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세계 오크에게 국밥을 끓여줘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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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큐 아카데미 작가
작품등록일 :
2024.04.14 12:08
최근연재일 :
2024.05.24 08: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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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수 :
220,2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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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05.15 08: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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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쪽

이게 속세의 맛이다.

DUMMY

맛은 분명 훌륭했다.


기대하던 돈까스의 맛과 달라서였을까?


“후각회복은 금방이겠지만..”


실망스러운 결과다.


“먹고싶은 음식 생기면 바로바로 먹어야겠어.”


띵-


[ 돈까스를 먹은 오크들과 지준우 몸의 탄력이 좋아집니다. ]

[ 유연성 상승 ]


“육질이 좋···아니 그게 아니지.”

“뭐라고했나 준우?”

“아무것도 아니야.”


돈까스와 유연성이 무슨 상관인지는 모르겠지만···


전투에 유연성도 중요하겠지.


“남은 깍뚜기는 보관 해주세요.”


식사를 끝내고 항아리 구울 가마로 향했다.


“와츠 불은 충분해?”

“그래. 가장 안쪽은 1200도가 넘고 바깥쪽으로 올 수록 온도가 낮아지네.”


잠시후 늙은 오크가 열개의 항아리와 뚜껑을 실은 철수레를 끌고왔다.


“딱 열개네요.”

“오늘 완성한다하지 않았나.”

“역시.”


늙은 오크와 와츠를 향해 엄지를 치켜세웠다.


“이제 집어넣자구.”

“그래.”


와츠가 항아리를 철수레째 가마안으로 밀고 들어갔다.


“괜찮아 와츠?”

“걱정말라구!”


뜨거운 가마 안 쪽에서 와츠의 목소리 울려퍼졌다.


걱정스러운 마음에 지켜보고 있는데..


“후아! 덥구만 더워!”


항아리를 넣고 나오는 와츠의 꼴이 가관이다.

그의 곱디고운 주황빛 머리와 수염 곳곳이 검게 그을려 꼬불꼬불해졌다.


“와츠 너 수염 다 탔다.”

“으잉?! 내 소중한 수염!!”


대장장이로서 실력은 완벽하지만, 종종 이런 허당미가 와츠의 매력이다.


“며칠에서 몇주 정도 상태를 보면서 구워내면 될 거다.”

“아니, 항아리 뺄 준비해.”

“무슨 소리인가 지준우. 몇 시간만에 빼거나 하면 저 안에 항아리는 다 버리는거야.”

“몇시간은 무슨, 바로 뺄거야.”

“안돼! 저 늙은 것이 힘겹게 만든 항아리를 이렇게 버릴 셈인가?”


그럴리가 없다.

단, 오늘 먹은 죽 한끼가 준 능력을 믿고 있을 뿐.


“항아리 시간제어.”


가마 안쪽으로 걸어들어가며 외쳤다.


그저 흙색일 뿐이던 항아리의 색이 점점 잘 구워진 항아리 특유의 빛을 내기 시작했고.


“역시나.. 항아리도 가능했어.”


몇 초나 걸렸을까.

완벽하게 구워진 항아리를 확인하고 시간제어 능력을 멈췄다.


“이 정도면 되겠어. 흐읍!”


드륵-

드르륵-


믿지 못하는 와츠를 대신해 직접 장갑을 끼고 철수레를 끌고 나왔다.


“말리지 않는겁니까? 당신이 고생해서 만든 항아리입니다.”

“나는 준우가 하고싶은거라면 상관없네. 항아리가 중요한게 아니야.”


와츠는 직접 만든 물건에 대한 자부심이 엄청나다.


반면 늙은 오크는 그보다 자신을 쓸모있게 봐준 준우에게 감사할 뿐.


항아리야 어떻게 되든 상관없다.


“지준우! 다시 한번 생각..!”


드륵-

드르륵-

드르륵-


준우가 끌고 나오는 철제수레와 그 위에 놓여진 잘 구워진 항아리 모습에 와츠는 입을 다물지 못했다.


“이..이게 어떻게.”


대장장이가 흙을 구울 일은 거의 없지만, 와츠는 실력있는 대장장이가 되기 위해 수 많은 것을 구워왔다.


“이 크기와 두께를 가진 것이 이렇게 빨리 구워진다고? 내가 피운 불 덕분인가.. 역시.”

