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강화 실패 확률 99.9999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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뀨우팡
작품등록일 :
2023.04.11 08:20
최근연재일 :
2023.04.13 10: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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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04.13 10: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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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쪽

회귀

DUMMY

각성자는 성인이되면 의무적으로 시험을 치른다.

이른바 각성자 능력 종합평가.

고등학생이 대학을 가기 위해 수능을 보는 것과 유사한 방식이다.

응시 조건은 오직 각성자. 아카데미를 졸업하지 않아도 20살이 되면 시험을 봐야한다.

열외는 없다. 그냥 각성하면 이유불문이다.

그래서 원서를 접수하고자 인터넷을 켰다.


딸깍.


검색 사이트에 접속하자.

때마침 상단에 올라온 기사 하나가 눈에 들어온다.


[속보] 세계에서 세번 째로 다섯 특성을 개화한 각성자는 한국인으로 밝혀져···


판정 받은 지가 어제 오후인데 벌써 정보가 퍼졌다.


‘그래도 신상은 안 털려서 다행이네.’


어젯밤.

집에 찾아온 그 사람들 말대로다.

정부 관계자라 소개한 그들은 내가 어엿한 각성자로 성장할 때까지 신상에 대한 비밀을 보장해준다고 했다.

내심 스카웃이나 국가적 차원의 지원을 기대했지만 개뿔.

그들은 당분간 비밀보장을 엄수해달라니, 향후 몇 년간 독자적인 해외 출국은 금지한다는 등 여러 제약이 담긴 계약서의 서명을 요구했다.


‘귀찮게시리···’


어쩔 수 없다.

세계의 65%가 마인과 괴수들이 지배하는 세상이다.

그래서 각성자는 일차적으로 국가 소속으로 편입된다.

나만 차별하는게 아니라 각성자의 인권과 자유에는 많은 제약이 따른다.

인류 보존이라는 사명 아래.


‘그나저나 댓글 반응 장난아닌데?’


창을 내리자 수천 개의 댓글이 눈에 들어왔다.


[특성이 5개에 죄다 S등급이라고? 그냥 미쳤네.]

ㄴ[근데 5개 훈련하려면 ㄹㅇ 뒤질듯ㅋㅋㅋㅋ 특성 두 개도 ㅈㄴ 빡세다는데.]


[오피셜: 차기 한국 총사령관 확정.]


[근데 누굴까? 나이는 몇 살이고?]

ㄴ[끽해야 10살 정도겠지.]

ㄴ[굳이 떠벌리고 다닐 일은 아닐듯. 워낙 험한 세상이니까.]


[ㅈㄴ 부럽다. 난 특성 하나 없는데. 진짜 씹재능충이네ㅋㅋㅋㅋㅋㅋㅋ 애가 머지않아 한국 씹어먹을듯.]

ㄴ[아무리 S급이라도 기본 5년은 걸리겠지. 능력치가 아니라 재능과 잠재력 수치잖아.]

ㄴ[어차피 유소년 네추럴 시절에는 큰 차이는 안남. 20살 먹고 신체 강화를 해야 ㅈㄴ 티나지.]


[사람 일은 아무도 모른다. 언제 죽을 지 모르는게 각성자 운명이다. 꽃은 펴봐야 아는 법.]

ㄴ[씹인정. 뒈지면 재능이건 나발이건 그냥 아무 쓸모없음ㅋㅋㅋ]


댓글을 보니 현실적인 말들이 많다.

그들 말대로 난 아직 잠재력이 높은 유망주일 뿐.

단순한 흥미거리 그 이상도 아니다.


‘그래. 이게 맞지···’


아직 보여준 것도 없는데 뭐.


딸깍.


나는 접수를 완료했다.


‘자, 그럼···’


이제 쇼타임을 만끽해볼까.


힐끗.


나는 시계를 봤다.

지금 시각은 저녁 8시 30분. 오늘은 토요일이다.

그말은 즉슨.


