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름의西

무료웹소설 > 일반연재 > 무협, 판타지

푸른무지개
작품등록일 :
2021.04.23 22:21
최근연재일 :
2021.11.29 21:42
연재수 :
38 회
조회수 :
4,595
추천수 :
21
글자수 :
126,000

작성
21.09.20 14:13
조회
54
추천
0
글자
8쪽

제 7 장 검은 숲 - 4

DUMMY

화영웅은 무공의 무(武)자도 모르는, 누가 봐도 덜떨어진 멍청한 놈들에게 잡혀 손과 발이 묶인 자기 자신이 한심해 말문이 막혔다.


입맛을 다시던 전호창이 갑자기 화영웅의 옷에 머리를 처박으며 냄새를 킁킁 맡았다.


“일단 급한 대로 주머니 속에 얼마가 들어 있는 지 확인 좀 해 보면 안 될까?”


그 순간 화영웅이 비릿하게 웃으며 말문을 열었다.


“얼마가 들었는지 모르고 사는 게 장수 하는 길이긴 하다만······. 확인해 보고 싶다면야······. 그런데 언제 확인 할 거야?”


전호창은 고개를 번쩍 쳐들며 두 눈이 휘둥그레진 채 외쳤다.


“할 거야! 지금 당장 할 거야!”


“그럼 잠시만 기다려 봐”


화영웅이 양쪽 팔을 살짝 비틀자 품속에 들어 있던 금화 한 개가 쨍그랑! 소리를 내며 바닥으로 떨어졌다.


“아이쿠! 이런 실수 했네”


“금화를 숨긴다는 게 떨어져 버렸네”


바닥에 떨어진 금화를 보자 흥분한 전호창의 눈빛이 더욱 반짝였다.


뒤에서 지켜보던 동료 도적들 역시 가쁜 숨이 터져 나왔다.


“나눠야 돼!”


“으으······. 혼자 가지고 도망가면 다 죽는 거야!”


전호창은 금화를 보자 황홀감에 탄성을 내지르며 몸을 부르르 떨었다.


“크응······.킁킁······.크으으······. 향긋한 금화 냄새가 여기까지 나는구나~”


전호창은 화영웅 옆에 떨어진 금화를 줍기 위해 몸을 숙였다.


“좋지? 아마 죽어도 여한이 없을 거야”


말이 끝나기가 무섭게 화영웅은 머리를 숙인 전호창의 목을 양 허벅지로 감싼 뒤 허벅지를 돌려 그의 목을 단숨에 부러뜨려 버렸다.


우두두둑!


털썩!


순식간에 목이 부러진 전호창은 힘없이 화영웅 옆으로 쓰러졌다.


찰나 간에 저승 객이 되어버린 전호창의 모습에 기겁한 나머지 도둑들은 철문 쪽으로 달려가며 앞 다투어 소리쳤다.


“이, 이제 보니 미, 미친놈이었군!”


“절대 살려 주면 안 돼!”


“그러게 죽이고 난 다음에 뒤져보자고 했잖아!”


“빨리 문이나 열어!”


화영웅이 상체를 일으켜 앉았을 땐 죽은 전호창을 제외한 모든 도둑들은 이미 철문 밖으로 달려 나간 뒤였다.


화영웅은 냉소띤 얼굴로 굳게 닫힌 철문을 바라보며 말했다.


“문 열어라. 안 그러면 뒤진다”


그때 석실 위쪽에서 마빈구가 아래쪽으로 얼굴을 내밀며 소리쳤다.


“죽는 건 우리가 아니라 니놈이다!”


이어 마빈구 옆으로 사악호가 나란히 얼굴을 내밀며 악독하게 소리쳤다.


“빨리 그 놈들을 집어넣어! 저 독살스런 놈의 몸뚱이가 갈가리 뜯겨 먹히는 꼴을 봐야겠어!”


콰르르르르······.


조금 떨어진 곳에 선 하명수가 나무 기둥에 걸린 도르래를 돌리며 대답했다.


“쫌만 기다려! 지금 열고 있으니까!”


그그그그긍······.


그 순간 석실을 울리는 진동과 함께 화영웅의 앞쪽 석벽이 자동문처럼 반으로 갈라졌다.


그리고 그 사이로 음산한 신음소리를 내며 사내 몇이 천천히 걸어 들어왔다.


“크르르르······.”


“크르르······.”


뒤뚱거리거나 휘청 이며 다가오는 사내들의 얼굴을 확인한 순간 화영웅의 두 눈이 놀라 커졌다.


다가오는 기괴하고 섬뜩한 분위기의 사내들은 바로 객잔에서 시비가 붙어 싸웠던 그 패거리들이었기 때문이다.


“뭐냐, 저 놈들은? 이런 곳에 왜 저런 모습으로······.”


화영웅은 다가오는 사내들의 모습을 놀랜 표정으로 바라보았다.


석실 위쪽에서 화영웅을 내려다보며 사악호, 마빈구, 하명수는 음산하게 웃으며 떠들어댔다.


“저놈도 이제 무생시가 되겠지?”


“크흐흐······.살점들이 뜯겨진 채 흐물거리는 모습이 정말 볼만하겠는걸!”


“그러게 금화라도 순순히 줬으면 이런 일 없었잖아, 이놈아”


“아니다 금화를 줬어도 무생시로 만들었겠다. 크흐흐······.”


화영웅은 비틀거리며 다가오는 사내들을 기가 막힌 표정으로 바라보았다.


도끼 사내는 분명 화영웅에게 양쪽 빗장뼈와 어깨뼈, 관절 주머니, 힘줄, 인대, 회전근대를 비롯해 왼쪽 발꿈치 힘줄까지 잘라진 상태였다.


