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한의 정령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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깜냥현자
작품등록일 :
2020.04.20 20: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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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05.13 16: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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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4.20 2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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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일 잘하는 걸 하자

DUMMY

전생에서 기계를 전공했던 케일.


그중에서도 그가 좋아했고 열을 다했던 분야는 다름 아닌 드론(drone)이었다.


하늘을 날아다니는 소형 기계는 급격하게 변화하는 시대에 맞춰 취미와 미래 다양한 역할을 할 수 있는 로봇으로 발전했다.


대학을 졸업하자마자 뛰어든 드론 사업에서 나름 성공을 했던 케일이었기에 드론에 대해서 모르는 건 거의 없다고 봐도 좋다.


“정령석을 여러 개 만들지 못한다면 하나를 잘 사용할 수 있는 걸 만들면 좋겠지.”


케일은 가장 자신이 있는 분야를 정령석과 결합하기로 했다.


마법이 중심인 세계에서 기계를 만드는 건 쉬운 일이 아니다.


형태나 원리는 어떻게 잡는다고 해도, 기계를 움직일 에너지원이 가장 문제였다.


전기를 생산하기 위해서는 그런 기반 시설과 기술이 필요한데, 이곳에는 전무하기 때문이다. 그걸 혼자 할 수도 없는 거고.


그렇다면 마력을 에너지원으로 할 수 있는 무언가를 만들면 좋을 텐데, 마법에 재능이 없는 스포닝풀 가문의 사람이다 보니 신체에서 얻을 수 있는 마력은 너무나도 적었고 이를 마음대로 활용할 능력도 없었다.


그런데 다행히도 그의 아버지는 의도는 다르지만 케일이 원하는 에너지원을 만들었다.


손바닥 안에 들어갈 정도로 작은 이 구슬을.


“자, 그럼 시작해 볼까.”


케일은 본격적으로 드론을 만드는 작업을 시작했다.


먼저 외형 스케치를 끝내고 시험 제작에 들어갔다.


재료는 목재를 사용할 수밖에 없었다.

이 세계에서는 아직 제련이나 합금 기술이 발전하지 않아서 단단하고 변형이 쉬운 철을 구하기는 어렵다.

그렇다면 그나마 혼자서도 다루기 쉬운 목재가 시험 제작에는 쉽다 판단했다.


팔뚝만 한 목재로 전체적인 형태를 잡고, 작고 가는 목재들로 각 부위를 만들었다.


무엇보다 하늘을 나는데 중요한 프로펠러에 신경을 많이 썼다.


보통 목재보다는 좀 더 유연하고 단단한 것으로 세밀하게 조각하듯 깎아서 형태를 만들고 겉을 구리로 살짝 코팅했다.


“좋아, 이제 조립인가.”


몸체, 프로팰러, 각 부위를 연결하는 플레임.


이것들을 차례차례 조립하자 좀 엉성하기는 하지만 원하는 드론에 가까운 모양이 나왔다.


“이제 남은 건 동력원인가.”


원래라면 배터리와 모터가 연결되어 신호에 맞춰 조종할 수 있는 드론이 되지만. 앞서 말했다시피 그건 불가능하다.


이를 대신하는 것이 정령석에 있는 마력을 기본으로 삼는 코어다.


다행히도 케일의 아버지는 정령석을 이용해서 할 수 있는 여러 가지 방책을 구상해 두었다.

그중의 하나가 정령석을 장착하여 사용할 수 있는 도구다.


아마 각 기구에 정령석을 장착함으로써 다양한 효과를 사용할 수 있는 물건인 것 같은데, 정령석을 대량으로 생산할 수 없는 만큼 의미 없는 것이긴 했다.


하지만 케일에게만은 의미가 있었다.


코어는 정령석을 장착한 동력 기기였다.


원래 목적은 방앗간을 돌리는 용도로 계발한 것 같은데, 코어에 바람 속성의 정령석을 집어넣으며 회전력을 얻을 수 있다.


“필요한 재료는 다 있는 것 같군.”


케일은 공방 이곳저곳을 돌아다니며 필요한 재료를 모았다. 그리고 이를 한데 모아 통에 담고 공방 가운데 있는 거대한 가마에 갔다.


여기에 재료를 집어넣고 가마를 가동하면 완성이다.


“이런 부분에서는 참으로 신기하단 말이야. 구조로 봤을 때는 단순한 가마인데 말이지.”


가마에 재료를 집어넣고 문을 닫고 타이머를 돌렸다.


