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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쓰는 세계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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몽쉘오리진
작품등록일 :
2021.05.12 19: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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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12.03 23: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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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업혁신19

DUMMY

그렇게 그녀가 온 후로 매일매일 정신없는 하루가 이어졌다. 엄밀히 말하면 내가 정신없다기보다는 서연이가 정신없는 하루를 보냈다고 하는 편이 옳겠지. 다행인지 불행인지 내가 저번에 성질을 낸 이후로 내게는 조심스러워하는 모습을 보였다. 덕분에 나야 평화로운 생활을 누릴 수 있었으니 오히려 좋지만.


여튼 그 골칫덩어리의 처리는 서연이에게 맡기고 나는 현재 새로 세워지는 왕립 서울 조병창에 방문해 있었다. 내가 감히 단언하건데 지금 이 세상에서 가장 뛰어난 대량생산 체재를 갖춘 장소가 어디냐 하면 바로 이곳이라 할 수 있었다.


기계가 아니라 수동으로 작동하는 방식이라지만 그래도 엄연히 컨베이어 벨트의 일종인 롤러 컨베이어가 떡 하니 놓여 있었고 각 파트별로 장인을 섭외해 작업 방식을 검토하는 방식으로 제품의 퀄리티를 높이고자 했다.


예를 들어서 우리가 보급하는 일반 갑옷을 생산한다고 해 보자. 기존의 방식대로라면 한 명의 장인이 그것을 한 땀 한 땀 만들고 있었을 테지만··· 그렇게 해서는 몇 만 명분의 갑옷을 마련하기가 굉장히 힘들다.


반면 우리의 방법은 달랐다.


우선 소, 중소, 중대, 대로 나누어진 사이즈대로 기본 베이스가 될 반팔과 강철 판, 그리고 못이 각기 생산되어 롤러 컨베이어를 타고 조립 파트로 온다. 그러면 조립 파트는 반팔과 강철 판을 리벳 이음 방식으로 결합시킨다. 그렇게 하면 한 벌의 갑옷이 완성되는 것이다.


이렇게 하면 생산성이 월등하게 높아지고 숙련공의 양성이 쉬워진다. 예전에는 혼자서 모든 것을 해야 했지만 지금은 천만 짜면 되거나, 강철 판만 두들기면 되거나 하는 식으로 바뀌었기 때문이다.


여튼 이 코트 오브 플레이트 방식의 이 갑옷의 최대 장점이 무엇이냐 하니··· 바로 가격이었다. 사실은 원래 두정갑, 즉 브리건딘을 사용하려고 했다. 어찌 되었건 브리건딘이 코트 오브 플레이트를 개량해서 나온 물건이었으니까.


하지만 지금 사정에서 브리건딘을 대량 생산하여 보급하기에는 여러모로 부담이 있었고 그러던 와중에 생각한 것이 바로 이 갑옷이다.


적당한 방어력을 갖추었으면서도 활동성에 큰 제약을 주지 않는다. 거기에 기존 갑옷에 비해 유지보수가 월등하게 쉬우며 제작 공정을 간소화할 수 있으며 재료, 특히 강철의 소모가 적다는 것은 굉장한 장점이었다.


쉽게 말해 품질과 가격을 모두 만족하는 놈이 이것밖에는 없었다는 뜻이다.


여기에 현대의 방탄을 모방한 투구를 쓰고 바지 역시 상의의 방식으로 만들어진 바지를 입고 전투화를 입고 무기를 들면 전투 준비가 끝난다.


사실 이 하의의 문제에 대해 논란이 많았는데 그래도 아예 손 놓고 있기는 뭐해서 만들었고 실험 결과 유의미한 방어력을 보여주어서 결국 채택되었다. 그렇게 채택된 표준적인 무장을 지금 내가 입고 있는 것이고.


··· 솔직히 까놓고 말하자면 불편했다. 아무리 편하게 하려고 노력하여 설계하였으나 불편한 점은 어쩔 수 없었다. 그래도 지난 세월동안 계속 꾸준히 운동을 해서인지 어쨌는지 조금씩 적응이 되고 있다는 점이 그나마 위안이었다.


“그럼, 친위대장. 간단히 비무를 해 봅시다.”


내 말에 그는 찜찜한 눈으로 나를 바라봤다.


“괜찮으시겠습니까?”


“괜찮아요.”


이번 비무는 승패를 겨루기보다는 이 갑옷의 활동성과 불편함에 대해 피드백을 하기 위함이었기 때문에 나를 걱정스러운듯이 바라보는 그들의 상상과 같은 일은 일어나지 않았다. 여튼 비무가 끝난 뒤의 감상은 별 거 없었다. 그냥··· 이거 괜찮다 수준?


