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기적 과학자-개정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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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adscient
작품등록일 :
2022.05.12 17: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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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08.31 18: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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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년 7개월차 조선 -6-

DUMMY

괴산이 만동묘의 세력권으로 완전 떨어졌을 수도 있었기에, 조정에서 보낸 토벌군의 움직임은 급하면서도 신중했다.


만동묘의 발호를 막지 못한 책임을 물어 괴산군수는 봉고파직(封庫罷職, 부정한 관리를 파면하고, 그 창고를 봉하여 잠그는 것)을 할 것이기에 신임 괴산군수가 될 자를 급히 뽑아 내려보내고 있었고, 사영으로부터 빌린 총기에 대한 교육은 괴산으로 가면서 하고 있는 중이었다.


거리로는 4백여 킬로미터가 넘는 길, 말을 받아 왔다고 한들 결코 쉬운 길은 아니었다. 그래도 왕을 지근거리에서 모시는 금의위에서 가려 뽑은 자들 답게, 그들은 금방 새 총에 익숙해졌다.


“탄이 10여발이라니, 세 발씩은 연습용으로 써도 남은 것으로 충분하겠소이다.”

“10발이...충분?”


이미 후장식 더블배럴 산탄총의 맛에 익숙한 자들은 탄약이 50여 발쯤 있어도 모자라다고 아우성이었는데, 금의위 사람들은 조총에 익숙해 있어서인지 탄약 숫자를 꽤 넉넉하다고 생각하는 것 같았다.


“큰 전투라도 보통 여섯 발 안에 승부가 나는 법인데, 이번에는 적의 수효가 얼마나 되는지는 몰라도 일곱 발이면 충분하지 않겠소이까?”


그도 그럴 법 한 것이, 조총은 장전하고 쏘는데 하세월이라 열 발 남짓 탄자와 화약을 갖고 다닌다 하더라도 3발이나 쏘면 어쨌건 승부가 가려지는 것이었다. 이기는 전투면 기병과 창병이 달려들어 적을 도륙할 것이고, 지는 전투라고 하면 조총수는 빠지고 살수에게 전투를 넘겨야 할 정도로 적이 근접했을 테니 말이다.


그렇게 말을 하고 말을 달리면서도 그들은 장전연습용 탄을 들고 총을 들었다 쐈다 장전했다 하면서 총기에 익숙해지는 중이었다. 더블배럴의 특성상 총열이 2개인데다, 각종 탄종을 비교적 자유롭게 쓸 수 있도록 만들어진 것이라 묵직한 편이긴 했으나, 길이가 짧아서 말 위에서 다루기에도 편했다.


“이거 아무래도 대여 기간을 늘려야 하지 않겠소이까?”

“그 총기 하나당 글줄이나 읽을 줄 아는 자들 다섯을 뽑아 보내야 하오이다. 대여 기간이 늘면 그만큼 그들도 오래 빌려줘야 하지 않겠소이까?”

“어차피 이번에 가면 그 글쟁이들은 몇 두름이나 엮어 올 수 있지 않겠소?”

“그야 그렇소마는...”


그렇게 괴산군까지는 꼬박 이틀이 걸렸다.


“괴산군수 봉고파직을 먼저 하고 신임 군수를 밀어넣으시겠소?”

“괴산도 만동묘의 영역이 되었을 수 있으니 일단 소수 인원으로 확인이나 해 봅시다.”

“사람도 얼마 살지 않는 곳인데 소수가 간다고손 쳐도, 만동묘에서 알아차리지 않겠소?”

“그럼 바로 만동묘를 들이치자는 이야기요? 어느 정도 병력이 있고, 누가 얼마나 군사적인 식견을 가지고 있는지 정도는 알아야 하지 않겠소이까?”

“그럼 두 명만 들어가 보십시다.”

“무관 나으리들이 들어가면 바로 알아차릴테니 우리가 다녀오겠소.”


그렇게 호포수 두명이 괴산군으로 들어갔다.


“조용한데요?”

“그러게 너무 고요하군.”


괴산군 중심부는 너무나 고요했다. 다니는 사람은 한 명도 없었고, 가끔씩 보이는 것이라고는 문을 닫아 걸고 문 틈으로 내다보는 눈이나 좀 있을 뿐이었다. 빈 집도 상당히 많이 보였고, 챙기다 만 가재도구와 짐들이 어지러이 널려 있는 집들도 꽤 있었다.


“피난을 간 것인가, 아니면 끌려들 간 것인가..”

“일단 관아로 가 보세나.”


괴산 관아 또한 비어있었다.


“뭐지? 만동묘가 반기를 들었으니 전투라도 벌였던 것인가?”

“창고는 텅텅 비어있소이다.”

“마굿간도 비었소.”

“병장은 그대로 있구만. 쓸 수나 있을지 모르겠지만...”


녹슨 조총 몇 자루와 당파, 곤 몇 개가 널부러져 있는 무기고는 관리가 되지 않은 채 방치된 지 오래된 듯 했으나, 무기를 끌어내거나 한 흔적은 없었다.


