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재 흑기사의 강탈은 특별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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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1.12 21: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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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2화-악마 군주-

DUMMY

122화-악마 군주-


검선의 마음속.

백 년을 넘게 수련한 검이 현실로 나왔다.

“이게 내가 완성한 마음의 검.”


고요히 떠올라있던 심검은 갑작스레 분위기가 바뀌며 광풍을 만들어내었고 적들의 급소를 꿰뚫으며 검풍을 수놓았다.

적의 수급을 하나씩 취할 때마다 약해진 검의 바람.

결국 한 죽음의 기사 앞에서 멈춰진 심검은 더 이상 미동이 없었고.


무르무르가 친히 검선의 앞에 섰다.

“대단하구나. 비슷한 경지에 오른 녀석들을 상대로 이만한 저력을 발휘하다니 내 너를 유용히 쓰겠다.”

사령검이 심장에 박히자 번개를 맞은 듯 부르르 떤 검선은 손에 쥔 검을 놓아버렸다.

저주가 주입되며 아득해지는 정신 속 검선은 자신이 해야 할 마지막 일을 깨달았다.

아무것도 쥐어지지 않은 검선의 손바닥이 무르무르에게 향하자 펼쳐진 검격.


그러나 무르무르의 녹색 갑옷에서 올라온 불투명한 팔이 그 공격을 대신 받았고.

검선은 흑기사의 곁으로 다가가 마검에 스스로 찔렸다.

“자네만이 유일한 희망이야.”


대악마를 잡고 눈에 띄는 성장을 보여준 흑기사라면.

자신과 달리 반신의 격을 획득한 그라면.

중국을 넘어 인류의 희망이 될 수 있겠지.

검선은 눈이 감기며 자신의 영혼이 빠져나감을 느꼈고 거대한 나무에 종속되는 것을 받아들였다.


사령의 세계수가 검선의 영혼을 강탈하자 상승되는 격.

그와 더불어 몸의 상처가 불식간에 나아지기 시작했다.

[특성 재생(B)과 스킬 순간 재생(B)이 새로운 단계로 접어들어 합쳐집니다.]

[특성 불사(A)를 획득합니다.]


시간이 역행하는 듯 회복되어가는 신체.

불사를 획득하자 머리나 심장이 파괴되지 않는 한 죽지도 않으리란 생각이 들었다.

회복되어가는 팔로 마검을 잡자 머릿속에 떠오르는 검의 깨달음.

검선이 검을 갈고닦았던 경험은 기사의 소양을 채워주었다.


[검선의 영혼을 강탈하며 검에 대한 이해도가 늘어납니다.]

[이능, 마검 지배자(A)가 진화하여 마검주(S)로 바뀝니다.]

[마검의 주인에 자리에 올라 모든 마검을 다룰 자격이 생기며 마검의 능력을 보다 끌어올릴 수 있습니다.]


바람을 다루는 능력을 얻을 줄 알았는데 검에 대한 이해도가 상승할 줄이야.

‘검선이라는 이명이 그를 정의해 주었으니 당연한 결과인가.’

오히려 검의 이해도가 증가한 게 이득이었다.

다양한 잡기가 늘어봤자 신의 전투에 도움이 될 리 없으니.


검선의 영혼을 강탈한 진우를 향해 사령의 비가 내리꽂았고 사령검막을 위로 펼쳤다.

훑어 본 허공, 무르무르는 분노에 치를 떨었다.

“감히 내가 선택한 영혼을 가져가?”


자신의 소유가 되어야 할 검선의 영혼을 가져간 진우에게 적대심이 솟아난 무르무르가 다양한 영혼들을 자신에게 빙의시켰다.

세상을 지키다 죽은 용사.

악마와 계약해 세계를 파멸시키려 한 마법사.

악마 군주의 자리를 넘보는 대악마까지.


열에 가까운 영혼이 무르무르에게 빙의되자 무르무르가 움직이기 시작했다.

빙의된 영혼의 기술을 제 것처럼 쓰자 결점을 찾아볼 수 없이 완벽에 가까운 공격.

휘몰아치는 마법과 함께 펼쳐진 사령검은 진우를 벼락 끝으로 몰았고 재앙의 힘을 한계를 넘어 뽑아내었다.


