삶의 위대함 - 한울 쥬맥

무료웹소설 > 작가연재 > 무협, 퓨전

완결

설련하
그림/삽화
설련하
작품등록일 :
2021.06.28 08:42
최근연재일 :
2022.10.17 08:20
연재수 :
290 회
조회수 :
382,535
추천수 :
7,321
글자수 :
2,467,752

작성
21.08.09 10:21
조회
1,342
추천
14
글자
17쪽

112화. 환시(桓市)를 향하여

삶의 위대함 - 한울 쥬맥




DUMMY

그러자 수르 얼굴에 웃음꽃이 피어나며 말을 이었다. 무척 들뜬 표정이다.


“환시 좋지! 언젠가 우리 종족의 가장 중심적인 도시가 될 곳에 가서 우리가 함께 전설을 쌓는 거야. 제일 큰 성벽의 바위에다 내 이름도 하나 큼지막하게 새겨야지. 원하면 네 이름도 새겨 주마. 생각만 해도 좋구만.”


“그러고 보니 여기저기에 이름을 새기면 꼴 보기 싫으니까, 한곳에 원하는 사람들의 이름을 새길 수 있도록 적당한 자리를 하나 만들어야겠다.”


“그래, 낙서판을 하나 만드는 거야. 역사에 우리들의 이름을 남겨야지~.”


수르는 생각만 해도 기분이 좋은지 어깨를 으쓱댔다. 마치 그 일을 오랫동안 기다려 온 것처럼 말이다.


한 달이 눈 깜박할 사이에 흐르고 쥬맥은 취임식 준비에 정신없이 바빴다.


이번에 쥬맥이 맡게 될 부족원 수가 사만 명에 가까웠다. 거기에 백호대 일만까지 총 오만에 가까운 인원을 관리해야 하니 보통 일이 아니었다.


휘하에 네 명의 소족장을 두기로 했는데, 수르는 쥬맥을 그림자처럼 따르는 것만 좋아했지 소족장도 사양을 했다.


오늘 취임식이 치러지는 대연무장에는 전원이 참석할 수가 없어서 백호대 조장급 이상 이백여 명과, 부족의 소족장 및 주요 참모들, 비 대족장과 산하의 부족장들, 그리고 주요 참모진들만 참석했는데도 인원이 일천 명이 넘었다.


미루도 아이들을 친정 엄마에게 맡기고 참석하였는데 곱게 차려입으니 아직도 꼭 처녀 같았다.


단 위에는 대족장과 부족장들의 좌석이 놓이고 끝 쪽에 새로 부임하는 쥬맥이 아내와 함께 나란히 앉았다.


둥~ 둥~ 둥~


시작을 알리는 북소리가 울리자 모두 자세를 가다듬고 자리에서 일어섰다. 비 대족장이 앞으로 나서서 단상 앞에 서더니 주변을 둘러보며 입을 열었다.


“오늘 이 자리는 새로운 부족장의 취임식을 거행하는 자리입니다. 우선 모두 엄숙하게 머리를 숙여서 천신님께서 새로운 부족장에게 가호를 내려 주시기를 기원하겠습니다.”


두둥~ 두둥~ 두둥~


그러자 북소리에 맞추어 모두 앞으로 두 손을 모으고 고개를 숙여서 엄숙하게 기원을 드렸다.


잠시 시간이 흐른 뒤, 다시 북소리에 고개를 들고 모두 앞을 쳐다보았다.


“이어서 신임 부족장에게 지휘권이 담겨 있는 지휘도를 전달하겠습니다. 신입 부족장 쥬맥은 앞으로 나오시오.”


쥬맥이 일어나 앞으로 가서 마주 보고 허리를 숙여 인사를 하니, 비 대족장이 한 자 길이의 부족장 표식이 새겨진 지휘도(指揮刀)를 한 손으로 중앙을 잡고 쥬맥에게 내밀었다.


그러자 쥬맥이 양손으로 지휘도의 양끝을 공손하게 받쳐들며 받아 들었다.


“여러분도 잘 아시겠지만 오늘 새로 취임하는 쥬맥 부족장은, 그동안 우리 종족을 지키기 위하여 자기 목숨을 아까워하지 않고 항상 앞장서서 싸워 왔습니다.


