판타지 마스터 이건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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갑갑류
작품등록일 :
2018.09.30 10: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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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10.27 01: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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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10.10 20: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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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 마법의 천재

DUMMY

철그럭- 철그럭-


쇳소리에 짐승들은 달아나고, 벌레들은 침묵했다. 판금 갑옷으로 무장한 모든 사람이 기사인 건 아니지만, 그들에게서 느껴지는 위압감은 기사건 중무장한 병사건 동일했다. 그들은 넓게 포위진을 형성했다.


물론 그들만으로는 넓은 숲을 모두 포위할 수 없었기에 수많은 용병 또한 고용되었다. 그리고 그중에는 이전에 건호와 계약했던 세 사람 또한 있었다.


"무슨 애들 잡으러 가는 거라면서요? 그런데 무슨 대규모 토벌대를 꾸려요?"

"단순한 애가 아니야. 라모트 백작의 아들이 군사 훈련을 시키고 있다는 소문이 있어. 심지어 백작의 아들은 기사급 무력을 가지고 있다고 하고."

"정말로 애들을 죽일 거예요?"


캠웨이의 표정은 상당히 어두웠다. 라울이 보기에 그녀는 아이들에게 철퇴를 휘두르지 못할 게 뻔했다.


"지난 몇 년간 습격 사건이 이 숲에 사는 애들의 소행이라는데···. 솔직히 나도 믿기 힘들군."


오네스트도 라울의 말에 동의했다.


"저는 다른 산적단이 그랬다고 봐요. 훈련받았다고 해도 애들은 애들이죠."


전쟁터에서 숱하게 사람을 죽인 세 사람이었지만, 아이들을 죽이는 건 내키지 않았다. 라울은 괜히 참여했나 싶기도 했다.


"오네스트야 눈 딱 감고 칼을 휘두르겠지만, 제 무기를 보세요!"


캠웨이는 사람 머리통만 한 철구가 달린 철퇴로 나무를 후려쳤다. 나무가 산산조각이 나더니 쓰러졌다. 만약 저걸 어린아이가 맞는다면? 라울은 상상도 하기 싫었다. 주변의 다른 용병들이 깜짝 놀라며 쓰러지는 나무를 피했다.


"뭐야!"

"죄송합니다! 제 동료가 몸을 좀 과격하게 풀었네요."

"얘는 애들만 보면 저러잖아요. 누구는 마음 편한지 아나. 그러면 넌 가만히 있어. 나랑 대장이 알아서 할 테니."


포위망은 점점 좁혀졌다. 가장 먼저 기척을 발견한 건 라울이였다.


"누구지?"


라울이 외치자 주변의 모든 용병이 멈춰섰다. 나무 뒤로 건호가 얼굴을 내밀었다. 건호는 난처하다는 표정을 지으며 말했다.


"설마 설마 했는데 그때 봤던 아저씨들이네요."

"네가 아는 사람들이야?"


레니스의 질문에 건호는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저분들 덕에 즈죠와 쉽게 거래 할 수 있었지. 그때 봤던 세 분이 그대로 있으시네."


라울은 캠웨이를 살펴보았다. 바이저를 내려 얼굴을 볼 수 없었지만, 축 처진 철퇴에서는 전투 의지를 하나도 느낄 수 없었다. 라울은 건호에게 조용히 말했다.


"왜 여기서 놀고 있는 거야? 빨리 집으로 가! 아빠가 걱정하시잖아."


다행히 주변 용병들의 반응도 라울의 뜻대로 나왔다.


"뭐야? 아는 애예요?"

"제 친구의 아들입니다. 저 애는 좀 봐주세요."


라울은 얼른 오라는 듯이 건호에게 손짓했다. 건호는 라울이 자신을 살려주기 위해 연기를 하는 것을 알 수 있었다.


"뭐해! 빨리 오라니까!"


모든 용병이 라울의 뜻대로 움직이지 않았다. 건호를 발견한 다른 용병이 소리를 질렀다.


"이쪽이야! 이쪽에 애들이 있어!"

