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나레스의총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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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결

Gavin
작품등록일 :
2009.04.08 21: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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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04.08 21: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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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6.10.28 10: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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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나레스의 총사(37)

DUMMY

통치자의 자리는 외롭다. 그러니 황가와 제국의 영광을 위해, 스무 살의 꽃다운 나이에 그 자리를 승계해야 하는 여인의 심정은 말할 필요도 없다.

벨린이 그녀에게 외로움을 가르쳤다. 그녀는 성은을 내리기 전까지는 외로움을 몰랐다. 허나 그 자를 통해 자신이 모자란 것을 깨닫고 나니, 그녀는 시간이 지나면 지날수록 점점 비참하고 우울한 마음이 들었다.

‘내가 왜 이러는 걸까.’

그녀는 이상한 마음을 꾹 참고 그를 전쟁터로 보냈다. 그러니 이 와중에 차마 그 자를 전쟁터로 보낸 것이 후회되어 그렇다고 스스로 인정할 수는 없는 노릇이었다. 그러나 시간이 지나면 지날수록 그녀의 감성은 더더욱 그 자의 얼굴을 떠올리게 되는 거였다.

명색이 이 제국의 후계자이건만, 밤이면 그녀의 곁에 있어 줄 사람이 하나도 없다는 점이 그녀는 무척 화가 났다. 하지만 아무리 주변 사람들에게 신경질을 부려봤자 침대 안이 따뜻해질리 만무했다.

그 후로 이사벨은 밤만 되면 점점 그 자와 나눈 첫 경험을 떠올리기 시작했다. 그 자의 따뜻한 품과 열정적인 입맞춤….

그 후로 그녀는 마음을 고치기 시작했다. 명색이 이 나라를 다스릴 권력자라면 그 정도의 쾌락은 마음대로 즐길 수 있어야했다. 물론 그녀는 서로를 위한 쾌락이지 사랑은 아니라고 전제를 두었지만, 어차피 그것은 체면치례요, 변명에 불과했다. 그녀는 이미 그 사냥꾼의 주인이었고, 모든 일은 그녀가 원하는 대로 될 터였다.

이사벨은 숨이 가팔라졌다. 키스가 얼마나 오래됐는지 알 길이 없었다. 허나 서로의 혀가 입안을 비집고 휘몰아쳤기에, 그녀는 벨린을 꼭 안은 채 몸을 부르르 떨었다.

‘그래… 이거였어.’

가슴은 계속 쉴 새 없이 콩닥거렸지만, 그녀는 전혀 답답하지 않았다. 이 남자는 그녀가 무엇을 원하고 있는지 알고 있었다. 설령 그녀가 왕자에게 사랑에 빠졌다 해도 이렇게 설레지는 않았을 것이다. 비록 다른 여자와도 자는 한량이었지만 그의 가슴은 너무도 열정적이게 따스했다.

그의 키스는 이사벨의 차가운 마음속에 숨겨진 열정을 끄집어내었다. 벨린은 이사벨을 점점 기둥으로 몰아갔고 대리석 기둥에 몸을 기댄 이사벨은 자신의 손으로 몸소 보라색 외출복의 상의 단추를 푸르기 시작했다. 벨린이 그것을 거들었고, 이사벨은 자신의 드러난 가슴을 내밀며 급한 듯이 보챘다.

“벨린 데 란테. 짐은 시간이 별로 없다.”

“아마 그러실 테지요.”

그러면서 벨린은 부드럽게 그녀의 젖가슴으로 얼굴을 파묻었다. 그녀와 처음 관계를 가진 때와는 달리, 벨린은 그녀를 즐겁게 해주기 위한 과정에 열의를 보였다.

벨린의 행동 하나 하나가 황녀의 마음에 불을 지펴놓았다. 그는 아주 정성을 들여, 그녀의 아름답고 풍만한 두 젖가슴을 부드럽게 애무했다. 그의 입은 붉게 달아올라 단단해진 그녀의 두 정수에 활력을 불어넣었고, 이사벨은 그의 어깨를 잡으며 연신 가픈 숨을 쉬며 지그시 눈을 감았다.

‘맙소사….’

이사벨은 왜 진작 그가 저번에는 이러지 않았나 싶었다. 그녀의 몸을 훔치는 그의 태도에는 지난번과 달리 매우 적나라하고 열정적인 힘이 실려 있었던 것이다.

그녀의 상체는 완전히 알몸으로 드러나 있었다. 벨린은 그녀의 보석같이 눈 부시는 상체를 부드럽게 훔치고 지나갔고, 점점 더 고조되는 쾌락에 이사벨은 큰 감명을 받았다.

“아아, 데 란테…. 네게도 상을 내려줘야 하는데….”