“마르게리타, 혼자서 녀석을 맡을 수 있겠나?”

“버티는 거라면 하루 종일도 가능하지.”

불의 거인의 부탁에 마르게리타는 피로 뒤덮인 얼굴로 흔쾌히 승낙했다.

검선이 죽고 강탈자마저 위험한 상황.

고작 대악마 하나를 두고 둘이나 있을 여유 따윈 없었다.


커다란 불공이 되어 악마 군주 앞을 막아선 이안.

무르무르는 이안의 등장에 새로운 수를 꺼냈다.

“급이 떨어지는구나. 네게 맞는 상대와 놀아야지.”


사령들 사이에서 등장하는 거미의 몸통에 인간의 몸체가 달린 악마의 영혼.

그 모습을 익히 아는 이안은 기함을 토해냈다.

“이 녀석은 내가 죽였던 대악마잖아. 죽은 부하들을 모두 권속으로 삼은 건가.”

“부활시킬 수도 있지만 굳이 패배자를 다시 쓸 필요는 없지 않나.”


무르무르는 자신의 직속 부하마저 도구처럼 여겼다.

자신의 뺨을 때리며 정신을 다잡는 이안에게 거미줄이 뿜어졌고 이안은 화염을 뿜어 거미줄을 불태웠다.

좋게 생각하면 이미 이겨보았던 상대.

한 번이 어려울 뿐 두 번은 쉬웠다.

대악마를 향해 폭주기관차처럼 돌진하는 이안은 마법 검을 꺼냈다.

태양의 힘이 깃들었다는 마법 검 콜라다.

유럽에서 꼭꼭 숨겨두었던 보구가 불의 거인의 손에 쥐어졌고.


콜라다는 거인의 화염을 빨아들인 뒤 태양을 재현했다.

이글거리는 화염이 검에서 나와 주변의 사령을 불태우자 불지옥이 되어버렸고 그제야 무르무르의 시선이 이안에게 향했다.

“이 세계의 초월자는 질기구나.”

“불타올라라 콜라다.”


마법 검 위로 떠오른 태양에 속절없이 녹아내리는 사령들.

무르무르의 등 뒤로 검은 날개가 펼쳐지며 주변의 온도가 급격히 내려갔다.

“시린 혹한 속 빙하.”


갑자가 찾아온 혹한에 타오르는 상태로 얼어붙은 작은 태양.

콜라다를 쥔 이안의 손이 추위 때문인지 아니면 두려움이 이유인지 떨려왔다.

“난 수많은 영혼의 주인으로서 그들의 능력을 사용할 수 있다. 그야말로 전능에 가깝지.”


사령술에 극에 달해 사령을 통해 모든 수에 대항할 수 있는 무르무르.

이안은 무르무르의 기세에 눌려 고개를 숙였고 그 모습은 방송을 통해 중계되어 사람들을 탄식을 자발했다.


“나는 관대하다. 날 섬긴다면 목숨을 살려줄 것이고. 그렇지 않다면 죽어서 나를 섬겨야겠지.”

애초에 저항할 수 있는 선택지란 없는 것일까.

좌절하는 인류, 유일한 희망이라 할 수 있는 진우는 재앙과 하나 되었다.

자신을 붙잡는 사령을 단번에 소멸시키며 다가간 진우였지만 무르무르의 표정은 시큰둥했다.


재앙에 사로잡혀 그저 파괴밖에 모르는 짐승에 불과하다니.

“아쉽군. 내가 격이 떨어지는 것과는 말을 섞지 않아서.”

과거 천사로 태어나 타락해서일까.

급이 떨어지는 것과 대화조차 하기 싫었던 무르무르는 주문을 외웠다.

쇠를 긁는듯한 목소리가 귀를 어지럽혔고 주문이 완성되자 주변이 뒤바뀌었다.


“고유 영역-죽은 자들의 경배.”

여태 보았던 만이 넘는 숫자의 영혼은 장난이었다는 듯 수 십 배의 사령이 터져 나오며 마계처럼 변하는 지구.

마기와 죽음이 가득한 공간에 나팔을 든 기수가 악기를 불었다.

