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r. 할리우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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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뤼포
작품등록일 :
2021.12.19 20: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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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9.14 09: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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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잇 호잇... 초능력 재주꾼. (1)

소설에 등장하는 모든 인물, 지명, 상호, 단체, 사건 등은 작가의 상상력으로 재구성되고 창조된 허구입니다.




DUMMY

울산에 사는 50代 한 아이의 아버지가 한통의 전화를 받고 화들짝 놀랐다.

난데없이 경찰로부터 전화가 걸려왔기 때문이다.

고등학교에 다니는 아들이 인터넷 공유사이트에서 파일 업로드를 했는데 콘텐츠를 무단으로 공유하면서 법을 어겼다는 것이다.

담당 수사관으로부터 처벌을 받지 않으려면 합의를 봐야한다는 말을 들었다.

부랴부랴 경찰이 알려준 법무법인에 전화를 걸었다.

퉁명스럽게 대하던 여직원에게 화가 치밀어 올랐지만, 아버지는 아들의 장래가 달린 일이라 참아냈다.


“생활보호대상자 증면서류 때오면 50만원까지 됩니다. 그럼.”


그 말만 남기고 여직원은 귀찮다는 듯 전화를 끊었다.

그와 같은 일들이 전국적으로 벌어졌다.

웹하드에 영화나 음악 또는 인기만화 스캔본을 업로드 했다가 법무법인으로부터 고소를 당한 사람이 수두룩했다.

대부분은 저작권 고소고발 대리를 행사하는 법무법인과 합의를 봤다.

한바탕 홍역을 치룬 사람들이 웹하드 사이트에서 손을 뗐다.

그 중에서 가장 지독하고 가혹하게 군 곳이 가온그룹이었다.

가온그룹은 적당히 합의를 보고 끝나지 않았다.

일벌백계(一罰百戒)했다.

2002~2005년까지 전국 18개 수사기관에 접수된 저작권법 위반사건은 무려 10만 건에 육박했다.

이전 삶에서의 3만 8천 건을 훨씬 뛰어넘었다.

가온그룹이 적극적으로 고소고발을 진행했기 때문이다.

그에 힘을 받은 업계가 팔을 걷어 붙였다.

저작권 단체 및 저작권자로부터 위임을 받은 법무법인들이 적극적으로 나서게 됨으로써 일선 경찰서와 검찰청에 접수되는 고소 건수가 급증 했다.

부작용도 있었다.

일부 법무법인의 무차별적인 고소가 심각한 사회 문제를 낳기도 했다.

 모 출판사가 강경한 대응으로 유명한 가온그룹을 따라했다가 불미스러운 사건으로 비화된 일도 있었다.

고3 수험생이 웹하드 업로드 혐의로 고소를 당하자 심한 스트레스를 받다가 끝내 자살하는 사건이 벌어졌던 것.

무차별적인 저작권 침해 고소로 많은 청소년들이 불안에 떨었다.

건당 60~80만원의 합의금을 마련해서 합의를 보지 않으면, 하루아침에 전과자가 될 수도 있기 때문이다.

현행법상에서 약식기소를 통해 벌금형을 받더라도 전과 기록이 남았다.

일부 법무법인들이 소설·게임·만화 등 여러 분야에서 업로드한 청소년이나 대학생에게 이른바 ‘시간차 공격’으로 고소고발을 남발하면서 수많은 이들이 불면의 밤을 지새웠다.


“저작권에 대한 인식을 키우려는 의도 보다 합의금 액수산정으로 자신들에게 돌아갈 몫에만 목을 매는 모습을 보이고 있지요.”


꽤 많은 법무법인들이 불법 파일 공유 고소건으로 장사를 하고 있다.

류지호의 미간이 잔뜩 찌푸려졌다.

오랜만에 만난 신효정으로부터 저작권 관련 캠페인 진행상황에 대해 들었다.

의도했던 것과 다른 식으로 왜곡된 움직임 때문에 부작용이 속출했다.


“짜증나네요.”


타인의 창작물을 복사, 배포하는 행위는 분명 잘못된 행위다.

다만 저작권법에 대해 무지한 청소년들을 상대로, 특히 불법 파일을 쉽게 구할 수 있는 인터넷 환경에서 청소년에게까지 무차별 형법의 잣대를 대는 것이 합리적인지 따져볼 일이다.


