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름의西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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푸른무지개
작품등록일 :
2021.04.23 22:21
최근연재일 :
2021.11.29 21: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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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09.13 11: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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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7 장 검은 숲 - 3

DUMMY

관군들은 횃불과 무기를 내동댕이친 채 미친 듯이 달아나기 시작했다.


“크아아아악! 사, 사람 살려!”


"으아아악! 괴물이다!"


하지만 검은 산을 뛰어가던 관군들은 외마디 비명을 토하며 하나 둘씩 사라져갔다.


와드득······.우드득······.와작와작······.으아아아아악······.크아아아아악······.


그리고 검은 숲 위로는 뼈를 씹는 섬뜩한 소리들과 처절한 관군들의 비명소리로 가득 찼다.


관군들의 비명이 조용해진 가운데 검은 숲에 남은 건 공포에 질려 꼼짝 못하고 있는 진청방 뿐이었다.


진청방은 하얗게 질린 얼굴로 어둑한 주위를 천천히 둘러보았다.


관군들도, 무생시 늑대들도 모두 사라진 검은 숲은 쥐죽은 듯 조용했다.


'도, 도망쳐야 한다······.지금이 기회야!'


진청방은 말에서 천천히 내렸다.


말발굽 소리로 인해 무생시 늑대들이 쫓아올까 두려워서였다.


잔뜩 긴장한 표정으로 주위를 살피던 진청방은 아무것도 없다는 걸 확인한 후 숲 입구 쪽을 향해 달리기 시작했다.


쿵! 나무에 부딪치고 쾅! 바위에 부딪쳤지만 진청방은 하나도 아프지가 않았다.


달리는 그의 머릿속엔 오로지 한 가지 생각뿐이었다.


괴물들이 사는 지옥 같은 이곳을 무조건 벗어나야 살 수 있다는 것!


크르르르르......


미친 듯이 달리던 진청방은 귓전을 맴도는 소리에 자신도 모르게 멈춰서고 말았다.


식은땀을 주륵 흘리며 돌아본 진청방의 시야에 섬뜩한 검은 눈을 빛내며 으르렁 대는 무생시 늑대들의 모습이 보였다.


"지······.진정해······.지······.진정하라고······."


창백하게 질린 진청방은 무생시 늑대들을 피해 천천히 뒷걸음질 쳤다.


순간 날카로운 늑대 이빨이 뒷걸음치던 진청방의 종아리를 세차게 깨물었다.


"크아아악!"


죽어라 비명 지르는 진청방을 향해 기다렸다는 듯이 수십 마리의 무생시 늑대들이 사방에서 덮쳐들었다.


끄아아아아아아악······.


무생시 늑대들에게 완전히 파묻힌 진청방이 할 수 있는 거라곤 비명을 지르는 것 뿐이었다.



*



햇살이 유난히 따가운 한낮, 화영웅은 성도를 거쳐 북경으로 가기 위해 자금산 입구에 도착했다.


그 날은 진청방 사건이 일어난 일주일 뒤였다.


화영웅의 시선에 [검은 숲]이라 써진 채 바닥에 박혀 있는 돌 푯말과 버려진 타다 남은 홰 몇 개가 보였다.


“검은 숲이라······.이름 한번 거창하네······.”


화영웅은 그냥 지나쳐 가려다 혹시나 하는 마음에 돌 푯말 옆에 떨어져 있던 홰 하나를 집어 들었다.


"가자"


화영웅은 검은 숲 안으로 태연히 말을 몰아갔다.


하지만 화영웅은 미처 보지 못했다.


돌 푯말 뒤에 쓰러져 있는 피 묻은 경고문이 적힌 나무판자를!


마치 누군가가 일부러 훼손시킨 것 같은 그 판자에는 이렇게 적혀 있었다.


[무생시나 무생시 늑대들이 있으니 절대 입산 금지!]




검은 나무들로 가득한 숲길은 몹시 좁고 어두웠다.


화영웅은 어둡고 좁은 숲길을 밝혀주는 홰를 보며 가져오길 잘했다며 스스로를 칭찬했다.


입구 쪽은 그나마 초록빛이었던 숲은 이제 완전히 검은 숲으로 변해 있었다.


자금산 숲이 완전히 검게 변한 건 진청방과 관군들이 처참히 죽은 바로 그날 이후였다.


좁고 어둑한 숲길은 갈수록 험준해졌다.


하지만 성도를 지나 북경에 다다를 생각을 하니 화영웅은 전혀 힘들지 않았다.


얼마를 달렸을까.


돌연 화영웅의 눈앞에 밝은 불빛 한 점이 보이기 시작했다.


그것은 누가 보아도 창문 틈사이로 새어나오는 불빛 같았다.


화영웅은 반가운 표정으로 자신도 모르게 외쳤다.


“집이다!”


화영웅은 불빛을 따라 빠르게 말을 몰았다.


불빛이 새어나오는 오두막집이 검은 나무들 사이로 보이자 화영웅은 더욱 빠르게 말을 몰았다.


두 끼를 굶은 탓에 몹시 배가 고팠기 때문이었다.


그래서 오두막집에 가면 염치불구하고 뭐라도 얻어먹을 생각이었다.


오두막집 앞에 거의 다 왔을 무렵.


돌연! 땅바닥이 푹 꺼지면서 커다란 구멍이 생겼다.


화영웅은 어찌 할 겨를도 없이 말과 함께 구멍 속으로 떨어져 버렸다.


