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원관리자로 취직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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티그리드
작품등록일 :
2019.12.19 03:48
최근연재일 :
2019.12.26 14: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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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12.19 10: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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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TAGE1. 게임 혹은 현실

DUMMY

가이아에 오신 것을 환영합니다.

눈앞에 메시지가 아니었다면 게임인 것도 믿을 수 없었을 것이다.


그냥 게임들과 비슷하려나?

음성인식도 된다고 들었지만 역시 클릭하면서 하는 방식이 익숙했다. 사현은 자신의 눈앞에 스텟창을 클릭했다.


양사현.

직업: 시스템 부관리자.

특성: 차원 이동자. (차원 이동시 페널티 감소)

힘 9

지능 11

민첩성 9

체력/ 마나: 100/89

레벨 1.


남은 스킬 포인트 1


-레벨이 낮아 세부 스텟을 열람할 수 없습니다.

-부관리자 시스템 열람이 가능합니다. (상대 스텟 열람 가능)

-레벨이 높아지면 전직이 가능합니다.


"전형적이네."


TP 소프트 게임이라고 믿기지 않을 정도로 진부한 시스템이었다. 뭐 그래도 덕분에 어렵지 않게 적을 할 수 있기는 했지만.

긍정적인 면은 그래도 관리자라고 보정이 주어진다는 점이었다. 사실 상대의 능력을 보고 싸운다는 건 반쯤 이기고 가는 거나 마찬가지였으니까.


다른 사람도 아니고 사현처럼 게임에 익숙하고 눈썰미가 뛰어난 사람이면 더더욱 그랬다.


"가이아 부관리자 트레이닝에 오신 걸 환영합니다. 튜토리얼을 맡은 엘레나입니다.“


'과장님하고 똑같이 생겼네.‘


지은의 얼굴이 현실감 없다고 생각했었는데, 인제 보니 생긴 것도 게임 캐릭터 그 자체다.

웃긴 건 그렇게 실제 사람의 얼굴을 박아 놓았어도 전혀 위화감이 없다는 사실이었다. 차라리 게임에서 이렇게 등장하는 게 현실감이 높아 보인달까.



그런 사현의 공상은 상관없는지 NPC는 사현에게 말을 시작했다.


"차원 부관리자는 가이아의 여러 가지 문제를 해결하는 게 목적입니다. 예를 들면 비정상적으로 강한 존재들이나, 비정기적 몬스터 사냥같은 걸 들 수 있겠네요.“


"일반적인 레이드라고 생각하면 되겠네.“

"이런 버그들은 일반적인 플레이어들은 손도 댈 수 없죠. 일반적인 보정으로는 따라갈 수 없을 만큼 강하니까요.“

"오, 그럼 보정이 또 있는 거야?“


듣고 있던 NPC는 사현의 얼굴을 쓱 훑어보더니 한숨부터 내쉬었다. 영 탐탁지 않은 표정으로 궁시렁거리던 그녀의 입이 떨어졌다.



"세상은 역시 불공평하네요. 이런 말도 안 되는 특성부여라니. 내가 이런 보정을 가지고 시작했으면.“


차원 이동자에 스텟 슬레이어의 전직까지 이어지다니.


한 번에 부관리자로 낙하산으로 들어온 것만 해도 말도 안 되는 특전인데 이런 말도 안 되는 보상이라니.

다른 차원에서 넘어온 플레이어들만 해도 말도 안 되는 성장치를 받고 시작하는데 이런 사기적인 특성으로 시작하는 게 말이 되는가?


특성만 봐도 타하무트님이 얼마나 큰 기대를 하고 이 남자를 불러들였는지 감이 왔다. 수도 없이 갈아치워 지던 부관리자 중에서 이런 특성을 받고 시작하는 사람은 없었으니까.


'줄을 잘 서야겠네.‘


안 그래도 평생 말단 기록관으로 썩고 있는 자신의 처지에선 사현의 눈에 들어둬서 나쁠 건 없다. 이번엔 확실히 눈도장을 받아 두어야지.


거기에 사현이 얻어낸 카르마 수치는 자신의 업적으로 일부 인정된다. 이런 말도 안 되는 수치를 받고 시작하는 관리자 옆에 선 건 기회라고 봐도 좋겠지.


그녀는 감정을 잘 추스르고 말을 시작했다.


"일단 스킬부터 찍고 시작하죠.“

"스킬창.“


집중력(차원무관): 시전자의 집중력을 한계치까지 늘려 줍니다.

신체강화(차원무관): 시전자의 신체 능력을 향상시킵니다.

전시안(차원무관): 사물의 변화와 본질의 파악이 가능해집니다.


'세상에 차원 한정 스킬이 하나도 없어.‘


이젠 놀라는 것도 지친다.


