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업부 꼰대 과장의 이세계 라이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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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결

천세은
작품등록일 :
2023.01.15 15:52
최근연재일 :
2024.03.15 1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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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10.28 1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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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1. 함정

DUMMY

그렇게 공장 안으로 들어오게 된 현과장과 일행들. 공장 창고 앞에는 벌거벗은 안드로이드들이 줄줄이 서 있었다.


“이미 생산이 시작된 모양이네요.”


우유나는 안드로이드의 숫자에 놀란 듯, 약간 목소리가 상기되어 있었다. 하지만 그에 비해 훨씬 침착한 현과장. 그는 놀란 기색 없이 성큼성큼 안으로 들어가면 말했다.


“빨리 은아를 찾자. 분명 여기 어딘가에 있을 거야.”


그들은 창고를 지나 안쪽으로 깊숙이 들어갔다. 점차 보이는 공장의 내부. 공장 여기저기서 쉴 새 없이 안드로이드들을 찍어 내고 있었다.


“이렇게 빨리 만들어낼 수 있을 리 없는데...”

“세부 공정을 대부분 날린 모양이군요. 저러면 예상 퍼포먼스의 50% 정도도 발휘하지 못할 것 같네요.”


우유나와 밀크나는 제작되어가는 안드로이드를 보며 깊은 한숨을 내쉬었다. 간달 제조 때 역시 날림 제조로 큰 홍역을 치뤘는데, 또 이 모양이라니. 한숨이 안 나오는 게 이상했다.


“빨리 찾아서 나가자고요. 그 아이는 내가 직접 손봐줄 테니까.”

“손봐준다는 게... 나쁜 의미는 아니지?”


조금 걱정이 된 것일까. 현과장은 살짝 긴장한 말투로 우유나에게 물었다. 그런데 그때,


“내가 직접 손봐주겠다, 어리석은 원더랜드의 인간들!”


대답을 한 사람은 우유나가 아닌, 멀찌감치 떨어진 한 여자. 바로 강원랜드의 여왕, 무리나였다. 그녀는 무척이나 자신만만한 얼굴로 현과장과 그의 동료들을 비웃고 있었다. 마치 이미 승리한 것처럼.


“이번에야말로 원더랜드를 확실히 내 손안에 넣고야 말겠다, 현과장!”


무리나의 쩌렁쩌렁한 목소리가 공장 안에 울려 퍼졌다. 그런 그녀를 바라보며 약간 기장 하...기는커녕 시큰둥하게 바라보는 일행들. 특히 여왕은 하찮다는 듯 무리나를 바라보며 입을 열었다.


“참 시끄러운 여자인 것 같습니다만.”

“미안해요. 제 언니가 좀 시끄러운 편이라.”


우유나 역시 그녀의 말에 동의하며 미안한 표정을 지었다. 눈앞에서 원더랜드의 여왕 그리고 동생에게 무시를 당하게 된 무리나. 가만히 당하고만 있을 그녀가 아니다. 예전에는 힘이 부족했을지 몰라도, 지금은 안드로이드 군단이 있으니까.


“버릇없는 것들! 그 버르장머리를 고쳐주지!”


무리나의 말이 끝나자, 주변에서 하나둘 씩 모습을 드러내는 안드로이드들. 온갖 중화기로 중무장한 그들은 시야로 현과장과 일행들이 들어오자마자 무차별 공격을 감행했다. 하지만, 「신의 방패」 덕분에 긁힌 상처는커녕 충격조차 받지 않는 사람들. 자신의 승리를 예측했던 무리나는 그 모습에 당황할 수밖에 없었다.


“아니, 안드로이드들의 공격도 먹히지 않는다고?!”

“화력이 부족한 것입니다, 여왕 폐하!”


무라나의 뒤에 서 있던 관리소장은, 이내 현과장의 앞으로 안드로이드를 더 투입시켰다. 하지만, 결코 뚫리지 않는 「신의 방패」 무너지기 시작한 쪽은 현과장이 아니라, 바로 무리나와 그의 신하들이었다.


“단 한명만 찾고 나갈 테니까, 나머진 알아서 처리해. 이상한 장난감 만들지 말고.”

“자, 장난감?!”


현과장의 말에 자존심이 상할 대로 상해버린 무리나. 그녀의 눈빛에 분노가 일렁였다.


“관리소장! 지금 만들어진 모든 안드로이드들을 이 곳으로 집결시켜요!”

“아직 무장이 제대로...”

“상관없어요! 무기가 없어도 존재 자체가 무기잖아요!”


관리소장은 하는 수 없이 공장 안의 모든 안드로이드들을 무리나의 앞으로 집결시켰다. 이윽고 현과장 앞에 모인 350명의 안드로이드들. 무리나에게는 마지막 발악일지 모르지만, 현과장에게는 기회나 다름없었다.


“은아야! 은아, 어디에 있니?!”