나팔에서 들려오는 장송곡에 더욱 날뛰기 시작한 악령들.

그중 매머드 모습의 사령이 걸음을 옮기자 거대한 빌딩이 무너져 내리며 범위 안의 헌터들이 몰살당했다.


“좌절하고 경배하라. 내가 너희들의 신이 되어줄 테니.”

죽어가는 사람들의 숫자가 늘수록 무르무르의 격이 꿈틀거렸다.

과학의 산물인 카메라로 전 세계에 중개되는 지옥과 같은 광경.

인류는 범접할 수 없는 신비에 공포와 경외를 동시에 느꼈다.


마계처럼 변한 지형에 한 풀 꺾인 사람들 사이.

어둑시니가 뛰어올라 그림자를 넘나들었다.

과거 도깨비를 악마로 타락시키는 주술에 당한 적 있어서일까.

반도깨비인 어둑시니는 제 집에 온 마냥 마기에 적응했다.


“달그림자.”

초승달처럼 길게 그어진 그림자 검이 다가오자 그 앞을 막는 사령들.

수 십 겹의 사령들에 막힌 그림자가 벗어나기 전 마계의 그림자라 칭해지는 새도우들이 어둑시니를 물었다.

눈 없이 입만 존재하는 검은 개 형태의 새도우.

온몸에 빼곡히 새도우의 이빨이 박혀 추락하는 어둑시니를 보며 사람들은 잠시나마 가졌던 희망이 사그라들었다.


“재앙.. 재앙의 끝은 종말로...”

하지만 어둑시니가 벌어주었던 시간의 가치는 적지 않았다.

과도하게 깨어버린 재앙은 세계를 파멸로 이끌 종말로 거듭나며 날아간 이성.

희미해진 정신에 오랜 친우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정의롭게 살아달라는 부탁을 잊지 않았네요.”

“뭐? 설마 용사?”


영웅 중 영웅.

이계의 모험을 함께하며 끝내 악마 군주를 무찌르고 평화를 가져온 금발의 영웅.

신의 사랑을 받았던 그때와 같은 미소를 건네며 허상처럼 다가왔다.

“신의 은총 없이도 반신의 격을 갖추다니 역시 당신은 본인 생각보다 더 대단한 사람이라고요. 이제 제가 준 선물이 쓰일 시간입니다.”


진우는 가슴에서 솟아나는 황금빛 신성에 놀라워했다.

지구로 돌아오기 전 용사에게 받았던 힘은 본래 가진 힘과 함께 모두 소실된 줄 알았건만 여전히 존재해있었다.

죽음과 어둠의 여신에게 받았던 권능에 남은 신성과 명백히 다른.

창공과 지배의 주신 카르단의 신성이 영혼에 새겨져있었다.


“격을 가지고 있다면 상대방의 격을 일부 빼앗는 게 가능해요. 이제 제가 넘긴 신성을 당신의 것으로 만들 시간입니다.”“용사, 그거 신성모독 아니야? 네가 모시는 주신의 힘을 강탈하는 건데.”

“걱정 마십시오. 그 힘을 정의를 위해 사용한다면 자비로우신 카르단께서 용서하실 겁니다.”


카르단이 그 정도로 쩨쩨하지 않을 거라는 용사.

풍부한 표정의 용사의 모습이지만 알고 있었다.

눈앞에 있는 것은 무르무르가 바포메트의 영혼 조각을 이용한 것과 같은 잔존 사념에 불과하다는걸.


“고맙다. 너한테는 늘 도움만 받는 것 같네.”

“무슨 소리입니까. 저야말로 진우의 도움 없이는 바포메트를 무찌를 수 없었을 텐데요.”

“아니, 넌 내가 없어도 결국 바포메트를 막아냈을 거야.”

자신이 기억하는 용사는 늘 빛나는 영웅. 자신은 그 뒤를 따르는 흑기사였으니까.

진우의 눈빛에 오묘한 표정을 지은 용사는 익살스럽게 웃었다.

“저와 같은 생각일 줄이야. 전 반대로 제가 없었어도 진우가 바포메트를 막을 수 있을 거라 여겼는걸요.”


