퇴출당한 망나니 야구선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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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결

저녁밥
작품등록일 :
2021.07.28 01: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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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12.20 04: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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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09.18 21: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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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7화 디백스의 괴물 탄생!

DUMMY

오늘은 미국에 와서 가장 푹 잤던 날이 아닐까 싶을정도로 아주 깊게 잠을 잤다. 평소에는 컨디션 체크같은 건 따로 하지 않고 곧바로 경기에 임하는 성격이지만, 오늘 같은 기분을 느끼기 위해서라도 앞으로는, 더 자기 관리에 신경을 써야겠다고 생각했다.


"저 아저씨 또왔네.."


푹자서 인지 오늘은 그라운드에는 나보다 선객이 있었다. 평소 나와 다니엘의 연습을 구경하던 바로 랜디 존슨 아저씨였다. 현역에서 은퇴했지만, 아직도 그의 구위는 건재했다.


-스이이익!! 타앙탕탕타타타타..


내 인기척을 느낀 아저씨가 불렀다.


"꼬맹이 왔냐? 오늘 선발이라 떨려서 도망친줄 알았더니 용케 왔구나?"

"뭐 죽으러 가는 것도 아니고 매일 하던 운동 하러 나오는데 도망을 왜 칩니까?"


내 시큰둥한 반응에 공 하나를 더 던지고선 물었다.


"꼬맹이 오늘 삼진 몇개나 잡을 생각이냐?"

"삼진이요? 글쎄요? 딱히 그런걸 생각하고 마운드에 올라가질 않아서.."

"쯧쯧쯧.. 데뷔전인데 젊은 놈이 이렇게 패기가 없어서야.. 쯧! 20탈삼진은 잡을 생각으로 임해야지! 라떼는 말이야! 약쟁이들이 판치던 90년대부터 삼진을 밥먹 듯이 잡아댔어!"


'하긴 이 아저씨가 진짜 레전드이긴 하지...'


누가보면 꼰대라며 추억보정한다고 생각할 수도 있겠지만, 이 아저씨에 경우에는 실제로 90년대부터 2000년대 약냄새가 진동하던 메이저리그를 실력 하나로 누비고 다녔다.

그럼에도 90년대 2558개 탈삼진을, 2000년대 2182개 탈삼진을 기록하는 기염을 토해냈었던 선수였다.


"야구는 저 혼자 하는 스포츠가 아니잖아요. 탈삼진도 좋지만 상대 타자에 맞춰서 가장 적절한 볼배합으로 아웃카운트를 우선시 해야 하는게 프로 아닌가요?"


U-18 결승전과 고시엔 결승전을 통해 얻은 나만의 프로의식이었다. 그러나 랜디 존슨은 전혀 공감하지 못한다는 듯 고개를 세차게 저었다.


"그건 삼류 투수들이나 그 지랄을 하는 거고, 일류는 그 어떤 타자가 와도 모두 찍어 누를 수 있어야해"

"모두가 당신처럼 쉽게쉽게 삼진을 잡아낼 수는 없습니다. 자신보다 팀을 먼저 생각하는 게 전 일류 선수라고 생각합니다."


살짝 비웃음 섞인 조소를 짓는 랜디 존슨이 비참했던 과거에 이야기를 들려주었다. 그에 말에 따르면 빅 유닛은 처음부터 완벽한 선수가 결코 아니었다. 1990~1992년 3년 동안 아메리칸 리그 최다 볼넷을 기록하는 불명예 타이틀을 가지고있을 정도로 불안한 제구를 보이던 선수였다. 그런 그에게 결정적인 도움을 주었던 사람이 있었으니, 그는 바로 텍사스 레인저스에 레전드 투수 놀란 라이언이었다. 상대팀 선수임에도 랜디 존슨이 공을 던질때 3루 쪽으로 몸이 쏠리는 문제점과 착지 할 때 디딤발의 위치의 문제점을 조언해주며 그의 성장에 날개를 달아준 인물이기도 했다고 한다.


"그럼 더 잘 아시겠네요. 최다 볼넷을 기록했을 때 당신을 구단에서 무능하다고 버렸다면 지금과 같은 투수가 될 수 없었을 것 아닙니까?"

