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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로잡는활
작품등록일 :
2023.05.16 11: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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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06.22 20: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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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05.31 17: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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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화] 반란의 시작(1)

DUMMY

“우리를 배신하다니 네버더!”

유소가 원망가득한 목소리로 네버더를 향해 꾸짖는다.


하지만 네버더는 말이 없다.


뒤이어 북사문의 무사들이 네버더와 유소 쪽으로 다가오는 소리가 들린다.


“네버더 정신차려, 제발 날 보내줘”

유소가 울부짖으며 간청하지만 네버더는 유소의 목에 칼을 겨눈 채로 한치의 미동도 없다.


그러는 사이 북사문과 무사들이 네버더와 유소 쪽에 도착하였다.


북사문의 무사들이 칼을 빼들고 유소를 처단하려하자, 북사문이 가로 막는다.


“놔두거라, 나설 필요 없다.”


“이놈 반란군 놈들! 너희들의 잘 못은 하늘 신들이 아신다. 후환이 두렵지 않느냐!”

유소의 떨리는 눈과 반대로 굽혀지지 않는 단단한 목소리가 나온다.


“제발 정신 차려! 네버더 아직 늦지 않았어, 나와 함께 돌아가자.”


“...유소”

미동도 없던 네버더가 입을 움직인다.


“그래 네버더 이제 정신이 드는 거야?”


“유소 자네가 한 말이 맞아...”

네버더의 말에 북사문의 부하들이 칼 손잡이를 잡고 빼낼 준비를 한다.


“돌아가자. 친 구우....”


「씨이익」


유소가 말하는 사이 네버더의 암영신일도 검게 빛나며 유소의 목숨을 단숨에 끊어버린다.


“...지상에서만큼은 내가 신이 되기로 했네.”

네버더는 섬뜩하게 말을 내뱉고 자리를 벗어난다.


네버더의 기에 아무도 나서 유소의 시체를 치울 생각을 하지 않는다.


“어서 빨리 치우고 아무 일도 없던 것처럼 정리해라!”

북사문의 호통에 그제야 몇몇 무사들이 움직여 정리를 시작한다.


북사문은 네버더가 완전한 자기편이 되었다는 생각에 기쁘면서도 네버더를 통제하지 못할 생각에 불안감이 휩쓴다.


*****


미로카 랭스는 궁의 정원을 돌며 깊은 생각에 잠겨 있다.


북사문이 과연 무슨 속셈을 가지고 있는지, 네버더는 무슨 생각을 가지고 있는 것인지 머리가 아파온다.


궁의 연못에서 한참을 고민하며 걷고 있는 중에 랭스의 얼굴에 반딧불이가 날아다닌다.


랭스가 손을 내밀자 반딧불이가 랭스에 손에 앉는다.


“오늘 밤은 네가 나의 친구구나.”


랭스의 손바닥에서 한참 동안 놀던 반딧불이는 날아가 정원 호수 연꽃 위에서 돌아다닌다.


랭스가 날아다니는 반딧불이를 보며 생각하다 문득 생각이 떠오른다. 그때 누군가 랭스의 어깨를 잡는다.


“야밤에 돌아다니면 귀신 나오는데?”

장엄하지만 친근한 목소리가 들리자 랭스는 깜짝 놀라며 뒤를 돌아본다.


“국왕님! 깜짝 놀랐습니다.”


뒤에는 단해루가 장난기 가득한 얼굴로 서있다.


“무슨 근심이 그리 커 이리 밤에 잠도 자지 않고 있소. 랭스 선생.”


“너무 평화로워 오히려 불안합니다. 마치 태풍이 불기 전 고요함 같습니다.

국왕님께서는 왜 이 늦은 밤까지 깨어계십니까. 얼른 침소에 드셔야지요.”


“나도 마음속 무언가 걸리는 게 있어서 잠에 쉽게 들지 못하겠네.”

단해루가 근심 가득한 표정으로 정원 연못을 바라보며 말을 내뱉는다.


“저한테는 다 털어놓으셔도 됩니다. 국왕님.”