‘로또···’


이제 로또 방송이 시작된다.

전국의 모든 토쟁이들이 인생역전을 노리며 부푼 기대감에 빠져드는 시간.

물론 그들에게 돌아갈 몫은 찌꺼끼 뿐. 알맹이는 없다.

그야 이번주 로또 1등 당첨금은 내가 싹쓸이 할 예정이니까.


씨익.


나는 입꼬리를 올렸다.

지금 내 손에는 이번주 1등 당첨 번호를 찍은 로또 50 게임이 쥐어져 있다.


‘좆빠지게 외운 보람이 있구나···’


나는 안다.

향후 십 년간 매월 마지막 주에 당첨되는 모든 1등 번호를.

그 뿐만이 아니다.

가상화폐, 주식, 부동산, 스타트업 투자 등등.

돈이 될만한 굵직한 정보는 모두 내 대가리 속에 차곡차곡 저장되어 있다.

다만.


‘이번 생은 다르게 살자.’


돈은 어디까지나 목적을 위한 수단일 뿐.

단순히 돈벌이에 매몰될 생각은 전혀 없다.


‘솔직히 벌만큼 벌었지···’


이전 삶에서 화강암 채굴로 1조원을 벌었던 나다.

하지만 그 과정은 지옥 같았고, 나는 삶의 만족과 충만함을 느낄 수 없었다.

그렇기에 이번 삶은 이 세상의 주인공이 될 생각이다.

로또는 그 과정을 위한 첫 삽이고.


띵.


시간이 됐다.

나는 TV를 켰다.

곧이어.


“지금부터 추첨을 시작하겠습니다.”


대망의 추첨이 시작됐다.


팡팡!


원형의 유리구체 안에서 볼들이 마구 튄다.


“첫번째 행운의 숫자는··· 36번 입니다.”


사회자가 연달아 추첨 번호를 호명한다.

1, 41, 24, 9, 11. 마지막 보너스 번호 32.

그것으로 끝났다.

1분 남짓한 짧은 추첨을 마지막으로.


“그러 다음 이 시간에 다시 뵙도록 하겠습니다!”


방송은 끝났다.

그와 동시에.


“으하하하하!”


나는 침대 위에서 환호성을 터트렸다.


“나는 신이다아아아!”



***


다음주 월요일.

나는 NK 은행 본점에 갔다.


“로또 1등 당청금 받으러 왔는데요.”


스윽.


나는 1등 번호가 적힌 로또 50 게임을 내밀었다.


“어어?”


순간 당황한 여직원.

아무래도 한 사람이 50번 당첨된 건 난생 처음인 모양.


“신, 신분증 좀 주시겠어요?”

“네.”


나는 신분증을 건넸다.

모든 확인을 마치고.


“손님, 여기로 오시겠어요?”


직원이 나를 안내한다.


띠링.


옆에 따로 있는 엘리베이터의 문이 열린다.

내가 내린 곳은 3층. 복권 사업팀 사무실이다.


“여기요.”


나는 다시 신분증과 1등 당첨 용지를 건냈다.


“···”


직원이 잠시 말없이 나를 본다.

도무지 이해가 가지 않는 표정으로.


‘하긴···’


그들 입장에선 충분히 그럴 만하다.

한 사람이 무려 1등을 50번 했는데 의심이 가지 않을 리가 없다.

허나 거기까지다.

여기엔 아무런 조작도 없다.

그냥 내 손가락으로 번호를 찍고 내 돈으로 게임을 구매한 것 뿐.

그 과정에서 문제가 될 소지는 전혀 없었다.


삐빅.


로또 종이에 찍힌 바코드 기기 역시 내 결백을 입증하듯 초록 불빛을 통해낸다.


‘후후···’


이거 재밌네.

직원들의 얼빠진 모습을 보니 피식 웃음이 나온다.

잠시 후.


“여기 있습니다.”


직원이 내게 통장과 지급 내역이 적힌 종이를 건낸다.


