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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adscien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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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05.12 17: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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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12.08 18: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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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년 10개월차 -2-

DUMMY

객가

客家


본래 4세기경 서진이 망하고 오호십육국 시대를 맞이하면서 중원을 빼앗긴 한족들이 마을이나 가문 단위로 중원의 변두리 여기저기로 찢어져 정착한 이들을 객가라고 불렀다. 말 그대로 다른 곳에서 들어온 손, 객(客)을 뜻하는 집안이라는 것이었다.


그리고 아편전쟁이 한창인 지금, 새로운 객가들이 여기저기서 나타나고 있었다.


집단농장으로 마을 단위로 묶여 같이 일하고 같이 먹고 자면서 하는 자들은 대개 기존 마을이나 씨족 사회와는 상관없이 묶이는 경우가 많았으나, 개중에는 씨족이나 마을이 그대로 집단농장으로 묶이는 경우도 드물지 않았던 때문이었다.


이들은 참호전의 참상을 전해 듣거나 보고 인명을 갈아넣는 그 상황에 경악하여 강제징집을 피하기 위해 집단농장 전체가 도주하여 이동하는 경우도 있었고, 먹고 살 길을 찾아 영국군의 영향 아래 있는 항구쪽으로 가기 위해 이동하는 경우도 있었다.


이들 또한 객가라는 명칭으로 불리고는 했다.


중원은 넓었고, 행정력이 구석구석까지 미치는 경우는 드물었기에 이들 객가는 대개 스스로를 지키기 위해 집단으로 거주하는 편이었고, 개중에는 토루라고 불리는 일종의 아파트형 요새를 지어 사는 경우도 흔했다.


토루는 우물이나 자연적으로 생성된 샘을 기준으로 그 준변을 사각형이나 원형 모양으로 최소 2m는 될 법한 두터운 성벽을 쌓고, 그 안쪽에 여러 집들이 벽 안쪽에 세워지는 형태로 된 공동주택이었다. 대개 1층에는 가축을 키우거나 부엌을 두었고, 2층은 비상식량과 각종 장기 보관이 가능한 식자재를 두었으며, 3층과 4층에 주거시설을 두는 형태였다.


문은 각 토루당 단 하나에다 기본적으로는 철판을 덧댄 두터운 나무문을 두거나 아예 통짜 철판으로 된 문을 달아 공성전에 대비하고, 샘이나 우물 위, 혹은 옆에는 공동 조상을 모시는 사당이나 신당, 혹은 종교에 따라 예배당 등을 두어 평시에는 단합을, 전시에는 사기를 진작시키는 용도로 쓰기도 하는 곳을 만들어 두었으니, 어찌 보면 작은 성이나 벙커, 혹은 대공포탑을 주거시설에 결합시킨 형태였다.


외부에서 보면 1, 2층은 내화성이 뛰어난 복합재질 흙벽으로 되어 있는데다 창문도 없고, 문도 딱 하나뿐이니 침입을 위해서는 천상 그 하나뿐인 문을 부수거나 아니면 3층 이상 높이에 나 있는 창으로 침입해야 했다. 화포가 등장하면 또 이야기가 달라지겠지만, 화포가 나서는 시점이면 이미 단순한 싸움이 아니라 전쟁이 난 셈이었다.


그리고 이 토루가 아편전쟁이 시작된 지금, 여기저기서 생겨나고 있었다.


당연히 그 이유는...


“논에 댈 물이 부족하니 좀 나눠 씁시다.”

“우리도 물이 없소. 운하에서 물을 뺀다고 다 흘려버려서 모가 말라죽게 생겼소.”

“우리도 이대로면 다 같이 죽소. 반씩 대는 것이 어떻겠소?”


농업용수 부족이나..


“그쪽은 일손이 많이 남지 않소? 우리는 이번에 징집당한 애들이 다 죽어서 이대로는 할당량은 고사하고 우리 먹고 살 만큼도 농사 못 짓게 생겼소. 사람을 좀 도와주시오.”

“사람을 보내 달라 이 말이오?”

“그쪽이 들어 올 때 우리도 도와주지 않았소?”

“언제 그랬소? 사사건건 시비나 붙이면서 들어오고 싶으면 식량을 내놓으라 은자를 내놓아라 그랬지.”

“그런 적이 있었소?”

“없었단 말이오?”


일손 부족과 텃세, 그로 인한 반감.


“나무 좀 그만 베어라 개새끼들아?”

“겨울이 오기 전에 집을 마저 지어야 겨울을 날 것 아니니?”

“그 나무 다 베면 겨울에 얼어 디지려고 그러니?”

“뭐이가 어드레?”


목재와같은 자원을 두고 일어나는 다툼.

그리고 거기서 일어나는 사소한 시비.


그것이 전시 상황과 망가진 경제와 결합하자, 불이 붙는 것은 순식간이었다.


“죽여라!”

“남자들은 잡아가고 여자와 아이들은 죽여라!”

“막아!”


마을과 마을, 객가와 원주민 사이에서 자원과 생존을 걸고 작은 전투가 끊이지 않는 상황에서, 객가들은 어떻게든 토루를 짓거나 지키려 애썼고, 원주민들도 저들이 알박고 정착하지 못하게 하려 기를 썼다.