어느정도 훈련이 되고 적응이 되면 크게 불편함은 없을 것 같았다. 실제로 아까 본 아이템 정보에도 양산형임을 감안하면 만족할 만한 정보가 나와 있었고.


“좋네요. 정말 수고했어요.”


“감사합니다, 전하!”


내 말 한마디에 나이를 지긋이 먹은 장인과 담당자의 허리가 깊숙이 숙여졌다. 처음에는 불편했지만 지금은 적응이 되어버렸다. 이러다 나중에 돌아가서 싸가지없는 놈이 되는게 아닐까 살짝 걱정도 되었다.


“그래서 언제부터 가동할 수 있을 것 같나요?”


“이미 시험 개발은 모두 마쳐서 이제 양산만 들어가면 됩니다만 아직 생산설비의 설치를 비롯한 약간의 공사가 진행중입니다. 재료만 주어진다면 아마 한 두달 내에 양산을 시작할 수 있습니다.”


“좋습니다, 지금처럼만 해 주세요.”


나는 서울 조병창 직원들에게 내가 들고 있던 성과급 호주머니를 슬며시 쥐어준 뒤 조병창을 나왔다. 그 뒤에 환호성과 온갖 소리가 다 들렸고 당연하게도 나는 무슨 이야기를 하는지 하나도 알 수 없었다.


“다행히 조병창은 잘 돌아가는 모양입니다.”


“전하께서 지시하신 일이 아닙니까? 당연히 잘 돌아가야지요.”


“하하하, 그런가요?”


사실 서울 조병창도 해결하지 못한 문제가 있었다. 그건 바로 화살이었다. 대부분이 생각하는 것처럼 화살은 값싼 소모품이 아니라 비싸디 비싼 소모품이었다. 재료도 비쌌고 제작 과정 역시 생각 이상으로 복잡하고 손이 많이 들어가는 것이다.


그래도 최대한 간단하고 대량생산 할 수 있게 화살의 제작과정을 보면서 연구했으나 다른 품목과 같이 드라마틱한 효과는 거두지 못했다.


아무튼 저 갑옷과 무기들로 무장한다면 지금 우리의 전력은 확 달라질 것이 분명했다. 무엇보다도 모든 병사가 적당한 품질의 갑옷을 입고 있다는 것만으로도 전력의 상승이라고 할 만한데 모든 무장 및 기타 물품 전부를 새로 설계했으니 보급 후가 기대가 되었다.







“아, 그리하여 짐은 과거의 모든 것을 잊고 짐의 용기있는 신하를 용서하기로 결정하였다. 바라건데 제국의 동방을 든든히 하여 마땅히 짐과 제국에 도움이 되도록 하라···”


하, 거만하긴. 나는 위대하신 황제 폐하의 조서를 읽는 선전관을 마음 속으로나마 비꼬아 주었다. 하지만 그와 반대로 나는 최대한 기쁜 표정을 지으며 조서를 향해 예를 다했다.


“황제 폐하, 만세 만세 만만세”


관료들의 얼굴은 썩 좋지 않았지만··· 그거야 어쩔 수 없는 길이다. 고개 몇 번 숙이고 호칭 몇 번 달라지면 훨씬 큰 이익을 볼 수 있었다. 솔직히 이런 메리트를 포기하기란 아깝지 않나?


“전하의 그 충심이 변치 않기를 기대한다고 폐하께서 말씀하셨습니다. 또한 위대한 중원의 문화를 배울 수 있는 기회를 허락한다 하셨습니다.”


니들 잘났다. 나는 방글방글 웃으며 답했다.


“물론입니다. 못난 신하를 이리도 돌봐주시니 폐하의 은덕에는 그저 감복할 따름입니다.”


“폐하의 은덕은 사해를 고루 비춥니다. 어찌 전하라고 해서 예외가 되겠습니까? 그저 지금이라도 폐하의 은덕에 감화되니 작게는 한국과 전하에게 다행이요 크게는 이 사해가 기뻐할 것입니다.”


음··· 이렇게 시종일관 잘난 체를 하기도 쉽지 않은데. 하긴, 이들에게는 그럴 자격이 있었다.


“그리 말씀해주시니 한 줄기 안개마저 싹 개인 듯합니다. 자, 먼 길 오느라 고생스러우셨을 텐데 느긋하게 쉬고 가는 것은 어떻습니까?”


“한국의 산과 물이 그렇게 빼어나다 들었습니다. 이왕 이렇게 먼 길을 왔으니 마땅히 그 풍경을 눈에 담고 가야겠지요.”


