삶의 위대함 - 한울 쥬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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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결

설련하
그림/삽화
설련하
작품등록일 :
2021.06.28 08:42
최근연재일 :
2022.10.17 08:20
연재수 :
290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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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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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08.28 10: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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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
글자
18쪽

131화. 인수(人獸) 합격(合擊)

삶의 위대함 - 한울 쥬맥




DUMMY

여자의 눈은 분홍색 눈자위에 눈동자가 매우 새빨갰다. 바로 요천견의 눈이다! 쳐다보면 사람의 이지를 제압하는······.


쥬맥이 멍청한 것처럼 꾸며서 여자의 눈동자를 지그시 들여다보았다. 그러자 여자의 눈에서 번갯불처럼 무언가가 번쩍했는데······.


아마 섭혼술로 최면을 거는 모양이었다. 저 죽을 줄 모르고. 상대가 누구인지도 모르니 말이다.


쥬맥은 이미 화경의 경지를 넘어서 그런 술수에 걸리지 않지만, 눈을 게슴츠레하게 뜨고 헤매는 시늉을 했다.


“응? 여기가 어디야? 완전히 꽃밭이네. 정말로 행복하구나. 와하하하하하하!”


그러자 여자는 또 손쉽게 사람 하나를 잡은 줄 알았다. 혼자 좋아서 배꼽을 잡고 웃더니, 일행을 둘러보며 입을 열었다.


“오호호호호! 미련한 놈! 오늘 좋은 점심거리가 생겼구나. 모두 여기로 모이세요. 오늘 점심은 내가 냅니다.”


그러자 쥬맥을 보더니 피식 웃는 무리들. 겨우 사람 하나를 잡아 놓고, 마치 선심을 쓰는 것처럼 점심은 자기가 낸단다.


“아니, 쥐톨만 한 인간 하나 가지고 뉘 입에 붙여? 내려면 제대로 내야지? 어디 가서 열댓 명 더 잡아 와.”


“그럼 우선 간식으로 한입 먹고 또 찾으면 되잖아요? 싫으면 말고.”


그러면서 여자가 잽싸게 재주를 한 번 넘는데, 갑자기 모습이 바뀌면서 몸 길이가 이 장쯤 되는 커다란 분홍색 개가 되었다.


입은 양옆으로 쭉 찢어졌는데 날카로운 이빨에 침을 질질 흘린다. 그러면서 긴 혓바닥을 내놓고 헥헥거리며, 쥬맥을 잡아먹으려고 노려보았다. 이미 자신이 제압한 것이나 다름 없다고 여긴 것.


그런데 역시 눈동자는 여자일 때나 개일 때나 똑같았다. 분홍색 눈자위에 새빨간 눈동자!


확실히 요천견임을 확인한 쥬맥이 진기를 실어서 길게 휘파람을 불었다.


“휘이이이익~”


그러자 사방에서 공격이 시작되었다. 바로 인수(人獸) 합격!


“공격! 모두 죽여라!”


“요수를 잡아라!”


“크허어어엉~”


“끼이이이룩~”


점박이와 별이의 포효까지 우렁차게 주변으로 울려 퍼졌다. 그러자,


“아니, 이것들은 뭐야? 우리를 잡으러 왔잖아? 에잇, 재수없어. 모두 죽여라!”


“인간이 많이 왔다. 모두 죽여라! 한 사람씩 푸짐하게 점심으로 먹자.”


그러면서 모여 있던 요천견들이 모두 재주를 한 바퀴씩 넘었다. 그 순간 그 많던 젊은이들은 어디로 갔는지 모두 사라지고, 흉악한 분홍색 개들만 득실거렸다.


그때 쥬맥이 번개처럼 혼원은하장으로 여자가 변한 요수의 머리를 쳤다. 그러자 장경이 빛살처럼 밀려가는데······.


그것을 본 요수가 잽싸게 입에서 불을 내뿜으며 마주 공격(攻擊)을 가했다. 그러니 당연히 둘의 공격은 중간에서 충돌했고!


꽈앙!


“크헉!”


커다란 폭음과 함께 비명 소리가 울리고, 장경을 당하지 못한 요수는 입에서 피를 토하며 뒤로 주르륵 밀린다.


“게 섰거라!”


쥬맥이 뒤쫒아 가며 번개처럼 백호제마검을 뽑아 들었고, 혼원은하무량검법의 네 번째 초식을 시전했다. 바로 제요제사(制妖制邪)다.