잠시 후, 가마에 불이 붙으며 거대한 기계가 움직이는 소리와 함께 진동이 일어났다.


어디까지나 마법적인 힘으로 움직이는 신기한 물건이라 케일은 작게 탄성을 지를 수밖에 없었다.


이윽고 띵 하는 소리와 함께 작업이 끝났다.


“자, 어떻게 되었을까.”


두근거리는 마음으로 가마 문을 열었다.


뜨거운 연기와 함께 코어가 모습을 드러냈다.


단단한 금속으로 만든 틀에 회전을 위한 부속품이 박혀 있고, 정면에는 정령석을 넣을 수 있는 홈이 파여 있다.


“모양은 제대로 나왔고. 좋아. 바로 시험해 볼까.”


케일은 곧바로 작업대 위에 있는 초록색 정령석을 홈에 끼웠다. 이미 설계된 대로 딱 맞았다.


“이제 시동을 위한 마력을 조금 불어넣으면······.”


실패한 정령석 파편을 부딪치자 미약한 마력이 발생하며 정령석에 흘러 들어갔다. 그러자 은은하게 퍼져 나오던 빛이 짙어진다.


끼리릭.


“오오, 움직인다!”


코어 뒤에 박혀 있는 부속품이 회전하기 시작한다.

거기에 맞물린 부품들이 작동하면서 프로펠러가 회전하기 시작했다.


“자, 한번 날아보라고.”


시험기 1호를 연 날리듯 살짝 공중으로 던졌다.


살짝 떠올랐던 시험기 드론은 무게 때문에 아래로 떨어지는 듯했지만, 이내 프로펠러의 추진력에 공중으로 떠올랐다.


무게에 맞춰서 프로펠러의 회전력을 적절하게 조절해놓은 터라 더 이상 떠오르지도 떨어지지 않고 일정 고도를 유지했다.


처녀비행은 완벽하게 성공했다.


“좋았어! ······응?”


첫 드론의 완성이 성공하는 순간, 케일의 눈앞에 알 수 없는 푸른 창이 떠올랐다.


[숨겨진 각성 조건을 충족했습니다.]


“이게 뭐야······.”


필연인지, 아니면 우연인지 케일은 알 수 없었다.


어쨌든 눈앞에는 이상한 푸른색 창이 떠올랐고, 그게 드론을 만들면서 나타났다는 사실만은 명확했다.


[드론의 창조자 1 Lv]

-새로운 드론을 제작 또는 전서에 등록하면 레벨이 오른다.


“마치 게임 시스템 같네.”


케일은 기계를 전공하면서 간간이 했던 온라인 게임과 스마트폰 게임을 떠올렸다.

거기에서도 이런 형태의 메시지 창을 봤던 기억이 있다.


무슨 이유로 이런 게 생겼는지 모르겠지만, 명칭에서부터 케일의 목적과 너무나도 부합했다.


혹시 될까 싶어 케일은 스마트 폰을 만지듯 메시지를 살짝 터치했다. 그러자 숨겨져 있던 메뉴들이 쭉 하고 늘어졌다.


[드론 생산] 포인트: 0

[드론 강화]

[아직 해제되지 않은 능력입니다]


아직 해제되지 않은 능력은 아무래도 ‘드론의 창조자’ 뒤에 표시된 레벨이 오르면 드러날 거로 보였다.


먼저 확인해야 할 건 이미 드러나 있는 [드론 생산]과 [드론 강화]였다.


아까와 마찬가지로 터치했다.


[드론 생산] 포인트: 0

└ 최초로 생산한 드론을 전서에 등록할 수 있습니다. 전서 등록된 드론은 포인트를 소비하여 바로 생산 가능하며, 이전에 전서에 등록한 드론과 똑같은 사양을 지닙니다. 드론 생산 이후, 다음 생산까지는 일정 시간이 필요합니다. 소모 포인트와 시간은 레벨이 오를수록 줄어듭니다. [쿨 타임 1시간]

└ (드론 전서 리스트)


“헐. 이거 완전 대박이잖아.”


내용을 읽은 케일은 탄성을 지를 수밖에 없었다.


포인트와 1시간이라는 제한이 있기는 하지만, 그야말로 한 번 제작한 드론을 계속해서 공장에서 찍어내듯 만들어낼 수 있는 거였다.


정말 그게 가능한지 확인하고 싶어 참을 수가 없었다.


“드론 생산!”


[전서에 등록된 드론이 없습니다.]


“아, 전서에 등록된 드론만 가능하다고 했지. 그럼 이걸 전서에 등록하겠어.”