“예를 들어 일부 파일공유 사이트는 자동 업로드 기능을 갖추고 있어서 암호설정을 하지 않고 내려 받은 소설이나 만화는 자동으로 업로드가 되는 거예요. 공유하지 않음이라고 유저가 설정해 놓지 않으면 자동으로 받은 파일이 공유가 되는 경우도 있고. 그런 걸 모르고 사용했다가 고소를 당한 청소년들도 꽤 많은데, 기업 측 변호사들은 싹 다 무시하고 일률적으로 합의금을 챙기고 있는 거죠.”


저작권 침해 사범 합의금으로 인해 저작권사냥꾼, 저작꾼 파파라치라는 고소문화까지 만들어졌다.

인터넷에 사진, 동영상, 음원을 올린 네티즌을 무차별 고소한 다음에 합의금을 뜯어내는 변호사가 많아졌다.

저작권 위반을 핑계로 경찰에 고소하면 경찰이 네티즌에게 고소 사실을 알려주고 합의보라고 안내한다.

법무법인 직원은 고소 취하를 조건으로 거액의 돈을 요구하는 패턴이다.


“저작권 고소 전문 변호사들이 아르바이트생을 이용해 미니홈피, 카페, 블로그, P2P, 웹하드, 공유 사이트를 뒤져서 한 건당 50~100만원의 수익을 올리고 있다고 해요. 문제는 헤비업로더는 건드리지 못하고 저작권 개념이 없는 어린 학생만 협박한다는 거죠.”


실제 소설을 내려 받았다는 이유로 고소당한 고등학생이 형사 처벌한다는 협박과 합의금 요구로 고민하다가 자살한 사건이 발생해 충격을 주었지만, 그 죽음은 어떤 사회적 반향도 없었다.


“가정형편이 어려운 어떤 중학생은 고소당한 뒤에 합의금 60만원을 내지 못해 가정법원 소년부로 송치된 일도 있었어요.”


그런 일들을 방지하기 위해 힘이 센 가온그룹이 나선 것인데.

세상은 류지호의 뜻대로만 흘러가지 않았다.


“부작용이 사회문제가 됐다면서요? 고소 건수는 좀 줄었어요?”

“아니요.”

“......?”

“도리어 늘 것 같아요. 주로 만만한 십대들이 될 것이고요. 나래안전 시스템의 예측으로는 최대 15만 명까지 저작권파파라치에게 시달릴 것이라고 해요.”


엄청난 숫자다.

법무법인 입장에서는 최소 700억 대 민사사건 시장이 열리게 되는 거다.


“경찰 당국은 담당 수사관을 보강했대요?”

“사이버수사대에서 주로 업무를 처리하는데, 고소 건수가 증가하면서 그쪽에서도 쓸 데 없는 서류심사에 인력을 많이 뺏기고 있다고 하네요. 한 번에 100명을 고발하는 고소장이 들어오면 경찰로서도 일단 신원을 확인하고 조서를 작성한 다음에 모두에게 연락을 취해야 하니까.....”


경찰에서도 아우성이다.

경찰서마다 하루 평균 수십 건의 고소장이 들어오니 인력난을 겪을 수밖에 없다.

그러니 합의를 보라고 유도하는 것이고.


 “사이트 관계자들 혼내주는 것은 어떻게 되고 있어요?”

“파일공유 문제는 자기들 소관 아니라고 하죠 뭐. 개인의 관리 문제의 영역이라고 주장하고 있어요. 정작 본인들이 잠재적 범법자를 무더기로 양산하는 불법의 온상인 줄도 모르고.”

“우리 쪽에서는 애들은 안 건드리죠?”

“청소년에게 60만원 받아서 뭐 하겠어요. 주로 반성문이나 어떻게 범죄에... 저작권 침해를 하게 되었는지 진술서를 받고 있어요. 고해성사 수준으로 아주 자세하게.”

 

예전의 신효정이었다면 어림도 없다.

두 자녀의 엄마가 되어서 그런지 조금은 너그러워졌다.

 

“그런 진술서들이 법정에서 의미가 있어요?”

“예. 청소년들이 어떻게 웹하드를 접하고 사용하게 되었는지를 알려주죠. 자신들이 행하는 파일 공유가 불법이란 걸 사이트 어디에서도 알려주지 않는다는 것을 증명해 주기도 하고.”