“헛소리하지말고 이것 좀 도와.”


항아리는 앞으로도 필요하다.

다만 최초 이 열개라면 당분간 급할 것은 없다.


“능력을 써서 빨리 굽긴했지만.. 다음부터는 오래 걸릴거야. 가마는 와츠 너랑 어르신, 두 분이 책임져 주세요.”


와츠가 주가 되어 가마를 관리하기로 했다.


“요리술사 녀석.. 무섭군..”


와츠는 끝을 알 수 없는 준우의 능력에 혀를 내둘렀다.


다음날까지 식힌 항아리는 집 뒤쪽 공터로 옮겼다.


“바로 밥부터 먹죠.”


보르쿨과 디루그는 냄비밥 정도는 꽤나 잘 지었다.

딱히 봐줄 필요도 없었고.


힘 좋은 오크 보조들에게 다짐육 만드는건 식은 죽 먹기다.


덕분에 힘 들이지 않고 소고기 죽을 끓여 늙은 오크와 아침식사를 함께했다.


‘두끼만 더 먹이면 돼.’


늙은 오크에게 3일간 총 9끼를 먹여야했다.


아침밥을 서두른 이유는 그것 뿐만이 아니다.


“메주도 담가야지.”


식사를 끝내고 양지 바른 곳에 매단 메주를 바라봤다.


“이대로 말리면 최소 한달은 넘게 걸리겠어.”


그것도 드레이니의 날씨가 따뜻한 덕분에 짧게 잡은 것이다.


“해보자. 메주 시간제어.”


부드러워 보이던 메주에서 수분이 점점 사라지더니 여기저기 갈라져 틈이 생겼고.


“완벽하게 됐어.”


군데군데 흰 곰팡이가 피어났다.


보조들과 깨끗한 물로 메주를 씻어냈다.


“디루그씨 저쪽에 항아리 있는 것 좀 씻어주세요, 보르쿨씨는 달걀 좀 삶아 주세요.”

“예!”


디루그가 항아리를 씻어오면 메주를 채워넣었다.


다른 통에 소금물을 만든 뒤 체에걸러 항아리에 부었다.


“삶은달걀은 먹으려고?”

“아뇨, 소금물 농도 확인 할 거예요.”


껍질 깐 삶은달걀을 띄워 소금물 농도를 확인했다.


두 오크는 신기하게 바라봤지만, 모든 과정을 하나하나 기억했다.


“붉은 건고추랑 대추 말려둔 것도 가져다 주세요.”


거기다 불에 달군 숯까지 추가해 넣었다.


“저 뜨거운걸 넣어서 삶는건가?”


여전히 오크들에겐 가르쳐야할 것이 많다.


“소독하는 거예요.”


장 담그는 과정은 끝났다.

이제 시간이 해결해줄 뿐.


한국의 3대장이라 할 수 있는 간장,고추장,된장을 전부 얻을 수 있게 된다.


“끝났어요.”

“고생했네. 준우.”

“크룰크씨는요?”

“지금쯤 아마 고추따서 말리고 있을걸세.”


준우의 고추를 믿지 못하던 크룰크는 어느새 고추와 벼 전담이 됐다.


“같이 마무리 하시고 밥 먹으러 오세요. 제가 맛있는거 해드릴테니까.”


이미 시간제어를 사용한 탓에 장은 바로 담글 수 없다.

소고기 죽도 저녁 것까지 끓여둔 덕에 시간은 여유롭다.


“점심도 굶겼으니 맛있는걸 해줘야지.”


한국에선 얼마 걸리지도 않을 일들을 이곳에선 몇배의 시간이나 투자해야했다.


“아으으 허리야.”


고된 노동 후 바라 본 드레이니의 풍경은 너무나 아름답다.


“보람 있네.”


훨씬 고된 노동 강도에도 간만에 긴 휴양을 온 듯 하다.


“무인도에서 한달살기 하는 기분이네.”


물론 나를 돕는 녀석들이 있지만.


“메뉴나 정하자.”


열개의 항아리 중 메주를 담근 것은 여덟개.


남은 두 개 중 하나는 특별히 아래쪽에 작은 구멍 두개를 뚫어 제작했다.


“오겹살이 최고지.”


오겹살 껍데기 부분에 칼집을 넣고 와츠에게 부탁해 만든 S자형 쇠꼬챙이에 꽂았다.