"아악!" “히히히힝”


화영웅과 말이 깊은 구멍 속으로 떨어지자마자 머리 위에서 커다란 철판이 떨어지더니 구멍 입구를 완전히 막아 버렸다.


쾅!


화영웅과 말은 구멍 속으로 한참을 미끄러져 내려갔다.


가끔 곡선으로 굽어 지기도 하고 급격히 떨어지기도 했다.


쿵! 쿵!


화영웅과 말은 한참을 떨어진 후에야 바닥에 처박힐 수 있었다.


지금까지 미끄러져 내려온 깊이는 얼핏 계산해도 십척(十尺)은 되는 것 같았다.


동굴 속은 앞을 분간 할 수 없을 정도로 어두웠다.


화영웅은 인상 쓴 채 허리를 부여잡으며 몸을 일으켜 세웠다.


말은 기절한 듯 쓰러져 있었다.


그때 화영웅이 떨어져 내려온 어둑한 위쪽에서 희미한 등불 빛 하나가 나오는 동시에 웅성거리는 사내들의 목소리가 희미하게 들려 왔다.


“뭐야 촌놈이잖아!”


“그래도 사람이잖아!”


“크흐흐. 사람이라니······. 대체 이게 얼마 말이냐······.”


화영웅은 무슨 말을 하려 했지만 할 수가 없었다.


목이 불타오르듯 화끈거리고 머리는 깨질 듯 아팠기 때문이었다.


“끄으으······.”


철퍼덕!


일그러진 신음을 흘려내며 화영웅은 의식을 잃고 그 자리에서 쓰러져 버렸다.




어느 정도의 시간이 흘렀을까.


화영웅이 의식이 돌아온 건 그로부터 얼마 뒤였다.


천천히 눈을 뜬 화영웅의 눈앞에 비쩍 마른 몸에 광대뼈가 툭 튀어나와 흡사 해골을 연상시키는 얼굴을 한 마빈구와 난쟁이처럼 작은 키에 몸까지 뚱뚱해 마치 굴러다닐 것 같은 사악호, 반쯤 벗겨진 머리에 제 나이보다 훨씬 들어 보이는 하명수, 염소수염이 난 우스꽝스럽게 생긴 전호창이 보였다.


이들이 바로 검은 숲 입구에 세워진 경고판을 부셔버린 좀 도둑들이었다.


하나같이 볼품없는 모습을 한 이 도둑들은 경고판을 보지 못한 외지인들이 들어와 깊은 구덩이에 빠지면 그들에게서 돈이 될 만한 것은 뭐든지 훔쳐내는 악질들이었다.




자신의 손과 발이 묶인 채 쓰러져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된 화영웅은 천천히 주변을 둘러보았다.


화영웅이 갇힌 곳은 먹다 남은 뼈다귀는 물론 각종 쓰레기가 널린 몹시 지저분한 석실 안이었다.


케케하다 못해 역겨운 냄새가 코를 찌르는 잠시도 있고 싶지 않은 곳이었다.


그리고 석실 한쪽에는 나무문이 아닌 강철로 된 문이 만들어져 있었고 위쪽은 완전히 뚫려 오두막 천정이 보였다.


마빈구는 완전히 의식을 회복한 화영웅 옆에 쪼그리고 앉으며 말했다.


“이렇게 멀쩡하게 생긴 것들이 함정엔 더 잘 걸린다니까”


하명수가 히죽 웃으며 맞장구를 쳤다.


“키키······. 이런 애들을 뭐라 부르는지 아냐?”


“닭대가리?”


“아니 그것보다 더 멍청한 삶은 닭대가리”


“크흐흐흐흐” “으히히히히히”


화영웅을 둘러싼 도둑들이 모두 웃음을 터트렸다.


사악호가 경계하는 표정으로 화영웅을 훑어보았다.


“보기엔 강호인(江湖人)처럼 보이는데······.위험하진 않겠지?”


전호창이 사악한 표정으로 침을 주륵 흘리며 말했다.


“크흐흐······. 넌 저놈이 무생시 늑대들에게 던져 졌을 때 반응이 궁금해 더 미칠 지경이다”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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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8 제 8 장 죽음 직전 - 4 21.11.29 30 0 5쪽
37 제 8 장 죽음 직전 - 3 21.11.15 33 0 7쪽
36 제 8 장 죽음 직전 - 2 21.11.08 48 0 7쪽
35 제 8 장 죽음 직전 - 1 21.11.02 45 1 8쪽
34 제 8 장 죽음 직전 21.10.27 42 0 7쪽
33 제 7 장 검은 숲 - 6 21.10.04 40 0 7쪽
32 제 7 장 검은 숲 - 5 21.09.28 60 0 7쪽
31 제 7 장 검은 숲 - 4 21.09.20 55 0 8쪽
» 제 7 장 검은 숲 - 3 21.09.13 62 0 8쪽
29 제 7 장 검은 숲 - 2 21.09.07 63 0 7쪽
28 제 7 장 검은 숲 - 1 21.08.31 68 1 8쪽
27 제 7 장 검은 숲 21.08.23 67 0 7쪽
26 제 6 장 배신 - 4 21.08.16 68 0 7쪽
25 제 6 장 배신 - 3 21.08.09 72 1 8쪽
24 제 6 장 배신 - 2 21.08.02 70 0 7쪽
23 제 6 장 배신 - 1 21.07.30 72 0 7쪽
22 제 6 장 배신 21.07.26 71 0 7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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