 

가온그룹의 법률팀과 다온로펌은 청소년의 경우 삼진 아웃 개념을 도입해 처리하고 있다.

학생들이 저작권법을 잘 몰라서 고소된 가벼운 사안인 경우에는 1, 2회 경고조치를 취한다.

멋모르고 공유한 경우 저작권 위반에 대해 경각심을 심어주는 선에서 계도했다.

가온그룹이 집중하는 것은 이익을 목적으로 불법복제물 생산을 일삼는 대형 릴(Reel)그룹과 저작권 침해인 줄 알면서도 방관하는 웹하드와 P2P 업체들이다.

대부분의 단체와 법무법인은 P2P·웹하드 등 온라인서비스사업자(OSP)보다, 힘없는 개인을 위주로 단속을 벌이고 있다.

웹하드나 P2P 사이트에 대한 고소·고발은 불법 콘텐츠 방조 혐의에 대한 책임 규명이 힘들고 소송 기간도 길어지기 때문이다.


“나래안전 사이버보안팀 저작권 보호센터 단속 실적은 어때요?”

“작년에만 출판 부문 89만 건, 영상 25만 건, 음악 1,200만 건이었던 것으로 기억해요.”


2000년대 중반인데, 벌써 1,200만 건이다. 참고로 국제음반산업연맹(IFPI)에서 발표한 2005년 온라인 불법다운로드는 200억 곡이었다.


“불법 OSP가 성행함에도 불구하고 근절이 어려운 이유가 일명 바지사장을 두고 운영을 하기 때문이에요. 단속이 된다고 해도 실질적인 사장은 그동안의 운영으로 번 돈을 가지고 법망을 빠져나가죠.”

“그래서 관련 법규를 꼼꼼하게 설계해야 한다고 그렇게 강조를 했구만.”


문화예술인 출신이 문화관광부와 국회의원이 되면 뭐하나.

전문성을 전혀 발휘하지 못하는 것을.

전문성도 없고 철학도 없는 이들이 주로 선출직과 관직에 가지만.


“중소 규모의 불법 OSP를 설립하는데 대략 4억 원이면 된다고 해요. 솔직히 해 볼만 하죠. 진입장벽이 낮은데다가 소형 규모의 OSP조차 연간 매출액이 4억 원 정도라고 하더라구요. 중형이나 그 이상의 경우에는 50~500억 원 정도의 연간 매출을 올리는 것으로 나래안전에서는 추정하고 있어요.”


징벌적 손해배상을 적극 도입해야 한다고 누차 강조하고 있건만.

미국법을 마구잡이로 베껴서 법안을 만들다 보니, 실제 해석·적용을 할 경우 난점이 한두 가지가 아니라니.

헌법을 개정하면서 시대와 현실과 동떨어진 법률들을 싹 다 뜯어고쳐 놓으면 좋으련만.


“법제사법위원회에서 저작권 침해 관련 문제가 논의되긴 했어요. 의외의 결론이 났지요.”

“뭔데요?”

“청소년들이 불법으로 업로드, 다운로드를 하면서 죄의식조차 못 느끼고 있다. 그러니 청소년들에게 너무 엄한 벌을 하면 안 될 것이다. 경찰은 변호사들의 끊임없는 고소로 업무가 마비 지경이다. 경찰청 내에 전담 부서를 만들어야 할 것이다. 저작권자를 대표하는 단체는 일괄적으로 사건을 접수해서 업로더에 관한 정보를 관할 경찰서에 보내주면 된다. 거기에 사건 처리당 가산점을 부여하면 좋을 것 같다. 뭐 이 정도라고 할 수 있어요.”


하나마나한 소리다.

국회의원들이 IT관련 행사에 자주 얼굴을 비춘다.

와서 얼굴 도장만 찍고 간다.

어느 누구도 관련 산업에 대해 공부하려는 일말의 의지도 없다.

대중문화예술 분야도 마찬가지다.

하루가 다르게 세상이 발전하고 변화하고 있는데, 관련된 법은 현실을 제대로 반영은커녕 더 안 좋은 쪽으로 만들어지고 있다.

이 시기에 제대로 불법 및 법의 허점을 이용한 OSP 영업을 근절시켜야 했다.

관련법이 만들어지더라도 금방 다른 형태로 진화할 테니까.

아예 양지에서 합법적으로 사업을 할 수 있도록 강제할 필요가 있다.