"뭐 누구나 바로 일류가 될 수는 없는 법이지, 하지만 아무리 지금보다 시스템이 떨어지던 메이저리그 구단이라 해도 일류가 될성 싶은 선수를 그렇게 함부로 버릴 수가 있을까?"


'이건 또 무슨 소리야?'


"자네 말대로 내가 만약에 그저 그런 삼류 투수로 평가받았더라면 구단에서 진작에 마이너로 보냈겠지, 하지만 그러지 않았어 왜? 자네 말대로 구단이 날 믿어줘서? 그럴리가 있겠나? 그들은 알았던거야 내가 가진 포텐셜을"

"그래서 하고 싶은 말이 뭔데요. 삼진을 많이 잡을 생각으로 마운드에 올라가라 뭐 이런거에요?"


슬슬 짜증이 나려던 차에 드디어 그가 본론을 꺼내들었다.


"좀 맞아도 괜찮네 이미 디백스는 자넬 일류로 평가하고 있어 내 생각도 마찬가지고, 지금같은 기회는 프로에서도 흔하지 않아 그러니까 최대한 구단을 이용해 먹어"


'디백스에 가장 애착을 가진 선수가 할 소리는 아니지 않나..?'


"뭐.. 부담 갖지 말고 마음 편하게 욕심부리면서 던져라 이런 말입니까?"

"옳지~ 삼진은 자신감이야 자신감!"

"예예~ 알겠습니다. 선배님"

"푸훗!! 푸하하하하하!! 선배라고? 나한테 지금 선배라고 한거야? 푸하하하하하"


갑자기 파안대소를 해대는 이 아저씨 때문에 순간 깜짝 놀랐다.


"선배 맞잖아요. 뭐가 웃긴거에요?"

"아니 뭐 틀린 말이 아니기는 한데.. 내게 그런말을 썼던 인간은 BK말고는 없었거든 크큭.. 좋아! 서비스다. 공 이리줘봐"


뜬금없이 서비스라는 말이 무슨 뜻인지 몰랐지만, 난 바닥에 떨어져있는 야구공 하나를 주워 그에게 건넸다.


"잘 봐 어디서도 공개하지 않은 나만의 슬라이더를 알려주도록 하지"


***


"어제 드디어 길고 험난했던 애리조나의 20연패가 끝이 났는데요! 그 승리의 주역이 오늘 선발이라죠?"

"미스터 황의 나이를 감안했을때 토레이 감독이 조금 무리하는 게 아닌가 싶었지만, 오늘 경기장을 가득 메운 관중들만 봐도 50%이상은 나온 의미가 충분해 보입니다."

"맞습니다. 애리조나가 초반에 연승으로 승수를 쌓았어도 지금은 내셔널리그 서부지구 꼴등이거든요? 차라리 지금 경험치를 많이 쌓아서 내년을 기약하는 것도 좋은 판단이라고 생각됩니다."


일본에서 중계를 듣고있던 테이쿄 부원들이 모두 발끈했다.


"어제 도대체 뭘 본거야?"

"그러게 말이야 기껏 하드캐리 해서 이겼더니 경험이나 쌓으라는 소리하고 있네 흥!"

"메이저리그니까 저렇게 생각하는게 보편적이겠지 모든 건 선덕이 하기 나름이야"


신타로 주장에 말에 모두 고개를 끄덕이며 브라운관에 집중했다.


-삐빅!!


"플레이볼!"


오늘 선발에 나가기 앞서 오전에 랜디 존슨에게 원포인트 레슨을 받았던 슬라이더가 자꾸 눈에 아른거렸다. 하지만 경기 휘슬이 울리면서 모든생각을 정리했다.


"자 1번 타자는 조지 스프링어입니다. 올 시즌 최고의 리드오프죠?"

"지금 휴스턴의 전력이 역대 최고 기량을 뽑내는 이유가 바로 여기서부터 나오는 것이죠!"

"과연 어떤 승부를 보여줄지 주목됩니다!"


