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업부 꼰대 과장의 이세계 라이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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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결

천세은
작품등록일 :
2023.01.15 15:52
최근연재일 :
2024.03.15 1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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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10.21 1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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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쪽

234. 현과장 구조대 출동!!

DUMMY

“요청? 우유나가?”


무리나는 고개를 의아하다는 듯 고개를 기울였다. 지금까지 아무런 연락도 없었던 동생이 갑자기 연락을 해온다고? 지난 아버지 고만과의 만남 때 큰 충격이라도 받은 것일까. 아니면 언제나 그랬듯, 흔한 변덕일 것일까. 그녀는 당최 감을 잡을 수가 없었다.


“무슨 요청인가?”

“전투형 안드로이드 양산시설을 만들어 달라는 요청입니다.”


무리나의 앞에 서 고개를 조아리던 남자는, 그의 입에서 의심 가득한 목소리를 내어놓았다. 아무래도 그 또한 이런 우유나의 요청이 의아한 모양이었다.


“전투형 안드로이드? 그게 왜 필요한 거지?”

“본인의 말로는 원더랜드를 이대로 내버려 두면 안 된다고 했습니다.”

“원더랜드를 또 침공하겠다고?”


우유나의 요청은 크게 관심이 가진 않았지만, 원더랜드를 다시 침공하겠다는 그녀의 생각은 무리나의 마음을 크게 움직였다.


“예산은 어느 정도 들 것 같나?”

“기존의 건달 제조 시설을 안드로이드 시설로 돌리면 큰 지출 없이 가능 할 거라 예상됩니다.”


남자의 말에=을 듣고 있던 무리나는, 이내 살며시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지금 당장 진행하도록 하세요. 이번에야 말로 현과장과 그 족속들에게 본때를 보여주고 싶으니까.”




“무슨 말이지? 뭘 어쩌라는 거야?”


난 목소리에 놀라 어리둥절한 얼굴로 그저 케이지를 바라보았다. 도대체 나에게 뭘 원하는 걸까. 그냥 이 철창문을 열라고? 왜? 무엇 때문에?


-시간이 없어요! 빨리! 빨리!-


시간이 지날수록 머릿속의 목소리는 더욱 다급하게 다가왔다. 그리고,


“여보? 왜 그래요 어디 아픕니까만?”

“아빠, 아프냥?”

“아빠, 제정신이야? 왜 어디가 아파?”


천천히 다가오는 내 가족들. 그들의 모습이, 마치 내 머릿속의 목소리가 들리는 것만 같이 느껴졌다.


“아니, 그게...”


뭔가 이상하다. 왜 이런 기분이 드는 것일까. 설마 모든 게 꿈일까. 조금씩 그리고 조금씩 머릿속이 복잡해져왔다.


-지금이 아니면 영영 나갈 수 없어요!-


다시금 머릿속에서 목소리가 들려왔다. 다급함을 넘어선 간절함이 느껴졌다. 그렇게 이 케이지의 문을 여는 것이 중요한 걸까. 아니, 잠깐. 이거 악마의 속삭임일 수도 있잖아. 세상에 우리 가족들 같은 천사만 있는 건 아니니까. 난 정신을 차리고 케이지 안을 들여다보았다. 검은 토끼와 하얀 용. 측은하긴 하지만, 너무 측은하지만 문을 열어 줄 수는 없다. 그래, 이건 악마의 속삭임일 테니까. 그런데,


“여보? 여보? 여보?!”

“아빠!!! 아빠!! 아빠!!!”

“아빠 으아아아아악!!”


눈앞의 모두가 갑자기 소리를 지르며 날카로운 눈빛을 내비쳤다. 도대체 왜 이러는 걸까. 내가 뭔가를 저지른 걸까? 난 분명 아무 것도...

바로 그때, 내 눈 안으로 손에 들고 있던 케이지가 들어왔다. 그것도 철장이 활짝 열린 케이지가.