웹하드는 스스로 콘텐츠거래소라고 표방한다.

이 시기 유저들은 웹하드 서비스를 포털처럼 취급하는 경향이 있었다. 웹하드는 옥t시언이나 Koo마켓 같은 일종의 오픈마켓이다.

인터넷상거래의 기본원칙들인 판매자(업로더) 정보공개와 안전결제 등 소비자(다운로더) 보호조치 등이 필수적이다.

저작권자로부터 판매허락을 받은 콘텐츠만 유통시키도록 해야 음란물과 불법복제의 문제가 해결된다.


“현재 국내 OSP 업체는 몇 군데나 됩니까?”

“스무 곳 좀 넘어요.”


이대로 놔두면 안 된다.

이전 삶처럼 5년 내 300개까지 늘어날 수도 있다.

나래안전 불법복제 감시단과 한국배급협회 및 영상협회가 추산한 한 해 불법 복제물 유통으로 인한 영상 분야 손실액이 무려 20조 원에 달한다.

부가시장의 존립을 위해서라도 개인은 몰라도 OSP에는 조치를 취할 필요가 있다.


“대형 OSP 건은 어떻게 될 것 같아요?”


가온그룹은 다온로펌을 법률대리인으로 해서 NAVE와 NexT 같은 포털을 제외하고, 대형 OSP에 대해 ‘콘텐츠 무단유통에 대한 방조 및 조장혐의’로 고소를 진행 중이다.


“법원에서 혐의를 인정할 것 같아요. 그들의 혐의를 입증할 수 있는 충분한 증거와 논리를 가지고 있거든요. 아마 일부 OSP 대표들은 실형을 피할 수 없을 거예요. 그 외 대부분의 업체들은 벌금을 받을 거고.”

“그것으로 끝입니까?”

“죽고 싶어 할 정도로 괴롭혀줄 생각이에요. 손해배상소송에 착수하려고 준비 중이에요.”


단지 운영자라는 이유로 처벌할 순 없다.

증거 잡기도 쉽지 않고.

하지만 나래안전 저작권 침해 감시팀은 집요했다.

장문식이 움직일 때부터 각종 밑작업을 철저히 해 왔다.

악질적인 불법 OSP에 흘러들어가는 자금줄까지도 다 파악해 둔 상황이다.

스트리밍이나 P2P라는 기술은 이전의 저작권 개념으로는 판단이 어려운 신기술이다.

이시기의 대한민국은 초고속인터넷망의 혜택을 받은 축복받은 나라였다.

때문에 두 기술을 잘만 활용한다면 세계적인 서비스를 탄생시킬 수 있는 여건이 조성되어 있다.

이전 삶에서는 기존 저작권자의 밥그릇 싸움과 인터넷서비스 업체의 이기심 때문에 관련 산업이 모두 망하는 공멸의 길을 걸었다.

음반시장과 비디오 및 DVD 시장은 쇠락했으나 그 대안을 마련하지 못 하고 10년을 의미 없이 흘려보냈었다.

한국에서 불법 논쟁으로 허송세월하는 사이, 서구권에서는 아이튠즈나 SpottyTrack 등의 등장으로 10억 곡 판매라는 놀라운 기록을 세우면 새로운 시장을 만들어 나갔다.

한국의 다운로드 서비스는 휴대폰 벨소리 시장으로 좁아졌고, 스트리밍 서비스는 배경음악 등으로 한정되면서 음원시장의 수익은 저작권자가 아닌 이통사가 가져가는 구도가 되었다.

주도권이 유통업체인 이통사로 넘어가는 사태를 초래한 것이다.

제 밥그릇을 전혀 엉뚱한 곳에 빼앗긴 채 흘려보낸 후에야 정신을 차렸지만, 그때는 글로벌 업체들의 자본력을 앞세운 공습에 속수무책으로 시장을 내주어야 했다.

어쨌든 이번 저작권 관련 OSP들과의 소송전은 가온그룹이 승리한다.

신효정의 말처럼 악성 OSP 대표들이 징역형, 해당업체는 막대한 벌금형을 받게 된다.

이후 진행된 손해배상 청구로 주요 OSP는 막대한 배상금을 지불하게 된다.

지레 겁을 먹은 중소형 업체들은 모조리 문을 닫는다.

웹하드나 P2P는 근절되지 않는다.

