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지막 1차지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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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알라
작품등록일 :
2022.05.11 20: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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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08.12 18: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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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12.25 1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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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지막 1차지명 (86) - 강팀의 겨울(2)

DUMMY

마지막 1차지명 (86)

- 강팀의 겨울(2) -


재규어스의 바닥을 기던 역사를 돌아보면 별별 감독님들이 다 계셨다.

우승제조업자라는 감독부터, 슈퍼스타 출신 신인감독, 이팀의 레전드출신감독, 운영팀장 출신의 감독, 하다못해 대학 우승감독까지 데려와서 망했다.

그러자 한국인으로는 안된다고 생각해서 외국인 감독도 데려와 봤고, 미국인도 안되서 일본인도 데려봐도 안되자 베네수엘라 감독까지 데려와봤다.

그러고도 안되서 이팀에서 공무원처럼 계시던 코치를 감독으로 모셔왔다 망하고 다시 야구의 신을 데려와서 망하고...결국 시즌을 포기하고 초보 코치를 감독대행으로 쓰자 기적적으로 포스트시즌에 진출한건데.. 다시 외국인 감독이라니

아니 외국인 감독 그렇다고 치자. 그런데 누구? 기술스텝 자문? 우선 그게 무슨 직책인지는 모르겠지만 이제 실험은 그만해야 하는거 아닙니까?

몇 년만에 간신히 자리잡은팀인데 최선을 다해도 될지 안될지 모르는데.. 한숨이나온다.


“형님. 기술자문스텝이면 뭐하던 양반이요? 이건 또 누구 생각인데요?”

“그룹에서 내려왔다. 네가 감독안한다고 하니까 비서실에서 5억주고 미국에다 감독추천 용역줬다더라. 회장님이 이번에는 옆에서 쫑알거리는것들 말도 못붙이게 하셨다더라.”


그래. 이팀이 이꼴인건 회장님 옆에서 쫑알거리는것들이 있었겠지. 그건 그거고. 뭔 감독추천하는 용역에 5억을 줘. 우리회사 돈 많네


“미치겠네. 내연봉은 5천5백 주면서 감독추천용역에 5억을 태워요? 재규어스 돈이 썩어나네. 형님 내년에 나도 5억 맞춰줘요”

“미친놈아. 어느팀이 코치한테 5억을 줘!”

“형님. 나 재규어스를 가을에도 야구하게 만든 사람입니다. 5억이 아니라 50억 불러도 줘야 하는거 아닙니까!”


배우고싶다. 사람이 미치려면 저정도는 미쳐야지. 사람 참 상종하고 싶은 생각도 안들게 참신하게 미쳤다. 코치가 5억을 달라고 하는것도 제정신이 아닌데 그것도 모자라서 50억을 달라니... 나도 저분처럼 머릿속의 생각을 필터링없이 마구잡이로 내뱉고 싶다.


“그러니까 감독하랄 때 감독하던가. 2년 6억은 맞춰준다고 했잖아.”

“형님. 그런얘기하면 도둑놈소리 들어요. 저 몰라요? 야구의 신도 포기한 재규어스를 5등으로 만든 지도자라고요. 뭐? 2년 6억? 장난해요? 그것도 연봉 1억에 옵션이 4억이였잖습니까?”


진짜 구단에서 이사람을 감독으로 쓸생각이 있었구나. 심지어 연봉을 2년에 6억이나 주려고 하다니... 한간에 떠돌던 재규어스는 야구판에 실업자들 구제해주기 위해서 자선사업하는 단체라는게 사실이였을 줄이야...


야구를 하는 이유가 전국의 맛집투어를 위해서 하는 사람에게 6억... 아니지 저 실력에 옵션은 못받는다고 보고.. 그래도 보장이 2억? 어처구니가 없네.


“말나온김에 형님 저 연봉협상도 지금 합시다.”