“이, 이게 왜? 여보, 얘들아, 이게 왜...?!”


난 들이치는 당혹감에, 재빨리 가족들을 바라보았다.

그런데 없다. 아내, 채야도.

귀여운 내 아이들 키토와 리코도.

그리고 내가 서 있던 집 안의 부엌도.


“이게 도대체 무슨...”


모든 게 사라지자, 복잡했던 머릿속도 단번에 깨끗해졌다. 그토록 날 괴롭히던 목소리도 더는 들리지 않았다. 그런데,


“휴, 겨우 깨어나셨네요.”


목소리가 다시 들려왔다. 그것도 머릿속이 아니라, 바로 주변에서. 모두가 사라진 그곳에 한 아이가 서 있었다. 밝은 미소가 너무나 잘 어울리는 한 여자 아이가.


“깨어났다고? 내가?”

“아직도 정신이 오락가락하시는가 봐요. 그런데 어떻게 철장문은 열어 주신 거예요?”

“내가 열었다고? 케이지 문을?”


이해가 되지 않았다. 내가 열었다고? 난 분명히 열 생각이 없었는데.


“방어 본능이었나 봐요.”

“방어 본능?”

“아, 아니 현과장이 가진 기초적인 능력이에요. 신의 방패가 주는 자기 보호 능력.”


신의 방패까지 안다고? 도대체 이 아이의 정체는 무엇일까?


“신의 방패? 그걸 어떻게 나보다 더 잘 알지?”

“난 원더랜드의 덤프 파일 중 하나니까요. 현과장이 원더랜드를 위해 갖은 노력을 한 걸 전부 다 봤어요. 그것도 수천 번 이나.”


어이의 목소리가 차분해졌다. 나를 향한 눈빛에서 측은함이 묻어나왔다. 그때의 내 모습이 생각이 난 것일까. 알 수는 없었다. 난 그녀가 아니니까.


“아, 참. 저는 은아입니다. 은아라고 불러주세요!”

“은아? 예쁜 이름이네.”

“그렇죠?! 아빠가 지어줬어요! 은하수처럼 맑은 아이라고!”


은아는 날 바라보며 배시시 웃었다. 그런데, 원더랜드 근처에서 은하수가 보이나?


“여기서 은하수가 보이던가?”

“아빠는 보인다고 했어요. 아빠는.”


은아는 아빠를 참 신뢰하는 모양이었다. 말끝마다 아빠, 아빠. 하긴, 이렇게 어린 아이들에게는 아빠와 엄마가 세상 최고의 존재이겠지. 나도 어렸을 땐 그랬으니까.


“그런데 은아의 아빠는? 왜 은아 혼자 여기 있는 거야?”

“아빠는... 현과장 속으로 가버렸어요.”


은아는 순간 고개를 떨구며 나직하게 말했다. 설마, 「원더랜드 지식의 50%」 안에 들어간 영혼 중 한 명이란 걸까? 미안함이 가슴속에 가득 찼다.


“난 그런 줄도 모르고...”

“뭐, 어차피 저희는 덤프 파일이잖아요. 그렇게 깊게 생각하지 마세요.”

“그래도, 그건... 있어서는 안 되었던 일들이잖아. 주기적인 리셋이라니...”


생각만 해도 울화가 차올랐다. 도대체 미래의 현과장은 무슨 생각이었던 것일까. 리셋되면서 사라질 영혼들은 생각하지 못한 것일까, 아니면 생각조차 하지 않았던 것일까. 어쩌면 리셋 되면 그 모든 영혼들이 다시 재생성 된다고 생각한 걸지도 모르겠다. 일반적으로 모두 이렇게 생각할 테니까. 육체의 재생성이 영혼의 재생성이라고.


“역시 생각이 남다르세요! 자랑스럽습니다!”

“어... 고맙다.”

“그런 김에, 아빠라고 불러도 될까요? 우리 아빠가 현과장 안에 있으니까.”