"미끼일 수도 있어! 포위망을 유지하면서 집결해!"


철그럭! 철그럭! 숲에서 쇳소리가 울려 퍼졌다. 소리만으로 엄청난 압박감이 느껴졌다. 겁을 먹은 아이들의 몸이 부들부들 떨렸다. 건호는 아이들을 진정시키기 위해 말했다.


"마나를 다룰 줄 아는 사람은 극소수야. 위험하면 내가 나설 테니까 걱정하지 마."


건호의 말은 별 효과가 없었다.


"레니스 어때? 해볼 만할 것 같아?"

"계획대로 네가 커버를 쳐준다면! 뭉쳐! 마법사 앞쪽을 지켜."


레니스의 지휘 아래 아이들이 일사불란하게 움직였다. 다음에 건호의 지시가 이어졌다.


"마법을 써! 후방도 신경 써!"


수많은 마법이 하늘을 갈랐다. 기사들은 깜짝 놀라며 방패를 들었고, 용병들은 나무 뒤로 숨기 바빴다. 저 서클 마법은 방패를 뚫지 못했다. 건호는 그들의 방패에 기이한 마법진이 형성되었다 사라지는 것을 볼 수 있었다.


"저게 뭐야?"

"항마 효과가 있는 방패야."

"몇 서클까지?"

"그건 나도 모르지."


아이들을 훈련시키려 했는데 이러면 곤란하다. 건호는 매직 미사일을 다수 시전했다. 빛의 구체 수십 개가 건호의 몸 주위로 생성되었다.


방패를 앞세워 다가오던 기사와 병사들이 그 위압 넘치는 모습에 멈춰섰다.


"모두 방패를 들어!"

"매직 미사일!"


매직 미사일 수십 개와 방패가 맞부딪혔다. 매직 미사일은 방패에 닿는 족족 사라졌지만, 사라진 만큼 다시 생성되었다. 토벌대의 대장인 아이반은 방패 뒤에서 지시를 내리기 시작했다.


"끝도 없군. 중보병들은 계속해서 방패를 들고, 기사들은 우회해! 날 기준으로 각각 오른쪽과 왼쪽으로 나눠서 돌격해!"


방패 뒤로 두 무리가 튀어나왔다. 판금 갑옷 따위는 그들의 움직임에 제약을 주지 못했다. 건호가 그들의 돌진을 막으려는 찰나 방패 뒤에서 한 사람이 날아올랐다.


'예상대로 양쪽에 신경을 집중했군!'


날아오른 아이반은 그대로 건호에게 떨어지며 검을 휘둘렀다.


캉! 캉!


아이반의 검은 건호의 포스 필드를 찢었다. 하지만 레니스의 검까지 뚫지는 못했다.


"네가 레니스군! 과연 백작님의 아들이야! 어이쿠!"


아이반은 건호의 마법을 방패로 막으며 뒤로 물러섰다.


"나 아니었으면 죽은 목숨이었어."


레니스가 의기양양하게 말했다. 건호는 어깨를 으슥할 뿐 레니스의 말에 답하지 않았다.


"투항해라! 백작님과의 인연을 생각해서 너 하나만큼은 살려주마."

"반대 아닌가요? 상황은 아무리 봐도 우리가 유리한데."


아이반은 전황을 살펴보았다. 마법을 막을 수 없는 용병들은 겁을 먹고 다가오지 못하고 있었고, 기사와 중보병이 아이들과 치열하게 싸우고 있었다.


"대단하군! 저 아이들 하나하나가 전부 마나를 품고 있다니! 어떻게 한 거지?"


아이반은 싸울 생각도 잊고 싸우는 아이들을 지켜보았다. 무장한 아이들이 전방에서 공격을 막으면 뒤에 있는 아이들이 마법을 난사했다. 일대일로 기사의 공격을 막는 건 무리지만, 마법으로 자세를 흐트러트리고, 두 사람이 막으면 충분히 가능했다.