“내가 오늘 오침 중에 짧은 꿈을 꾸었습니다. 그 꿈에는 청룡이 나왔는데, 자유롭게 하늘을 다니며 세상에 도움이 필요한 자들을 도우며 선을 끼치고 다녔습니다. 그런데 어느 순간 청룡은 힘을 잃더니 인간 세상에 내려와 살게 되었습니다. 인간이 된 청룡은 자신이 청룡이었던 시절과 같이 자신보다 도움이 필요한 사람들을 위해 살았습니다. 그러던 어느 날 청룡이 인간들과 함께 산을 넘어가던 중 이리 무리와 마주치게 됩니다. 청룡은 인간들을 구하기 위해 이리 무리와 싸우고 인간들을 구하지만 청룡은 결국 죽습니다. 청룡은 왜 자신의 목숨을 바쳐 인간을 구하려 했을까요...”


“국왕님. 꿈속에서의 청룡은 죽었어도 청룡의 남을 위하는 마음은 계속 남아 인간들에게 전해졌을 것입니다. 그게 아마 꿈속에서의 청룡이 바라는 것이 아니었을까 생각합니다.”


“허허. 랭스 선생. 별것 아닌 꿈에 그렇게까지 생각해 줘서 고맙소.

내일이면 제례인데 얼른 침소에 듭시다.”


랭스는 단해루 국왕에게 허리를 숙여 인사를 하며, 단해루가 돌아가는 뒷모습을 바라본다. 오늘따라 단해루의 어깨가 작아 보인다.


날이 밝고 아침부터 궁궐은 제례 준비에 한참이다.


“랭스... 랭스 선생님!”

마자구가 노란 머릿결을 휘날리며 급하게 랭스를 부른다.


랭스가 급하게 뒤를 돌아본다.


“선생님. 어제 유소와 네버더가 돌아오지 않았습니다. 분명 무슨 일이 생긴 것 같습니다.”

마자구가 숨을 헐떡이며 랭스에게 전한다.


“분명 북사문이 버린 짓일 것이야. 그러나 오늘 제례 때문에 자리를 비울 수 없으니, 기와 같이 북사문을 몰래 살펴보고 오게. 궁은 내가 지키겠네.”


“알겠습니다. 그럼 건강하십시오.”

마자구가 급하게 떠나려는데 랭스가 손을 잡는다.


“아. 그리고 자네 딸아이 이름 말일세 ‘연’으로 정했는데 마음에 드는가?”


“어여쁜 인간식 이름이군요. 감사합니다. 선생님. 그런데 무슨 뜻인지 알려주시겠습니까?”


“연꽃은 깨끗한 물이든 더러운 물이든 어디에서나 뿌리를 내리고 살아남아 결국 깨끗하고 단아한 잎을 피워내지 자네의 딸이 연꽃처럼 어디서든지 어여쁜 꽃을 피워냈으면 좋겠다는 마음에 지어봤네.”


“감사합니다. 선생님. 너무 마음에 듭니다. 오늘 저녁 집으로 돌아가면 얼른 이름을 붙여줘야겠습니다.”

마자구는 랭스에게 몇 번이고 감사인가를 표시한 채 기와 함께 북사문의 집으로 향한다.


기와 마자구가 북사문의 집에 몰래 도착해 조심히 살펴보지만 어떠한 인기척도 느껴지지 않는다. 기와 마자구는 무언가 잘 못 되었음을 느낀다.


그때 기의 귀 옆으로 화살이 날아온다. 기는 즉각적으로 피한다.


주위를 둘러보니 북사문의 무사와 병사들 수백 명이 둘러쌓고 있다.


“이런... 우리가 함정에 걸려든 것 같구먼.”

기가 씁쓸한 표정을 지으며 혼잣말을 중얼거린다.



“어서 무기를 내려놓아라. 그러면 세상에서 편하게 갈 수 있도록 하겠다!”

들러쌓고 있는 무사 중 지휘관으로 보이는 자가 외친다.


“북사문은 어디 있냐!”

마자구가 수백 명 사이 기죽지 않고 외친다.