그러자 검이 나가기도 전에 붉은빛 초열의 검강이 일어나더니, 검에서 일어나는 불길로 주변의 삿된 기운을 모두 태워 버렸다.


그렇게 양강의 불길이 주변 삼 장을 초토화시켜 버리자, 요수 십여 마리가 동시에 불에 타면서 몹시 괴로워한다.


그때 다시 백호제마검(白虎制魔劍)을 광풍노도처럼 휘두르며 본 초식을 시전하는 쥬맥!


‘제요제사(制妖制邪)!’


파바바바바바박! 파바박!


대기가 찢어지는 소리가 주변을 끊임없이 울린다. 그러자···,


“끄아아악~”


“커어엉~ 크윽!”



불에 타며 괴로워하던 십여 마리의 요수들이, 단 한 번의 검무(劍舞)에 모두 목이 잘리고 전신이 난도질을 당해서 바닥을 나뒹굴었다.


이를 시작으로 사방에서 요수와 인수 연합군 간에 치열한 싸움이 벌어졌다.


별이가 하늘에서 하얀 날개를 떨치자, 깃털 같은 강기들이 우수수 날리며 요수들을 머리 위에서 공격한다.


날카로운 두 발톱으로는 월륜 같은 강기를 날려서 요수를 내리치는데, 그때마다 요수의 몸에 긴 상처를 남기며 사방으로 피가 뿌려졌다.


점박이는 ‘크허엉~’ 하는 소리와 함께 두 발로 요수를 사정없이 후려친다.


그 앞발에 한 번 맞으면 어떤 요수든 피떡이 되어 날아갔다. 그래도 버티는 놈은 입으로 물어서 한 번 흔들면 몸통이 끊어져 버렸고······.


엄청난 덩치로 적과 싸우는 별이와 점박이의 사나움은, 쥬맥과 함께 장난치며 놀 때와는 천지 차이였다.


그때, 좌측에서는 부루 선인이 두 손에 수인을 맺고 법술의 진언을 외웠다.


“천지의 기운으로 삿된 기운을 멸하노니 요기여 사라져라. 마요소화(魔妖燒火)!”


두 손으로 수인을 맺고 요수들에게 휘저으니, 양손에서 주술문자들과 함께 시퍼런 불덩이들이 튀어 나갔다.


휘류류류류류~~~


그 불덩이들이 요수들을 가격하고 몸에 불을 붙였다. 그러자 요수들이 그 뜨거움을 견디지 못하고 바닥을 뒹구는데······.


그래도 시퍼런 불꽃은 지옥의 귀화처럼 꺼지지 않고 거세게 불타오른다.


서른 명의 백호대 무사들은 요수들을 둘러싸고 도망가지 못하게 막으면서, 방어 중심(防禦中心)으로 싸우고 있었다.


그중에 한 무사가 잘못하여 요수의 눈을 바라보았다. 그러자 갑자기 검을 내던지고, 헤헤거리며 비틀비틀 요수들을 향하여 다가가기 시작했다.


그것을 보고 요수가 번개처럼 달려들며, 발톱이 날카로운 앞발로 내리치고 목을 물어뜯으려고 했다. 그때 뒤에 있던 무사가 얼른 끌어당겨서 겨우 위기를 모면했다.


정신이 올바른 상태에서는 충분히 피할 수 있는 공격이다. 하지만 주위에 환상이 보이고 요수의 보습이 보이지 않으니, 고수들임에도 잘못하면 속수무책(束手無策)으로 당하기 쉬웠다.


“으하하하! 여기가 도원경인가?”


그 외에도 몇몇 무사가 싸우다가 눈이 마주쳐서 비슷한 꼴을 당했다. 죽지는 않았으나 사나운 발톱에 부상을 입었다.


그때, 요천견이 갑자기 수십 마리가 일렬로 늘어서더니, 쥬맥을 향하여 큰 입을 벌리고 동시에 불길을 토해 냈다.


벌써 쥬맥의 손에 요수 수십 마리가 당하자, 가장 강한 쥬맥부터 처치하려고 수십 마리가 일시에 합공을 한 것이다.


가까이 다가가면 오히려 죽을 것 같으니, 원거리에서 화공으로 공격하여 태워 죽이겠다는 심산인 것!


그러자 쥬맥이 전신에 호신강기(護身罡氣)를 두르고, 수십 마리가 토해 낸 이글거리는 불길 속으로 뛰어들었다.