‘어디 보자···’


얼마가 들어 있으려나.

나는 잽싸게 통장에 찍힌 잔고를 확인했다.


[25,199,391,103]


“수고하세요.”


나는 곧장 사무실을 빠져나갔다.

그리고 바로 같은 층 화장실로 들어갔다.


찰칵.


칸막이 문을 잠그고.


“좋았어!”


꽈악.


나는 주먹을 쥐며 잠시간의 기쁨의 시간을 만끽했다.

그 다음.


‘바로 가자.’


나는 강화 실패 망치를 소환했다.


까앙.


청명한 쇳소리가 울려퍼진다.

1분 뒤.


펑.


강화 실패를 알리는 소리와 함께.


[최종 강화 실패로 소멸 포인트 176억 4192만 DP를 획득합니다.]


조금 전까지 변기 위에 가지런히 올려져 있던 통장이 증발했다.


‘좋아···’


그럼 이제 ‘그걸’ 사볼까.


“상점창.”


나는 상점창을 활성화했다.


“올스탯 강화 물약.”


내가 말하자 하나의 상품이 내 눈앞에 펼쳐진다.


[올스탯 강화 물약]

[복용시 힘과 민첩, 지력이 각각 1씩 상승합니다.]

[가격: 1억 DP]


이거다.

지금의 내게 있어 가장 필요한 물건.

내가 이번에 당첨된 금액 전액을 DP로 환전한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


‘스탯이 너무 딸려···’


그 말대로다.

현재 나는 일반적인 각성자들보다 최소 10년 이상은 뒤쳐진 상황.

정상적인 방식으로는 결코 따라잡을 수 없는 격차다.

그렇기에 일단 강화 물약을 복용하여 스탯부터 올려야한다.


‘그나저나···’


솔직히 거듭 제곱은 좀 에바 아닌가?

무슨 고리대금업자도 아니고.


‘존나 비싸네···’


나는 설명표를 봤다.

첫 번째에서 두 번째 스탯 상승까지는 개당 1억.

세 번째에서 네 번째 스탯 상승까지는 개당 2억.

다섯 번째에서 여섯 번째 스탯 상승까지는 개당 4억.

일곱 번째에서 여덟 번째 스탯 상승까지는 개당 8억.

스탯 하나당 소모되는 물약의 판매가가 2의 거듭 제곱으로 늘어난다.

뭐 지금이야 껌 값이지만, 나중에 2의 십제곱만 되도 1000억이 훌쩍 넘어간다.


‘일단 좀만 사자···’


물론 여기에 올인할 순 없다.

앞으로 돈을 불릴려면 어느 정도의 투자 시드머니는 남겨놔야 되니까.

그리고···


‘너무 많은데?’


어차피 한번에 다 마시지도 못한다.

올스탯 물약의 용량은 한 병에 150ml.

4개만 먹어도 배 터진다.


“3개만 줘.”


나는 올스탯 강화 물약 세 병을 구매했다.


[올스탯 강화 물약 구매가 완료되었습니다.]


띠링.


결제 안내음과 함께.


툭.


변기 뚜껑 위로 나란히 줄 세워진 세 개의 바카스 병.


딸깍.


나는 곧장 한 병을 까서 원샷했다.


“씨발.”


왜 이렇게 써.

꼭 쓴 약초를 이빨로 씹어먹는 맛이다.

허나.


[올스탯 강화 물약을 복용하셨습니다.]

[아이템 효과로 힘와 민첩, 지력이 각각 1씩 상승합니다.]


효과는 확실했다.


“오!”


진짜다.

스탯창을 보니 1씩 올랐다.

그럼 계속 마셔보자.


벌컥벌컥.


나는 연이어 세 병을 비웠다.

그러자 이번에도 스탯 상승을 알리는 상태창.


‘후후.’


스탯이 오른 덕분일까.

아니면 그저 심리적인 플라시보 효과 때문일까.