“하긴 뭘해. 너 감독하라고 해도 안하고 지금 조건으로 2군 코치하기로 했던거 아니야? 네 요구대로 5년간 2군코치 보장해줄테니까 5년동안 연봉도 동결. 5천5백 딱좋다”

“요즘 형수님이랑 사이가 안좋으셔요? 집에 우환이 있으셔서 그런가 농담이 썰렁하네요”

“농담은 무슨. 넌 5년짜리 잡은 물고기. 누가 잡은 물고기에게 밥을주냐? 굶어죽지않을정도로 줘도 충분한데 5천5백이면 넘치게 과하다”

“2억”

“너 내년에 3년차 코치다”

“2억”

“됐고 내가 8천 맞춰줄게”

“그게 말이 됩니까! 나 올해 5천5백받고 감독대행까지 한사람이에요. 그러고 나락간팀 멱살잡고 5강끌고간 사람이라고. 2억”

“성적은 성과금으로 줬잖아.”

“장난해 지금?”

“형한테 말이 짧다?”

“내가 말이 안 짧아지게 생겼습니까? 포스트시즌 성과금이 5천? 그게 끝? 내년연봉 잘 챙겨주겠다니 이게 끝? 아무리 계약서없는 약속은 믿는게 아니라지만 형님하고 나 사이에 이래도 됩니까?”


뭐지? 이아저씨 5천은 언제 받으셨대? 선수들은 5강갔다고 꼴랑 천만원씩 주고는 5천은 뭐야?


“너 회장님이 금일봉 따로 챙겨줬잖아. 그게 성과금 몇배더고만”

“자꾸 이러기에요? 어? 회장님 용돈은 용돈이고 구단이 계산할건 제대로 해야지. 나 모르겠고 2억”

“우리 내년예산없어. 올해 올려줘야할 애들이 얼만지나 알아? 넌 좀 빠져봐. 이바다가 해결되야 다음이 진행된다고”


응? 나? 남들 싸움구경 재미있게 보고 있었는데 불똥이 왜 나한테 튀는거지?


“이바다선수 계약서 가져왔으니까 찍읍시다.”

“네? 갑자기요?”


아저씨랑 싸우느라 얼마나 소리를 질렀는지 반쯤 쉰 목소리의 운영팀장님이 주섬주섬 서류를 꺼내 내게 건넨다.


“동작그만. 지금 뭐하는거지? 내 얘기가 끝나지 않았는데 이러는건 반칙인데?”

“질척거리지 말고 좀 꺼지라고! 이바다선수 도장찍어. 나도 바빠요”


엉겹결에 계약서를 받아드는데 질척거리는 거머리가 다시 또 끼어든다.


“그래. 거물은 나중에 계약하는법이니 내얘기는 이따 다시 합시다. 형님 그래서 바다는 얼마줄꺼에요?”

“1억8천”

“바다야 그거 찢어”

“네?”


계약하기전에 내용을 읽어봐야하는데 이 살벌한분위기에 글자가 눈에 들어오지도 않는다. 금액이 어디있지...


“넌 좀 꺼지라고!”

“얘 재규어스 1선발이에요. 그런데 얼마? 1억8천? 그게 말이 됩니까?”

“작년에 7천5백받았다. 240% 인상이야”

“거 쪼잔스럽게 250%도 아니고 240%는 뭡니까? 이러니까 재규어스가 욕먹는거에요”

“팀연봉 올라가는거 생각하면 1억3천5백이야. 올해 고생했으니까 이만큼 챙겨주는거다”

“아이고. 대단한 자선사업가 나셨네. 개인성적만 봐도 500%는 깔아야하고 얘가 팀성적 끌고 간거보면 1000%올려줘도 미안하다고 해야하는거 아닙니까?”


지금까지 이아저씨의 미친소리에 힘들었었는데 내편이 돼서 진상을 부려주니 세상 든든할 수가 없네.


“10배? 스탯으로 보면 180%야.”

“스탯? 거 말 잘하셨네요”


어라? 저 눈빛은 아저씨 술에 깊이 빠져들어가셨을때의 눈빛인데


“바다 이번시즌 스탯 아세요?”

“14승4패. 평균자책점 2.98이지”

“그다음은요?”

“왜 무슨얘기를 하고 싶어서 그래. 그만하자”


우.. 웃는다... 광인의 웃음이다.