난 조금 망설였다. 싫어서가 아니었다. 미안함 때문이었다. 은아의 말대고 그녀의 아빠는 내 안에 있으니까. 내가 그녀의 아빠를 집어 삼켰으니까.


“그래도 괜찮겠어? 난... 아빠의 원수잖아.”

“원수는 무슨 원수에요. 우리 아빠는 현과장의 안에서 잘 살고 있을 거라고요.”


조금이나마 내 마음속의 미안함을 덜어주려는 것일까. 은아는 날 다독이며 말했다.


“그래. 잘 살고 있을 거야.”

“그럼 아빠라고 부를게요. 잠시뿐이라도.”

“그래. 그렇게 하고 싶으면.”


내 허락에 그녀는 뛸 듯이 기뻐했다. 마치 진짜 아빠라도 만났다는 듯이.


“그럼 이제 난 어떻게 해야 하지?”

“아빠는 원더랜드로 돌아가야지. 여기서 이렇게 시간을 보내지 말고.”


은아는 내 팔을 잡아끌며 재촉했다. 어쩔 수 없이 난 그녀가 이끄는 대로 그렇게 발걸음을 옮겼다. 그녀의 말대로 난 원더랜드에 돌아가야만 하니까. 이유는... 아직 생각이 나진 않지만.




한편, 집에서 현과장을 기다리고 있던 가족들은 그의 귀가 시간이 늦어지자 슬슬 걱정하기 시작했다. 일반적인 상황이라면 걱정 따위는 결코 하지 않겠지만, 지금 현과장이 향한 곳은 다름 아닌 데빌 위딘 안. 현실과 가상의 구분을 허물어버리는 그 기계는 현과장 뿐만 아니라 모두에게 위험했다.


“현과장이 너무 늦는다냥. 우유나에게 연락을 해야 하는 거 아니냥?”

“그럴까요? 연락을 할까요?”


어흥선생의 걱정에, 밀크나가 연락을 취하려는 듯 자리에서 일어났다. 그런데,


“지금 뭐하는 걸까나?”


왼손을 들고 오른손으로 자신의 관자놀이를 지긋하게 누르는 밀크나. 그녀의 갑작스런 행동에 채야는 그만 당황한 목소리를 내었다.


“제 몸속엔 귓속말 시스템이 내장 되어 있습니다. 잠시만 기다려 주세요. 곧 연락이 닿을 겁니다.”


그녀가 손을 하늘 뻗은 지 얼마 지나지 않아, 그녀의 입이 다시 움직이기 시작했다.


“여보세요?”

“여보세요? 지금 이건 뭘까나?”

“아, 지금 저는 우유나예요. 밀크나의 속에 넣은 귓속말 시스템으로 대화하는 거예요.”


채야는 이해가 가지 않는다는 듯 고개를 기울였지만, 어흥선생은 충분히 이해했다는 듯 그녀와의 대화를 이어갔다.


“아, 우유나냥? 그런데 지금 현과장은 어디 있냥?”

“아직 데빌 위딘 안인데요. 비상연락을 취하고 있는데 계속 거부되고 있어요.”

“거부?”


거부라는 말에 어흥선생의 얼굴에 그림자가 짙게 깔렸다. 그의 염려가 현실이 된 것일까. 확실하게 알아볼 필요가 있었다.


“현과장은 관리자다냥. 현과장 이름으로 명령해도 거부되냥?”

“이미 해봤죠. 계속 거부돼요. 현과장이 분명 관리자인 건 맞는데, 아무런 권한이 없어요.”


확신이 없던 불안이 확정되는 바뀌는 순간이었다. 살며시 떨리는 어흥선생의 눈썹. 이내 그는 마음을 결정한 듯 모두에게 이야기를 꺼냈다.


“내가 데빌 위딘 안으로 들어가겠다냥. 현과장이 위험에 빠졌다냥.”


