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기적 과학자-개정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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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adscient
작품등록일 :
2022.05.12 17: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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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12.09 18: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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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년 10개월차 -3-

DUMMY

‘너는 누구인가?’


입구가 열린 장릉. 그 안에서 구키 타케시가 장릉의 주인과 필담을 나누고 있었다.


‘저는 사영이라는 분의 명을 받아 움직이고 있는 밀정입니다.’

‘밀정? 사영이라는 자는 누구인고?’

‘지금 제 앞에 계신 분과 비슷한 형태를 지니신 분입니다.’

‘무엇이라?’


주체는 자신과 비슷한 자가 있다는 말에 잠시 붓을 멈추었다.


“나와 비슷한 자? 나와 비슷한 자가 또 있다는 말인가?”


지금 쓰는 말과는 확연하게 다른 청국어, 아니 명국어라고 해야 하나? 청국어에 꽤 능한 이유로 이 곳에 파견된 구키 타케시였으나 이 무덤 주인의 말은 완전하게 알아듣기가 어려웠다. 그런 이유로 필담을 해 왔던 것인데, 그가 입을 열었던 것이다.


“그렇습니다.”

“그에 대해 아는대로 자세히 써 보라.”

‘그래도 되려나... 뭐 사영도 안에서 나오는 것이 만약 자신과 비슷한 것이라면 최대한 협조를 구해보라고 했었으니...’


애초에 부하가 아닌 고용된 프리랜서에 가까운 구키 타케시는 선선히 그가 아는 바를 주체에게 죽 써주기 시작했다.


그리고 주체는 그 내용을 보고 꽤 만족한 듯 했다.


“그도 나처럼 잃어버린 것이 많은가 보구나. 손을 잡을 만한 가치가 있겠어.”



명 13릉.


북경에서 북북서 방향으로 약 45km정도 떨어진 이 곳은 명나라 역대 황제 16명 중 13명의 능이 있는 곳으로서 풍수지리에서 말하는 명당 그 자체였다.


북쪽으로는 산이 감싸주고 안쪽으로는 두 줄기로 흐르는 물과 못이 있으면서 그 물이 흘러 북경 주변을 반 바퀴 돌아 운하와 연결되어 천진을 거쳐 바다 앞까지 연결되어 있으니, 말 그대로 배산 임수, 좌청룡 우백호 등등을 다 만족하는 곳이었다.


그 중에서도 장릉이 규모가 가장 컸고, 고만고만한 능이 죽 있었으며, 그 13릉 주변으로 거주하는 사람들도 꽤나 많았다.


명당이라는 곳은 결국 사람이 살기에도 좋은 곳이었기 때문이었다. 북쪽에 산이 있으니 매서운 겨울 바람으로부터 어느정도 보호를 받을 수 있었고, 연료와 각종 식량을 채취하기 쉬울 것이고, 물이 흘러 나가는 곳이니 식수와 농업용수를 구하기 쉽고 하천을 통한 물류의 이동, 하역 등등도 유리한 곳일 수 밖에 없기 때문이었다.


자연스럽게 명 13릉 주변에는 사람들이 모여 살았고, 살기 좋은 곳에 사람들이 모여 살면 군중 의식이 생기게 마련이었다. 특히 그 주변에서 오래 살아온 자들은 스스로를 명의 후예라 생각하는 사람들이 늘어가고 있었다.


한때는 반청복명, 즉 청을 몰아내고 명을 복원한다는 생각을 가지고 있던 자들도 있었으나 명이 망한지 오래 되면서 이제는 그 뜻이 흐릿해져 반청정서가 사실상 사라진 지금이었으나, 그 죽었던 구호가 다시 조금씩 살아나기 시작했다.


“그래도 명나라때는 살기 좋았다던데...”

“북으로는 몽골, 남으로는 교지(대월, 현 베트남) 동으로는 왜, 서쪽으로는 마가유사(摩加迪沙, 소말리아 모가디슈)까지 가서 기린을 받아오기까지 했었다니 얼마나 강성했을까.”

“무려 50개 나라로부터 조공을 받았었다지...”

“그런데 지금은....”

“명나라때 이미 300척(약 90미터)이 넘는 배를 가지고 사방을 모두 정복하고 다녔다는데 지금은 저 영국한테 줘 터지고 있으니...”

“줘 터지는 것이면 그나마 다행이지. 이제 북경 코앞까지 들어왔다면서?”

“그걸 돈 줘서 보내려고 저 능을 도굴중이라고 하지 않나.”

“말세다 말세야...”