그러한 공적들이 반영되어 이번에 새로운 부족장으로 승차한 것입니다. 자~ 그럼 우선 신임 부족장의 인사말을 한번 들어 보도록 합시다. 쥬맥 부족장! 한마디 하시오.”


그 말에 쥬맥이 앞으로 나섰다.


“아직 어리고 부족한 제가 부족장이라는 막중한 자리를 맡게 되어 너무 어깨가 무겁습니다. 앞으로도 우리 종족과 부족을 위하여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조금 부족하더라도 여러분들이 믿고 많이 도와주시기를 부탁드리겠습니다. 감사합니다.”


“자! 모두 박수로 축하합시다.”


둥~ 둥~ 둥~ 둥~ 둥~


짝짝짝짝!


박수 소리가 연무장에 가득 찬 가운데 비 대족장이 상미루에게도 축하한다는 말을 건넸다. 쥬맥과 같이 돌면서 부족장들과 소족장들까지 모두 일일이 악수를 하였고······.


취임식이 끝나자 아직 일이 남은 듯 쥬맥을 데리고 취임식장을 빠져나갔다.



비 대족장이 쥬맥을 데리고 간 곳은 한울의 집무실이었다. 마침 집무실에는 천사장과 대신녀까지 모두 와 있었는데, 비 대족장이 먼저 인사를 드리면서 방문 사유를 말씀드렸다.


“한울님! 새로 부족장으로 승차한 쥬맥 부족장이 인사를 드리러 왔사옵니다. (쥬맥에게) 어서 인사를 드리게.”


“이번에 승차한 부족장 쥬맥이 한울님께 인사드리옵니다. 천사장님과 대신녀님께도 인사드립니다.”


“하하하! 어서 오너라. 그 어리던 네가 커서 벌써 부족장이 되다니 세월이 정말 유수와 같구나. 축하한다. 잘 해라.”


“감사하옵니다.”


천사장과 대신녀도 한마디씩 했다.


“축하한다. 지금까지 해 온 것처럼 하면 된다. 염려할 것 없다.”


“정말 축하해. 잘할 거야.”


한울이나 천사장, 대신녀도 다 자기 자식이 승차한 것처럼 기뻐해 주었다.


쥬맥이 어릴 때부터 보이는 곳에서, 때로는 보이지 않는 곳에서 쥬맥을 보살피고 지켜봐 왔으니 어쩌면 당연한 일인지도 모른다. 한울이 기분이 좋은지 싱글벙글 웃으며 말했다.


“오늘 같은 날 맨입으로 그냥 축하만 할 수는 없지. 여봐라! 간단히 술상을 차리고 금령주를 내오너라!”


시중을 드는 시녀가 명을 받들고 준비를 하러 안으로 들어갔다.


“자! 거기 앉아라. 비 대족장도 함께 앉으시오. 그동안 이 녀석을 돌보느라고 고생했으니 같이 한잔 해야지요.”


“감사하옵니다.”


“지난번에는 태을 선인과 함께 중계까지 다녀왔다고? 이러다가 우리 천인족에서 무신이 나오게 생겼구나. 앞으로도 부단히 노력해라.”


“감사하옵니다. 모두 배려해 주신 덕분이옵니다.”


여러 대화가 오가는 가운데 간단히 차린 술상이 나왔다.


“자! 축하주 한 잔 받아라. 금령주이니 귀한 술이니라.”


한울이 그 귀하다는 금령주를 쥬맥에게 한 잔 하사하니, 쥬맥은 황송하여 두 손으로 받은 다음 옆으로 고개를 돌리고 마셨다.


어른들 앞이라 그런지 술은 맛이 좋은지 어떤지, 코로 들어가는지 입으로 들어가는지를 알 수 없었다.


이어서 천사장과 대신녀까지 한 잔씩 권하니 쥬맥은 대낮부터 얼굴빛이 붉어져 민망하여 어찌할 줄 몰랐다. 그 모습을 보고 또 모두 웃고 즐기니 분위기가 화기애애한 가족 같았다.


이렇게 하여 쥬맥은 서른아홉 살의 나이에 천인족 역사상 최연소로 부족장의 자리에 올랐다.