케일이 공중에 날아다니고 있는 시험기 1호 드론을 가리켰다.


[사용자가 지정한 드론 스캔 중]

[스캔 확인. 지정한 드론을 전서에 등록합니다.]

[드론 명칭은 어떻게 하시겠습니까?]


“시험기 1호.”


[시험기 1호로 등록합니다.]

[‘시험기 1호’ 전서에 등록 완료.]

[첫 드론 등록, 100 포인트 획득.]


푸른 창이 바뀌면서 전서 리스트를 보여주었다. 거기에 확실히 ‘시험기 1호’라는 명칭으로 드론이 등록되어 있었다.


“드론 생산.”


시험기 1호를 머릿속으로 떠올리며 말하자 잠시 후 푸른빛과 함께 처음 만들었던 드론과 똑같은 드론이 나타났다.


[드론 생산] 옆에 [01:00:00]라는 시계 표시가 나타나면서 숫자가 천천히 줄어들기 시작한다.

아무래도 설명에 쓰여 있던 드론 생산을 쓰기 위한 쿨 타임인 모양이다.


처음 드론을 등록하면서 얻었던 100 포인트는 90으로 줄어들었다.

드론 생산에 필요한 포인트는 10 정도인가 보다.


아무튼 능력은 확실히 사용 가능해 보인다.


“좋은 드론을 만들기만 하면 무한정으로 드론을 생산할 수 있겠는걸. 포인트야 드론을 만들어 등록하면 되는 거고.”


처음 만든 건 그야말로 시험작에 불과하다.


여기서 시행착오와 여러 기능을 달아 업그레이드를 반복하다 보면 점점 꿈꾸던 이상적인 드론의 모습을 갖춰간다.

거기에 더해 포인트와 레벨도 오를 테니, 현재 가지고 있는 능력도 자연히 상승할 것이다.


“그리고 무엇보다 정령석을 힘들이지 않고 수급할 수 있는 게 가장 큰 장점이지.”


드론 생산 능력으로 나타난 드론은 전서에 등록한 드론과 같은 성능을 가지고 있다. 당연히 코어 박아놓은 정령석도 복제 된다.


드론을 생산하면서 케일이 가장 걱정하던 부분은 정령석을 제작하는 것이다.


이전에 설명했지만, 정령석은 비싸고 만들기 까다로웠다. 그 때문에 케일의 아버지는 괜찮은 연구 결과를 냈음에도 사람들에게 무관심 속에 쓸쓸히 잊혔다.


하지만 이 능력이 있다면 정령석도 부수적으로 계속 수급이 가능하다.


물론 드론 생산을 정령석의 수급으로 사용할 마음은 케일에게 없었다.


어디까지나 드론을 만드는 핵심인 코어에 쓰일 정령석을 구하는 데 시간을 많이 소모하지 않아도 된다는 것에 의미를 지닐 뿐.


드론 생산으로 만들어낸 시험기 1호를 분해해서 꺼낸 코어를 보며 케일은 미소를 지었다.


“자, 그럼 본격적으로 다음 작업을 시작해 볼까.”


코어를 중심으로 케일은 새로운 드론 설계를 다시 시작했다.


***


시간이 많이 흘렀다.

아니, 시간이 많은 흐르는 것 같다고 케일은 생각했다.


“이제 더는······ 먹지 않으면 죽겠지.”


드론 생산 능력이 발현된 이후.

그동안 쌓였던 욕구를 터트리듯 케일은 드론 생산과 업그레이드, 실험 등의 시행착오를 끊임없이 반복했다.


그 결과 자신이 이상적으로 생각하는 드론이 완성되었다.


물론 부수적 문제로 굶어 죽을 위기를 맞이했지만.


“으······ 배가 고프지만 움직일 힘도 없어.”


어떻게든 식당으로 가서 뭐든 입에 집어넣어야겠지만, 공복에서 오는 무력감에 케일은 몸이 늘어졌다.


위잉─.


그때, 케일의 근처로 무언가 날아들었다.


“아, 그러고 보니 네가 있었지.”


케일의 말을 알아들었다는 듯 위아래 움직이는 특이한 비행체.


케일이 오랜 시간 동안 개조와 업그레이드를 계속해서 만들어진 드론이다.


“ND-1, 가서 먹을 것 좀 가져다줄래.”


케일이 명령하자 다시 한번 위아래로 움직인 드론은 재빠른 움직임으로 날아 공방을 나섰다.


ND-1은 Normal Drone의 첫 번째 모델이다.