“하하하! 그 말씀대로입니다. 원하신다면 안내인을 붙여주도록 하지요.”


“하하하, 전하의 은혜에 감사드립니다.”


속은 어떨지 몰라도 우리는 하하 호호 웃으며 알현실을 나왔다. 아니, 어쩌면 저 사신은 진심일지도 모르겠다. 그에 비해 나는 그동안 갈고닦은 연기력을 최대로 발휘하고 있었다. 이 정도면 왕이 아니라 배우를 해야 하는 것 아닐까? 아니면 그냥 저 사람 머리가 꽃으로 가득 찼던가···


다행히도 가장 큰 문젯거리로 예상되었던 고연, 그녀는 예상과는 다르게 얌전했다. 아무리 나랑 영 서먹한 관계라고는 해도 이건 고구려에도 큰 일이었을 텐데. 음··· 내 예상인데 아무래도 이 사실을 미리 알고 있었던 게 아니었나 싶다. 이미 우리가 사대한다는 사실을 고구려에 알린 상태였고 그쪽 집안을 생각해보면 그녀가 알고 있었던 것이 이상하지 않다.


··· 빨리 쫓아내던지 해야지. 외부 인사가 많으면 많을수록 이쪽의 정보가 유출되는 것은 당연한 일이다. 우리가 보안을 철저하게 하고는 있지만 그것도 한계가 있는 법. 특히나 그녀 같은 고위의 신분에게는 더더욱 그렇다. 그녀가 의도하지 않아도 어쩌다 보니 기밀사항을 알 수도 있는 것이고 그것이 슬며시 퍼지는 것도 불가능한 이야기는 아니라는 것.


거기에 나랑 영 관계도 별로였다. 물론 그 후에 그녀 측에서 사과를 해 오기는 했지만··· 이미 내 속에서 그녀의 평가는 어느정도 굳어진 후였다.


다행스럽게도 그녀의 신분은 공주이자 사절단, 곧 떠날 때가 다가오리라. 서연이에게는 굉장히 미안하지만··· 그냥 빨리 떠나주었으면 좋겠다.






그로부터 얼마 지나지 않아 그녀는 고구려로 되돌아갔다. 서연이는 상당히 아쉬워하는 기색이었으나 이렇게 다시 만난 것만 해도 흔치 않은 일이었기에 선선히 그녀를 보내주었다. 나랑은··· 공적인 대화 몇 마디를 나누고 그렇게 헤어졌다.


“아쉽나요?”


내 말에 그녀는 서연이는 고개를 살짝 저었다.


“이렇게 만난 것도 충분히 기쁜 일인걸요. 언젠가는 또 만날 기회가 있겠죠.”


··· 그 자리에 나는 없었으면 좋겠는데. 라는 말을 했다가는 한동안 냉전이 일어날 게 뻔했기에 나는 웃는 낯으로 그렇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혼자 만나는 것도 만나는 거잖아?


“아, 그러고보니 이번주부터 기사 훈련에 들어가기로 했어요.”


기사, 즉 말 타고 활 쏘는 거다. 쉬워보일 수도 있는데 까놓고 말하자면 말 타고 총 쏘는 것도 최소한의 훈련을 해야 한다. 아니, 그보다 승마 자체가 절대로 쉬운 일이 아니다. 나도 처음 승마 배울 때 고생 좀 하면서 배웠다. 더군다나 일반적인 말 타고 달리는 수준이 아니라 말 타고 무기 휘두르고 막는 수준까지 오면 정말 상당한 수준이다. 그래서 기병이 고급 병종인거고 월급도 쎄게 받는 이유다.


지금 기사 훈련까지 병행한다는 것은 이들의 눈에 우리의 기병이 최소한 기사 훈련을 시작할 정도는 되는 기마술을 보유하고 있다는 거다.


“확실히 기본기가 탄탄하게 잡혀 있는데다가 실전 경험도 어느정도 있으니 습득이 빠르더군요.”


“그렇다니 다행인데요.”


그리고 지금 이 모든 것을 육군부에서 기록해 훈련 교범으로 만들고 있었고. 이번 기회에 제대로 배우면 후대에도 정예기병을 양성할 수 있겠지.



오늘 업무가 끝나고 서연이랑 서울 나들이를 하기로 했다. 그 때문인지 묘하게 들떠 있기도 했고. 나 역시 그 시간이 기다려졌다.

롤러 컨베이어.png


요놈이 롤러 컨베이어입니다. 소규모 창고나 일상생활에서 자주 볼 법한...


작가의말

한국 조공 질서에 합류...ㅠ


김댕댕이//주인공(문송)...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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