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왕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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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설우
작품등록일 :
2012.08.27 02:01
최근연재일 :
2010.07.24 12:12
연재수 :
11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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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43
글자수 :
40,457

작성
10.07.18 12:49
조회
35,646
추천
72
글자
8쪽

1, 숨겨진 진실 (4)

DUMMY

***


"이놈들!"

퍼억!

호통소리와 함께 어디서 날아온지 모를 검이 날아와 병사하나가 나가떨어졌다. 검에 실린 힘이 어찌나 센지 가슴에 자루만 남도록 검이 박혔고 병사는 뒤로 삼미터나 날아갔다.

랑디는 튀어나가던 몸을 급히 틀어 가슴을 노린 검을 쳐내고 병사가 검에찔려 날아가며 생긴 틈으로 몸을 굴렀다.

챙 스컥

"크윽."

한 개의 검을 쳐내고 굴렀으나 나머지 하나에 오른쪽 팔뚝을 베이고 말았다.

피가 철철 흘렀지만 다행히 뼈까지 상처입지는 않은듯했다.

"이런 개자식들이!"

수풀을 헤치고 나타난 라울의 우락부락한 얼굴이 그리도 반가울수가 없었다.

"헤네시 경!"

살아남은 두명의 병사는 몹시 당황한듯 하더니 이내 눈짓을 교환하더니 빠르게 양갈래로 흩어져 달아나기 시작했다.

"놓칠까보냐!"

라울이 걔중 한놈을 뒤쫓으려 했으나 그때 뒤이어 나타난 몰린이 붙잡아 세웠다.

"헉헉! 헤네시 경! 멈추시오! 헥, 헥"

뛰어오느라 가팔라진 숨을 고른뒤 말을 이었다.

"한놈이 돌아와 도련님을 헤치면 어쩐단 말이오! 지금은 도련님의 안전이 우선이요."

그말이 옳다 여겼는지 라울이 추격을 멈추고 랑디에게 다가왔다. 어린 소영주와 싸움을 할줄 모르는 몰린이 병사를 감당하기는 위험하리라.

"대체 이게 무슨......."

몰린과 헤네시는 주위 참상에 정신이 달아날것 같았다. 이 무슨 해괴한일이란 말인가.

쓰러진 병사들의 시체를 둘러보던 몰린의 두눈이 커졌다.

"영주님!"

설마, 설마 하는 생각이 머릿속을 맴돌았다.

헤네시의 두눈도 부릅떠졌다.

랑디가 아버지의 시체에 다가와 머리를 끌어안았다.

딱 하루!

희망을 품었다.

운명을 바꿀수있으리라 믿었다.

하지만 딱 하루만에 희망이 산산히 부서지고 말았다.

아니, 오히려 더욱 참혹한 사실을 알려주었다.

"아버지....."

소리죽여 우는 랑디의 뒤에서 라울과 몰린이 방해가 될세라 어금니를 악 다문채 조용히 눈물을 흘렸다.

랑디는 아버지의 시신을 안은채 꼭 복수를 다짐했다.



***



리오마을에서 마차를 구해와 시신을 수습했다. 마을의 장정 다섯이 동원되어왔다. 마차에 조슈아의 시신을 싣는 장정에게 랑디가 소리쳤다.

"조슈아의 시체는 다른곳에 실으세요. 배신자의 시체를 아버님과 함께 뉘일수는 없습니다!"

사정을 모르는 인부들이야 영주와 기사가 가장 높으니 함께 실으려 했던것인데 정색하고 소리치자 고개를 꾸벅 숙이고는 다른 마차에 실었다.

사정을 모르긴 라울과 몰린또한 마찬가지였다.

누구보다 놀란 라울이 물었다.

"소영주. 조슈아가 배신했다니 무슨말이오?"

랑디가 기타부터 말이없었기에 어떻게 자작님이 습격을 받은것인지, 또 어떻게 그걸 미리 알고 달려왔는지 몹시궁금했었다.

대략의 추측으로 병사의 신분으로 잠입한 자객들이 영주와 조슈아를 노렸으리라 짐작했는데, 조슈아가 자객이었다니.

"이럴수가, 이럴수가!"

라울은 도무지 믿기지가 않는지 머리를 도리질쳤다. 현실을 받아들이기 힘들었다.

네명의 기사중 파우스가의 제크와 아들 키온은 레이드자작가의 오랜 가신가문으로 날때부터 레이드자작가에 충성해온 인물들이었고

라울과 조슈아는 원래 용병출신이었다. 검술에 재능이 뛰어났던 라울은 10년전 레이드자작의 눈에 뛰어 기사로 발탁이 되었고, 조슈아는 3년 전쯤에 성의 기사가 되었다.

용병일을 위해 레이드성에 들린 조슈아의 뛰어난 실력을 알아보고 그를 자작에게 추천한것이 자신이었다. 출신도 같고 연배도 비슷해 내심 동류라는 유대속에 둘은 매우 친하게 지냈었다.

라울의 혼란은 극에 달했다.

"이런 개자식이! 으아아! 이 미친새끼가!"

퍽, 퍽

라울은 두눈이 시뻘개진채 미친듯이 조슈아의 시체를 내리쳤다.

"히엑!"

인부들이 그 기백에 놀라 말릴 생각도 못한채 슬금슬금 물러섰다.