백호제마검을 휘두르자, 불을 뿜는 요수들을 향해서 검탄 수십 개가 빗살처럼 불길을 뚫고 쏟아져 나갔다. 그것들이 요천견들의 머리에 맞으면서 둔탁한 소리를 내며 폭발한다.


쉬쉬쉬쉬쉿~ 퍼버버버버벅!


“캑!”


“깨갱~ 깽!”


머리가 터져 사방으로 핏물과 뇌수가 비산하고, 일부는 빗맞았는지 피를 흘리며 바닥을 뒹굴었다.


그래도 수백 마리가 모여 있는 힘을 믿고, 계속 버티며 공격을 해 대는 요천견들!


그러나 거센 불길로도 호신강기를 두른 쥬맥의 몸에는 한 점의 상처도 입힐 수 없었다. 그러자 이번에는 사방에서 수십 마리가, 쥬맥을 향해서 그 거대한 몸을 동시에 내던졌다.


날카로운 발톱과 이빨을 앞세우고 그렇게 육탄전으로 공격해 왔다. 자신들의 큰 덩치를 믿고.


이에 쥬맥이 수십 마리의 동시 공격을 천둔미리보(天遁迷離步)로 피하는데······.


희끗희끗 그림자만 잠시 비출 뿐 그 본모습은 드러나지도 않았다. 그러자 요수들이 당황하여 사방을 두리번거리며 열심히 찾는다. 그때···,


‘은하탄류(銀河彈流)!’


천둔미리검법의 첫 번째 초식이 이기어검으로 펼쳐졌다. 그러자 수천 개의 검적이 마치 은하수(銀河水)처럼 사방으로 도도하게 흘러간다.


그 하나하나가 검강이 실린 실검인지라, 그 검의 물결에 맞으면 전신이 산산이 부서질 것은 당연한 이치!


뒤늦게 위험을 알아차린 요수들이 사방으로 튀며 피하는데, 재빠른 몇 마리 외에는 대부분이 화를 면치 못했다.


파바바바바바박!!


“깨갱! 깨개갱!”


“커어어어엉~”


많은 비명 소리와 함께, 수십 마리가 온몸이 낭자하게 핏물을 쏟으며 바닥을 뒹굴다가 덧없이 죽고 말았다.


“개 주제에 겁도 없이 까불고 있어!”


그러자 이번에는 무리들 중에서 두목급으로 보이는 다섯 마리가 무리를 헤치고 앞으로 나섰다.


사람으로 치면 마치 결사대처럼!


다른 요천견과는 달리, 머리에서 등줄기까지 까만 갈기털이 희미한 빛을 뿌리며 한 자쯤 자랐다.


눈빛에도 사나움이 넘쳐흐르고 귀는 마치 악마의 귀처럼 뾰족하게 서 있는데, 발톱은 금속처럼 반짝거린다.


‘흠, 제법인데?’


쥬맥은 쉽게 볼 녀석들이 아님을 한눈에 알아차렸다. 그래도 어찌 요수에게 기가 죽을 수 있으랴.


전신에 호신강기를 더욱 강하게 두르고, 천둔미리검법의 두 번째 초식인 천둔은룡(天遁隱龍)을 펼치기 위해서 신공을 운기했다. 그러자···,


휘류류류류류~~~


하면서 주변에 강기가 휘돌기 시작한다. 그것을 보고 있던 요수 다섯 마리가 두 발로 일어서더니 거칠게 몸을 털었다.


그 순간 온몸의 털들 하나하나에서 무형의 강기가 일어나더니, 세침 같은 수만 개의 빛무리가 쥬맥을 덮쳤다.


몰려오는 공세가 심상치 않은 상황!


이에 쥬맥은 혹시 몰라서 호신강기를 두른 채, 검신을 번개처럼 휘둘러 둘레에 이중의 검막을 쳤다. 그러자,


티디디디디디딩!


미세한 침이 금속에 부딪치는 소리와 함께, 대부분이 검막에 부딪쳐서 튕겨 나갔다. 그리고 일부는 튕겨져서 안으로 들어왔다가, 호신강기에 부딪치자 힘없이 땅바닥으로 떨어져 내렸고.


털침 공격도 효과가 없으니, 이번에는 모두 앞발을 들고 천지를 양단할 듯이 온 힘을 다해서 내리친다.


그러자 금속 같은 발톱들이 빠져나오면서, 마치 수정처럼 투명(透明)해지며 쥬맥의 전신으로 파고들었다.