케일은 드론을 업그레이드하면서 제일 기본적인 부분에 집중했다.


드론의 존재 의의라 할 수 있는 비행 능력과 이를 원격 조정할 수 있는 기능이다.


비행 능력은 코어에 넣은 정령석의 능력을 최대한 사용할 수 있는 형태로 강화했다.


현재 ND-1에 박힌 건 바람의 정령석으로 비행에 필요한 능력은 공기의 움직임을 직접 조종해서 공중으로 날아오를 수 있었다. 이에 프로팰러는 더 이상 필요하지 않았다.


원격 조종 부분은 마침 드론의 개발을 하면서 오른 레벨로 해결이 되었다.


‘드론의 창조자’가 10 Lv에 도달하면서 [드론 강화]에 새로운 기능이 추가된 것이다.


[드론 강화]

└ 원격 조종 시스템(하급) : 기본적인 명령이 가능합니다.


드론에게 명령하는 게 가능해졌다.


전기 신호로 원격 조종과는 좀 다르지만, 역시 판타지 세계답게 좀 더 기적에 가까운 형태로 구현이 되었다.


뭐, 목적은 이룬 셈이니 케일은 굳이 전기 신호를 이용한 원격 조종을 구현할 필요는 없었다.

결과적으로 드론을 조종할 수 있으면 되는 거니까.


쿵!


“응?”


케일의 명령대로 드론은 뭔가를 가지고 돌아왔다. 하지만 자신의 몸보다 많은 양을 들고 와서 그런지 앞을 보지 못하고 벽에 부딪혀 바닥에 나뒹굴었다.


이게 무슨 일인가 하고 겨우 몸을 일으켜 다가가니, 주위에 널부러진 게 눈에 들어왔다.


“잠깐, 이건 먹을 거긴 하지만······ 먹을 수 없는 거잖아.”


바닥에 나뒹군 ND-1이 생각한 먹을 거 라고 가져온 건 그야말로 먹을 거긴 하다.

단지 사람이 먹기에는 이미 시기가 지나고 만 것들이다. 즉, 상한 거다.


“······.”


다시 날아오른 ND-1이 살짝 몸체를 한쪽으로 기울였다. 고개를 갸우뚱하는 것처럼 보인다.


“아직은 제대로 된 명령에 따라 움직이기는 건 어렵나.”


시작은 나쁘지 않지만, 케일이 생각하는 이상적인 드론이 만들어지기까지는 조금 시간이 필요한 듯 보였다.


쿵!


“아니, 그거 못 먹는 거라니까.”


계속 상한 걸 들어서 가지고 오려는 드론을 보며 케일은 쓴웃음을 지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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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 적 속에서 만난 아군 20.05.13 182 6 12쪽
24 제국군 20.05.12 173 8 13쪽
23 공작가 도련님 마린 +2 20.05.11 205 7 14쪽
22 예상외의 동행 +2 20.05.09 253 9 12쪽
21 드론 vs 몬스터 20.05.08 267 7 12쪽
20 키메라 +2 20.05.07 286 10 12쪽
19 기습 +2 20.05.06 302 9 14쪽
18 단서 20.05.05 356 9 12쪽
17 엘프 자매와 한 인간 (2) +2 20.05.04 390 10 12쪽
16 엘프 자매와 한 인간 (1) 20.05.03 429 10 12쪽
15 오우거 (2) 20.05.02 481 14 13쪽
14 오우거 (1) +2 20.05.01 498 12 13쪽
13 고인 곳을 휘젓다 +2 20.04.30 500 14 13쪽
12 사고 +2 20.04.29 530 11 13쪽
11 환대와 경계 +4 20.04.28 558 15 12쪽
10 세계수 원주민 조우 (2) +2 20.04.27 557 17 13쪽
9 세계수 원주민 조우 (1) +4 20.04.26 625 17 12쪽
8 UP +10 20.04.25 702 22 13쪽
7 이에는 이, 눈에는 눈 (2) +2 20.04.24 987 17 12쪽
6 이에는 이, 눈에는 눈 (1) +6 20.04.23 999 22 12쪽
5 반갑지 않은 손님 (2) +4 20.04.22 1,026 16 13쪽
4 반갑지 않은 손님 (1) +6 20.04.21 1,148 21 13쪽
» 제일 잘하는 걸 하자 +2 20.04.20 1,261 20 13쪽
2 유산에서 찾은 꿈 +2 20.04.20 1,391 19 12쪽
1 프롤로그 +4 20.04.20 1,492 20 3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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