그 시작은 미미한 것이었으나, 홍수와 역병, 전쟁, 숙청, 강제징집 등의 일이 일어나자 자연스럽게 생기기 시작한 청에 대한 반감은 자연스럽게 명에 대한 향수로 이어졌고, 은근슬쩍 다시 반청복명을 외치는 자들 또한 늘어나게 되었다.





그리고 그 소문으로만 듣던 비행선이 등장해 이름만 들어도 무서운 2천근짜리 폭탄을 집어던지던 날, 폭탄이 터지는 소리에 주변 주민들은 공포로 밤잠을 설쳐야했다.


“쿵!”

“우르르르릉!”

“땅이 울린다!”

“아이고...”

“저쪽 집이 무너졌다고 해서 구경하러 갔죠. 그런데 보고 오니 우리 집이 무너진 거예요. 보자마자 눈물이 났어요.”


본격적인 지진폭탄에 비하면 별 것 아닌 위력이었으나, 850kg짜리 쇳덩에에 들어있는 80kg짜리 TNT는 처음 겪어보는 사람들에게는 무시무시한 위력을 지닌 물건이었다. 직격당하지 않았더라도 땅속 깊숙이 들어간 포탄은 그 근처에 있던 흙으로 쌓아올린 집들을 무너트릴 위력정도는 보여줬던 것이다.


그렇게 폭격이 있은 지 며칠 지나지 않아, 이 곳에도 강제징집령이 떨어졌다.

언제나처럼 황제의 명을 전하는 정치장교가 일장 연설을 했으나, 민심은 이미 나락이었다.


“인민 여러분, 안심하고 입대하시오. 적은 패주(敗走)하고 있소. 황제폐하는 여러분과 함께 북경을 사수할 것입오.”

“거짓말 집어치워! 무슨 패주하고 있다는 거야!”

“노농적군의 총반격으로 적은 퇴각 중이오. 이 기회에 우리 노농적군은 적을 천진까지 추격하여 그들을 바다로 밀어내 고기밥으로 만들 것이오!”

“머리 위에서 폭탄 떨어진 것이 얼마 전인데 언제까지 속을 줄 아는가?”


그들은 명령을 받드는 대신 총을 들었다.


“못 살겠다 갈아보자!”

“반청복명 멸청흥한!”

“아...안돼!”


그렇게 포탄이 떨어지고 나서 얼마 후, 북경에서 코앞인 명 13릉 주변에서도 반란이 일어났다.


처음에는 그저 그런 반란 중 하나였고, 인원도 채 1000명이 되지 않는 숫자였으나 여기에 이변이 일어났다.


장릉에서 올라온 인간 비슷하게 생긴 괴이한 무엇인가가 자신이 주체라고 주장하며 장릉에서 튀어나와 이들을 이끌기 시작한 것이었다.


“다시 명나라를 위대하게!”

“반청복명!”

“멸청흥한!”


그리고 그 곳에 황제의 특사단이 도착했다.


“망국의 황제를 자처하며 인민들을 혹세무민하는 자는 황명을 받들라!”


강제징집령에 인민들이 응하지 않고 반기를 든 자들을 숙청할 겸, 반란을 초장에 진압할 겸사겸사 장릉 발굴단과 없는 병력을 쪼개어 만든 이천여명에 가까운 병력과 함께 온 특사단은...


“끄아아아아아아아!”


주체가 방패를 들어 총을 막고 단창을 휘둘러 순식간에 특사단장의 목을 쳐버리고 주변을 썰어버리자 순식간에 사방으로 흩어져 도망가기 시작했다.


애초에 인간같지 않은 형태가 시뻘건 눈빛을 뿌리며 총알도 씹고 들어오는데 제정신을 지킬 수 있는 자가 몇이나 되었겠는가. 게다가 무려 무덤에서 일어난 수백년 전의 황제라는 소문이 있지 않은가.


모랄빵이 나지 않으면 오히려 이상한 것이었다.


“적장! 물리쳤다!”

“거짓 황제에게 죽음을!”


그렇게 되자, 주체의 주변에는 청나라에 반감이 있던 자들이 너도나도 몰려들기 시작했고, 순식간에 세력이 커지기 시작했다.


바야흐로 청은 셋으로 쪼개지기 직전에 몰린 것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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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8 6년 10개월차 -4- +6 22.12.12 564 32 7쪽
» 6년 10개월차 -3- +10 22.12.09 596 30 7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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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7 6년차 +6 22.11.15 600 36 8쪽
116 5년 10개월차 +4 22.11.14 589 39 9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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