* * * * *


쥬맥이 부족장이 된 지 한 달 뒤부터 환시성 건설을 위한 이주(移住)가 시작되었다.


지구에 도착한 직후부터 태을 선인을 비롯한 선발대가 삼십 년에 가까운 세월 동안 많은 부분을 미리 준비했기 때문에, 이주 과정이 어렵지 도착만 하면 현지 상황은 별로 어렵지 않을 것이라고 하였다.


우선 부족민이 이주하는 것이므로 지낼 주거지를 먼저 건설하고, 아직 환시성이 완성되지 않았기 때문에 보호를 위해 그 둘레에 주술진을 세 겹으로 설치했다.


그리고 이동하는 데 필요한 도로와 먹고살 농경지가 필요하므로 도로를 먼저 계획에 따라 필수 구간을 건설하였고, 농사가 편하도록 도로 주변을 개간한 뒤 수로를 만들었다.


도착하면 즉시 농사가 가능하도록 가구별로 농지를 미리서 다 할당하고 말이다. 그렇지 않으면 처음으로 이주하는 부족은 굶어 죽기 십상이었다.


일부는 미리 농작물을 심어서 바로 도착해도 생활에 문제가 없도록 준비를 해 놓았다고 하니, 선발대가 얼마나 많은 고생을 했을지 짐작이 되었다.


쥬맥은 오천의 백호대를 먼저 출발시켜서 이미 준비된 진지에 상주시키고, 혹시 모를 이종족이나 짐승 떼로부터 주거지 주변을 보호했다.


그리고 사만의 부족민이 한 번에 이동할 수는 없으므로 일만 명씩 나누어서 네 차례에 걸쳐 이주하도록 했다.


이때 나머지 오천의 백호대가 같이 움직이며 부족들을 보호하도록 하니 드디어 대장정의 막이 올랐다.


주맥은 오천의 백호대를 먼저 보내고, 오십여 명의 백호대와 뒤에 출발하면서 인드리코룡들을 이끌고 갔다.


먼저 도착한 백호대가 인드리코룡이 지낼 방목지에 경계선을 만들어, 풀어 놓아도 방목지를 이탈하지 못하도록 미리 준비를 할 것이다.


직접 인드리코룡들을 이끌고 가는 것은 쥬맥을 마치 어미 따르듯이 하니 안전을 위해서 함께 데리고 가는 것일 뿐이었다.


이미 성체가 되었지만 처음에 키운 새끼 두 마리만 이끌고 가면 그 후손들은 순하게 그 뒤를 따라왔다.


사만삼천 근이 넘는 거구들 오십 마리와 그 새끼들 열 마리가 함께 움직이니 마치 지진(地震)이라도 난 것처럼 땅이 쿵쿵 울렸다.


처음으로 먼 나들이를 나선 인드리코룡 무리는 마치 소풍이라도 가는 듯이 들떠 있었고, 계속 쥬맥에게 다가와서 얼굴을 비벼 댔다.


속 모르는 남이 보면 마치 쥬맥이 어미인 양 말이다.


쥬맥은 옆에서 같이 걸으며 좋은 풀밭이 나오면 잠시 뜯어먹을 시간을 주었다. 그동안 어떤 풀들을 좋아하는지 자세히 파악한 까닭이다.


“얘들아! 가자. 빨리 와!”


그런데 떠날 시간이 되었는데도 어린 새끼들이 멀리까지 달려가 장난을 치면서 돌아오지 않았다. 부르는 소리에도 들은 척 만 척하고······.


“우워워워워워~~~”


그러자 제일 큰 어미가 화가 나서 소리를 지르니 그제야 후다닥 달려온다.


“에에에에에에~”


잽싸게 어미 곁에 다가와서는 응석을 부렸다. 마치 꾸지람을 면하려는 듯이. 갈 길이 머니 어미들을 이끌었다.


“자! 그럼 코룡이, 코순이 다시 가자!”


손짓을 하면서 앞장서서 가자 어미소의 뒤를 따르듯이 다시 대행렬이 출발했다.


인드리코룡의 덩치가 커서 등 위에 타고 가도 되지만, 쥬맥은 가축처럼 타지 않고 친구처럼 옆에서 장난을 치며 걸었다. 그러자 새끼들이 다가와서 같이 옆에서 장난을 치며 재롱을 부렸고.