하지만 벨린은 안중에도 없었다. 그는 그녀의 외출복 상의와 치마를 벗긴 뒤였고, 그녀의 몸은 어느덧 허벅지까지 올라오는 비단 스타킹과 팬티를 제외하곤 전라가 되어버렸던 것이다.

벨린은 대리석 판에 자신의 코트를 깔고 그녀를 그 위에 뉘였다. 그리고는 몸을 몸소 그녀의 하체로 숙이고 얼굴을 파묻어 훑어 내려갔다.

이사벨은 벨린의 머리를 잡은 채 밭은 숨을 토해내었다. 그녀의 사냥꾼은 숲을 빈틈없이 탐색해나가고 있었고, 이 와중에 그녀가 그에게 해줄 수 있는 일이라고는 단지 고개를 숙여 그의 목덜미를 입술로 키스하는 것뿐이었다.

하지만 곧, 벨린 데 란테는 그녀와 몸을 합치는 영광을 또다시 누리게 될 터였다. 이윽고 벨린은 이사벨과 잠시 눈빛을 주고받더니 최후의 관문이라 할 수 있는 실오라기를 벗겨 내렸다. 곧이어 사냥꾼의 총은 수풀 속을 파고들었고, 두 사람의 그저 멍하니 서로의 얼굴만 마주보기 시작했다.

‘데 란테….’

이사벨은 황홀경에 빠진 표정으로 그와 눈을 마주했다. 서로의 얼굴을 마주보며 소통을 하는 것이 더욱 강렬하리라고는 상상조차 하지 못했다.

그녀의 눈에는 생전 처음 가져보는 연민의 감정이 가득했다. 설마 내가 저 자를 좋아하는 걸까. 저 자는 천한 한량에 불과한데….

허나 그녀의 몸은 갈수록 그를 쫓아만 갔다. 두 남녀는 그렇게 서로를 보며 몸을 천천히 움직였고 그녀의 등은 곧 말초까지 전해지는 쾌락의 정수에 활처럼 구부러졌다.

그녀는 점점 밑으로 미끄러져 내렸고, 자연히 벨린은 황녀의 두 다리를 들어올려 그녀의 몸을 완전히 위에서 포개었다. 그 바람에 무게 중심은 아래로 쏠렸고, 그녀는 순간 발가락을 잔뜩 오므렸다.

기대 이상이었다. 처음에는 입에서 나오는 소리를 참으려고 했지만 도저히 참을 수 없었다. 얼마 지나지 않아 그녀의 표정은 힘겨운 건지 황홀한 건지 알 수 없는 상태까지 변해갔다.

그럼에도 저 남자는 내색을 하지 않는다. 그는 그저 이마에 송골송골 땀을 흘리며 희미하게 웃고 있을 뿐이다. 그녀 앞에서는 누구나 다 웃으려고 애쓰지만 저 남자만은 그렇지 않고 솔직한 모습을 보인다.

절정의 순간이 찾아왔다. 벨린과 이사벨은 지그시 눈을 감고 그것을 천천히 즐겼다.

황녀와 그녀의 사냥꾼은 온통 땀으로 젖었다. 벨린이 그녀의 허리를 잡아서는 부드럽게 그녀를 뉘였다.

그녀가 거칠게 숨을 쉬었다.

“데 란테….”

그들은 꽤 오랜 시간 동안 즐긴 것이 분명했다. 바람이 정사 도중에는 몰랐던 추위기 뒤늦게 엄습했다. 벨린이 그녀의 어깨를 잡아서는 그녀 옆에 앉아 바람을 막아주었다.

그녀가 그를 바라보며 물었다.

“만약에 짐이 원한다면, 네가 짐하고만 매일 지내도록 할 수 있을까.”

“마마.”

벨린 데 란테가 그녀의 어깨 위로 외출복을 걸쳐주며 말했다.

“그것은 새를 새장 속에 가두는 것과 마찬가지입니다. 물론 이것은 시간의 문제지요. 마마께서 계속 제 주군이 되신다면 저도 언젠가는 마마의 성은에 길들여질 테지요.”

이사벨은 그의 대답에 말없이 키스를 했다. 아직은 때가 되지 않았다는 것을 그녀는 알았다. 하지만 언젠가는 이 남자의 버릇을 고치고, 진정 곁에 두고 성은을 줄 수 있을 터였다. 그러기 위해서는 그녀가 해야 할 일이 무척 많았다.

이사벨이 약간 민망한 어조로 입을 열었다.

“데 란테, 저기…. 짐은 아직 시간이 많이 남았는데….”

“원하신다면 분부대로.”

두 남녀는 다시금 바닥으로 쓰러져 내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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