그 공격에 쥬맥이 날쌔게 어풍비행으로 몸을 띄웠다. 그러자 투명한 발톱들은 목표를 잃고 검은 연기를 내뿜으며 주위를 휘돌더니, 다시 요수들의 본체로 돌아갔다.


파라라라랏!


그 순간 백호제마검의 두상에 박혀 있는 두 눈 중에서, 피독주(避毒珠)에 붉은 빛이 어렸다. 그리고 잠시 뒤 그 빛이 뇌전처럼 튀어서 쥬맥의 몸으로 스며든다.


그러나 이미 쥬맥은 천독불침(千毒不侵)의 경지에 이른 몸. 거기에 다시 피독주의 기운마저 스며들자, 검은 연기들은 독무였는지 힘을 쓰지 못하고 안개처럼 스러져 버렸다.


두목급 다섯 마리가 그 모습을 보고 놀라더니, 또다시 일제히 한 번 재주를 넘었다. 그러자 오 장에 가까운 거구의 외눈 도깨비 모습으로 변했다. 또다시 변신술을 부린 것!


다섯이 일제히 낭아봉(狼牙棒)을 내리쳐서 쥬맥을 한 방에 피떡으로 만들려고 하는데···, 그보다 쥬맥이 한 발 더 빨랐다.


‘천둔은룡(天遁隱龍)!’


초식 명을 외우며 검을 사방으로 번개처럼 휘두르자, 희미한 검적(劍跡)만 보일 뿐 아무것도 보이지 않았다.


그런데···, 별거 없는 것처럼 보이는 한 수였으나 두목들이 갑자기 놀라서 몸을 뒤틀며 사방으로 뛰쳐나갔다.


꽈과과과과광!!


마치 천지가 울리는 듯한 소리와 함께 여러 낭아봉이 산산이 부서지면서, 그 파편이 곳곳으로 퍼져 나갔다.


그것은 쥬맥이 쏘아 보낸 보이지 않는 무엇과 부딪쳐서 폭발을 일으킨 것이다.


이 일격에 두목급 다섯 중에서 두 마리는 머리가 잘려 즉사하였고, 세 마리는 여기저기에 부상을 입었다.


그러자 죽고 부상당한 요수들이 다시 요천견의 모습으로 돌아왔다.


방금 눈에는 보이지 않았지만, 백호제마검에서 무형의 검기가 발사되어 요수들을 향해 휘몰아친 결과였다.


쥬맥이 아직은 무신의 경지를 이루지 못해서, 검 없이는 의형검기 만으로 초식을 펼칠 수준이 안 되었다. 그래서 검강(劍罡)을 투명하게 하여 무형검강으로 공격을 시도한 것!


그럼에도 두 마리만 죽고 세 마리는 부상을 당한 것은, 요수들도 경지가 상당하다는 의미였다.


이렇게 쥬맥이 두목들과 싸우는 사이에, 점박이와 별이, 부루 선인에 의해서 요수 몇 백 마리가 죽어 나갔다. 그러자 이제 남은 것은 백여 마리에 지나지 않았다.


결국 승산이 없다고 판단한 두목 중 한 마리가, 지시를 내리는지 하늘을 보며 길게 울부짖었다.


“커어어어어엉~~~”


그러면서 포위망 중에서 가장 약해 보이는 곳을 향해, 사납게 발톱을 날리며 덤벼들었다.


그 공격에 일순간 포위망이 뚫리자 그곳으로 번개처럼 뛰쳐나가는 요천견! 그러자 남은 무리도 모두 그 뒤를 따라서 우르르 줄행랑을 놓기 시작했다.



“잠깐 숨 좀 돌립시다.”


인수(人獸) 합동 부대는 부상자들의 치료를 위해서, 일단 뒤쫓는 것을 보류하고 현장을 정리하기로 했다.


이번 싸움에서 요수의 환술에 당해 죽을 뻔한 무사가 네 명, 가벼운 경상을 입은 무사는 열 명 정도였다.


요수가 이 정도 수준이면 반인족이나 야차족보다 몇 배 강하다는 의미다.


점박이와 별이, 그리고 부루 선인이 없었다면, 아무리 쥬맥이 혼자서 분전투구를 하더라도 많은 사상자(死傷者)가 발생했을 것이다.


쥬맥은 생각만 해도 소름이 쭉 끼쳤다.