거기에 위험한 순간에는 건호가 마법으로 기사의 공격을 쳐냈다. 몇몇 아이들이 상처를 입기는 했지만, 건호 덕에 치명상을 입는 아이는 없었다. 아이반은 감탄하며 레니스에게 말했다.


"네가 훈련시켰겠군. 백작님이 살아서 이 모습을 보셨으면 아주 기뻐하셨겠어."

"그러면 직접 만나 뵙고 이야기하시죠!"


레니스가 검을 들고 돌진했다. 아이반은 가볍게 레니스의 검을 쳐냈다.


"역시 라모트의 혈통답게 뛰어난 재능을 가지고 있군. 어디 한 번 마음껏 공격해봐라."


아이반은 계속해서 레니스의 공격을 막았다. 검의 궤적, 휘두르는 자세 등 모든 게 조금씩 나아졌다. 아이반은 레니스가 자신을 모방하는 것을 알 수 있었다.


"네가 라모트 백작의 피를 가장 많이 물려받았나 보군."


아이반은 더 시간을 끌 생각이 없었다. 아이반이 검을 크게 휘두르자 레니스의 검이 튕겨 나갔다. 아이반은 다시 검을 주우려는 레니스를 검면으로 후려쳤다.


"항복해. 무릎을 꿇고 고개를 조아려라."

"살기 위해서라면 얼마든지 무릎 꿇고 조아릴 수 있죠. 하지만 지금은 그럴 필요가 없는 것 같아요."


아이반은 건호를 검으로 가리키며 말했다.


"물론, 네 친구는 믿을 만하지. 몇 년의 시간이 더 있었다면 말이야. 하지만 지금은 아니야. 다시 한번 선택의 기회를 주지. 마지막 기회야. 둘 다 선택할 수는 없어. 나는 그런 욕심 많은 사람은 좋아하지 않거든."

"제 친구에게 걸죠."

"안타깝군. 그럼 백작님에게 안부 전해주도록."


아이반의 검이 레니스의 목을 향했다. 건호는 아이반에게 스피어를 난사했다. 아이반이 잠깐 주의가 흐트러진 틈을 타 레니스는 손으로 아이반의 검을 옆으로 틀었다. 손을 깊게 베였지만, 검을 튼 덕에 목은 얇게 베이는 데 그쳤다.


아이반은 재빨리 방패를 들어 건호의 마법을 막았다. 하지만 방패는 건호의 마법난사를 막지 못하고 순식간에 부셔졌다.


아이반은 뒤로 피하며 검을 들었다. 푸른 오라가 피어오르는 아이반의 검은 건호의 마법을 베어서 소멸시켰다. 레니스는 아이반의 검을 보고 경악했다.


"검기!"

"그래. 이제 네가 줄을 잘 못 섰다는 걸 알겠지?"


건호도 깜짝 놀랐다. 검기! 어느 정도의 경지에 도달 한 사람이 사용 할 수 있는 기술이다. 건호는 머릿속이 복잡해졌다.


'검기가 상위 기사부터 사용 할 수 있다고 했나? 그럼 최소 3서클이겠군.'


건호는 현재 4서클이다. 3서클보다 높기는 하지만 아이반 또한 최소치가 3서클이다. 부수적인 부분을 따지면 실전에서 아이반이 위에 있을 확률이 높다고 건호는 생각했다. 건호는 아이반이 검기를 뽐내고 있을 때 상황을 정리하기로 했다.


"마나 젯 커터!"


건호의 손끝을 따라 압축된 마나 광선이 뻗어 나갔다. 건호는 그대로 광선을 휘둘렀다. 시끌벅적한 장내가 순식간에 조용해졌다.


기사들의 머리는 물론이고, 수많은 나무가 쓰러지기 시작했다. 압도적인 위력에 아군이고 적군이고 할 것 없이 모두 겁에 질렸다. 단 한 사람 아이반 만큼은 겁을 먹지 않았다.


"그 악랄한 마법을 다시 보니 감회가 새롭군. 빠르고, 강력하며 막기조차 어렵지. 모두 물러서!"