짐승도 사람처럼 저 귀여워하는지는 귀신처럼 금방 알아차리는 법이다. 쥬맥이 친구처럼 아끼고 돌보아 주니, 잘 따르는 게 당연한 것 아니겠는가?


쥬맥이 어쩔 수 없는 사연으로 그 어미를 죽이고, 자신처럼 고아가 되어 버린 새끼들을 차마 죽일 수 없어서 거두어 키웠다.


마음 한편에 자리한 죄책감을 씻기 위해서였지만, 측은지심으로 그저 친구처럼 가족처럼 돌보아 주었던 것.


그러다 보니 이제 그 수가 수십 마리로 늘었을 뿐인데······.


종족 내에서는 인드리코룡을 마치 쥬맥의 사유 재산인 가축처럼 여겼다. 그 수가 육십 마리에 이르니 그것만 해도 모두 대단한 부자라고 생각하는 것이다.


개인의 가축이라고 생각하니 다른 사람들은 전혀 간섭을 하지 않았다. 그래서 한편으로는 마음이 편했고······.



드디어 저 멀리에 환시성(桓市城)의 건설지가 눈에 들어오기 시작했다.


넓은 벌판에 강처럼 큰 하천이 흐르고, 물줄기가 둘로 나뉘는 가운데 부분에는 지름과 높이가 모두 이백 장 정도 되는 작은 산이 솟아 있었다.


그리고 여기저기 낮은 구릉이 수없이 펼쳐진 들판에는 아직 인간의 손을 타지 않아서 나무와 풀이 무성하게 자랐다.


마중 나온 백호대를 따라서 넓은 벌판에 둥글게 돌로 경계를 쳐 놓은 방목지로 인드리코룡들을 끌고 갔다. 모두 그곳에 몰아넣고 돌아오려고 하니 쥬맥과 헤어지는 것을 아쉬워한다.


“우워어~”


“에에에~”


어미나 새끼나 모두 따라가고 싶어서 낮게 울어 대며 쥬맥을 애타게 불렀다.


“하하하! 녀석들아 금방 또 볼 거야.”


쥬맥이 돌아가라고 손짓하니 멈칫대는 모습들이 너무도 애처로운데······. 그래도 어쩔 수 없이 인드리코룡들을 방목장에 넣고 백호대의 기지를 찾아가니, 바로 부족의 주거지 옆에 있는 낮은 구릉에 자리를 잡고 있어서 주변이 한눈에 내려다보였다.


구릉에서는 주거지에 다른 이종족이나 들짐승이 침입하면 한눈에 알아볼 수 있기 때문에, 경계 업무가 훨씬 수월할 것이다.


주거지 안에는 정착(定着)해서 살 집들이 벌써 수천 채가 지어져 있었다.


이주를 위해서 미리 준비해 둔 집들인데, 부족장 주거지도 그 중앙에 듬직하게 자리를 잡고 있었다. 집 둘레에는 돌담을 쌓고 그 안에 목재로 지은 안채와 사랑채 그리고 석조로 지은 수련실(修鍊室)까지 모두 갖추었다.


지어 놓은 집들은 규모가 큰 것과 작은 것들이 섞여 있어서 우선 소족 단위로 구획(區劃)을 나눴다.


그 다음은 가족 수에 맞추어 입주자를 정하고 배정된 농경지도 조정하도록 지시했다. 대부분이 농사로 먹고 살아야 하니 식구가 많으면 더 넓은 땅을 주어야 한다.


첫 입주하는 부족을 위해서 신경을 많이 썼는지 이미 모든 것이 거의 갖춰져 있어서, 바로 이주해 와도 생활에는 전혀 불편함이 없어 보였다.



지금 이곳 환시성 건설은 태을 선인이 진두지휘하고, 모든 지원은 비율신 대족장이 맡아 왔었다.


그런데 이제 쥬맥이 부족장으로 이주했으니 그 업무를 대행해야 한다. 그래서 우선 태을 선인을 만나러 축성(築城) 선발대 주거지를 찾았다.


이미 두 번이나 왔었기 때문에 물어볼 필요도 없이 집무실을 찾아서 문을 열고 들어서자 태을 선인이 반갑게 맞았다.