요천견의 털은 매우 부드러우면서도 가죽은 칼이 안 들어갈 정도로 질겼다. 그래서 쓸모가 많기 때문에 가죽을 모두 벗기고, 내단처럼 굳어진 요정단(妖晶丹)도 모두 제거했다.


혹시 들짐승이 요정단을 먹고 요수로 변하는 것을 방지하기 위한 조처였다.


분홍빛 보석 같은 요정단은 여자들이 남자를 홀리는 데 보석처럼 사용된다. 또한 환술 진법을 설치하는 데 기석으로 사용되기도 하였고.


매우 비싼 값에 거래되는 귀물인 것!


요수들의 살은 아직 수행이 부족하여 식탐을 버리지 못한 점박이와 별이의 뱃속으로 대부분이 사라졌다.


그러고 나서 기분 좋게 배를 두드리고 있는 두 친구를 보고, 쥬맥은 어이가 없어서 그냥 웃고 말았다.


쥬맥은 중상자와 경상자를 포함하여 열다섯 명을 축성지로 다시 돌려보냈다. 그때 뒤따라온 시원마 일부를 내주어, 요수의 가죽과 요정단도 함께 보냈고.


이제 요수가 반(半)도 남지 않아서, 이동이 불편한 무사는 짐밖에 되지 않으니 돌려보낸 것이다.


정비를 마친 쥬맥은 다시 빠르게 도망간 요천견들을 뒤쫓기 시작했다.


요천견들도 많이 다쳤기 때문에 멀리 가지는 못했을 것이고, 근처 어딘가에 숨어 있을 확률(確率)이 높았다.


그래서 발자국과 핏자국을 따라서 열심히 추적을 하는데···, 물이 흐르는 큰 시내가 나오고 거기서부터는 흔적(痕跡)이 끊겨서 찾을 길이 막연했다.


아마 물을 이용(利用)하여 흔적을 지우고 몰래 도망을 친 모양이다. 물론 상류나 하류 쪽의 둘 중 하나로 갔을 확률이 높았지만.


모두 방법을 몰라 제자리에서 서성거리는데, 쥬맥과 부루 선인이 좌정을 하고 깊은 침묵으로 빠져들더니 거의 동시에 일어나며 외쳤다.


“이쪽이다! 이쪽으로 갑시다.”


위쪽을 손가락으로 가리키며 시내를 따라 경신법을 써서 달리기 시작했다.


방금 두 사람이 좌정하여 요천견이 이동하고 있는 위치를 찾아낸 것은 바로 천이통(天耳通)이었다. 기감으로는 느낄 수 없는 경우에도, 삼천 장(9km) 밖의 미세한 소리까지 들을 수 있기 때문이다.


한 식경쯤 경공술로 달리자 요천견들의 흔적을 찾을 수 있었다. 요수들임에도 부상당한 동료들을 버리지 않고, 천천히 시내의 상류 쪽으로 흔적을 지우며 도망치고 있었다.


마음 같아서는 살려 보내고 싶었다. 그러나 요수는 많은 해악을 끼치기 때문에, 지구에서 살아가는 생명체들을 위해서라도 필히 제거(除去)를 해야 한다.


눈치채지 못하게 멀리서 뒤따르며 다시 공격할 지점을 찾고 있는데······.


삼백 장쯤 앞쪽에 제법 넓은 분지가 보였다. 한눈에 보기에도 많은 수가 싸우는 전장으로는 안성맞춤!


그곳을 공격 지점으로 삼고, 요천견을 앞질러서 근처에 매복을 하기로 했다.


쥬맥만 요수들의 앞을 가로막고, 나머지는 포위하기 위해서 분지를 둥글게 에워싸는데······. 그때 하필이면 풍향이 바뀌어 쥬맥 쪽에서 요수들 쪽으로 바람이 불었다.


그러자 앞서 달리던 두목급 요천견이 코를 킁킁거리며 냄새를 맡았다.


“킁킁킁! 앞에서 인간의 냄새가 난다. 조용히 우측의 분지 쪽으로 빠져나가자. 모두 몸을 낮추고 날 따라라!”


자신이 먼저 시냇물에서 빠져나와 길잡이를 하면서, 몸을 낮추고 벌판의 수풀 속으로 숨어든다. 그러자···,


쥬맥이 잘되었다는 듯이 그 후위를 막아서며 공격 명령을 내렸다.


“요수가 포위되었다! 공격하라!”


“와아~ 공격하라!”