아이반의 자신 넘치는 말에 건호는 문뜩 겁이 났다. 지금까지 싸운 대부분 사람은 마법을 보고 겁부터 먹었다. 대응을 할 수 없었기 때문이다.


‘도망칠까?’


아니다. 안전하게 도망친다는 보장도 없다. 거기에 질 것 같지도 않았다. 자신은 보통 4서클 마법사가 아니라 천재 4서클 마법사였으니까.


‘거기에 투자한 걸 전부 잃기에는 너무 아깝지.’


물러나는 기사와 병사들과 도망치는 용병들은 건호의 눈에 들어오지 않았다. 먹여주고 재워가며 마법을 가르친 아이들만이 건호의 눈에 들어왔다. 그들은 모종이었다. 조금만 더 기르면 충성심 넘치는 부하가 될 것이다.


건호는 레니스에게 말했다.


"달아나는 사람을 모두 죽여. 아직은 때가 아니야. 마법사 집단에 대한 소문이 퍼지면 안 돼. 그리고 저기 세 사람은···.“


건호가 말을 끝마치기도 전에 아이반의 공격이 몰아쳤다.


"꼬마 마법사가 뭘 계획하고 있는 거지?"

"플라이!"


건호는 아이반의 검을 피해 하늘로 솟구쳤다.


"스피어!"


건호는 달아나는 용병을 마법으로 격퇴했다. 아이반은 나무를 타고 달렸다. 순식간에 하늘로 뛰어오른 그는 건호에게 검을 휘둘렀다. 건호는 깜짝 놀라며 4서클 방어마법인 스킨 아머를 사용했다.


깡!


아이반이 휘두른 검의 위력은 대단했다. 스킨 아머는 단 한 번의 공격으로 해제되었고, 건호를 땅에 처박았다.


"윈드!"


건호는 윈드를 통해 땅에 떨어지는 충격을 완화했다.


"조심해!"


레니스의 외침에 건호는 생각도 하지 않고 다시 스킨 아머를 사용했다. 마나가 피부 표면을 타고 흐르며 건호를 보호했다. 스킨 아머는 4서클 방어마법답게 아이반의 공격을 충실히 막았다.


"미쳤군. 너처럼 딜레이 없이 마법을 쓰는 마법사는 여태껏 본 적이 없어."


건호는 아이반의 말에 '난 천재거든'이라고 답할 여유도 없었다. 아이반의 몸놀림은 무척이나 날렵했다. 어떤 마법을 써도 피하거나 마나가 담긴 검으로 베어냈다.


'보조 서클이 없었다면 마나 고갈로 죽었겠어.'


근접전은 불리했다. 그렇다고 플라이로 날아오르자니 그럴 틈을 주지 않았다.


"매직 미사일!"


건호의 말을 잘 따르던 벤이라는 이름을 가진 소년이었다. 벤은 계속해서 마법을 사용했다. 곧 다른 아이들도 따라서 마법을 사용했다.


위력이 형편없는 저 서클 마법이지만, 수가 어느 정도 되니 무작정 무시할 수만도 없었다. 아이반은 건호를 놓아두고 아이들을 먼저 처치하기로 마음먹었다.


"디그! 파이어 블래스트!"


갑자기 파인 땅 때문에 발을 헛디딘 아이반에게 초고온의 화염이 몰아쳤다.


'죽어라. 제발!'


속으로 간절히 외쳤지만, 건호는 아이반이 파이어 블래스트를 피해 다른 곳으로 움직이는 걸 볼 수 있었다. 4서클 공격 마법도 통하지 않는다. 건호는 슬슬 지쳤다. 결단을 내려야 했다. 건호는 모든 마법을 해제하고 아이반에게 외쳤다.


"거래를 하자.“

”뭐?“

”거래하자고!“


아이반 또한 지친 상태였다. 아이반은 어이없다는 표정을 지으며 말했다.


”무슨 거래?“

”익스플로전!“


잠깐의 소강상태에 마나를 영혼까지 끌어모은 건호의 일격이었다. 5서클 마법의 위력은 건호의 생각보다 훨씬 뛰어났다.


작가의말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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