스킬의 효용성은 무시하더라도 차원 무관특성이 붙는 건 쉬운 일이 아니다. 한마디로 다른 차원에 넘어가면 부관리자 자체가 재앙이 될 수 있으니까.


그런데 사현에게는 처음 시작부터 차원 이동자 특성에 차원 무관 스킬을 한 무더기로 주고 시작한다.


그게 의미하는 바가 뭐겠는가?


'나 진짜 황금라인 타게 됐나 봐.‘


매일 승진에서 빠지던 지긋지긋한 시절도 아젠 안녕이다. 아마 조금만 있으면 자신도 부관리자를 달 수 있을 것만 같은 기분이다.

최대한 빨리 이 남자를 성장시켜서 더 올려 버리는 거다. 그래야 자신이 빈자리를 잽싸게 올라갈 수 있지.

"무조건 전시안으로 가세요."

"전시안? 전투엔 별로 도움이 되지 않을 것 같은데.“

"어설픈 전투 스킬보다 훨씬 도움이 될 거에요.“


무엇보다 감각을 올려주니까요.

엘레나는 설명했다.

감각지수 높아지면 상대의 약점을 어렴풋이나마 알 수 있다. 스킬을 배울 때 수련도가 높아지는 건 덤이다.

한마디로 빠른 성장과 전투를 동시에 할 수 있는 스킬. 사실 이런 스킬을 초반에 얻을 수 있는 것 자체가 말이 안 되는 것이다.


"자, 한번 보세요. 아까랑 달라진 것 같지 않아요?“

"이런 게 가능해?“


전에는 느끼지 못했던 것이 그대로 보였다. 그리고 놀란 건 엘레나가 자신보다 얼마나 강한지 한눈에 알아볼 수 있다는 점이었다.

그녀가 자주 쓰는 무기, 그리고 검을 뽑을 속도, 그리고 검을 쓸 때 습관까지.


그 모든 게 어렴풋이나마 보였다. 신기하게도 대충 그녀를 훑어보는 것만으로도 엘레나와의 싸움이 어떻게 흘러갈지 알 수 있다. 아마 지금의 그라면 엘레나에게 10초도 버티지 못하리라.


'이거 완전히 사기네.‘


관리자 보정이 있다더니 초반에 버프를 엄청 몰아줄 생각인가 보다. 하긴 기왕 하는 게임이면 초반에 달리는 맛이 있어야 재밌긴 하니까.


"그럼 첫 퀘스트부터 시작하죠.“


엘레나가 손짓하자 눈앞에 퀘스트 아이콘이 떠올랐다. 사현이 메시지 아이콘을 클릭하자 메시지가 나타났다.


Quest

임무: 마을 주민들을 성가시게 하는 바닷가재들을 50마리 이상 잡으세요.

난이도 E-

보상: 카르마 포인트 5, 경험치 500


"무기는 여기 단검 정도면 충분할 거예요. 어디까지나 튜토리얼이니까 무리하실 필요는 없고요. 임무를 수락하면 해변으로 이동할 거에요.“

"좋아. 주의할 건 없고?“

"될 수 있으면 빨리 해결하는 게 좋아요. 임무를 어느 정도 시간에 걸쳐 해결했느냐에 따라 업적 보너스가 있거든요. 자, 그럼 워프 시작합니다.“


"으아악.“


주의할 점은 시간뿐이라더니.


사현은 자신의 입속에 들어온 바닷물을 뱉었다. 바닷물의 짠맛까지 그대로 느껴지는 걸 보니 진짜 굉장한 게임이긴 했다.

겨우 헤엄을 쳐 해변으로 나오니 이미 엘레나는 장검을 비켜 쥐고 준비하고 있었다.


"저기 보이는 바닷가재들을 잡으시면 돼요. 저래 보여도 몬스터니 공격당하지 않게 주의하시고요.“


사현은 전시안을 통해 바닷가재들을 살펴보았다.

확실히 약한 몬스터들이라 그런지 어떤 식으로 공격할지 한 눈에 보였다.


'이마 사이로 쏘는 독침만 주의하면 되겠네.‘


느릿하게 단검을 휘두르자 바닷가재가 쏜 독침들이 떨어졌다. 민첩이 낮은 사현이라도 얼마든지 피할 수 있는 속도.

문제가 있다면 바닷가재의 등 껍질 정도지만.


'그것도 이렇게 약점이 보이면 쉽지.‘


등껍질 사이에 단검을 쑤셔 넣자 금세 바닷가재가 죽어버렸다. 적당히 단검에 묻은 피를 떨어내자 메시지가 떠올랐다.


경험치 5를 얻었습니다.


생각보다 훨씬 할만한데?


게임 시스템이나 연계도 그렇게 어렵지 않았다. 무엇보다 가상 현실의 세계에서 움직이니 스킬이나 움직임이 훨씬 직관적이다.