철컥.


“사이즈 완벽하고.”


오겹살 꽂은 쇠꼬챙이를 항아리 위쪽에 걸고 화로에 숯을 피웠다.


깡-!깡-!깡-!


숯에 불이 붙는동안.

손도끼 뒷부분으로 페인트통 크기의 얇은 통에 구멍을 여러개 뚫었다.


“흐아.. 덥다 더워.”


구멍 뚫은 통에 숯을 넣고 항아리 가운데에 놓고 뚜껑을 덮었다.


“남은 장은 다 써버리자.”


처음 시스템이 가방을 줬을 때.

된장은 거의 빈통이었다.


시간제어 능력만 있으면 된장이 만들어지는건 당장 내일이라도 가능하다.


남은 고추장과 된장을 털어넣고 다진마늘과 오크들이 먹기엔 맵지 않은 고추로 골라 썰어 넣었다.


“참기름도 얼마 안남았네.”


참기름과 깨를 넣어 마무리했다.


아침에 먹고 남은 밥이 있지만, 따뜻한 새 밥을 준비했다.


“알배추 좀 따올까.”


밭에서 이런저런 쌈을 따는 동안 저 멀리 보조 셋이 보였다.


“크룰크씨 아직 안 끝났어요?”

“다 됐네.”

“그럼 식사하러 가시죠.”


보조들과 야그나르,와츠,늙은 오크까지 일곱이 모였다.


“다들 저를 위해서 노력해주셔서 감사합니다.”


언제나와 같이 익숙한 고기일테지만, 항아리 참숯 바베큐는 이들이 겪어보지 못한 조리법이다.


“밭에서 올 때부터 냄새 때문에 배가 고파졌다구!”

“그러게 준우 언제 먹을 수 있지?”

“잠시만 기다려주세요.”


보르쿨에게 눈짓하자 그가 갓 지은 쌀밥을 덜어 모두에게 나눠줬고.


장갑을 끼고 한껏 달궈진 항아리 뚜껑을 열었다.


후와악-!


아래쪽에 구멍이 나 있음에도 항아리는 뜨거운 김을 뱉어냈다.


“우와아-”


자리에 모든 오크와 와츠가 감탄했다.


“냄새가 좋죠?”


삼십퍼센트나 회복한 후각 덕에 진한 육향이 조금은 느껴졌다.


한 김 빠져나가자


치이익..

치이익···


겉면이 바삭하게 익은 오겹살들에서 떨어진 기름이 항아리 바닥에 떨어지며 맛있는 소리를 들려준다.


똑.또옥.

주르륵.


고기 한덩이를 꺼내자 뒤에 있던 오크들의 침방울이 바닥에 떨어졌다.


배고픈 오크들을 기다리기엔 항아리 바베큐는 시간이 많이 필요했다.


“더 구워야해요.”


치이익-!


오겹살을 먹기 좋은 크기로 잘라 달궈진 철판에 올렸다.


“우아아!”


어린아이들처럼 감탄하는 오크들을 보니 요리사로서 뿌듯한 마음이 올라왔다.


치이익-!


“우아아!”


고기 한점을 뒤집을 때마다 함성이 이어졌다.


“우아아!”

“고기도 고기지만, 오늘 메인은 이거예요.”


그릇에 한가득 만들어 둔 수제쌈장을 꺼내보였다.


눈 앞 음식들에 허기를 못참은 오크들은 점점 가까이에서 나를 둘러쌌다.


“배고프신 분은 저 노란 알배추잎에 밥 올리고 쌈장 올려 먹어봐요.”


그들을 진정시키기 위해서 뭐라도 먹여야했다.


“으음.. 이..이렇게?”


일전에 깻잎이나 상추를 먹인 적은 있지만 오크들은 여전히 쌈에 익숙치 않았다.


“네 그대로 베어 먹어요.”


아삭-!

아삭-!


여기저기서 신선한 알배추 씹는 소리가 울려퍼졌다.


“우욱! 맵구만.”

“그래도 배추가 달아서 맛있는데?”


쌈장을 매워하는 오크도 있었지만, 대부분 만족했다.


“처음엔 이 하얀 쌀밥이 이상했는데, 먹다보니 중독성이 있어.”

“나도 한 공기 더 주게 보르쿨!”


