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나레스의총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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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결

Gavin
작품등록일 :
2009.04.08 21:55
최근연재일 :
2009.04.08 21: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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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8.01.14 18: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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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나레스의 총사(61)

DUMMY

여인이 검은 베일을 벗어올렸다. 히스파니아의 섭정이자 제1황녀의 얼굴이 드러났다. 두 총사가 경외심을 드러내며 고개를 더욱 바짝 숙였다. 우아하게 틀어말은 머리칼과 절제된 머리장식들, 기품있는 화장을 한 얼굴과 그 얼굴에 어울리는 도도한 표정까지.

그녀 때문에 누추하던 방 전체가 빛을 발하는 느낌이었다.


이사벨 황녀가 한쪽 무릎을 꿇고 절을 한 두 총사를 위해 황실인장반지를 낀 왼손을 내밀었다. 그녀가 지닌 권력에 대한 경의로, 그 반지에 입을 맞춰야한다는 것을 두 총사가 모를 리 없었다.


조안과 알레한드로가 경직된 얼굴로 인장 반지에 입을 맞추었다. 사내들을 단번에 휘어잡는 이사벨의 카리스마가 드러나는 순간이었다. 자리에서 일어나라는 뜻으로 그녀가 눈짓을 했다. 세 총사가 일어났다. 이사벨의 곁에서 그녀를 호위하던 사나이가 벨린에게 다가섰다. 세 총사는 그를 단번에 알아봤다. 변복을 하고 있어 몰라봤을 뿐, 그는 다름이 아니라 총사대의 훈련교관으로 있던 주안 스피놀라 중령이이었다.


주안 스피놀라가 벨린 데 란테에게 다가갔다. 그 사이 아리엘은 그녀가 앉을 의자를 식탁의 한가운데에 놓으려고 애쓰고 있었다.

"내가 보낸 편지를 받았는지 모르겠군."

스피놀라가 작게 말했다. 벨린이 고개를 끄덕였다.

"시기가 좋았죠. 마침 알레한드로와 조안이 도착했거든요."

"마마께서 기대가 크시네. 마침 자네들의 능력을 시험할 사건이 발생했거든."

벨린이 진지한 표정으로 이사벨을 바라보았다. 그녀가 아리엘이 가지고 온 의자에 앉았다. 이사벨이 의자를 가지고 온 벨린의 여자 노예에게 눈을 흘기더니, 똑바로 벨린을 주시했다.

"그대가 말한 동료가 저 총사들인가보군. 데 란테."

"알레한드로 바레스입니다."

"조안 데 아스티아노입니다."

알레한드로와 조안이 각자 자기 이름을 호명하고서는 다시금 고개를 조아려 예를 갖췄다.

이사벨이 그 예를 받았다.

"그대들이 벨린 데 란테와 전쟁터에서 사냥을 같이 했다 들었다. 앞으로 기대가 크구나. 부디 짐을 도와 제국과 황실을 위협하는 것들을 소탕해주길 바란다."

"포 임페라도 데 글로리아!"

총사들이 외쳤다. 이사벨이 심기가 불편한 얼굴로 거만하게 그들을 바라보며 팔짱을 꼈다.

"그대들에게 맡길 첫 임무가 있다. 중령, 그 책을 보여주도록 하여라."

스피놀라가 굳은 얼굴로 품 안에서 책 한권을 꺼내놓았다. 총사들이 책을 둘러싸고 가까이 섰다. 벨린 데 란테가 책을 내려보았다.

그가 속으로 제목을 읽었다.

"아라고른 황가의 멸망을 다룬 예언서."

이사벨이 책을 태워버릴 듯 쏘아보더니 칼같이 명령을 내렸다.

"이 책이 수도로 유포되지 못하도록 막아라. 아스티아노에서 이 책을 소지한 자가 발견되거든 즉각 체포해야 한다."

"예, 마마. 이 총사들과 함께 신속히 움직이겠습니다."

스피놀라가 고개를 숙이며 대답했다. 이사벨이 말했다.