"헤네시 경! 그만하세요!"

랑디의 고함에 라울의 손이 멈추었다.

라울은 두눈에 눈물을 흘리며 울먹였다.

"저 미친새끼가, 저 미친놈이 영주님을.... 흑, 영주님을......"

랑디가 짧게 한숨을 쉬었다.

"괴로우니 그만하세요."

"그래 자네 좀 진정하는게 좋겠네."

몰린까지 말리고 나자 라울의 울먹임이 멈추었다. 갑자기 라울이 랑디앞에 무릎을 꿇었다.

"다 제 탓입니다! 저를 죽여주십시오!"

라울은 심장이 메여 죽을것만 같았다. 자신의 사람보는눈이 잘못되어도 한참 잘못되었다. 자객을 영주께 추천하다니. 이는 자신의 잘못이다. 충성을 맹세한 주군을 잃은 라울은 고르곤 레이드자작에 대한 죄스러움과 조슈아에 대한 분노로 머릿속이 터질것 같았다.

차라리 죽고만싶었다.

그런 그의 속을 아는지 모르는지 랑디가 무릎꿇은 라울을 물끄러미 내려다보았다.

"일어서세요."

라울은 여전히 요지부동이자 랑다가 그앞에 쪼그려앉아 라울의 귓가에 말했다.

"전 용서할 생각이 없습니다. 죽일겁니다. 아버지를 죽이도록 사주한 그 배후를 밝혀내 철철히 파멸시켜 버릴겁니다. 좋든싫든 책임을 느낀다면 절 도와주셨으면 합니다. 헤네시 경."

랑디의 조용한 말에 라울이 고개를 들어 어린 소영주를 보았다.

오싹했다. 랑디의 조용한 그말에 가슴속에 묻힌 한이 느껴지는듯했다.

저 어린 나이에 아비가 눈앞에서 죽었는데 어찌 저리도 태연할수 있을까?

꼭 깨문 입술을 보니 꼭 그런것만 같지도 않았지만 나이에 맞지 않는 모습때문이었을까 속으로 분을 삭히며 조용히 복수를 말하는 소영주를 보자 기특함보다 섬뜩함이 먼저 들었다.

'나보다 더 침착하구나.'

라울은 결심했다. 이 어린 소영주의 말대로 철저히 복수하리라. 소영주의 결심이야 가상하지만 어린나이에 배후는 어찌 밝혀낼것이며 복수는 어떻게 할것인가. 자신이 그 복수의 칼이 되리라.

랑디는 라울을 일으켜 세웠다.

라울의 충성심이야 이미 잘알고있다. 그가 조슈아와 한통속일 리가 없다.

이젠 꿈이되어버린 전생을 떠올려보았다.

아버지가 죽고 영지의 경영에 대한 모든 것은 작은 아버지인 라임 레이드에게 맡기고 자신은 검에 빠져들었다.

몸을 혹사시킬수록 괴로운 마음을 털어내버릴수가 있었고, 후에는 점점더 검술의 매력에 빠져들어 수련에 박차를 가했다.

18살이 되어 성인식을 치름과 동시에 왕국의 기사가 되어 황제에게 충성을 맹세했다. 또, 훗날 대륙을 통일하고 왕국을 제국으로 올린 카뮤라 황태자에게도......

기사서임을 받고는 왕궁기사단에 소속되어 수도에서 생활하였다. 그때 수도에서 자신을 보필하던 이가 몰린과 라울, 그리고 파츠였다.

생각해보니 그쯔음 영지가 가젤남작에게 넘어가버렸다. 그당시엔 영지를 맡고있던 작은아버지가 운영하는 상단이 큰 빚을 지어 가젤남작에게 영지를 판것이지만 검외에 다른것엔 일체 신경쓰기 싫었다.

눈물을 흘리며 미안하다고하는 작은아버지에게도 웃으며 괜찮다고 했다.

헌데, 생각해보니 뭔가 석연찮은게 많았다.

영지를 파는것과 비슷한 시기에 조슈아가 갑작기 행방불명되어버렸던 기억이 난다.

"가젤인가......?"

"예?"

라울의 물음에 상념에서 깨어났다. 머릿속에 생각하던 것이 저도 모르게 입 밖으로 튀어나온듯했다.

"아닙니다. 녀석들이 노리는 게 레이드성이라면 또 찔러오겠지요. 일단 성으로 돌아갑시다. 아버님의 장례가 우선입니다."



----

댓글은 작가에게 큰 응원의 힘이됩니다.

읽어주신 모든분과

그리고 劍客님, 月光醉雲님, 욕망님에게 감사합니다.

즐거운 주말되세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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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ment ' 32

  • 작성자
    Lv.99 白雨
    작성일
    10.09.28 15:59
    No. 31

    잘 보고 갑니다~!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6 엑서
    작성일
    10.10.06 10:48
    No. 32

    아버지가 몬스터의 습격으로 죽은 줄 알고 있는 주인공입니다. 누군가의 배신으로 죽은것이 아니라. 그래서 먼저 달려가 순찰을 중단시킬 목적이라면 혼자 빨리 가는 것은 이해할 수 있다고 보네요. 잘 보고 갑니다.

    찬성: 0 | 반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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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1, 숨겨진 진실 (2) +24 10.07.16 39,461 76 9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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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서장 +37 10.07.15 56,187 89 4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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