다니엘은 익숙하다는 듯 몸쪽 깊은 곳에 미트를 가져다 대는데, 이건 뭐 던지라는 건지 맞추라는 건지 헷깔릴정도로 깊어도 너무 깊었다.


'정말 그래도 되는 건가..?'


아무리 인코스에 약하다 하더라도 의아했지만, 뭐 다니엘이 분석한 결과라면 믿고 따를 수 밖에 없었기에 시원하게 포심을 던져댔다.


-파밧!


"스트라이크!!"


조금 깊게 들어가는 게 아닌가 싶었던 볼을 다행히 심판은 스트라이크 판정을 내려주었다. 그리고 타석에 서있는 스프링어는 100마일의 포심이 자신 허리에 꽂히는 순간 움찔할 수 밖에 없었다.


'생각보다 어린친구가 강심장이네'


심호흡을 하며 정신을 가다듬은 그가 다시한번 몸쪽 깊게 들어오는 볼을 보며 헛웃음을 지었다.


'아직 어리숙하구나 한번 성공했다고 그렇게 건방을 떨면..!'


-후웅~


이번에는 체인지업으로 그의 스윙을 유도했다. 유리한 볼카운트를 잡은 다니엘이 평소 답지 않게 승부를 재촉했다.


'중앙으로 던지라고? 굳이?'


이번만큼은 따르기 어렵다고 생각이 들었던 내가 고개를 흔들자, 그 역시 고집을 굽히지 않았다.


'진짜 난 몰라요.!'


-스이이익!! 파밧!!


"스트라이크!!"


날 지그시 노려보던 스프링어는 그대로 삼진 아웃 되어 쓸쓸하게 타석에서 퇴장했다. 이유는 모르겠지만, 결론적으로 다니엘의 판단이 정확했다.

첫 아웃카운트를 잡아내자, 관중들이 평소와는 다르게 홈팬들에게서 열띤 응원이 쏟아져 나왔다. 덕분에 마운드에 있던 난 1회초부터 팬들의 사랑을 듬뿍 받는 귀염둥이 막내로 인상을 팍! 남길 수 있었다.


-2번 타자 알렉스 브레이그먼


알렉스 브레이그먼은 좌완에게 강한 면모를 보이는 선수이기 때문에 난 서둘러 글러브를 벗어 우완으로 변경했다. 그러자 애리조나 홍보팀에서 기대했던대로 사람들의 반응은 난리가 났다.


"지..지금 글러브를 바꿔꼈죠?? 설마..!!"

"스위치 피처입니다!! 이럴수가요! 저 어린나이에 좌완 100마일 말고도 또 다른 무기가 있었군요!!?"


중계진뿐만 아니라 커뮤니티에서도 반응은 뜨거웠다. 그중 가장 많은 비교가 있었으니..


ㄴ 누가 오타니를 만화로 써도 안 먹힐 사기 주인공이라고 했냐?

ㄴ 양손투수와 투타 이도류 중 어느 쪽이 더 사기 같냐?

ㄴ 아니 도대체 일본 선수들은 어떤 교육환경이길래 저런 괴물들이 나타나는거냐고!

ㄴ 님들 그거암? 쟤 15살임 큭큭 주인공은 이미 정해졌다.

ㄴ 스위치 피처라고 설마 왼손만큼 던질 수 있겠냐? 기껏해봐야 80마일 수준이겠지

ㄴ 미친놈인가? 80마일이 장난같냐? 난 60마일 예상한다.

ㄴ 그럴꺼면 그냥 왼손 쓰지 미쳤다고 오른손으로 던지겠냐 아휴..


현장에 관중들 역시 다양한 의견들이 오고갔지만, 모든 논란은 초구에 전부 잠재워버렸다.


-스이이익!! 파밧!!


"스트라이크!"


[101마일(162.5km/h)]


'오늘 정말 미쳤는데? 컨디션이 너무 좋잖아!!'


최근 어느정도 몸이 잘 풀리고 있다는 생각이 들었지만, 우완 최고 구속을 첫 선발에 찍어버리자, 내 자신감은 폭발했다.


"지저스! 이건 말도안됩니다! 반칙이에요. 반칙!"