"스피놀라, 그대는 저 새 근위총사들과 함께 짐이 지시한 사항을 처리하도록 해야할 것이라. 짐은 앞으로 변복을 하고 궁밖으로 다닐 터, 외출시 짐에 대한 호위를 전적으로 벨린 데 란테와 함께 할 것이다."

"분부대로 하겠나이다."

이사벨이 벨린 데 란테에게 눈짓했다. 황녀와 총사대 대위를 비롯한 모든 이들이 밖으로 나섰다. 벨린의 저택과 가까운 산 루첸가의 거리에 한 무리의 변복을 한 총사들이 마차를 호위하고 있었다. 일부는 말을 탔고, 일부는 코트 속에 수발식 권총을 감춘 채 검을 차고 서 있었다. 근위총사연대 총사들 가운데서 엄선된 일부만이 호위총사 역할을 맞는다는 것을 벨린은 알고 있었다.

주안 스피놀라 중령이 벨린에게 다가왔다. 그의 원래 직위가 바로 이 호위부대의 대장이었다. 그는 하급장교 시절부터 황제 페란테 2세를 호위하다, 신교도의 황녀 습격사건때 책임을 물어 훈련교관으로 좌천된 적이 있었다. 그러다 란츠베르크 전투에서 근위총사연대 원정대의 선봉을 맡아 큰 공을 세웠고, 다시금 호위총사로 복권한 듯 싶었다.

이사벨이 호위 총사들의 호위를 받으며 마차에 올랐다. 벨린이 마차를 타기 전, 주안 스피놀라가 귓속말로 당부했다.

"자네와 나는 이제 같은 목적을 타고났네, 야전에서 활약하는 총사와 호위임무는 본질적으로 다를 수 있지. 지난 번의 경험을 볼때 자네는 이 두가지를 능히 해낼 수 있어."

벨린은 이미 짐작하고 있던 차였다. 호위총사로 오랫동안 지낸 스피놀라가 충고를 아끼지 않았다.

"마마께서는 경호하는 호위총사가 바짝 붙어계시기를 바라지 않으시지만, 자네한테는 무언가 감흥을 받으신 모양일세. 앞으로는 마마께서 변복을 하고 행차하실때 자네의 밀착호위를 받고싶다고 하시네."

벨린이 물었다.

"조안과 알레한드로를 데리고 무엇을 하실 겁니까?"

"아까 발견된 그 책에 대해 조사를 할 참이야. 마마께서 행차를 끝내시는대로 황궁에서 보세."

"부탁드립니다, 스피놀라. 저 친구들 지금 어리둥절할 겁니다."

주안 스피놀라가 고개를 끄덕였다. 벨린이 마차에 올랐다. 이사벨이 심기가 불편한 얼굴로 앉아 있었다. 벨린이 정중히 모자를 벗고 자리에 앉자 마차가 출발했다.

이사벨은 무척 분개한 듯했다. 얼굴이 붉게 달아올라 있었고, 시종일관 눈살을 찌푸리고 있었다. 그녀가 벨린에게 마차에 있던 문제의 책을 건냈다.

"읽어라."

그녀가 명령했다. 벨린이 책을 펼쳐 읽으면서 마차의 창문을 통해 밖으로 시선을 흘겼다. 알레한드로와 조안이 어리둥절한 투로 떠나는 마차를 향해 시선을 고정하고 있었다.

마차는 산 루첸가의 거리를 떠나 아스티아노의 외곽으로 향하는 모양이었다. 검은 드레스 차림으로 팔짱을 낀 이사벨이 냉랑한 표정으로 경치를 구경하는 가운데, 벨린 데 란테는 문제의 책을 단숨에 읽어내리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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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간이 별로 없어서 글이 좀 고르지 못할수도 있어요. 여긴 군대란 말이죠..ㅜㅜ 기회나는대로 수정할 테지만 그렇다고 막 나가는 것은 결코 아니에요... 스토리 다 짜고 올리는 거거든요. 이런 문제는 뭐랄까, 일종의 탈고시간 부족이에요. 양해부탁드립니다.

이건 여담인데.. 개인적으로 머스킷트리스 = 안젤라설은 많이 후덜덜해요.-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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