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UMP9
작품등록일 :
2019.07.20 17:03
최근연재일 :
2019.10.01 17:00
연재수 :
65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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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7,458
추천수 :
567
글자수 :
339,072

작성
19.07.26 1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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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쪽

7화

DUMMY

“이게 다야?”


라이언의 미심쩍은 눈초리가 도적들을 향했다.

기절해 있던 두 사람도 정신을 차리고 무릎을 꿇은 상태였다.


“저, 정말입니다! 저희도 요즘 먹고사는 게 힘든 지라···”

“뒤져서 나오면 어떻게 될 것 같아?”

“믿어주십쇼! 정말 주머니를 탈탈 털었습니다요!”


중간의 사내가 믿어 달라면서 소리쳤다.


“은화 세 닢이라···”


나쁘지 않은 수확이었다.

오늘 사용한 돈을 따져보면 본전은 찾은 셈이었다.


“그럼 이제 가봐.”

“···정말로요?”


도적들이 의심스럽다는 듯이 되물었다.

라이언의 숨겨진 의중을 파악하려는 양.

위협을 가한 상대에게 돈만 빼앗고 보내주다니 도적들 입장에서는 이해가 되지 않았다.

라이언이 허리춤에 찬 손도끼를 툭툭 건드리며 사납게 대답했다.


“그럼 내가 여기서 너희들은 목을 따야 할까?”

“히익!”

“10초 안에 사라지지 않으면 모가지를 따주지. 10, 9, 8···”


도적들은 발등에 불이 떨어지도록 부리나케 도망쳤다.

그들이 사라지자 골목길 안은 다시 적막이 감돌았다.

라이언은 주위를 둘러보면서 나지막하게 읊조렸다.


“그럼 이제 그만 나오시지. 내 손도끼가 당신의 대갈통을 찍어야 말을 들으려나?”


라이언의 혼잣말이 골목길에 울려 퍼졌다.

어떤 소리도 들리지 않았지만 누군가 이 공간에 있음을 확신했다.

그가 내뱉은 혼잣말에 누군가가 반응했다.


“어떻게 알았지?”

“냄새를 풀풀 풍기면서 쫓아오는데 모를 수가 없지.”


라이언이 짐승처럼 으르렁거리며 하얀 이를 드러냈다.

상대는 플레이트 갑옷을 걸친 중년의 사내였다.

세월을 흔적을 알리는 것처럼 얼굴에는 미세한 주름들이 가득했다.

그가 팔을 들어 올려 코밑에 자신의 냄새를 맡았다.


“냄새라. 아무 냄새도 안 나는데.”

“내 코는 못 속이거든.”

“놀랍군. 북부 대륙의 야만인들은 그런 거까지 알 수 있나?”

“야만인?”

“그래. 야만인.”


남자는 회상에 잠긴 얼굴로 고개를 끄덕였다.


“흉포하고 잔인하고 야만스럽지.”

“···”

“적에게는 피도 눈물도 없고, 사람 죽이는 것을 돌같이 하는 자들이지.”

“그럼 당신도 야만인이군.”

“뭐?”


영문을 표하는 사내에게 라이언이 히죽거렸다.


“온몸에서 피 냄새가 진동하는데 당신도 야만인이랑 뭐가 다르다는 거지?”


상대는 어중이떠중이 도적들과 달리 사람을 많이 죽여본 자였다.

씻을 수 없는 피 냄새가 라이언의 코끝을 마비시킨다.

라이언의 도발에 남자는 말려들지 않았다.

오히려 즐겁다는 듯 입가에 미소를 지었다.


“그나저나 아까 그 도적들은 왜 죽이지 않았지? 당신을 위협하지 않았나?”

“이봐. 도시에서 사람을 죽이면 나도 피곤하다는 것은 알아.”

“만약 그들이 앙금을 품고 자네를 해하려 한다면 어떻게 할 건가?”

“그때는 대가리를 쪼개 주지 뭐.”

“아까는 죽이면 피곤하다며?”

“다른 도시로 튀면 되지. 뭔 상관이야?”

“현상수배범이 될 텐데?”


남자의 말은 틀린 말이 아니었다.

도시에서 사람을 죽이면 범죄자 취급을 받는다.

다른 도시에 도망간다 해도 마찬가지였다.

남들이 없는 곳에서 숨어 지내거나 범죄자의 도시라 불리는 ‘하탄’에 들어갈 때까지, 범죄자의 꼬리표는 떨어지지 않는다.

남자는 그 점을 지적했다.

그럼에도 라이언은 대수롭지 않다는 듯 고개를 으쓱거렸다.


“그것도 나쁘지 않군.”

“뭐?”

“쳐죽일수록 내 현상금도 올라가겠지?”

“그런데?”

“그럼 강한 놈들과 죽을 때까지 싸울 수 있겠군.”


라이언이 사나의 미소로 대답했다.