“탕!”

“저놈들이 총을 쏜다!”

“우리도 총을 가져와!”

“사다리! 사다리가 걸쳐졌다!”

“이거나 드셔!”

“아악!”


이제 청국에서도 2선 무기로 물러난 수석식 머스킷과 도태 무기가 되어버린 화승총은 서류상으로만 파기된 채 청국 여기저기로 흘러나갔고, 민간에서도 이제 저런 전장식 머스킷은 흔한 무기가 되어있었다. 거기에 토루를 빼앗고 지키기 위한 싸움이 벌어지고, 토루의 구조가 구조이다 보니 사다리와 충차와 같은 공성무기가 등장하고 하니 전투는 어지긴히 치열하고 처절할 수 밖에 없었다.


그리고 그러한 객가과 토착민, 마을과 마을과의 싸움을 일컬어 계투라고 불렀으니, 지금까지도 내려오는 중원의 유구한 풍습 중 하나였다.


그리고 계투가 벌어지면, 관이 개입하지 않는 것이 국룰이었다.

계투가 벌어졌다는 것은 이미 그 지역의 관이 제대로 치안을 유지하지 못하고 행정력 투사도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고 있다는 뜻이었기 때문이었다.


사실 ‘관무불가침’이니, ‘관부가 어찌 무림의 일에 간섭하려 드는가?’라는 말이라던가, ‘정수불범하수(井水不犯河水 : 우물물은 강물을 침범하지 않는다.)’라는 말 또한 이러한 계투에서 나온 말이기도 했다.


그렇게 어느 한쪽이 이기게 되고, 그동안 관의 개입이 사실상 없는 것을 알게 된 지역에서는 좀 더 큰 꿈을 가진 자들이 나타나게 되었다.


“멸만흥한!”

“만주족을 무찌르고 한족의 나라를 다시 세우자!”

“멸청복명!”

“...그건 좀.. 청나라가 망해도 명나라 망한지가 언제인데 그게 복구가 가능하겠냐...?”

“...그런가?”


“이게 다 만주족 황제놈 때문이다!”

“땅을 나눠준다더니 2년도 되지 않아 다시 다 가져가고는 집과 솥, 그리고는 아들까지 끌고가냐 이 육시럴 것들아!”

“황제를 죽입시다! 황제는 나의 원수!”


전국에서 반란이 일어나고 있었다.


“여러분 이게 다 우상숭배입니다 우상숭배!”

“아이고...감왕이 노하시면 어쩌려고....”


광서성에서는 그 지역의 토착 신앙의 대상, 토지신인 감왕묘가 파괴되고 있었다. 사람들은 공포에 질렸으나, 이미 그 지역의 원주민들을 무력으로 제압한 객가들의 지지를 받고 있는 무리들을 차마 거스를 수 없었다.


그리고, 한달이 넘도록 아무 일도 없이 그들은 잘 살았다.


“감왕묘를 부수고도..아무 일이 없네?”

“감왕따위 잡신이 어찌 우리 천왕님을 해하겠소?”


기세가 오를대로 오른 천왕, 홍수전이 사람들에게 일러 가로되,


“오직 신은 유일하신 상제, 하나님뿐이십니다!”

“그리고 저는 하나님과 하나님의 유일한 아들, 예수 그리스도에게 계시를 받는 유일한 인간, 홍수전입니다!”

“천왕이시여!”


남쪽에서는 그렇게 계투로 시작된 작은 싸움이 커져 마침내 홍수전이라는 자가 천왕을 자처하며 청을 토벌하기 위한 격문을 발표했다.


"만주족은 하얀 여우와 붉은 개의 자손이다. 그들은 미개하고 야만스러운 종족이었으며, 야생 여우를 사악한 황제로 앉혔다. 만주족의 궁정은 여우 떼와 개 떼가 몰려 사는 곳이다.


여기에 무릎을 꿇고 절을 하는 중국인 관료들은 개나 돼지보다 못한 무지하고 어리석은 자들이다. 만주족들은 중국에 들어와서 중국인들에게 변발을 강요하고 있다. 이것은 우리 선조들의 전통 의상에 어긋나며, 짐승과 오랑캐 같은 모욕이자 만행이다.


또한 만주족들은 중국의 아름다운 여인들을 모두 궁궐로 끌고 가서 첩으로 삼았다. 그 때문에 3천 명의 미녀들은 구역질나는 짐승들에게 몸을 더럽히고 말았다.


그리고 기근이 들고 굶어 죽는 사람들이 늘어나거나, 부패한 탐관오리들이 백성들을 착취해도 만주족들은 그저 방관만 하고 있을 뿐이다. 저들은 우리들이 가난해져 약해지기를 노리고 있는 것이다.“


한마디로 ‘이게 다 청나라 때문이다.’라는 것이었다. 그리고, 그것은 이 시국에 꽤나 잘 먹혀들고 있었다.


그렇게 남쪽에서 불꽃이 큰 불로 번져가고 있을 때 즈음하여, 북쪽에서도 청 황제가 무덤에서 파낸 옛 황제, 주체도 불놀이를 시작하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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