“이번시즌 184이닝을 먹었어요”

“많이 던진거 알아 그래서 더준잖아.”

“184이닝을 누구상대로 던졌어요? 얘 5선발로 시작하다 중간부터는 1선발이였어요. 국내선수 에이스들하고 붙은것도 아니고 대부분 상대 외국인 1,2선발들하고 붙었어요. 그러면서 먹은이닝이 184! 184이닝을 던졌어요”

“안다고 그렇게 많이 던지면서 14승이나 한거 아주 고마워”

“형님. 고마운건 말이죠. 말로 때우는게 아닙니다. 돈! 프로에게는 돈으로 고마움을 전하는겁니다.”

“알아. 아니까 1승에 천만원. 거기에 고생했다고 4천 더주겠다는거 아니냐”

“훗”


비웃음. 명백한 비웃음이다.


“바다가 랩터스였어봐요. 14승했겠어요? 재규어스 수비지수가 어떤지 알아요? UZR을 야수 연봉산정할때는 적용하면서 투수들한테 왜 적용 안해요? 바다가 랩터스에 뛰었으면 실점이 20점은 줄어요. 그러면 평자가 1점은 떨어집니다.”


음.. 우리수비가 좀 별로긴하지만 자책점이 20점이나 줄정도는 아닌 것.. 아니다. 랩터스수비라면 그럴수도 있겠다.


“억지야?”

“어? 억지? FIP로 볼까요?”

“수비무관자책점? 그게 왜나와?”

“수비얘기 하니까 억자리고 하니까 그렇죠”

“FIP로 계산하면 바다가 더 불리하지 않아? 바다가 은근 홈런도 많고 볼넷도 많잖아. 불리할테넫”

“훗”


연습해볼까? 저거 볼수록 사람 기분나쁘게하는게 매력있는데?


“바다가 홈런을 13개나 맞았고 볼넷도 80개나 넘게 줬음에도 FIP가 2점대에요.”

“엥? 그게 말이 돼?”

“안될까봐요? FIP계산은 해보셨어요? 바다 사사구보다 삼진이 두배가 많은 놈이에요. 바다는 말이죠. 수비랑 상관없는 플레이를 다른 투수들보다 훨씬 많이 하는 투수거든요”

“그게 뭐”

“재규어스 수비가 하도 후지니까 수비랑 관계없는 플레이를 억지로 하게 된 투수라고요. 그렇게 수비랑 상관없는 플레이를 하다보니까 팀성적을 더 끌어올리는거라고요”

“그게 왜 팀성적이야? 자기 성적이 올라가는거지”


저 눈빛과 표정. 볼수록 기분 더러워진다.


“형님. 자꾸 야구안해본 티 낼꺼에요? 투수가 맞춰 잡을수 있는 선택지가 있으면 공던지가 얼마나 쉬워지는지 알아요? 타자를 상대로 선택지를 한 개 늘릴때마다 승부에 이길확률이 두배씩 늘어나요. 바다는 그런 악조건에서 184이닝을 던졌든데 뭐? 1억8천? 그것도 4천을 신경써줘서 1억4천? 왜그러시는거에요? 바다가 싫어요?”

“너 말을 왜 그렇게 해?”

“그렇잖아요. 초등학생도 볼 수 있는 지표로봐도 이정돈데 더 깊은곳까지 봐야하는 구단에서 이렇게 이런식으로 대우하는게 정상이에요?”

“그런게 아니잖아.”


든든하다. 이사람 믿음직한 사람이였구나


“형님. 우리팀 포수가 누구였었는지 기억해보세요. 포심도 제대로 포구못하는 포수들이 몇이닝을 던졌는지 생각 좀 해봐요. 변화구는 던지지도 못하고 포심만 던지다 맞은 피홈런이 10개는 되요. 그런데 바다를 평번한 14승투수 취급하는거에요? 진짜 이럴꺼에요?”

“하.. 후... 얼마를 달라는거야?”

“그거야 구단이 제시를 하셔야죠”

“까불지말고. 내가 너랑 하루이틀 보냐. 이바다 얼마달라고”


싸이코패스다. 사람 기분 더럽게하는 입꼬리는 어디가고 생기발랄할 웃는표정이 나온다.