그는 곧바로 자리에서 일어나 현관으로 향했다. 그런데,


“어흥선생님이 여기에 오신다고 별 방법은 없을 거 같아요.”


이런 그의 행보에 찬물을 끼얹는 우유나의 목소리. 그 목소리는 어흥선생의 다급한 발걸음을 곧바로 멈춰 세웠다.


“그게 무슨 소리냥?”

“제가 들어가려고 해도 거부당했어요. 지금 데빌 위딘은 그 누구도 받지 않아요.”


절망이 드리워지는 것만 같았다. 현과장이 지금 위험에 빠졌음에도 아무런 도움을 줄 수 없다니. 이번에도 그냥 손 놓고 구경만 해야 하는 것일까. 어흥선생에게 자괴감이 밀려왔다.


“가족이 궁지에 몰렸는데 아무런 방법이 없다니... 이건 너무하다냥!”


거실 여기저기로 날아가는 그의 절규. 바로 그때였다.


“내가 가면 어떻겠습니까, 멍?”


슬그머니 앞으로 걸어 나오는 거대한 늑대, 루프. 순간 모두의 시선이 루프에게로 향했다.


“루프 씨가 간다는 거냥?”

“그렇습니다, 멍. 저는 원더랜드의 존재가 아니라, 우주에서 태어난 존재니까 거부하지 않을 수도 있지 않습니까, 멍?”


루프의 말도 일리가 있었다. 하지만 정말 그의 말대로 데빌 위딘 안으로 들어갈 수 있을까? 데빌 위딘이 거부하지 않을까?


“나도 가겠다능! 키토도 가겠다능!”

“리코! 간다!”


루프의 행동에 두 귀염둥이 리코와 키토고 가세했다. 그러자, 그들의 모습을 보도나 가만히 생각에 잠긴 어흥선생. 이내 그는 뭔가 떠오른 것일까. 세 귀염둥이를 바라보며 입을 열었다.


“어쩌면 셋은 거부당하지 않을 수 있을지 모르겠다냥.”

“정말이냐능?”

“정말? 정말?”


어흥선생의 말에 폴짝폴짝 뛰면서 기뻐하는 키토와 리코. 루프는 그들의 곁에서 담담하게 고개를 끄덕였다.


“데빌 위딘 안에 인간 이외의 존재가 들어간 적은 없다냥. 그러니 이런 변수는 계산에 없을 건다냥.”


어흥선생은 의외로 자신감을 내비쳤다. 그와 동시에 현관문을 바르게 열어 재끼는 어흥선생. 그는 잔뜩 힘이 들어간 목소리로, 세 귀염둥이에게 손짓해가며 말했다.


“출발이다냥! 현과장을 구하러 가는 거다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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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0 250. 재도전! 전국 노래 잘함! +2 23.11.06 25 4 1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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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8 248. 데빌 위딘의 주인 - 2 23.11.04 15 4 1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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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5 245. 메모리 스트림 23.11.01 14 4 11쪽
244 244. 사라지지 않은 위협 23.10.31 17 4 11쪽
243 243. 전세 역전! 23.10.30 17 4 1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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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6 236. 걸즈 토크? 응? 23.10.23 24 4 11쪽
235 235. 다가오는 귀염둥이들?! 23.10.22 21 4 11쪽
» 234. 현과장 구조대 출동!! 23.10.21 25 4 1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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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2 232. 데빌 위딘의 목표 23.10.19 19 4 11쪽
231 231. 다시금 다가오는 위협 23.10.18 23 4 11쪽
230 230. 비장의 김치 - 3 23.10.17 21 5 11쪽
229 229. 비장의 김치 - 2 23.10.16 24 4 11쪽
228 228. 비장의 김치 23.10.15 26 5 11쪽
227 227. 변한 건 현과장... 아니 원더랜드?! 23.10.14 29 5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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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5 225. 김장전쟁 - 2 23.10.12 27 5 1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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