인터넷 스트리밍 서비스가 정착할 때까지 가온그룹은 끈질기게 싸운다.

가온그룹이 지독하게 굴자 국내 대형 OSP들이 협회를 구성해 대응하기로 한다.

바로 ‘디지털콘텐츠네트워크협회(DCNA)’다.

처음 시작은 자신들 밥그릇 지키기 위해 가온그룹에 대항하는 성격이었지만, 차츰 합법적인 서비스를 유도하는 단체로 변모하게 된다.

신효정이 말끔하게 비워진 찻잔을 내려놓으며 물었다.


“그나저나 음원과 영상 스트리밍 서비스는 준비 잘 되고 있어요?”

“내년 봄에 베타 서비스를 할 수 있다곤 하네요.”

“그 전까지 불법 다운로드 서비스 업체를 싹 다 정리해 놔야 하겠네요.”


스펙트럼 엔터테인먼트 그룹에서 음원 서비스 사이트와 영화 온라인 스트리밍 서비스를 개시할 예정이다.

2007년 상반기로 계획이 잡혀 있다.

같은 시기 미국에서는 StreamFlicks가 본격적으로 OTT 서비스를 시작한다.

10년 후.

두 업체가 경쟁을 하게 될지.

혹은 합병을 하게 될지 알 수 없다.


“한국의 아기공룡 돌리가 티라노사우루스를 잡아먹지 말라는 법도 없지.”

“예?”

“아니에요.”


류지호가 내심 마법주문을 외웠다.


‘호이호이....!’


어차피 두 회사 모두 류지호가 소유하고 있다.

아기공룡 스펙트럼이 포식자 StreamFlicks를 인수하지 말란 법도 없다.

심지어 NeTube까지도.


❉ ❉ ❉


핵심 참모라고 할 수 있는 비서실장과 수석참모 데이빗 브레이덴바크가 한국으로 들어왔다.

베를린 영화제에서 류지호를 보좌하기 위해서다.

비서실장 제니퍼 허드슨이 물었다.


“NeTube 사이트에 올리신 비디오가 재밌는 것인가요?”


NeTube에 올라온 동영상 중에는 류지호가 파파라치와 친근하게 힙합 인사를 나누는 모습이 있다.

할리우드 스타와 파파라치의 관계는 최악이다.

절대 친할 수가 없다.

파파라치와 좋은 얼굴로 마주하는 것은 매우 이색적인 일이다.

특히 타블로이드의 악질적인 기사의 최대 피해자 중 한명인 류지호가 파라라치와 친하게 지낸다는 것은 상상하기 힘들다.


“하하. 혹시 내가 그들과 주먹질이라도 할 줄 알았나 보죠.”


류지호는 나름 인기 넷튜버다.

지금까지 스무 개 남짓한 비디오 클립을 업로드 했는데, 평균 조회수가 32만이다.

최상위권이다.

주로 영화 홍보 클립들이다.

간혹 류지호의 일상을 엿볼 수 있는 동영상들이 올라오기도 한다.

매일 하고 있는 스트레칭이나 태권도 수련하는 모습, WoW나 Timely 아레나 게임을 하는 모습, 서핑 하는 모습, <군계> 촬영 현장에서 배우와 노닥거리는 모습이나 일본의 레지던스에서 라면 ‘먹방‘하는 모습도 있다.

아직은 미국에서만 서비스 되고 있다.

그럼에도 간혹 한글 리플이 달리면 그렇게 반가울 수가 없다.


“NeTube 기세가 무서운 것 같습니다.”


당연했다.

이전 삶과 달리 마이키 잭슨 같은 슈퍼스타의 동영상이 올라오고, JHO Company Group이 암암리에 밀어주고 있기에 일부 저작권 분쟁을 제외하고 매우 빠른 속도로 성장하고 있다.

데이빗 브레이덴바크가 입을 열었다.


“작년에만 조회수 백만을 돌파한 동영상 클립이 스무 개나 나왔습니다.”

“자금은 부족하지 않다고 하던가요?”

“작년에만 300만, 500만 달러가 순차적으로 투입되었습니다. 올해도 500만 달러가 더 들어가야 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습니다.”


아직까지는 마땅한 수익모델이 없다.

섣불리 광고를 넣을 수도 없다.

당분간은 적자를 감수하고라도 무료 서비스를 통해 저변확대에 집중할 필요가 있다.


