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를 바꾸는 천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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넓은남자
작품등록일 :
2021.05.12 16:17
최근연재일 :
2021.05.29 06: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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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05.13 16: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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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화

DUMMY

궤의령이 승급하고 3일째 되던 날.

최승혜는 일본으로 간다고 했다.


“중국은 너무 위험하고, 일본에 요새 궤가 좀 나온다 하더라고.”

“아쉽네. 조합 만들면 영입하고 싶었는데.”


최승혜가 다른 건 몰라도 야무진 사람이다.

사람을 키우는 건 자신 있었기에 들어오기만 하면 참 좋은데,

하지만 그녀는 따로 세운 뜻이 있었다.


“지금까지 자유롭게 살았어. 그리고 나중에 너한테 계약금 왕창 받기 위해선, 지금보다 더 커야지.”

“역시 야망녀.”

“야망이 뭐 어때서.”

“하긴 나쁜 건 아니지.”

“그리고 노파심에서 하는 말이지만, 너도 조심하고.”

“그놈들 수습하느라 정신없을 거야. 그리고 설사 나한테 와도 내가 호락호락한 사람도 아니고.”

“그래도 워낙 야비한 놈들이잖아.”

“어차피 조만간 서울 갈 거다. 걱정마.”

“아 센터에 등록하게?”

“정부에서 돈 준다는 데, 받으러 가야지.”

“너도 은근히 돈 밝힌다. 안 그럴 것 같이 생겨서는.”

“세상에 공짜 싫어하는 사람 없잖아.”


어쨌든 그렇게 최승혜를 보낸 나는 조합을 설립하고, 집에서 심층을 수련한 나날을 보냈다.

일주일 정도 흘렀을까.

이제 서울로 올라갈 채비를 하는데,등 뒤에서 거대한 그림자가 스르륵 다가왔다.

민준의 궤의령과 똑 닮은 녀석의 이름은 바로 촉촉이.

민준의 계약을 지키고 얻은 이 몸의 궤의 령 되시겠다.

하지만.


”미개한 인간. 민준이가 부른다.“


아직 연결의식이 마무리되지 않아서, 주인의식이 없다.

오히려 민준이를 더 따르는 느낌이다.


”지금은 그렇고 5분 후에 간다고 전해라.“

”네가 말해라. 미개한 인간.“


그러면서 자기 볼일 다 봤다는 듯 휙 가버리는 촉촉이.

그런 촉촉이를 보며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었다.


”쟤는 성격이 왜 저래.“


궤의 지성체 심리를 내가 어떻게 알겠냐만은 뭔가 불만이 많은 것 같다.

어쨌든 나는 내 방임에도 불구하고, 노크를 하고 들어갔다.

민준이와 은서가 오붓하게 내 침대에서 어른 흉내를 내고 있어서다.

고작 7살짜리 꼬맹이 주제에 느끼한 표정을 지으며, 은서의 머리를 쓰다듬는 중인데, 그걸 은서는 좋다고 사랑에 빠진 표정을 하고 있다.

저건 아무리 봐도 적응이 안 되네.

어쨌든 애써 무시한 나는 민준을 향해 날 찾은 용건을 물었다.


”민준아, 찾았다며?“

”오셨어요? 친구가 그러는데 서울 갈 때, 자기도 데려가 달래요.“

”그래? 굳이 그럴 필요가 있을까?“


서울은 부산과 달리 인구가 많아서 궤의 힘에 민감하다.

생전 보지 못한 궤의 령을 보게 된다면 귀찮은 일이 발생할 확률이 높다는 얘기다.

그걸 모를 리가 없을 텐데.

나는 무심코 민준의 궤의령을 쳐다봤다.


”꼭 서울 구경하고 싶대요.“

”그럼 이참에 너도 등록할래?“


궤의 물건을 악용하면, 마물이 되다 보니, 등록제는 당연한 의무가 된 지 오래.

물론 그래도 안 하는 놈들은 안 해서, 정부와 국회에서는 이와 관련된 법안과 제도를 마련하느라 늘 골머리를 앓는다.


‘물론 다 소용없지만.’


미래에도 마물이 나타나는 빈도가 늘어나면 늘어났지. 줄어들지 않았다.