“서류는 다 남아있소이다.”

“급히 챙길 것만 챙겨 도망간 모양이오.”


보고 온 것을 군관들에게 이야기해주자, 군관들은 깔끔하게 결론을 내렸다.


“군수는 튀었군.”

“어차피 반란을 막지 못한 책임을 물었을 것이니, 목이라도 간수하려 했던 것이겠지요.”


여기서 만동묘까지는 다시 구불구불한 계곡을 따라 24km이상 움직여야 했다.


“갈때쯤 되면 해가 떨어지겠구려.”

“마을에서 만동묘쪽으로 움직이는 자는 없었으니, 아마 우리가 온 것이 아직 알려지지는 않았을 것이오. 적의 경계를 주의하며 이동해봅시다.”

만동묘로 올라가는 계곡은 꽤 크고, 널찍했다. 오래 된 나무와 숲을 따라 말을 달리던 그들은, 저 앞에 가던 호랑이 사냥꾼이 들어올린 주먹을 보고 그 자리에 멈췄다.


“무슨 일이오?”

“이 쪽을 살피는 선비가 있소.”


과연, 저 멀리 한 3백여미터정도 떨어진 곳에서 이 쪽을 살피는 듯한 선비 하나가 보였다.


“만동묘에서 경계병력을 뿌려 둔 것인지도 모릅니다.”

“일단 우회해서 제압합시다.”


짙은 색 옷과 가죽 신, 가죽 아대를 찬 호랑이 사냥꾼들이 나는 듯 산을 우회해 달렸다. 무관들은 그 자리에 서서 숨을 죽이고 보고 있으려니, 곧 그 선비가 소리도 지르지 못하고 맞아 쓰러지는 것이 보였다.


“제압한 듯 하오.”


그렇게 만동묘까지 올라가는 동안, 총 2번의 경계 병력을 더 잡고 나니, 어느새 해는 떨이조고, 산 속에는 어둠이 깔리기 시작했다.


“어두운 밤이라 아군끼리 오사를 할 위험이 있으니 ㄴ모양으로 반포위를 하고, 입구를 터서 나가는 길목에 작업을 좀 해 두십시다.”

“그럽시다. 퇴로가 있다고 생각되면 저항을 하다가도 그 쪽으로 도망치려 할 것이니.”


어차피 긴 계곡을 따라 들어간 곳에 위치한 서원이었다. 들고 날 수 있는 큰 길은 하나였고, 양 옆은 각각 산과 계곡이었다. 뛰어서 도망치려면 도망치기 힘든 지형은 아니겠으나 아무래도 길로 가는 것보다야 훨씬 험한 것 또한 사실이었다.


“포위 완료했습니다.”


그렇게 만동묘의 옆과 뒤를 포위한 후, 교서를 받든 군관이 만동묘로 쳐들어갔다.


“만동묘에 있는 자들은 나와서 어명을 받들라!”


순간, 만동묘는 장수말벌이 그득한 말벌집을 쑤신것처럼 안에서 온갖 사람들이 뛰어나오기 시작했다.


“아니 이게 무슨 일인가?”

“어명이라니!”


급격한 상황 변화를 받아들이지 못하고 부정하는 자,


“삼가 어명을 받드옵니다.”


북쪽을 향해 사배를 올리는 자,


“습격이다!”


활과 칼을 꼬나들고 나오는 자들 등등, 만동묘에는 순간 혼돈과 파괴가 몰아닥쳤다. 칼을 든 자들이나 활을 든 자들에게는 어김없이 콩주머니탄이 발사된 때문이었다.


“탕!”

“으억!”

"야, 이 반란군 놈의 새끼야! 니들 거기 꼼짝 말고 있어! 내 지금 샷건을 들고 가서 니놈들 머리통을 다 날려버리겠어! 역적 놈의 새끼들!!“

”탕! 투콱!“


그나마 사배를 올린 자들은 사지 성하게 묶였다. 엎드리지 않은 자들이나 반박을 하려는 자들은 콩주머니 탄을 맞아 쓰러졌다.


칼을 들고 달려들거나 시위에 화살을 건 자는...


머리통이 날아갔다.


”야야, 죽이면 안된다. 최대한 살려 가서 바쳐야한다고.“

”그럼그럼. 이게 다 총기하고 탄약 대여료로 바쳐야 하는 고급 예비 노비들인데 상하지 않게 잘 묶어라.“


그렇게 만동묘의 반란은 어이없을정도로 쉽게 진압되었다.


그리고 수많은 서원들이 비슷한 전철을 밟았다.


사영은 글줄 깨나 읽고 공부 깨나 해본 자들을 수백여명 씩 받을 수 있어서 행복했다.

조정도 생각보다 수월하게 반란을 진압하고 서원을 철폐하였으며, 서원에 속해 있던 전답을 국가 재산으로 환수할 수 있어서 행복했다.


오직 잡혀 온 선비들만이 끔찍한 미래를 상상하며 두려움에 떨 뿐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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