“대략적인 현황은 어때요?”

“작년 12월 월간 이용자 조회수가 2,000만 건에 달했습니다. 해가 바뀌고 매일 75,000개에 이르는 새로운 동영상이 업로드 되고, 하루 1억 건 이상 조회수가 발생해 월간 액티브 유저 수가 2,500만 명에 이를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류지호로서는 고민이 있었다.

아직까지 가장 인기 있는 콘텐츠가 우스꽝스러운 춤이나 상황, 고양이나 개가 등장해 신기한 행동을 하는 것 따위이다.

아직은 유치한 수준이다.

대신에 전략적 제휴를 맺은 CBS의 인기 프로그램의 짧은 편집 영상과 스포츠브랜드들의 프로모션 영상, JHO Company 산하 영화사가 제공하는 예고편이 각종 블로그에 링크가 되면서 신규 유입자가 꾸준히 늘고 있는 것은 긍정적이다.


“보스와 MJ의 동영상도 높은 조회수를 기록하는 것을 봐서는 유명인사의 근황이 대중의 호기심을 자극한다는 사실이 확인되고 있습니다.”

“그렇죠. 결국 무엇으로 포장하든 NeTube 비즈니스 속성은 관음이에요. 수익모델은 플랫폼 수수료와 광고가 될 겁니다.”


두 참모가 가볍게 고개를 끄덕였다.


“댈런이 NeTube를 소홀히 하지는 않겠죠?”


연구 중심이었던 GMG는 테크기업으로 변모했다.

반도체(이미지센서)와 D-Cinema 사업에 힘을 실어주는 분위기다.


“댈런 CEO가 UMG에 이어 워너-타임뮤직그룹까지 제휴를 이끌어 냈습니다.”


제니퍼 허드슨이 여러 개의 보고서 중에서 하나를 집어 펼쳤다.

음악사업과 관련한 내용을 찾아서 재빨리 훑은 후에 입을 열었다.


“불황의 늪에 빠졌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에요. 세계 음반시장이 좀처럼 회복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어요. 작년 전 세계 음반매출은 316억 달러로 전년 대비 4%가 또 하락했어요. 특히 CD, 뮤직 비디오 등의 전통적인 음악 상품의 매출 규모에서 10%가 감소해 상황이 더 악화될 조짐을 보이고 있어요.”

“디지털 음악 시장은요?”

“대략 8억 달러로 106% 상승률을 기록했어요. 그에 따라서 전체 음반시장에서 디지털 부문이 차지하는 비중이 10%로 늘어났구요. 디지털 음원 시장의 최강자는 아이튠즈 스토어에요. 시장의 70% 이상 점유율을 차지할 정도로 강력한 음원 플랫폼이 됐어요.”


음반업계는 MacIntosh에게 주도권을 넘겨주는 것은 마음에 들지 않았지만, 가입자 기반 디지털 음악 판매 호조가 CD 음반 같은 전통적인 음악 매출 감소를 보완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했다.

동영상 공유 사이트인 NeTube와의 제휴도 고민 중이고.


“최근 UMG에서 유럽 시장을 겨냥해 새로운 패키지를 내놓았어요.”

“3단계 가격 정책?”

“예. 보스.”

“다른 메이저들은 어떻게 대응하고 있죠?”

“아이튠즈 같은 다운로드 서비스와 차별화를 꾀하기 위해 CD나 DVD에 보너스 콘텐츠를 함께 제공하는 추세에요.”

“UMG는 CD 유통 부문을 점진적으로 축소하고 있던가요?”

“신중하게 움직이고 있지만, 아시아와 남미처럼 불법복제가 만연한 지역부터 사업철수의 박차를 기하고 있어요.”


류지호의 예상대로 음반업계가 흘러가고 있다.

참모들은 자신들의 보스의 통찰력과 혜안에 더 이상 놀라지 않는다.

한 두 번이 아니었기에.

사실 류지호라고 모두 성공하고 다 맞춘 것은 아니다.

신도 아닌데 완벽할 리가 없다.

모든 걸 다 꺼내놓지도 않았다.

언제고 자신의 곁을 떠날 수도 있는 사람들이다.

결국 중요한 의사결정은 혼자 짊어질 수밖에 없다.


“뉴욕주에서 반독점 수사가 시작됐어요. 보스.”