“하하하! 이미 죽을 건데 뭐가 궁금한가. 지금쯤이면 아마 궁궐에 도착하셨을 거다. 오늘이 바로 하늘이 바뀌는 날이다.”

지휘관이 큰 소리로 웃으며 말한다.


“네버더도 그곳에 같이 있는 것이냐!”

이번엔 기가 크게 외친다.


“아니. 죽을 것들이 말이 왜 이렇게 많아! 빨리 무기 내려. 내가 편하게 보내줄게.”

지휘관이 계속된 질문에 화가 난 듯 외친다.


“이거... 아주 큰일이야. 네버더도 그곳에 있는 게 분명해. 마자구! 여기는 내가 시간을 끌 터이니 자네는 여기서 빠져나가 얼른 궁에 알리게. 셋 세면 시작이다.”

기가 결연한 눈빛으로 마자구에게 말하자 마자구는 기를 말릴 수 없다는 것을 알고 순응한다.


“기... 우리 꼭 살아서 만나자.”

마자구는 기에게 속삭인다.


“아니 둘이 뭘 그리 속삭이는 거야! 내가 배려줘도 이거 안되겠구나!”

지휘관이 마자구와 기를 보며 외친다.


“하나... 둘... 셋!”


기가 외치자 마자구는 벽을 집고 하늘로 높게 뛰어올라 병사들을 뛰어넘는다.


당황한 병사들은 화살을 매우 쏜다. 화살 하나가 마자구의 왼쪽 어깨에 박힌다. 그렇지만 마자구는 멈추지 않고 화살을 피해 달린다.


기는 칼을 휘둘러 자신에게 오는 화살을 모두 막고 한 명씩 무사들과 병사들을 베어낸다.


그 틈에 마자구는 탈출에 성공한다.


“이래서 대화가 통하지 않는 것들은 배려해줘도 안된다니까. 일단 저 녀석부터 빨리 잡고 요정벌레도 빨리 잡으러 간다!”

지휘관이 크게 외친다.


기는 무사와 병사들을 상대로 열심히 싸우지만 끝없이 베어도 상대가 너무 많아 밀리기 시작한다.


어느 무사가 뒤에서 기의 등을 베어버린다. 기는 쓰러질 뻔하였으나 중심을 잡고 자신에게 접근한 무사의 심장에 칼을 꽃아 넣는다.


“다 들어와! 나는 파랑 가문의 기다!”

기의 기백 때문인지 병사들이 쉽게 덤비지 못한다.


“멍청한 것들 공격해!”

지휘관이 소리치자 병사들이 다시 단체로 공격하기 시작한다.


「접익술!」


기가 마치 나비가 날개를 펼치는 것처럼 공중에서 뛰어올라 아래로 칼을 휘두르자 병사 몇십 명이 검기에 맞고 날아가 버린다.


그러나 계속되는 공격에 기에 몸은 만신창이가 된다.


기에게로 창과 칼 수십 개가 다가온다.


기는 다 막아낸 듯했지만 창하나가 기의 허리를 관통한다. 기의 입에서는 피가 흐른다.


기가 중심을 잃자 수십 개의 창이 기의 몸통을 관통하고 기는 바닥에 쓰러진다.


“저리 비켜.”

뒤에서 숨어 있던 지휘관이 쓰러진 기에게로 다가온다.


“멍청한 놈. 내가 편하게 죽여죽다고 했잖아. 내 말을 듣지 그랬어.”

지휘관은 약올리 듯 쓰러진 기의 얼굴을 발로 밟으며 말한다.


“...너...주....”

쓰러진 기가 알 수 없는 말을 한다.


“뭐라는 거야. 뭐라고?”


“주우...”

기가 알 수 없는 소리를 내가 지휘관이 쓰러진 기의 입에 얼굴을 가져다 된다.


그 순간 쓰러져있던 기가 칼을 움켜쥐고 일어나더니 순식간의 지휘관을 반으로 가른다.


“너... 죽는다고.”

기가 반으로 갈라진 지휘관을 바라보며 말한다.


기는 남은 병사들과 무사들을 노려본다.


“한 번에 다 덤벼!”

기의 외침 사이로 모든 무사와 병사들이 달려든다.