그래서 나는 기본적으로 등록제에 회의적이다.


”그럴까요?“

”등록하면 다달이 돈도 좀 나오니까 하는 것도 나쁘지 않지.“

”그럼 할게요.“

”좋아. 그럼 내일 갈게. 준비해둬.“

”네.“

”그나저나 쟤 진짜 서울 구경 때문에 그런 거?“


궤의 령이 서울 구경이라니.

내 동생이 내일부터 다이어트한다고 하고, 오 여사가 오늘부터 술 끊겠다고 약속하는 말 같다.

전혀 신뢰가 안 간다는 얘기다.


”자세히는 말 안 해주는데, 서울도 서울이지만, 성남에 가봐야 한데요.“

”성남에?“

”네.“

”성남엔 왜?“

”자기도 설명은 못 한데요. 그냥 가봐야 할 것 같다는데요?“


그냥 가봐야 한다라?

느낌일 뿐이지만, 뭔가 묘했다.


사실 대한민국에도 큰 사건이라고 분류되는 몇 개의 분기점이 있다.

성남은 앞으로 그 분기점 중 하나가 일어날 주요 도시 중 하나.

설마 그 일이 얘와 관련 있는 걸까?


”아저씨 배고파요.“


어쨌든 자기만 빼놓고 얘기하는 게 마음에 안 들었는지, 은서가 끼어들었다.


”그래, 벌써 시간이 이렇게 됐나. 밥 먹자.“


*


센터에 가기 전. 들린 곳이 있었다.

바로 마켓.

최승혜와 거래하느라 돈이 1도 없는 나는 결국 복제로 돈을 마련하기로 마음 먹었다.


이왕이면 제일 비싼 걸로 하자.

그래서 심령전을 복제한 나는 인근의 다른 마켓에 그것을 팔러 갔다.


”상등품의 심령전이네요. 왜 직접 쓰시지 않고?“


동전처럼 생긴 물건은 원소를 부릴 수 있다.

상등품일 수록 원소의 증폭력이 세지는데, 당연한 말이지만 꽤 비싸다.


”급전이 필요해서 그렇죠.“

”그래도 가격도 점점 오르고 있는 물건인데.“

”그럼 좀 비싸게 사주시던가요.“

”계좌번호나 불러주시죠.“


계좌번호를 불러주니, 거금 1억이 순식간에 내 계좌로 들어왔다.

예전에는 1억 벌려면, 갖은 고생을 다했는데, 돈 벌기 참 쉽다.

어쨌든 마켓에서 볼일을 다 본 나는 집으로 돌아갈 준비를 했다.

그런데 내 행동이 누군가에게 거슬린 모양이다.

미행이 붙었다.

낯선 남자 두명이 내 뒤를 아까부터 쫓아오고 있다.

그러고 보니 여기 마켓도 헤라 소관이었던가.


가끔 조합 소속이 아닌 자들을 향해 행패를 부린다는 얘기는 들었다.

설마 그 당사자가 내가 될지는 몰랐지만,

솔직히 본때를 보여주고 싶지만, 아직 복제와 관련된 능력은 들키고 싶지 않아, 재빨리 그곳에서 벗어났다.

저들이 따라오는 자체가 심령전의 출처가 궁금해서 따라오는 것이기 때문에, 굳이 그들과 부딪힐 필요는 없었다.

순식간에 건물 옥상으로 이동을 한 나는 옥상에서 녀석들이 헤매는 장면을 보고는 곧바로 그 자리를 떠났다.

녀석들도 심층을 익히고 있다면 분명 잔상을 느낄 거고, 그 흔적을 이용해 내 위치를 알아내면, 일이 복잡해진다. 그러니 그러기 전에 빨리 피하는 게 상책이다.


어쨌든 괜히 꼬리를 남기기 싫어, 민준과 은서를 데리고 기차역으로 바로 출발했다.

그리고 기차역에 도착한 우리는 기차표를 끊었다.

시간을 보니 20분 후에 출발하는 기차.

20분이라는 시간은 순식간에 지나갔다.

기차를 타고 난 뒤에는 민준과 은서는 피곤했는지 나란히 잠에 빠져들었는데, 애들이 자는 것을 확인한 나는 궤의 령의 연계의식을 강화하는데 신경쓰기로 마음 먹었다.

