인은 남궁혜의 상태를 한 번 더 확인하고 진유운과 함께 밖으로 나왔다.

“유운아 고생했어.”

“괜찮다.”

“피곤할 텐데 쉬어. 난 하나만 더 마무리 하고 들어갈게.”

“가자.”

“아니야. 괜찮으니 들어가 쉬어.”

“상관없다. 가자.”

진유운은 그다지 피곤하지 않아 유가인을 끝까지 도우려했다. 유자소가 가기 전 당부한 것도 있고 그도 유가인과 있는 것이 싫지 않았다.

“시체를 확인하러 가는데 괜찮겠어?”

진유운이 고개를 끄덕였다.

“알았어. 그럼, 가자.”

유가인은 진유운의 행동이 싫지 않은지 환하게 웃으며 앞장섰다.

그녀는 여유롭게 걸으며 내원의 외곽쪽에 있는 작은 창고로 향했다. 유가인은 창고앞을 지키는 사내들에게 신분을 증명하는 패를 보였다. 외모를 변형시키는 무공이나 다른 수법이 워낙 발달해 아무리 그녀라고 해도 패를 항상 지참해야 했다.

“수고들 많으세요.”

“아닙니다. 아가씨. 들어가시죠.”

창고앞을 지키는 사내들은 유가인보다 나이가 곱절은 많아보여도 그녀에게 깍듯이 예의를 지켰다.

창고 안에 들어서자 양쪽으로 나무 장작이 쌓여 있었다. 밖에 있는 소각로에서 시체를 태울 때 사용하는 용도로 쌓아둔 것이다.

유가인이 정면에 보이는 벽에 손을 갖다 대더니 힘을 주었다. 그러자 작은 공간이 나타났고 거기에 어른 주먹만한 사람형상의 조각상이 보였다. 가볍게 조각상을 잡아당기자 바닥이 열리며 지하로 통하는 계단이 나타났다.

“약선문에서 가장 시원한 곳이 바로 이곳이야. 시체가 부패하는 것을 막기 위해 만든 곳이지.”

“시체만 보관하는 곳은 아닌 거 같은데?”

진유운은 단지 시체만 두는 곳에 비밀 장치까지 설치했을 것이라 생각하지 않았다.

“후후, 맞아. 몇몇 약초들과 완성된 약들은 차가운 곳에 보관해야 최상의 상태를 유지할 수 있거든.”

계단을 내려온 두 사람은 왼쪽 방으로 갔다. 지하라고 생각되지 않을 만큼 꽤 넓은 공간이 나타났다.

안으로 들어서자 미리 준비를 해 뒀는지 시체들이 나란히 놓여있었다. 정사대전이 있을 때나 주변에 큰 분쟁이 있을 때는 발 디딜 틈도 없이 많은 시체들이 있지만, 지금은 태평기여서 비교적 널널했다.

적의 시체 뿐 아니라 아군의 시체마저 빨리 처리하지 않는 이유는 크게 두 가지로 생각할 수 있다.

첫째는 사파나 안 좋은 의도로 살인을 저지르는 자들이 다른 문파의 무공을 흉내내기 때문이다. 신중히 판단하지 않으면 큰 싸움으로 번질 수 있기에 조심해야 했다.

둘째는 이번 사건처럼 복면을 쓰고 아예 정체를 숨기는 경우다. 이럴 때는 아군의 몸에 남은 흔적을 면밀히 살펴 적의 배후가 누구인지 살펴야한다. 무공을 오래 익혔다면 반드시 초식을 사용할 때 흔적이 남게 된다. 5년, 10년 같은 동작을 반복하다보면 자신도 모르게 몸에 습관이 배이게 되는 것이다.

유가인이 시체를 하나하나 살피기 시작했다. 그녀의 얼굴은 사뭇 진지했다.

“희한하단 말이야. 분명 사파놈들일 텐데 이런 수법은 처음이야.”

유가인은 알아볼 수 없을 정도로 녹아내린 얼굴을 보며 진한 의문을 드러냈다.

유자소는 약선문이 중립일 때 사파와 교류가 있었기에 다양한 경험을 했다. 그런 그의 지식을 그대로 물려받았으니 그녀가 사파의 수법을 아는 것은 너무도 당연했다. 헌데, 지금 보는 것은 그녀가 알고 있는 어느 수법과도 일치하지 않았다.

진유운도 그녀의 말에 동의하듯 고개를 끄덕였다. 그가 대충 살펴보아도 상당히 특이한 경우였다.

“1차 조사 보고서에는 얼굴이 녹아내린 시간이 제각각이라고 돼있어. 그렇다면 시간차를 두고 발생했다는 말인데, 이정도로 독을 잘 다루기는 쉽지 않은데.”