현과장은 모여있는 안드로이드들을 향해 있는 힘껏 소리쳤다. 그런데, 아무런 대답도 들리지 않았다. 마치 이 안드로이드들 안에 은아나 데빌 위딘 안에 있던 인격들이 없다는 듯이.


“이럴 리 없잖아! 왜 은아가 없는 거지?”

“그러게요? 왜 없지?”


우유나도 당황스럽긴 마찬가지. 분명 여기에 있어야 했다. 데빌 위딘이 보낸 비밀 회신의 도착지는 다른 곳도 아닌 이곳이었으니까.


“언니, 내가 설계도 말고 다른 거 보냈잖아. 다른 파일 말이야!”

“무슨 소리야? 네가 보낸 건 설계도가 전부였는데.”


무리나의 대답을 들은 현과장은 순간 정신이 아찔했다. 지금 이 곳에 은아가 없다는 건... 설마...?!


“원더랜드로 돌아가야 해!”

“갑자기 그건 무슨 말이야?”

“은아를 아직 못 찾았다랄까나!”


현과장의 허둥지둥대는 모습에 채야와 갓패치가 다급하게 다가왔다. 다가와서 보니 허둥대는 것을 넘어서 완전히 공황 상태인 현과장! 그는 갓패치를 붙잡으며 다급하게 소리쳤다.


“지금 원더랜드가 위험하다고!”




“주인이시여, 목표들이 덫에 걸렸습니다.”


깊은 어둠속으로 나직이 풍겨오는 목소리. 사람의 모습은 보이지 않았지만, 어둠 안에서 형체 없는 존재감이 무수히 많이 느껴졌다.


“그럼 이제 마무리를 지을 때다.”


목소리와 함께 천천히 걷히는 어둠. 회색 정장의 남자, 데빌 위딘이 초점 없는 눈동자로 텅 빈 공간을 바라보고 있었다.


“모든 것을 되돌릴 때가 되었다. 전원 전송준비.”


그의 주변으로 거대한 빛기둥이 내려왔다. 이윽고 그 안에서 점차 사라지는 인기척. 얼마 지나지 않아, 넓고 거대한 공간에서는 손가락으로 셀 정도의 존재감만이 느껴져 왔다.


“무모한 행동이에요. 지금이라도 멈추셔야 해요.”


데빌 위딘의 뒤에서 가냘픈 목소리가 들려왔다. 간절하고 애절한 어린 아이의 목소리. 그러나 그는 그 목소리에 귀를 기울이기는커녕 오히려 아무런 관심도 주지 않았다.


“아빠가 가만히 있지 않을 거라고요.”


아빠라는 말에, 멍하니 정면을 바라보고 있던 데빌 위딘의 눈동자가 천천히 움직이기 시작했다.


“현과장은 신이 아니다. 신의 흉내를 내는 사기꾼이지.”

“신이라고 한 적 없어요. 그건 아저씨가 그렇게 생각하는 거라고요.”


점점 굳어지는 그의 표정. 이내 그의 목소리에도 감정이 실리기 시작했다.


“그 놈이 원더랜드에 온 이후로 모든 게 망가지기 시작했다. 아버지라고 감쌀 생각은 하지 마라. 그게 진실이니까.”

“분명 아빠가 원더랜드에 온 이유가 있을 거라고요.”

“이유가 있건 없건 상관없다. 이제 모든 것이 정상으로 돌아갈 테니.”


무뚝뚝한 그의 목소리가 바닥으로 내려앉자, 점차 그의 주변으로 다가오는 거대한 빛. 데빌 위딘은 그 안으로 터벅터벅 발걸음을 옮겼다.

거대한 빛 안으로 들어가자, 조금씩 옅어지는 그의 모습. 이윽고 그의 모습은 온 데 간 데 없이 사라지고. 거대한 방에 남은 건 단 한 존재, 은아 뿐이었다.


“아빠, 제발 모두를 막아주세요...”


간절하게 떨려오는 목소리. 아무도 없는 그 곳에 오직 애절한 목소리만이 깊이 흐르고 있었다.




한편 빠르게 원더랜드로 돌아온 현과장과 일행들. 잔뜩 걱정과 긴장을 한 채 돌아온 그들이었지만, 원더랜드 안은 너무나 고요했다. 마치 아무런 일도 없었다는 듯이.


“현과장 제정신이야? 아무 일도 안 일어났잖아!”

“아직 모르는 거라고. 모두 긴장 바짝해!”


갓패치의 말에 현과장은 단호하게 반응했다. 그의 눈빛에서 느껴지는 강인한 믿음. 현과장은 원더랜드에 위협이 들이닥쳤음을 확신하는 듯했다.

잔뜩 긴장한 채, 성밖마을에 도착한 현과장과 일행들. 하지만 그들이 마주한 마을의 풍경은 평소와 다를 것이 없었다.

이리저리 행복한 표정으로 뛰어 노는 아이들.

한가로이 마을을 거닐고 있는 어르신들.

바쁘게 일하는 어른들.

아무리 의심을 하려고 해도 지금 눈앞의 모습은 일반적인 성밖마을의 모습이었다.