여기저기서 밥을 리필했고, 고기가 구워지기도 전에 쌈으로 밥 한공기씩 뚝딱했다.


“이제 고기 나눠드릴게요!”


참숯향 가득 밴 오겹살을 철판에 한번 더 구워 기름이 쪽 빠졌다.


껍질까지 완벽히 구워낸 오겹살의 쫀득함은 눈으로도 느껴질 지경.


“뭐..뭐하고 있는거냐!”


그때 다른 오크들과 함께 무라그가 다가왔다.


“무슨 일이지 무라그?”

“너희 이 인간놈이 만든 음식을 먹고 있는 것이냐?”


잔뜩 성난 눈을 한 무라그였지만..


“침이나 닦고 말해.”


녀석과 주변 오크들 입에선 침이 줄줄 새어나왔다.


띵-


[ 무라그에게 식사를 대접하세요. ]


어처구니 없는 퀘스트다.

하지만··· 보상만 확실하다면..


[ 보상으로 무라그의 선물을 받습니다. ]


‘무라그의 선물? 그게 뭐지···?’


선물이 뭐가 됐든.

이미 침을 한바가지 흘리고 있는 녀석에게 밥 먹이는건 어렵지 않다.


“너도 먹을래 무라그?”

“마..말도 안되는 소리! 먹을 성 싶나!”

“고기가 많진 않은데. 쌈이라도 먹던지. 밥과 쌈은 얼마든지 줄 수 있어.”


여전히 침을 흘리고 있지만 무라그는 꽤나 완강하다.


“야그나르 너는 최고전사라는 놈이 인간에게 밥이나 얻어먹는거냐?”

“그게 뭐 어떻다는거지?”

“너 하나 뿐 아니라 여기있는 모든 오크들이 너 때문에 죽을 수도 있다.”

“내가 아니라 준우라 말하고 싶은거지?”

“너도 저 인간놈과 똑같아.”


무라그가 처음으로 야그나르에게도 세게 나왔다.


“너희들 생각도 같은거냐?”


야그나르가 무라그 뒤쪽 오크들에게 물었지만..


“흠.. 그거 한번 먹어보면 확신이 들 것 같은데요..?”


모든 오크의 시선은 항아리 숯불 바베큐에 꽂혀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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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2 구세주 등장 24.05.24 64 4 11쪽
41 새로운 종족 24.05.23 56 3 11쪽
40 맹독버섯의 위험성 24.05.22 62 4 11쪽
39 우유 먹으면 튼튼해져. 24.05.21 57 5 10쪽
38 사냥의 전리품 24.05.20 75 5 11쪽
37 곰 사냥꾼. 24.05.19 90 5 12쪽
36 숲은 내게 정육점일 뿐. 24.05.18 96 6 12쪽
35 걸작의 오류. 24.05.17 96 7 11쪽
34 이게 속세의 맛이다(1) +3 24.05.16 119 9 11쪽
» 이게 속세의 맛이다. 24.05.15 126 6 11쪽
32 음식 취향이 안 맞아. 24.05.14 134 7 11쪽
31 하룻강아지가 된 무라그(1) 24.05.13 143 5 11쪽
30 하룻강아지가 된 무라그. 24.05.12 139 5 11쪽
29 대족장의 막내아들. +1 24.05.11 144 8 12쪽
28 늙은오크 회춘하다(1) 24.05.10 165 10 11쪽
27 늙은 오크 회춘하다. +1 24.05.09 163 9 11쪽
26 늙은 오크의 고충. 24.05.08 166 9 12쪽
25 요리보조 오크1,2,3. +1 24.05.07 179 10 11쪽
24 쌀밥이 최고야. 24.05.06 192 11 11쪽
23 고추 먹으니 쌀밥이 땡겨. +1 24.05.05 196 10 12쪽
22 오크에게 고추먹이기. 24.05.05 194 9 11쪽
21 요리하는 오크. 24.05.04 209 12 12쪽
20 최초의 S급도구. 24.05.04 213 13 12쪽
19 전염병에 걸린 오크들. 24.05.03 215 13 12쪽
18 드워프가 좋아하는 음료. 24.05.02 223 13 12쪽
17 드워프와의 대결 24.05.01 240 12 11쪽
16 한국에서 온 요리술사. 24.04.30 249 13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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