남자가 할 말을 잃은 것처럼 꿀 먹은 벙어리가 되었다.

보통 사람이 할 수 있는 생각의 궤를 달리했다.


‘강한 자들이 내 목을 노린다라. 그거 참 흥분되는군.’


라이언은 그것도 나쁘지 않은 생각이라고 느꼈다.

얼마나 많은 강자들이 자신을 찾아올지 실로 기대됐다.

강한 적과 전력으로 맞부딪칠 수만 있다면 이까짓 목을 내줘도 상관없었다.


“무식한 건지 만용을 부리는 건지···”


사내가 질린다는 듯 고개를 가로저었다.

그래서 더 라이언의 태도에 마음이 들었다.


“금화 20닢.”

“뭐?”

“자네가 의뢰를 완수하면 받을 수 있는 보수지.”


파격적인 제안에 라이언이 눈을 빛냈다.

금화 1닢이면 일반인 가족 4명이 한 달을 풍족하게 살 수 있는 돈이다.

그만한 보수를 지불하겠다고?

남자가 말을 덧붙였다.


“사람 비슷한 것을 죽이는 일이지. 당신 말고도 몇몇 사람 더 올 거요. 아주 중요한 일이거든”

“사람 한 명 죽이는데 그 정도 돈을 준다라. 엄청 위험한 일인가 봐?”

“그렇지. 어쩌면 살아서 돌아오지 못 할 수도 있지.”

“그놈은 강하오?”

“매우.”

“그럼 내일 봅시다.”

“할 마음이 있다면 내일 정오까지 트라하 영주님의 저택 앞으로 찾아오시오. 내 이름을 대면 들어올 수 있을 거요.”


남자는 어둠 속으로 자취를 감췄다.


“아. 내 이름은 벤자민이요. 영주님의 직속 기사지.”


그 말과 함께.


**


라이언은 골목길을 빠져나왔다.

자신을 기사라고 밝힌 남자의 발자취는 보이지 않았다.

그가 먼저 찾은 곳은 대장간이었다.

대장간 외부는 온갖 무기들이 가판대에 놓여 자신의 주인을 기다리고 있었다.


‘잘 만든 무기들이군.’


그것들은 살아 숨쉬기라도 하는 것처럼 훌륭한 자태를 뽐냈다.

무기들을 구경하다 익숙한 소리가 들렸다.


깡! 깡! 깡!


라이언은 귀신이라도 홀린 것처럼 그 소리를 따라갔다.

후끈하게 달아오는 열기가 그를 덮쳤다.

대장간 내부는 망치질로 한창이었다.

철을 두드릴 때마다 아름다운 선율이 일어났다.

라이언은 조용히 숨을 죽이며 대장장이를 관찰했다.

하얗게 센 머리와 수염이 보일 정도로 늙은 노인이다.

노쇠하기는커녕 팔뚝은 다부진 근육들로 이루어졌다.

망치를 휘두를 때마다 떨어지는 땀방울들이 불을 더 치솟게 만들었다.

두 눈동자는 의지가 충만했다.

마치 꺼지지 않는 불길을 바라보는 것처럼.


‘대장장이도 우리와 같은 전사지.”


그들은 우리와 같다.

단지 추구하는 전장이 다를 뿐이다.

그들은 불길 속에서 치열한 전쟁을 치른다.

대장장이는 전사의 목숨을 책임지는 이들이다.

훌륭한 대장장이 손에서 탄생한 무기는 수 백 명이 지닌 전사의 목숨과 맞먹는다.


“기다려줘서 고맙군. 무슨 일로 대장간을 찾았소?”


어느새 망치질을 끝낸 늙은 대장장이가 일어섰다.

노인의 얼굴은 화기로 인해 발갛게 상기되어 있었다.

짙은 땀 냄새와 매캐한 철 냄새가 확하고 풍겼다.

라이언은 자신이 찾아온 이유를 설명했다.


“무기의 날 좀 갈았으면 해서 말이오.”

“얼마나 험하게 다뤘으면 날이 다 상하나?”

“뭐. 이것저것 베다 보니.”


양날 도끼를 요리조리 살피던 대장장이가 혀를 찼다.


“원래 쓰던 무기가 아니군.”

“눈치챘소?”

“당연하지. 무기는 사용하는 주인을 닮지. 얘는 너무 내뱉는 호흡이 거칠어.”


이해할 수 없는 말이었다.

대장장이는 마치 철이 사람같이 숨을 쉰다는 것처럼 얘기했다.


“그에 비해 자네 허리춤에 걸린 손도끼는 소름 끼칠 정도로 조용해. 마치 때를 기다리는 사냥개처럼 말이야. 그 손도끼도 맡길 건가?”

“물론. 내일 아침까지 부탁하오.”

“시간이 촉박하겠군. 은화 한 닢만 받지.”

“여기.”


값을 지불한 라이언은 밖으로 나왔다.