“어서 오너라. 오느라고 고생 많았다.”


“잘 지내셨습니까? 여기서 일하시는 분들께서 더 고생하시죠 뭐.”


“맞다 이놈아. 너 보다는 그래도 내가 더 고생이 많지. 우선 앉거라.”


태을 선인은 밖에서 계속 일해서 그런지 얼굴과 드러난 피부가 햇볕에 그을려 전보다 더 나이가 들어 보였다.


쥬맥을 어려서부터 보살펴 왔기 때문에 항상 어린 손자를 대하듯 하니, 부모 형제가 없는 쥬맥은 할아버지처럼 그게 더 편하고 좋았다.


“제가 차라도 한잔 끓일까요?”


“달라는 소리보다 더 무섭구나. 앉거라. 그래도 여기는 내가 주인이다.”


보던 자료를 내려놓고 주방으로 들어 가더니 손수 차를 끓여 가지고 나왔다.


원래 시중도 들고 여러 가지 잡일을 도와주는 신녀가 있는데 잠시 자리를 비운 모양이다.


“그래, 인드리코룡을 모두 이곳으로 데리고 왔다고?”


“예, 새끼 열에 어미가 쉰 마리로 벌써 예순 마리나 됩니다.”


“많이도 늘었구나. 네가 우리 종족에서 제일 큰 부자인가 보다.”


“그게 어디 제 건가요. 다 우리 종족의 재산이죠.”


“남들은 다 네 것이라고 하는데 너는 네 것이 아니라고 하는구나. 하하하!”


“제가 그냥 관리만 할 뿐이죠.”


“다름이 아니라 이제 네가 왔으니 본격적으로 내성부터 돌을 날라다가 성 쌓기를 해야 하는데 실어 나르기가 쉽지 않구나. 붉은 화강암이 근처에 많아서 준비는 많이 해 놓았는데 말이다.


돌이 엄청나게 무거워서 시원맘모스나 고대코뿔소는 서너 마리가 들러붙어야 겨우 하나를 끌어당기니 운반에 시간이 너무 걸려서 탈이야.


채석장에서 여기까지 돌을 나르는 것이 지금으로선 가장 큰일이다. 그러니 이참에 그 인드리코룡인지 안졸리코룡인지 하는 그놈들을 좀 쓰자.”


“예? 아니 그 순한 녀석들에게 무거운 돌을 나르는 일을 시키자구요?”


“그래, 저쪽에서 주거지 만들 때도 큰 돌들은 그 녀석들이 다 치웠다며?”


“그거야 잠깐 하는 일이고요. 여기서 계속 그 일을 하는 것과는 다르죠.”


“아니, 그렇게 걱정되면 네가 데리고 무리하지 않게 잘 시키면 되잖아?”


“알겠습니다. 그러면 제가 힘들지 않는 선에서 시키겠습니다.”


“그래, 네가 도와준다니 한시름 덜었구나. 그동안은 성벽 쌓을 기초를 다지고 내성의 기관 설치와 비상 탈출로, 대피소 건설 등 주로 땅속에서 하는 일과 도로 건설이 주 업무였었다.


이제 기본 작업이 끝났으니 네 부족민 이주가 모두 끝나면 바로 내성을 쌓자구나.”


그러면서 그동안 해 온 일들을 보여 주고 그리고 성을 쌓을 자리와 규모를 보여 주는데 이것은 정말 대역사였다.


중앙의 산속에는 온갖 기관이 설치되었고 외부로의 비상시 탈출로와 대피소, 지하 작전실 등이 건설되었다.


지름과 높이가 이백 장 정도인 중앙의 산을 중심으로, 주변에 직경 일천 장의 내성을 십칠 장 높이로 쌓게 설계되었다.


밑면의 두께는 십 장인데, 위로 올라갈수록 조금씩 좁아져서 십칠 장 높이에서는 두께가 삼 장에 이르렀다.


그곳에는 전투 시 무사들이 오갈 수 있는 통로를 만들기 위해서 성의 상단 양쪽에 축대를 쌓아서 길을 만들 예정이었다.


그 위에 또 사방에 성루를 쌓아서 지휘소를 만드니 다 지으면 모습이 얼마나 웅장할지 놀라움을 금할 수 없었다.