게임에서처럼 모니터를 바라보고 움직이는 게 아니라 생각했던 그대로 게임에서 그 움직임이 구현되니까.


지금은 스텟이 낮아서 할 수 있는 움직임이 제한적이라 이 정도지, 나중에 가면 현실에서 볼 수 없는 움직임까지 무리 없이 할 수 있으리라.


공중회전이라던가 대쉬같은 기술들.


사실 남자라면 누구나 한번 해보고 싶은 꿈의 기술들 아닌가? 그런 것들을 위험 감수 없이 언제든지 게임 속에서 해 볼 수 있다니.


'이거 20시간만 하고 그만둘 수 있을지 모를 정돈데?‘


상상했던 것보다 훨씬 만족스러웠다.

경쾌하게 휘두르는 단검의 속도가 더욱더 빨라졌다.

그렇게 삼십 분쯤 단검을 휘두르고 나니 자신의 퀘스트는 이미 끝나있었다.


퀘스트를 완료했습니다.

레벨이 2 올랐습니다.


힘 12

지능 13

민첩성 10

체력/ 마나: 130/89

레벨 3


보유 카르마 포인트 5.


남은 스킬 포인트는 전시안과 집중력에 하나씩 투자했다. 스킬을 찍을 때마다 몬스터들의 움직임이 달라지는 것이 보였다.


'빛의 움직임을 이용했으면 훨씬 쉬웠겠네.‘


아직 해변을 배회하는 바닷가재들을 보며 사현은 생각했다. 다른 몬스터는 어떻게 사냥할 수 있을지 벌써 궁금해졌다.


"생각보다 빠르게 끝내셨네요.“

"뭐 스킬의 도움이 컸지. 좋은 조언 고마워 엘레나.“

"도움이 되었다니 기쁘네요.“


깔끔하게 튜토리얼을 해치우고 나니 본격적으로 게임에 들어가고 싶어졌다.

이 정도가 튜토리얼이면 본 게임은 어떨까?


보통 게임과는 차원이 다른 현실감에 벌써 기대감이 끓어 올랐다. 전시안과 상승한 육체 능력을 이용한 콤보등을 생각해보면 가능성은 무한했다.


"그럼 이제 메인 퀘스트로 들어가자."

"저도 그러고 싶은데 시간이 모자라네요.“


엘레나의 손이 시계를 가리켰다.


벌써 밖의 시계는 오후 6시를 지나고 있었다.

게임 속에선 아직 환한 낮이라 눈치채지 못하고 있었다. 사실 단 두시간만 게임을 하기로 약속하고 들어왔었는데 벌써 세시간이 지났다.


아마 모르긴 몰라도 밖에서 지은은 계속 자신을 기다리고 있었을 거다. 첫 테스트니 당연히 집에 갈 생각은 하지 못했을 거고.


'또 게임에 빠져서 민폐를 끼쳤네.‘


사현은 다음부터는 현실 속 시계도 확인하면서 게임을 해야겠다고 다짐했다.

안 그랬다가는 이 게임 속에서 수십 시간이고 죽치고 앉아 있을지도 모르니까. 이 게임, 진짜 대박 물건이긴 하다.


"그럼 오늘은 여기까지만 할까?“

"다음에 시작하실 땐 본 게임부터 입장할 거에요. 어려운 점이 있으시면 언제든지 튜토리얼 맵을 클릭하시면 되고요.“

"그럴게. 로그 아웃은 어떻게 하면 되지?“

"간단해요. 그냥 로그 아웃이라고 외쳐 주시기만 하면 돼요.“

"간단하네.“

"사실 제일 중요한 기능이 로그 아웃 기능이니까요.“

"생각해보니 그러네.“


가상 현실에서 빠져나오는 것만큼 중요한 일이 어디 있을까. 그게 직관적이지 않다면 만화에서처럼 게임에 갇혀 버리는 일도 일어날 수 있겠지.


아무리 게임이 좋아도 그런 일이 일어나면 곤란하니.


"로그 아웃.“


시스템 로그 아웃을 실행했습니다.

카운트를 시작합니다.

차원 전송 시작. 3, 2, 1.


"어?“


캡슐 안에서 헬멧을 벗자 땀 냄새가 확 풍겼다.


얼마나 집중을 해서 게임을 했는지 자신의 이마를 타고 땀이 줄줄 흐르고 있었다.

그래도 이런 게임을 하고 나면 멀쩡할 수가 없지.


휘청거리는 몸을 겨우 가눠 캡슐을 열었다. 밖에서 기다리고 있던 지은이 환한 미소로 사현을 반겼다.


"어때요, 가상 현실을 경험한 소감이?“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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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STAGE1. 게임 혹은 현실 +2 19.12.19 98 1 1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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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프롤로그. 차원 관리자의 탈모에 관하여 19.12.19 164 2 3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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