"동감합니다. 스위치 피처의 등장만으로도 충격인데, 양손 다 100마일을 던질 수 있다니.. 거기다 자기 입맛대로 타자 성향에 맞춰서 언제든 맞춰 던질 수있는 투수라면 이 선수의 포텐셜은 지금까지 메이저리그 투수 역사상 최고치가 아닐까 생각됩니다!"


단순히 우완으로 잘던지는 수준도 아니다. 우완 파이어볼러라고 불려도 손색이 없을 만큼 2번타자 브레이그먼은 꼼짝도 할수 없었다.

사태의 심각성을 눈치챈 휴스턴은 비상이 걸려버렸다. 애리조나를 만나기 전까지 무려 7연승중이었는데 뜻밖에 복병에 발목을 잡히게 생겼으니 말이다.


"남은 구종이 얼마나 있는지도 모르는 스위치 피처라니 이게 무슨 날벼락이야?"

"이거 재수없으면 위닝시리즈 뺏기게 생겼는데?"


반대로 디백스 벤치는 축제 분위기였다.


우완 101마일은 선수들도 처음보는 구속이었기 때문이다.


"복덩이가 들어왔어 복덩이가! 드디어 우리팀에도 잭 그레인키를 이을 2선발이 나타난거야!!"

"거기다 타격도 잘하고! 이정도면 마이크씨에게 다같이 술 한잔 대접해야겠어 하하하하"


화기애애한 애리조나의 덕아웃의 분위기를 이어 선덕은 2번 타자 브레그먼을 삼진으로 돌려세웠다. 현장에 나와있는 기자들의 손도 끊임없이 타자기에서 떨어질 생각을 하지 않았다. 당장 나와있는 정보만 올려도 충분히 그날 하이라이트 뉴스는 따논 당상이었기 때문이다.


"매덕! 넌 무슨 타이틀로 기사 쓸꺼야?"

"말시키지마! 새꺄 바빠!"

"그러지말고 같이 공유좀 하자 서로 제목이 겹치면 피곤하잖아"

"그렇긴 하지.. 아이씨 그래! 난 스위치 피쳐로 쓸꺼야!"

"오케이 그럼 난 다른걸로 피해줄게"

"오~ 니가 웬일이냐? 고맙다."

"고맙기는..흐흐흣"


옆에서 매덕의 기사를 그대로 베껴 써내려가던 그가 잽사게 제목만 바꿔서 먼저 업로드했다.


[15살 양손 100마일의 디백스의 괴물탄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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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2 91화 합법적(?) 템퍼링 21.10.12 1,439 18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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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9 88화 후회와 반성 그리고 결과 21.10.09 1,560 21 12쪽
88 87화 퍼펙트 게임 21.10.08 1,529 19 13쪽
87 86화 상냥한 귀인들 21.10.08 1,467 21 11쪽
86 85화 D-5 21.10.06 1,517 18 12쪽
85 84화 누가 올라와도 상관없습니다. 21.10.05 1,530 21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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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7 76화 너 좀 재수없다. 21.09.27 1,632 23 11쪽
76 75화 벼랑 끝 사투(2) 21.09.26 1,669 21 13쪽
75 74화 벼랑 끝 사투(1) 21.09.25 1,689 19 13쪽
74 73화 착한놈과 나쁜놈 +2 21.09.24 1,732 24 12쪽
73 72화 약속 21.09.23 1,719 22 13쪽
72 71화 미러전 21.09.22 1,728 22 13쪽
71 70화 첫번째 손님 21.09.21 1,780 22 12쪽
70 69화 불문율 개혁의 시작 21.09.20 1,780 24 12쪽
69 68화 마지막 티켓을 향한 출발 21.09.19 1,812 23 12쪽
» 67화 디백스의 괴물 탄생! 21.09.18 1,889 27 12쪽
67 66화 뜻밖에 데뷔전 +4 21.09.17 1,831 28 11쪽
66 65화 또 한명의 한국인 +1 21.09.16 1,786 19 11쪽
65 64화 프로의 자세 +1 21.09.15 1,752 24 13쪽
64 63화 상품성 있는 선수 21.09.14 1,780 20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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