“독이라는 게 사람에 따라 약간은 다르게 작용할 수도 있는 거 아닌가?”

“그렇긴 한데, 이 정도 수준의 독을 다룰 줄 안다면 그렇게 어설프게 만들지는 않았을 거야.”

“그렇다면 독단을 입안에 숨기지도 않았겠군.”

“그렇지. 단 칼에 죽어버리는 경우가 생기면 독을 깨물기도 전에 죽어버리니까. 그렇게 되면 다른 적에게 독이 공개되어 버리니 그런 위험은 감수하지 않았겠지.”

그녀는 대화를 나누며 이런저런 생각을 해보았지만 독이 어떻게 작용하는지 쉽게 파악할 수가 없었다.

진유운의 말이 다시 이어졌다.

“미리 복용한 것도 아니고 입안에 독단을 감춘 것도 아니라면 뭐가 남지?”

“흠, 다른 경우는 보통 지나치게 몸을 혹사시키거나 육체에 압력을 가하거나 죽음에 가까운 공포를 느꼈을 때 이런 일이 가능해.”

“하지만 이들은 내가 도착하기 전까지도 격렬한 전투를 치르고 있었다.”

“그렇다면 마지막 경우인 극심한 공포를 느꼈을 때라는 말인데. 앞의 두 경우도 쉽지는 않지만 마지막 방법은 상당히 까다로운 과정을 거쳐야 해. 즉, 아무나 만들 수 없다는 말이지.”

“아무나 못 만드는 것이라면 흉수를 쉽게 찾을 수 있겠군.”

“그게 이상하단 말이야. 이 정도의 독을 만들려면 우리나 사천 당가, 그리고 만독문 정도는 되어야 한단 말이지. 그것도 꽤 서열이 높아야 해. 약선문을 예로 들면 할아버지나 부모님, 그리고 숙부님 정도는 되어야 하니까. 근데, 이런 짓을 드러내 놓고 할 만한 곳이 없단 말이지. 멍청이도 아니고 누가 이렇게 대놓고 하겠어.”

“그렇다는 것은 알려지지 않은 세력이 뒤에 있을 수도 있다는 말인가?”

“그렇지. 아니면 당문과 만독문 중 한곳이 누군가로부터 지시를 받고 있거나.”

진유운은 그녀의 말에 일리가 있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그렇게 생각하기에는 걸리는 점이 있었다.

“하지만 당가나 만독문이 제압당할 정도라면 극강의 고수나 꽤 큰 규모의 습격이 있었다는 말인데, 그런 곳을 아직까지 찾아내지 못할 정도로 정파의 정보망이 허술한가?”

“그렇지 않아도 그 점이 이상해. 둘 모두 지시를 받을 만큼 연약한 곳이 아니거든. 누군가로부터 습격을 받았다고 해도 무림맹의 눈과 귀를 완전히 속이고 그들을 친다는 것은 현실적으로 불가능 하고.”

유가인은 쉽게 결론을 내리지 못했다.

그것은 진유운도 마찬가지였다. 지금 드러난 정보로는 어느 것도 섣불리 결론을 내릴 수가 없었다.

“일단 독에 대해 좀 더 자세히 알아보는 게 좋겠군.”

“그렇지 않아도 피를 뽑아 놓은 게 있으니 동물에게 주입시켜 봐야지.”

약선문은 이미 이런 쪽으로 훈련이 잘 되어 있어서 유가인이 따로 지시를 하지 않아도 알아서 준비를 해 둔다. 그리고 독과 관련 된 일은 항상 정확한 판단을 위해 동물 실험을 한다. 독이 어떻게 작용하는지 빨리 확인하기 위해 크기가 작은 토끼를 주로 이용한다. 번식력도 나쁘지 않아 자주 사용하는 편이다.

유가인이 피가 담긴 병을 들고 옆건물에 있는 실험실로 갔다.

익숙한 손놀림으로 토끼 두 마리를 꺼냈다.

“유운아, 좀 잡아 줘.”

유가인이 병마개를 땄다. 그리고 유리막대에 피를 살짝 묻혀 토끼의 몸에 발랐다. 다른 한 마리는 피를 직접 입안으로 들어가도록 했다.

유가인은 토끼를 재빨리 각각 다른 토끼장 안으로 집어넣었다.

“우선 가장 가능성이 높은 극심한 공포감을 느끼게 해 보자.”

“알았어. 운동을 시키거나 다른 방법은 시간이 많이 걸리니 우선 가능성이 높고 쉬운 것부터 해 보자.”

진유운은 도주하던 자를 잡지 못한 것을 후회했다. 그 당시에는 남궁혜를 살리고 치료한다고 자세히 살피지 못했었다.