‘우와~ 정말 대단하구나!’


외성은 그보다 훨씬 규모가 큰데 내성을 중심으로 한 변이 오십 리, 네 변 총 이백 리의 정사각형 성벽을 십 장 높이로 쌓는다.


그것도 붉은 화강암으로······.


역시 밑면은 두께가 십 장에 위쪽은 오 장의 두께로 쌓아서 끝단에 전투할 통로와 무기를 설치한다.


그리고 칠십 장마다 지휘소를 겸한 성루를 만들고 사방에 총 네 개의 대형 성문을 만들어 출입을 통제하게 되어 있었다.


평상시에는 누구나 자유스럽게 왕래가 가능하도록 열어 놓지만, 비상시에는 허락없이 드나들 수 없게 말이다.


“정말로 대단하군요.”


쥬맥은 벌린 입을 다물지 못했다.




감사합니다. - 설련하(偰輦河)


이 작품은 어때요?

< >

Comment ' 0


댓글쓰기
0 / 3000
회원가입

삶의 위대함 - 한울 쥬맥 연재란
제목날짜 조회 추천 글자수
113 113화. 환시성을 건설하라 21.08.10 1,345 15 18쪽
» 112화. 환시(桓市)를 향하여 21.08.09 1,343 14 17쪽
111 111화. 부족장이 되다 21.08.08 1,329 17 18쪽
110 110화. 영천(靈泉)에 계신 아버지 21.08.07 1,350 17 18쪽
109 109화. 중계(中界) 수행 21.08.06 1,350 18 18쪽
108 108화. 힘이 있어야 평화도 이룬다 21.08.05 1,310 20 19쪽
107 107화. 생사의 기로에서 얻은 기연 21.08.04 1,321 21 18쪽
106 106화. 소리 없이 다가온 음모 21.08.03 1,308 22 18쪽
105 105화. 또 다른 재앙덩어리 천마수 21.08.02 1,337 24 18쪽
104 104화. 결혼 초야(初夜) 21.08.01 1,351 26 19쪽
103 103화. 꿈꾸던 가정을 꾸리다 +1 21.07.31 1,334 25 18쪽
102 102화. 호사다마(好事多魔) +1 21.07.30 1,323 27 18쪽
101 101화. 가정을 꿈꾸다 +1 21.07.29 1,322 28 18쪽
100 100화. 옛 상처를 지우다 +2 21.07.28 1,335 30 17쪽
99 99화. 우군(友軍)을 만들다 +1 21.07.27 1,322 28 18쪽
98 98화. 사랑은 다시 움트고 +1 21.07.26 1,337 30 20쪽
97 97화. 이기어검(以氣馭劍) +1 21.07.25 1,327 31 19쪽
96 96화. 인면(人面)의 오색요접 +1 21.07.24 1,350 31 18쪽
95 95화. 수련에 몰두하다 +1 21.07.23 1,342 33 19쪽
94 94화. 겨울이 가면 봄이 온다 +1 21.07.22 1,342 34 19쪽
93 93화. 천망과 천인족의 혈투(血鬪) +1 21.07.21 1,348 35 18쪽
92 92화. 천망! 그 대재앙의 시작 +1 21.07.20 1,347 35 20쪽
91 91화. 친구 수르의 결혼 +1 21.07.19 1,367 37 18쪽
90 90화. 동명이인(同名異人) +1 21.07.18 1,342 37 19쪽
89 89화. 수르의 애인(愛人) +1 21.07.17 1,344 38 17쪽
88 88화. 대재앙(大災殃)의 잉태 +1 21.07.16 1,354 39 18쪽
87 87화. 노무사들의 분노(忿怒) +1 21.07.15 1,343 42 19쪽
86 86화. 장기전의 묘수 +1 21.07.14 1,357 42 18쪽
85 85화. 혈전 또 혈전 +1 21.07.13 1,329 42 19쪽
84 84화. 운명을 건 전쟁 21.07.12 1,350 42 18쪽

구독자 통계

신고 사유를 선택하세요.
장난 또는 허위 신고시 불이익을 받을 수 있으며,
작품 신고의 경우 저작권자에게 익명으로 신고 내용이
전달될 수 있습니다.

신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