그리고는 그 순진무구한 표정으로 손가락 다섯 개를 편다


“뭐? 5백프로?”


고개를 세차게 흔드는 아저씨


“5억?”

“이제야 말이 좀 통하네”

“꺼져 미친놈아”


음.. 동감. 5억이라니. 올해연봉 7천5백받은 선수가 5억을 달라고하면 음.. 욕먹기 충분하지.


“아님말고. 바다야. 짐싸라. 이제 진짜 추워서 한국에 못있겠다. 따뜻한 해외로 나가자”

“야. 야. 어디가려고”

“왜이러세요. 개인훈련하는데 추워서 못하겠으니까 따뜻한나라로 개인훈련가야죠”

“그러니까 어디로 가냐고. 내가 그건 알아야지”

“몰라도돼요. 어련히 알아서 스프링캠프할 때 올까봐 그래요”


이번엔 운영팀장님이 희미한 웃음을 짓는다.


“연봉협상안되면 스프링캠프 못간다”

“그러시던가”

“어? 스프링캠프 못간다고”


슬쩍 웃던 운영팀장님의 얼굴이 굳어진다.


“괜찮아요. 바다가 자리가 없겠어요? 내가 있는데 같이 운동할 코치가 없겠어요? 스프링캠프 빼주시면 더 고맙죠 뭐. 쓸데없이 단체훈련안하고 개인훈련만 집중할수 있고 좋네”

“야. 그게 할말이야”

“됐고 5억 주세요. 바다 5억 밑으로는 도장 안찍을꺼니까 그렇게 아시고.”

“하.. 이 양아치같은놈”


내가 몇 년 보고있는데 이사람 양아치 맞아요.


“5억짜리 계약서 써서 내 메일로 보내주세요. 면밀히 검토하고 바다도장 받아서 퀵으로 보내드릴께요”

“우선 알았으니까 사무실가서 얘기좀 해보고”

“형님. 좋은 결과 기다리겠습니다. 잘 좀 부탁드려요”

“하.. 내가 욕을 해야하는데 옆에 이바다선수 있으니 욕도 못하겠고.. 하.. 나 간다.”


잠깐. 간다고 이밤중에? 그러고보니 아까 술마시지 않았나?


“팀장님. 운전하고 오셨죠. 아까 소주드셨는데요.”

“아.. 그러네”


주섬주섬 일어나 외투를 입으려던 운영팀장이 몸을 멈춘다.


“아이고 형님. 못가겠네. 형수님께 전화드리고 오늘 여기서 한잔하시죠. 큰 계약할 때 선수집앞에서 밤샌거 하루이틀도 아니잖아요. 그렇게 얘기하고 나랑 간만에 한잔해요”

“우아아앙~ 내가 내년에 너는 꼭 짜른다. 아오. 한잔줘봐”

“형님 나 없으면 심심해서 살겠어요? 내가 있으니까 형님이 안짤리고 팀장노릇하는거에요”

“술이나 마셔라. 너는 입에 뭐가 들어가야 조용하지”


저.. 저기요... 아저씨들... 너님들 왜 소주잔으로 머그컵을 쓰시는건가요...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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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ment ' 3

  • 작성자
    Lv.48 cm*****
    작성일
    22.12.25 19:15
    No. 1

    소주는 글라스라고 배웠습니다..
    내가 알콜 중독 초기인 이유가 딱 울 아부지네..
    날 왜 사직야구장에 델구갔는데..
    나에게 왜 글라스 소주의 맛을 알게 했는데..
    그래도 보고싶네 울 아부지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99 DarkCull..
    작성일
    22.12.25 19:33
    No. 2

    만악의 근원...술.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99 태극산수
    작성일
    22.12.26 21:47
    No. 3

    힘들게 10편 모아서 읽었네요. 하지만 보람은 있습니다. ㅋ~ 긴 호흡으로 읽으니 고구마 부분도좀 참을만 하네요. 작가님, 건필!!

    찬성: 0 | 반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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