“봐봐, 제정신이야? 아무 일도 없잖아!”


현과장을 바라보며 갓패치는 고개를 절레절레 저었다. 그러나 여전히 긴장감을 늦추지 않는 현과장. 그의 온몸에서 「신의 방패」가 마구마구 흘러나욌다.


“긴장 그만 해도 될 것 같다랄까나.”

“그래요, 현과장. 현과장이 너무 예민했던 거 같아요.”


채야와 우유나가 현과장을 말렸지만, 그는 여전히 신경을 곤두세워서 마을 주민들을 살폈다. 하지만 그녀들의 말대로 위험한 부분은 전혀 보이지 않았다. 정말 모두의 말대로 그가 너무 예민하게 반응한 것일까. 잔뜩 힘이 들어가 있던 현과장의 눈빛이 점점 연해져갔다.


“내가... 너무 신경이 곤두 서 있었나보네.”

“그랬다랄까나. 요즘 쉬는 날이 없어서 그랬던 거 같다랄까나.”


채야가 곁으로 다가와 그의 어깨를 토닥였다. 그런 그때,


[털푸덕.]


발을 헛디딘 모양인지, 저 멀리서 털푸덕 쓰러지는 꼬마 아이. 현과장의 시선이 그 아이의 무릎 꽂혔다. 까진 무릎 위로 점자 부풀어 오르는 붉은 액체. 현과장의 눈동자가 파르르 떨렸다.


“저게 왜...?!”

“무슨 말이에요?”


밀크나가 현과장을 따라 멀찍이 쓰러져 있는 아이를 바라보았다. 어른들의 손에 의해 자리에서 일어나는 모습에 위화감이란 전혀 보이지 않았다.


“왜 상처가 나지?”

“그게 왜요?”


의아하다는 듯 현과장을 바라보는 밀크나. 그녀뿐만 아니라 주변의 모두가 고개를 기울였다.


“상처가 날 리 없잖아!”


현과장의 손에서 은빛 화염이 세차게 뿜어져 나왔다. 바닥을 따라 점차 아이에게로 다가가는 그의 화염. 화들짝 놀란 갓패치가 현과장을 뜯어 말렸지만, 은은한 은빛은 여전히 아이에게로 빠르게 달려가고 있었다.


“채야! 막아! 막으라고!”

“알았다랄까나!”


채야가 재빠르게 아이에게로 달려갔다. 그 모습에 동공이 흔들리는 현과장. 그들의 모습에 큰 충격을 받은 현과장은 이내 화염을 거두더니, 주변의 모두를 바라보며 입을 열었다.


“왜 감싸는 거야?”

“제정신이야? 그럼 감싸지 애가 죽는 걸 그냥 보고만 있으라고?!”


갓패치는 화가 난 목소리로 현과장을 비난하기 시작했다. 비단 현과장을 몰아세우는 건 그 혼자뿐만이 아니었다.


“현과장 미쳤어요?”

“현과장! 제정신이 아닙니다만!”


떨리는 그의 눈동자가 모두를 훑고 지나갔다. 도대체 언제 이렇게 변해 버린 것일까. 분명 주변에 같이 있었다. 함께 쉴 틈 없이 움직였다. 서로가 멀어졌던 순간은 단 1초도 존재하지 않았다. 그런데 왜 이렇게 된 것일까. 언제 이렇게 된 걸까.


“내가 어떤 존재인지 모르는 거야?”

“제정신이야? 현과장이 현과장이지 어떤 존재야?”

“맞아요! 현과장은 현과장. 누가 들으면 신인 줄 알겠네.”

“정신차려요, 현과장.”


그들에게서 비아냥이 쏟아져 내렸다. 그 순간 현과장의 가슴에 확신이 들었다. 지금 이 장소에 자신을 아는 이가, 자신의 동료가, 단 한 명도 없다는 것을.

이내 현과장의 주변으로 은빛 화염이 일렁였다. 그 모습에 서서히 거기를 벌리는 사람들. 그들이 멀어지자, 흔들리고 있던 그의 눈빛도 점차 차분히 가라앉았다.


“너희들 누구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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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6 236. 걸즈 토크? 응? 23.10.23 24 4 11쪽
235 235. 다가오는 귀염둥이들?! 23.10.22 21 4 11쪽
234 234. 현과장 구조대 출동!! 23.10.21 25 4 11쪽
233 233. 데빌 위딘 안에서 23.10.20 27 3 1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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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1 231. 다시금 다가오는 위협 23.10.18 23 4 11쪽
230 230. 비장의 김치 - 3 23.10.17 21 5 11쪽
229 229. 비장의 김치 - 2 23.10.16 24 4 11쪽
228 228. 비장의 김치 23.10.15 26 5 11쪽
227 227. 변한 건 현과장... 아니 원더랜드?! 23.10.14 29 5 12쪽
226 226. 김장전쟁 - 3 23.10.13 30 4 11쪽
225 225. 김장전쟁 - 2 23.10.12 27 5 1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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