확실히 어제보다 몸이 더 가볍고 힘이 넘치는 것 같다.

어째 머리도 더 영민해진기분이고···


‘자···’


그럼 볼일도 다 봤겠다.

이만 집으로 돌아가 볼까.

잠깐.

물약 때문에 그런가···

배가 살살 아파오는 게 영 심상치 않다.


‘한 번 비우고 가야겠군.’


털썩.


나는 변기에 앉아 모든 것을 내려놓았다.


“으아아···”


행복하다.

거사를 치르면서 오는 쾌감과 무언가를 이뤘다는 성취감이 동시에 밀려든다.


부르르르.


절로 몸이 떨린다.


‘좋다!’


나는 오늘도 성장했다.

고로 만족스러운 하루다.



***



그날 밤.

나는 집으로 귀가했다.

경복궁도 구경하고 근처 맛집에서 밥을 먹느라 다소 시간이 늦었다.


“으으.”


역시 난 토종 한국인인가 보다.

스테이크를 먹었더니 속이 니글니글하다.


‘콜라나 사먹자···’


가는 김에 소주하고 안줏거리도 좀 사고.

나는 집 근처 편의점을 향해 걸음을 옮겼다.

그때였다.


지이이잉.


노이즈와 동시에 공사장 근처에서 푸른 소용돌이가 요동쳤다.

전형적인 ‘균열’의 징후.

나는 신고하기 위해 스마트폰을 활성화했다.


‘역시···’


허사다.

균열 특유의 전자기파 현상으로 먹통이다.

뭐, 어차피 조금 있으면 사냥꾼들이 오겠지만.

마도 공학이 결합된 초정밀 인공위성이 언제, 어디서 균열이 생길지 미리 예측한다.

설령 균열이 생겨도 괴수가 출몰하기까지는 보통 며칠의 여유가 있다.

아주 간혹 발생하는, 균열 중에서도 돌연변이라 불리는 이레귤러 현상이면 모를까.


‘근데···’


이 근방에 균열 예보가 있었나?’

분명 없었던 걸로 기억하는데···

불길할 예감에 고개를 갸웃한 순간.


쿠르르릉!


천둥 소리와 함께 균열에서 노란 스파크가 일렁거린다.


‘씨발. 이레귤러네.’


이러면 일이 커진다.

이레귤러는 균열 생성과 동시에 괴수가 출몰한다.


쿠웅.


아니나 다를까.

소용돌이가 괴수 하나를 뱉어낸다.

전갈의 두꺼운 외피와 집게, 쥐의 얼굴과 몸통을 지닌 2성급 괴수 전갈쥐다.

미니 버스 크기의 괴물과 마주하니 절로 오금이 저렸다.


“으아아아!”

“사람 살려!”


갑작스런 재앙에 패닉 상태에 빠진 사람들.

그때였다.


찍찍!


전갈쥐의 붉은 눈동자가 번뜩인 순간.


쐐애애액!


엄청난 파공음과 함께 꼬리에서 발사된 독침이 내게 쇄도한다.


‘응?’


뭐지?

찰나의 순간.


휘익.


본능적으로 몸이 움직인다.

회귀 이전과는 차원이 다른 몸놀림으로.


‘스탯이 오른 덕분인가?’


그런 것 같다.

오늘 오후에 마신 올스탯 물약이 효과가 있긴 한 모양.


‘할만 한데?’


자신감이 차오른다.

나는 돌려차기로 독침을 쳐냈다.


콰아아앙!


흡사 자동차가 충돌한 듯한 굉음과 함께 아스팔트에 처박힌 독침.


찍찍!


전갈쥐가 집게를 딸깍거리며 울음을 토한다.

공격이 통하지 않아 바짝 약이 오른 모양.


‘하, 씨발.’


모르겠다. 한판 붙어볼까.

설마 뒤지기야 하겠어?


“못생긴 놈. 컴온!”


나는 손가락을 까딱했다.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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