벌판에서 이렇게 다시 요수(妖獸)와 인수(人獸) 합동 부대 간의 맹렬한 싸움이 벌어졌다. 서로 죽이겠다고 덤비는!


“끼루우~~~”


별이가 요수들의 앞쪽에 낮게 떠서, 주작 신수에게 새로 배운 신통으로 날카로운 발톱을 날리는 공격을 가했다.


그러자 진기를 머금은 발톱이 발에서 벗어났다. 동시에 찬란한 금빛을 머금고 회전하면서, 요수들을 향해 빛살처럼 날았다.


파바바바밧!


“캐애앵~”


"캥!"


그 발톱이 몇 마리 요수들의 눈을 한 번에 꿰뚫어 버렸다.


그러자 눈을 잃은 요수들이 비틀거리며, 사방으로 사나운 이빨을 들이대고 경계를 한다. 그때 백호대의 무사들이 비호처럼 다가가서, 눈이 먼 요수들의 목을 단칼에 베어 버렸다.


이에 질세라 후위에서는 점박이가 하늘을 향해 포효하며, 붉은 갈기털을 털어서 요수들을 향해 날려 보낸다.


“크아아앙~~~”


핏핏핏핏핏핏!


포효와 함께 날아간 붉은 갈기털들이, 마치 송곳형 암기처럼 변했다. 번개처럼 날아가더니 십여 마리의 요수들을 꿰뚫고 돌아온다. 그러자 그 공격에 당한 요수들이 고통에 몸부림치며 바닥을 뒹굴었다.


“깨개갱 깽!”


그때 또 백호대 무사들이 잽싸게 달려들어서, 숨통을 끊어 버렸고 말이다.


“······빙살의 기운으로 요기를 멸하노라. 현천의 한빙살!”


부루 선인은 좌측에서 수인을 맺더니 진언을 외우며 법술로 공격했다.




감사합니다. - 설련하(偰輦河)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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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2 142화. 대이주와 축제(祝祭) 21.09.08 1,281 10 19쪽
141 141화. 환시성의 완공(完工) 21.09.07 1,297 11 18쪽
140 140화. 인과응보(因果應報) 21.09.06 1,267 11 17쪽
139 139화. 사필귀정(事必歸正) 21.09.05 1,272 11 18쪽
138 138화. 추풍낙엽 같은 생명들 21.09.04 1,273 11 19쪽
137 137화. 비겁하게 피해가지 않는다 21.09.03 1,280 11 18쪽
136 136화. 요계왕과의 결투 21.09.02 1,301 11 19쪽
135 135화. 요계(妖界) 수행 21.09.01 1,296 11 18쪽
134 134화. 소원림의 복수전(復讐戰) 21.08.31 1,315 10 18쪽
133 133화. 새로운 한울 21.08.30 1,299 10 19쪽
132 132화. 헤어지기 싫은 친구들 21.08.29 1,306 11 19쪽
» 131화. 인수(人獸) 합격(合擊) 21.08.28 1,304 11 18쪽
130 130화. 요수 소탕작전 21.08.27 1,304 11 18쪽
129 129화. 환시성 내성 완공 21.08.26 1,313 11 19쪽
128 128화. 적의 생명도 중시한다 21.08.25 1,286 10 17쪽
127 127화. 우르강의 혈투(血鬪) 21.08.24 1,291 11 19쪽
126 126화. 반인족의 침략(侵略) 21.08.23 1,289 12 18쪽
125 125화. 아구산의 화산 폭발 21.08.22 1,317 13 18쪽
124 124화. 새로운 물결 21.08.21 1,335 12 18쪽
123 123화. 지옥의 심판(審判) 21.08.20 1,306 12 18쪽
122 122화. 유계의 파천대(破天隊) 21.08.19 1,312 13 19쪽
121 121화. 유계(幽界) 수행 21.08.18 1,352 13 18쪽
120 120화. 비승야차(飛昇夜叉) 출생 21.08.17 1,311 15 18쪽
119 119화. 혼원은하무량신공 대성 21.08.16 1,320 15 18쪽
118 118화. 피바다 거원해(巨怨解) 21.08.15 1,323 13 19쪽
117 117화. 야차족과 거인족의 혈투 21.08.14 1,332 13 18쪽
116 116화. 반인족 첩자(諜者) 사건 21.08.13 1,308 14 19쪽
115 115화. 어수족의 시조신(始祖神) 21.08.12 1,315 13 18쪽
114 114화. 어수족과 천망의 싸움 21.08.11 1,334 14 18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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