류지호가 뜬금없다는 듯 되물었다.


“반독점 수사?”

“뉴욕 주 법무장관이 주도하고 있대요. 워너-타임뮤직이 연방거래위원회에 제출한 서류에서 디지털 음악 가격정책에 대한 이슈가 문제가 된 것으로 알려졌어요.”

“UMG에도 정보 요청이 들어왔대요?”


법무부의 정보 요청은 수사의 예비단계라고 할 수 있다.


“4대 메이저 음반사 모두 정보 요청을 받았대요. 최근 잡스씨와 통화하신 적 없으세요?”

“일본에서 영화를 찍고 있었고, 이래저래 바빠서....”

“DiMa 회원사 모두에 연락이 갔거나 요청 중인 것으로 알고 있어요.”


DiMa(Digital Media Association)는 1998년 Yaaho!, MacIntosh, UOL 등이 참여한 온라인 미디어 관련 협회다.


“가격 담합 혐의겠죠?”

“음반업계는 보다 유연하게 시장에 대응하기를 바라고 있어요. 인기곡에는 99센트를 받는 것에는 동의하지만, 오래된 노래에는 낮은 가격을 매길 수 있기를 바라고 있는데.”

“음반사의 탐욕이라면서 잡스씨가 반대하고 있다죠.”


고집불통의 아이콘 스테픈 잡스는 99센트 정책이 최선이라고 믿었다.

가격정책에서 타협이 없었다.

메이저 음반사들은 아이튠즈가 시작한 곡당 99센트가 표준이 되는 것을 저지하기 위해 암묵적으로 공동전선을 펴고 있다.

그 일환으로 유럽에서 시행된 것인 유니벌스뮤직그룹의 3단계 가격정책이다.


“UMG가 유럽에서 곡당 75센트를 마지노선으로 다양한 도매가격 정책을 펴고 있다죠?”

“예. 이번 뉴욕주 반독점 수사가 음반사와 온라인 뮤직 스토어 사이의 관계에서 중요한 분기점이 될 것으로 보여요.”


온라인 음원 서비스 시장에서 기존 음반사들의 기득권이 급격히 약화되었다.

기득권이었던 레코드사가 아닌 음원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는 MacIntosh, 월튼마트닷컴, 리얼네트웍스 같은 IT기업들이 최종 소비자 가격을 결정하는 상황이다.

보이지 않는 곳에서 주도권 싸움이 치열하게 전개되고 있다.


“UMG가 디지털 음원 가격 담합에 가담하진 않겠죠?”

“당장은 영국을 중심으로 다양한 음원 도매가격을 실험하고 있습니다.”


가격 담합은 연방 반독점 위반이다.

추후 엄청난 벌금을 부여받을 수도 있다.


“SpottyTrack은 아직이래요?”


류지호가 과거로 돌아오기 직전 시점에서 전 세계 2억 명의 프리미엄 사용자를 보유하고 있던 세계 최대 음원 스트리밍 기업이었다.


작가의말

즐겁고 행복한 하루 되십시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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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63 터무니없는 목표! (2) +5 23.11.04 2,244 103 23쪽
662 터무니없는 목표! (1) +4 23.11.03 2,277 101 24쪽
661 내가 어떻게 키웠는데....! +3 23.11.02 2,258 96 26쪽
660 한국영화의 복덩인지 골칫거리인지.... (2) +8 23.11.01 2,215 105 26쪽
659 한국영화의 복덩인지 골칫거리인지.... (1) +4 23.10.31 2,192 105 25쪽
658 모두 분발하세요. +5 23.10.30 2,198 109 22쪽
657 하고 싶은 영화 다 합시다! (2) +8 23.10.28 2,279 105 25쪽
656 하고 싶은 영화 다 합시다! (1) +6 23.10.27 2,237 101 25쪽
655 기업가의 애국이 별 건가? (2) +6 23.10.26 2,313 99 26쪽
654 기업가의 애국이 별 건가? (1) +5 23.10.25 2,307 108 24쪽
653 세계적인 명사(名士)잖아요! (3) +8 23.10.24 2,383 117 25쪽
652 세계적인 명사(名士)잖아요! (2) +6 23.10.23 2,271 112 23쪽
651 세계적인 명사(名士)잖아요! (1) +6 23.10.21 2,379 117 26쪽
650 La fenice. +6 23.10.20 2,313 105 27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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