*****


마자구는 자신의 왼쪽 어깨에 박힌 화살을 뽑아내며 궁에 도착햇다.


궁의 마당에서는 아무 이상 없이 제례의식이 한창 중이다.


단상에는 단해루 국왕이 앉아있고 그 옆에는 부인인 웅왕비가 랑을 안고 앉아있다.


무언가 이상한 느낌이 든 마자구가 주위를 살피는데, 아무 이상이 없다. 그러나 갑자기 마당에 수 천명의 무사와 병사들이 사방에서 뛰쳐나온다.


그러는 사이 북사문의 사주를 받은 호위무사 하나가 단도를 꺼내 들고 단해루 국왕을 향해 기습한다. 마자구는 자신의 활로 그 호위무사의 심장을 정확하게 맞춰버린다.


반란군과 왕실 군 간의 싸움으로 마당은 이미 걷잡을 수 없이 난장판이다.


그러나 아무리 기습 반란이라 하더라고 왕실군은 정예 무사들로 구성되어있었고 결국 반란군이 조금씩 밀리기 시작한다.


「콰콰광」


엄청 난 폭발이 일어나더니 왕실 군 수십 명이 쓰러진다.


네버더가 암영신일도를 휘두르며 등장한 것이다.


네버더의 힘에 당황할 법도 하지만 정예 왕실군들은 밀리지 않고 네버더에게 공격한다. 네버더는 쉽게 막아내는 듯 했으나 수 십명이 왕실군 무사들이 연합하여 공격하자 네버더도 조금씩 당황한다.


네버더의 왼쪽 볼 위로 칼이 스쳐 지나간다. 칼이 스쳐지나간 자국 위로 네버더의 볼에서 피가 떨어진다.


그 순간 네버더의 눈 빛이 검게 불타더니 검은 기가 네버더의 암영신일도를 감싸기 시작한다.


「흑풍」


네버더가 칼을 앞뒤로 크게 흔들자 거대한 검은 폭풍이 나타나 왕실군들을 날려버린다.


왕실 군들은 본적 없는 마법술에 사기가 줄어들기 시작하며, 반란군에게 밀리기 시작한다.


혼란한 상황 속 랑이 웅왕비 품에서 서럽게 울기 시작한다.


웅왕비는 열심히 랑을 달래지만 웅왕비 손 역시 매우 떨린다.


단해루는 옆에 왕비를 안아주면서 달래며, 랭스에가 외친다.

“내 검을 가져다주시오.”


“국왕님. 고정하시옵소서. 국왕님께서 혹여나 다치시게 된다면 저들이 원하는 대로 흘러가게 됩니다. 저희가 탈출구를 빠르게 만들 터이니 조금만 참아주십시오.”

랭스가 화들짝 놀라며 간곡하게 단해루를 설득한다. 하지만 단해루가 나서려하자 웅왕비와 여러 신하들이 단해루의 앞을 막는다. 그러자 어쩔 수 없이 단해루는 상황을 지켜본다.


하지만 상황은 점점 왕실군들이 밀리기 시작한다.


「슈욱!」


화살이 네버더에게 엄청 난 속도로 날아온다. 네버더가 빠르게 피하지만 오른쪽 허벅지에 화살이 박힌다.


일제히 화살을 쏜 방향을 보니 마자구가 활을 든 채 서 있다.


“여기까지다 네버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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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 [10화] 반란의 시작(3) 23.06.22 12 0 11쪽
9 [9화] 반란의 시작(2) +2 23.06.03 20 1 12쪽
» [8화] 반란의 시작(1) +2 23.05.31 27 1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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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 [6화] 혼혈 도깨비(1) +2 23.05.29 31 2 7쪽
5 [5화] 북사문과 광무해의 난 +2 23.05.27 31 1 6쪽
4 [4화] 미로카 랭스의 이야기(2) +2 23.05.26 35 1 6쪽
3 [3화] 미로카 랭스의 이야기(1) +2 23.05.23 51 2 8쪽
2 [2화] 비밀 +2 23.05.21 46 3 7쪽
1 [1화] 시작 +2 23.05.16 69 2 7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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