나는 즉시 탈백령을 시작했다.


‘자. 불필요한 것은 제거하고, 필요한 것은 강화해주고.’


사실 의식세계는 기본적으로 배타적이다.

주체를 잃지 않기 위해 태생적으로 그렇게 생겼다.

내가 촉촉이와 연계가 약한 이유?

다름 아닌 이 녀석의 내면에 적대와 의심이 끊임없이 표류하고 있어서다.


‘그러니까 노가다를 해야지.’


탈백령은 의심과 적대라는 감정을 뿌리 뽑게 도와 준다.

이제 하루에서 이틀만 지나면 촉촉이는 완전히 나를 따를 것이다.


하지만 대전에서 천안으로 갈 즈음. 일이 발생했다.

쾅 이라는 소리와 함께, 폭발음이 들렸다.

웅성거리는 소리. 심지가 약한 이들은 비명을 지르고, 그 덕분에 민준이와 은서도 깼다.


”아저씨 무슨 일이에요?“

”나도 잘 모르겠다.“


나는 얼떨떨한 표정을 짓는 민준과 은서를 달랬다.

곧이어 선로 위에 기차가 정차하면서, 소음을 냈다.

그 시끄러운 소리에 은서가 고사리 같은 두 손으로 자신의 귀를 막았다.


뭔가 이상해.

폭발의 규모로 보아 단순 사고 같지 않은데.

한 가지 걱정되는 건 내 경험상 원인 불명의 사고는 의도를 갖고 있다는 거다.

즉 누군가 인위적으로 사고를 낼 공산이 컸다.


”아저씨 이제 어떡해요?“


은서가 사람들의 웅성거림이 커지자 다시 걱정어린 표정을 지었다.

난 안심하라고 다독이고는 주위를 둘러봤다.

창밖을 쳐다보는 사람. 핸드폰을 들어 전화하는 사람.

그중에는 우는 아이도 보였다.


”음.“


그때 때마침 여성 승무원 하나가 자동문을 열고 우리가 탄 차량으로 들어왔다.

키가 훤칠하고 이목을 끌 정도로 상당한 미녀.

들어오자마자 남자들의 한몸에 받은 그녀는 큰소리로 사람들을 통제하기 시작했다.


”다들 자리에 앉아 주세요.“

”이게 당최 무슨 일인가.“


승무원 근처에 있던 머리가 벗겨진 아저씨가 호들갑스럽게 물었다.

저 아저씨 좀 전까지 구두 벗은 체로 손으로 발가락을 만지던 아저씨다.


”별일 아닙니다. 그러니 지금부터 제 지시에 따라주세요.“


곧이어 천장에서 비상시에나 나오는 안내 문구가 나왔다.

그 문구가 끝나자 여자승무원이 이어 말했다.


”승객 여러분들. 원인 미상의 폭발 때문에 지연시간이 길어질 것 같습니다. 현재 공병대가 오는 중이니, 최대한 빨리 해결하겠습니다. 그리고 특수 재난법 제3항에 의거, 예비대를 구성하겠습니다. 남자들은 3호 차로 이동해주시길 바랍니다.“

“아이가 있는 사람은 어떡합니까?”


내 앞 칸에 앉아 있던 30대 남자가 물었다.

그의 곁에는 초등학생으로 보이는 아이 둘이 있다.


“아이는 제가 보고 있겠습니다. 안심하고 3호 차로 이동해주세요.”


승무원의 웃는 얼굴에 30대 남성은 마지못해 일어섰다.

그리고 30대 남성이 일어나자, 다른 성인 남자들도 그제야 주섬주섬 일어나기 시작한다.

머리가 벗겨진 아저씨는 일어나면서도 구시렁거렸다.


“승무원 처자 나 허리가 안 좋은데 어떻게 안 될까?”

“나이가 어떻게 되시죠?”

“내가 젊어 보여도 환갑은 넘었어.”

“그럼 남으셔도 됩니다.”


그 말과 함께 승무원 아가씨는 내 쪽으로 오고 있다.

아직 남자 중에 일어나지 않은 사람은 내가 유일하기 때문이다.




피드백 해주실 분 찾습니다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작가의말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선호작 해주시면 더 감사하겠네요.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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