어느덧 해가 뉘엿뉘엿 지고 있었다.

땅거미가 길게 늘어지며 낮에 바글거리던 인파들도 점차 사라졌다.

라이언의 발걸음도 머물 여관을 찾아 바삐 움직였다.


**


눈부신 빛줄기가 창문 틈 사이로 숨어들어왔다.

편하게 휴식을 취하던 라이언의 눈이 꿈틀하고 움직였다.

아침이다.

숙박실을 나와 간단하게 아침을 마치고 대장간을 찾아갔다.

문을 두드리니 대장장이가 하품을 하며 라이언을 반겼다.


“빨리도 왔군.”

“정오에 해결해야 하는 의뢰가 있어서 말이오.”

“이리 와서 가져가게.”


그의 안내를 따라 자신의 양날 도끼와 손도끼를 챙겼다.

라이언은 대장장이의 솜씨에 진심으로 감탄했다.

시퍼렇게 번쩍거릴 정도로 날이 서 있었다.

날에 조금만 닿아도 베일 것 같은 섬뜩함이 자리 잡았다.

목덜미를 서늘하게 할 정도로.


“음?”


양날 도끼를 살피던 라이언이 이상함을 눈치챘다.

도끼의 날이 검은색 빛을 띄고 있었다.


“끌끌. 자네가 가지고 온 무기는 내가 녹였네. 원래 무기라는 것은 주인을 따라가는 법이지. 그 양날 도끼는 언젠가 자신을 배신했을 거야.”

“그럼 이건?”

“이건 내가 주는 선물일세. 돈은 안 받도록 하지. 그 도끼도 자신의 주인을 찾아서 기뻐하고 있군.”


라이언이 양날 도끼를 잡았다.

착하고 달라붙을 정도로 그립감이 남달랐다.

오랫동안 같이 전장을 헤쳐온 전우처럼 느껴졌다.


후웅! 후웅!


그는 그 자리에서 몇 번 도끼를 휘둘렀다.

양날 도끼는 바람 소리를 가르면서 기분 좋은 소리를 냈다.


“좋군.”

“묵철이라는 걸로 만든 도끼지. 가볍고 튼튼해서 마음에 들 거야.”

“꽤 비싸 보이는데.”

“아까도 말했듯이 돈은 안 받겠네.”

“고맙소. 다음에 또 이용하도록 하지.”

“다음에는 이런 서비스는 없을 게야.”


노인이 손을 휘적거리며 대장간 안으로 들어갔다.

라이언도 손도끼와 새로 얻은 양날 도끼를 챙겨 등을 돌렸다.


**


라이언은 우선 길드를 찾아가 용병패를 받았다.

동색의 패였다.

많은 임무를 성공적으로 처리한다면 은색패를 받을 수 있는 승격 시험을 치른다고 했던가.

딱히 욕심은 나지 않았다.

어디까지나 신분을 확보하기 위한 일이었다.

그는 처음으로 받은 외뢰를 완수하기 위해 트라하 저택으로 향했다.

트라하 저택은 지나가는 시민에게 물어보지 않아도 될 정도로 커다랬다.

멀리서도 한눈에 알아볼 정도로 말이다.

하긴, 영주가 사는 곳이니 당연했다.

저택 앞에 도착하자 입구를 지키던 보초들이 경계 어린 눈빛으로 라이언을 막았다.


“무슨 일이냐?”

“의뢰 때문에 왔소. 벤자민이라는 기사가 정오까지 찾아오라고 했는데.”

“아. 당신이 벤자민 기사님이 말한 그 남자인가 보군.”


보초병은 기별을 받았는지 안내인을 불렀다.


“이쪽으로 오시지요.”


안내인을 따라 정원을 지나쳐 저택으로 들어갔다.

저택 안도 정원만큼이나 화려했다.

고급스럽고 멋들어진 가구들과 비싸 보이는 그림들.

그것들을 지나쳐 라이언을 접견실로 안내했다.

접견실에는 그 말고도 다른 손님들이 있었다.


“저 대머리 양반을 또 뭐야?”


이 작품은 어때요?

< >

Comment ' 2

  • 작성자
    Lv.60 mj*****
    작성일
    19.08.13 17:51
    No. 1

    바이킹은 대머리였군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66 고냥이최고
    작성일
    19.08.23 09:34
    No. 2

    흐음 뭔가 단어가 좀 많이 바껴야 될꺼 같은데
    사소한 상식들까지 반년만에 익힌다는건 쫌 흠 아무리 똑똑해도 힘들지 않을까여
    근데 그거는 어색하진 않은데

    단어들중에 중간중간 한자가 들어가는게 너무 어색해염 앞화에선 사자성어까지 나온거 같은데
    의미전달은 확실히 되지만 뭔가 확깹니다 바이킹이 대포쏘는거처럼여 ㄷㄷ

    찬성: 0 | 반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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