용사는 더 말을 이으려다 입을 다물었다.

“더 얘기를 나누고 싶지만 시간이 없네요. 다음에 제 본체를 만나게 된다면 악마 군주를 막아낸 후일담을 전해줘요.”

“본체? 그게 무슨 말이야?”

“악마 군주를 무찌른 용사인데 카르단께서 직접 거두셨겠지. 너도 이제 격을 지녔으니 한번 찾아가 보는 것도 좋겠네.”


다시 볼 수 있을 거라는 용사의 마지막 말을 끝으로 암전 되는 시야.

그리고 진우의 몸에선 두 개의 신성이 싸움을 벌였다.

창공과 지배의 황금색 신성과 죽음과 어둠의 검은색 신성.

섞일 수 없는 두 신성이 한 공간에 존재하자 서로에게 이를 들이밀었고 어떻게 해결해야 하나 싶을 때.

심상 깊은 곳에서 작은 신성이 떠오르는 것을 느꼈다.

흑기사의 4가지 기운이 뒤섞인 회백색의 신성.

아직 그 무엇으로도 정의되지 않은 신성에 무엇을 해야 하는지 본능적으로 알 수 있었다.


‘모든 신들은 각자 관장하는 영역이 있었지.’

그렇다면 자신에게 필요한 것은 스스로를 정의하는 것이 시작이지 않을까.

시간이 얼마나 흘렀는지 알 수 없는 내면세계 속.

스스로에게 질문을 던지며 자신을 되돌아보았다.


‘나라는 존재는 무엇으로 정의될 수 있을까?’

죽음과 어둠의 여신 사도?

심상에 사령의 세계수를 심고 영혼을 강탈하는 강탈자?

네 개의 깃발을 손에 넣은 묵시록의 흑기사?


고민을 거듭한 끝에 하나의 정의를 내릴 수 있었다.

‘나는 모든 것을 강탈하는 재앙. 재앙신이다.’

존재를 확립하자 일렁이는 회색빛 신성.

작은 덩치에도 불구하고 게걸스럽게 입을 벌려 황금빛과 검은빛의 신성을 강탈해 크기를 더해갔다.

홀로 남은 회색빛 재앙에 손을 내밀자.

[신성 재앙(강탈)을 획득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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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3 123화-악마 군주- 24.09.03 17 2 13쪽
» 122화-악마 군주- 24.08.31 20 2 12쪽
121 121화-악마 군주- 24.08.29 17 2 12쪽
120 120화-악마 군주- 24.08.27 22 1 11쪽
119 119화-악마교- 24.08.24 21 2 11쪽
118 118화-악마교- 24.08.22 20 2 11쪽
117 117화-악마교- 24.08.20 25 2 11쪽
116 116화-오크 군주 토르카- 24.08.17 24 2 12쪽
115 115화-오크 군주 토르카- 24.08.15 21 1 11쪽
114 114화-오크 군주 토르카- 24.08.13 26 2 11쪽
113 113화-고대 괴수 토벌- 24.08.10 31 2 12쪽
112 112화-고대 괴수 토벌- 24.08.08 29 1 12쪽
111 111화-고대 괴수 토벌- 24.08.06 31 2 12쪽
110 110화-고대 괴수 토벌- 24.08.03 37 1 12쪽
109 109화-그린 룸- 24.08.01 36 2 13쪽
108 108화-그린 룸- 24.07.30 40 1 11쪽
107 107화-그린 룸- 24.07.27 37 2 11쪽
106 106화-히어로 연맹- 24.07.25 44 2 12쪽
105 105화-히어로 연맹- 24.07.23 39 1 11쪽
104 104화-히어로 연맹- 24.07.20 45 2 11쪽
103 103화-히어로 연맹- 24.07.18 42 2 11쪽
102 102화-불타는 바티칸- 24.07.16 48 2 12쪽
101 101화-불타는 바티칸 24.07.13 46 1 11쪽
100 100화-불타는 바티칸- 24.07.11 44 2 12쪽
99 99화-불타는 바티칸- 24.07.09 58 2 12쪽
98 98화-기사의 정원- 24.07.06 58 2 14쪽
97 97화-기사의 정원- 24.07.04 56 1 13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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