그 때 조금만 더 관심을 기울여 살폈다면 일이 조금 더 수월했을 것이다. 하지만 그는 지나간 일에 얽매이는 성격이 아니었다.

“일단 살기는 내가 내도록 하지.”

진유운은 산에서 오래 생활 했고 꽤 많은 전투를 통해 살기를 드러내는 것에 익숙했다.

유가인도 자신보다 실력이 뛰어난 진유운이 나서자 별말 없이 고개를 끄덕였다.

진유운이 온 몸에 퍼져 있는 다섯 가지 기운을 조화롭게 만들었다. 오행의 기운은 순식간에 증폭되더니 짙은 살기를 발출했다.

그의 살기에 토끼들이 화들짝 놀랐다. 주변을 두리번거리며 불안해하던 토끼들은 본능적으로 진유운으로부터 멀어지려고 했다. 하지만 몸에 피를 발랐던 왼쪽의 토끼와는 달리 오른쪽 토끼는 몸을 부르르 떨더니 그대로 쓰러져버렸다. 그리고 곧 머리가 살짝 부풀어 오르더니 녹아내리기 시작했다.

유가인은 자세히 살피고 있어 그 변화를 감지했지만 전투중이라면 쉽게 찾아내지 못했을 만큼 미미한 변화였다.

그러나 그녀는 토끼에 신경 쓴다고 진유운의 변화를 미처 알아차리지 못했다.

진유운은 지금 너무 놀란 나머지 두 눈을 부릅뜬 채 쓰러진 토끼를 주시했다.

‘이건 분명 그 기운이다. 어째서 이 기운이.’

진유운은 너무도 익숙한 기운에 놀라움과 동시에 기쁨을 느꼈다.

진유운은 16살이 되던 해에 오행술의 전반부를 완전히 깨닫고 후반부로 접어들었다. 그리고 그 때 자신의 몸속에 기이한 기운이 한 가닥 존재 한다는 것을 느꼈다. 그 기운은 곧 어머니를 죽인 원수의 흔적이라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주화백은 진유운을 살리면서 그 기운을 거의 없앴다. 하지만 오행신단을 만들면서 생명력을 계속 소모하는 상황이라 미쳐 완전히 없앨 수가 없었다. 진유운의 생명에 아무런 지장이 없고, 안 좋은 영향을 미치지 않을 것이라 확신했기에 훗날로 미루고 그대로 두었다. 헌데 그것이 문제가 되고 말았다.

그 기운이 원수와 관련 있다는 사실을 알고 평소 밝고 명랑하던 진유운이 냉정해졌고 더욱 냉철해졌다. 말수도 자연스럽게 줄어들었고 사교성도 거의 찾아 볼 수가 없게 되었다.

그렇게 복수심을 키우게 만들고 그의 삶을 송두리째 변화시켰던 그 어둠의 기운이 토끼가 죽으면서 느껴졌던 것이다.

‘너무 미미해서 하마터면 느끼지 못할 뻔 했다. 체내에 있을 때는 거의 느낄 수가 없지만 독이 작용을 하면 외부에서도 충분히 느낄 수가 있구나. 그놈들일까? 아니면 그놈들에게 조종을 받는 놈들일까. 휴, 놈을 놓친 것이 한스럽구나. 허나 이미 지난 일. 잊자. 일단 단서를 잡은 것만 해도 운이 좋았어. 그리고 무림맹을 노렸다면 분명히 다시 뭔가 일을 꾸밀 것이다. 기다리자. 좀 더 확실한 것이 나타날 때까지 기다려야 한다!’

진유운은 순간 분노를 참지 못해 폭발하려 했으나 힘들게 참아냈다. 그 동안 감정을 절제하는 법을 배운 것이 큰 도움이 되었다.

“아무래도 체내에 잠복해 있다가 극심한 공포를 느끼면 발동되는 독인 것 같아. 할아버지가 직접 봤으면 더 많은 정보를 얻었을 텐데 그게 아쉬워. 말로 설명한다고 해서 제대로 전달 될 문제는 아닌 것 같고. 뭐, 어쨌든 며칠 후면 무림맹으로 출발하니 일단 할아버지를 뵙고 이 문제를 얘기해 봐야겠어.”

유가인은 그렇게 결론을 내렸다. 더 이상 자신이 연구한다고 밝혀질 문제가 아닌 것 같았다.

유가인은 어쩐 일인지 별다른 말이 없는 진유운을 보며 고개를 갸웃거렸다. 조금 전까지 꽤 호기심 어린 표정으로 이런저런 의견을 내놓은 그였다.

하지만 워낙 무뚝뚝한 성격이라 그냥 그러려니 했다.

두 사람은 그렇게 실험실을 빠져나와 각자의 방으로 향했다.



작가의말

중간에 끊기가 애매해서 통으로 올립니다.

즐감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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