보통사람이라면 단 한 발짝도 걸을 수 없고 팔도 들 수 없었지만 그는 지금 화영웅을 향해 비틀거리며 걸어오고 있었다.


도끼 사내의 뒤로는 이빨이 왕창 나간 철퇴 사내와 양손이 잘린 곽모용, 가슴을 비롯하여 전신 여러 곳의 살점이 터져 나가 있는 유성추 사내, 뒤통수가 반쯤 잘려나간 천지룡, 전신의 살점이 거의 뜯겨져 나간 처참한 몰골의 점소이까지 보였다.


화영웅은 지금의 상황을 어떻게 해석해야 할지 몹시 난감했다.


객잔에서는 살아 있었을지 몰라도 분명 지금의 저들은 죽었다.


그들의 생기 없는 검은 눈이 그 사실을 분명히 말해주고 있지 않은가.


헌데, 죽은 자들이 어찌 저토록 움직일 수 있단 말인가.


화영웅은 급히 두 팔과 두 손에 공력을 집중시켜 묶여있던 줄을 끊어 버렸다.


“키에에에······.”


“크어어어어······.”


어느새 다가온 도끼 사내와 철퇴 사내가 입을 쩍 벌린 채 화영웅을 물어뜯으려 했다.


화영웅은 공력이 집중된 양손바닥을 뻗어 두 사내의 가슴을 각기 격중시켰다.


장력에 격중된 도끼 사내와 철퇴 사내는 가슴이 터진 채 뒤로 맹렬히 튕겨 나갔다.


그때 옆으로 다가선 유성추 사내가 화영웅의 한 팔을 붙잡고 그 팔에 흉측한 자신의 얼굴을 가져갔다.


화영웅은 잡힌 팔을 빠르게 아래로 내리며 발로 유성추 사내를 차냈다.


발을 내리며 시선을 돌리는 화영웅의 눈에 석실 구석 쪽에 놓인 자신의 검이 보였다.


화영웅은 양팔을 벌린 채 덮쳐드는 천지룡을 피해 검 쪽으로 급히 몸을 굴렸다.


허공을 헛잡은 천지룡이 열 받아 크르릉 대며 돌아서는 순간 어느새 석실 구석까지 굴러간 화영웅은 재빨리 한 손으로 검 손잡이를 움켜잡았다.


우뚝 서며 검을 뽑아드는 화영웅의 눈에 기괴한 몸놀림으로 괴음을 토하며 다가드는 천지룡과 유성추 사내, 점소이의 모습이 보였다.


그리고 뒤쪽에서는 어느새 일어선 도끼 사내와 철퇴 사내가 다가오고 있었다.


화영웅은 빠르게 앞으로 움직이면서 양팔을 휘저으며 덮쳐드는 천지룡의 심장에 검을 박아 버렸다.


“살아서도 악연이더니 죽어서도 악연이구나”


화영웅은 차가운 표정으로 중얼거린 후 천지룡의 심장에 박혀 있던 검을 뽑아냈다.


하지만 천지룡은 심장이 꿰뚫린 것과는 상관없이 재차 화영웅을 공격해 들었다.


“크에에에에······.”


“키아아아아······.”


“크르르르르······.”


화영웅은 계속해서 검을 휘둘러 공격해든 사내들의 팔, 다리, 옆구리 등을 베어냈다.


하지만 사내들의 공격은 결코 멈춰지지 않았다.


도적들은 천장에 뚫린 공간을 통해 아래쪽 상황을 내려다보며 비웃듯이 낄낄댔다.


화영웅은 사방을 포위한 채 다가드는 사내들을 둘러보며 검 자루를 움켜잡았다.


‘이놈들의 몸을 아무리 베어봤자 소용없어. 허면 남은 것은······.’


이 작품은 어때요?

< >

Comment ' 0


댓글쓰기
0 / 3000
회원가입

구름의西 연재란
제목날짜 조회 추천 글자수
공지 구름의 西 1부를 마치며. 21.11.29 27 0 -
공지 구름의 西 연재 관련 하여 드리는 말씀 21.05.18 166 0 -
38 제 8 장 죽음 직전 - 4 21.11.29 30 0 5쪽
37 제 8 장 죽음 직전 - 3 21.11.15 33 0 7쪽
36 제 8 장 죽음 직전 - 2 21.11.08 46 0 7쪽
35 제 8 장 죽음 직전 - 1 21.11.02 45 1 8쪽
34 제 8 장 죽음 직전 21.10.27 42 0 7쪽
33 제 7 장 검은 숲 - 6 21.10.04 40 0 7쪽
32 제 7 장 검은 숲 - 5 21.09.28 60 0 7쪽
» 제 7 장 검은 숲 - 4 21.09.20 55 0 8쪽
30 제 7 장 검은 숲 - 3 21.09.13 60 0 8쪽
29 제 7 장 검은 숲 - 2 21.09.07 63 0 7쪽
28 제 7 장 검은 숲 - 1 21.08.31 68 1 8쪽
27 제 7 장 검은 숲 21.08.23 67 0 7쪽
26 제 6 장 배신 - 4 21.08.16 68 0 7쪽
25 제 6 장 배신 - 3 21.08.09 72 1 8쪽
24 제 6 장 배신 - 2 21.08.02 69 0 7쪽
23 제 6 장 배신 - 1 21.07.30 72 0 7쪽
22 제 6 장 배신 21.07.26 71 0 7쪽
21 제 5 장 밀서 - 4 21.07.22 84 0 7쪽

구독자 통계

신고 사유를 선택하세요.
장난 또는 허위 신고시 불이익을 받을 수 있으며,
작품 신고의 경우 저작권자에게 익명으로 신고 내용이
전달될 수 있습니다.

신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