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귀한 나는 용사를 죽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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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lk25252
작품등록일 :
2024.05.08 15:05
최근연재일 :
2024.05.31 13:35
연재수 :
14 회
조회수 :
260
추천수 :
2
글자수 :
76,163

작성
24.05.31 13: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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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쪽

13화

DUMMY



“그래서 이제 어떻게 할 거야? 음모에 빠진 학생을 구하기 위해 교수가 진실을 파해 치는 거야? 응?”


헤리에게 메이트 상회에 대해 알고 있는 것들을 들은 후 밖으로 나오자 어느새 해가 반쯤 저물어 있었고 안에서는 눈치껏 별 말없이 있었던 티아가 밖에 나오자마자 봇물 터지듯이 말을 쏟아냈다.


“일단 정보를 더 모아야지.”


“그럼 역시 상회에 잠입하는 거야? 말단으로 들어가 밤에 몰래 서류를 훔쳐, 아니 내가 하녀로 들어가서······”


“그래. 그렇게 하자. 누나가 하녀로 들어가서 필요한 증거들을 빼오는 거야.”


“정말? 흐흥. 누나만 믿어! 미인계로 아주 홀랑 뒤집어놓고 올 테니까. 에헴!”


최근 첩보요원이 주인공인 소설을 읽더니 지금의 상황이 흥분 되는지 눈을 반짝이면서 상상의 나래를 펼치는 티아에게 유진이 맞장구 쳐주니 허리춤에 손을 얹으며 가슴을 피며 큰소리를 쳤다.


“대신 들키면 알지? 첩보원은 고문을 당해도 절대 정보를 발설해서는 안 돼.”


“어, 어엉?”


그러나 냉혹한 현실을 조금 흘리자 몸이 굳어버렸고.


“그나저나 요즘 부유층들 사이에서 고라니가 애완동물로 인기 있다던데 신수쯤 되면······.”


“특별히 이번에는 유진 너에게 맡길게. 내가 할 수도 있지만? 너도 경험을 쌓아야지. 할 수 있지?”


곧 우디르의 현신을 보여주며 유진에게 폭탄을 떠넘겼다.

당연하지만 고라니가 인기 있다는 건 거짓말이었다.


“아니. 돈 주고 살 거야.”


증거를 남겨놨을 리도 없고 유진에겐 한가로이 스파이 놀이할 시간도 없었다.


돈으로 모든 걸 해결할 수 없지만 어지간한 건 해결할 수 있고 시간이 촉박한 지금, 돈으로 시간을 살 수 있다면 엄청 싸게 먹히는 것이었다.


“그게 뭐야. 남에게 맡기기나 하고. 돈이면 다 되는 줄 알아?”


“에휴. 분업화의 중요성을 모르는 가여운 고라니 같으니라고.”


“뭐? 분, 분? 붕어빵?”


모르는 단어가 나오자 눈이 빙글빙글 도는 티아의 손을 잡고 사람들의 왕래가 많은 상업지구가 나온 유진은 보도를 따라 걷다 그 중에서도 특히 사람의 출입이 많은 건물 앞에 멈춰 섰다.


“잘 기억해둬. 나중에 또 올 일 있을지 모르니까.”


“······여기가 정보상이라고? 우편사 아니야?”


간판에는 구름 사이에 새가 편지를 물고 나는 그림과 함께 그 아래에는 ‘클라우드’라는 이름이 쓰여 있는 건물은 누가 보아도 전형적인 우편사였다.


실제로도 우편의 운송과 대필 업무를 중점으로 하는 왕국에서 유명한 우편사가 맞았다.


“아는 사람만 아는 숨겨진 맛집 같은 곳이지.”


“업종이 아예 다른 거 같은데······?”


“일단 지켜봐 봐.”


당황하는 티아를 이끌고 들어가자 1층의 높이가 보통 건물의 2층 높이 정도 되어 보이는, 총 3층으로 이루어진 넓은 내부와 접수처 뒤 선반에 쌓여있는 수많은 우편물들이 눈이 들어왔고 편지를 보내려는 사람들과 급히 휘갈기는 사람들이 자리를 차지하였으며 종이와 잉크의 냄새가 내부를 가득 채우고 있었다.


“정말 여기 맞아······?”


“잘 봐둬. 어떻게 하는지.”


순서를 기다리며 과거와 변함없는 내부를 잠시 둘러보다 차례가 오자 바로 접수대로 걸어갔다.


“고객님의 희망을 전달하는 클라우드 우편입니다. 무엇을 도와드릴까요?”


“대필 서비스를 부탁하고 싶습니다.”


“네. 알겠습니다. 혹시 희망하시는 분이 계신가요?”


“스노우 플랜트님으로 부탁드리겠습니다.”


“······잠시만 기다려 주시겠습니까?”


“네. 얼마든지요.”


유진이 ‘그’ 이름을 꺼내자 접수원은 잠시 침묵하더니 어디론가 가버렸다.


“오오- 암호 같은 거야?”


“맞아. 정작 접수원은 무슨 의미인지 모르지만.”


접수원들은 본인의 업무에 충실한 평범한 직원이다.


다만 몇몇 특정 단어를 들으면 위에 보고하도록 암시를 받았을 뿐.


“앞으로 무슨 일이 일어나든 누나는 가소롭다는 듯이 웃어.”


“가소롭게면 이렇게?”


“아니 그건 그냥 빙구 같잖아.”


“오래 기다리게 해서 죄송합니다. 바로 안내해 드리도록 하겠습니다.”


잠시 후 다시 돌아온 직원이 유진일행을 2층을 지나 3층으로 안내했고, 3층에서도 가장 안쪽에 있는 방의 문 앞에서 멈춰 섰다.


“그럼 먼저 물러나 보겠습니다.”


직원이 문 앞에서 인사를 하고는 바로 돌아가자 유진은 지체 없이 바로 노크했다.


똑똑


“들어오세요.”


끼익


유진이 문을 열자 머리를 뒤로 넘긴 지적으로 생긴 정장 차림의 중년 아저씨가 의자에 앉아 차를 내리고 있었고 그는 유진에게 맞은편 자리를 권했다.


“처음 뵙겠습니다. 유진 교수님. 그리고 티아님.”


“저도 만나서 반갑습니다.”


“훗.”


자리에 앉자 신분을 밝힌 적이 없음에도 그는 당연하다는 듯 유진과 티아의 이름을 언급하며 인사하였고, 유진도 그걸 지적할 만큼 눈치없진 않았기에 티아만이 빙구 같은 웃음을 지었다.


“······? 뭐, 일단 차라도 한잔 하며 얘기할까요?”


“예. 저야 감사하죠.”


“헛.”


그가 자연스레 방금 내린 홍차를 티아와 유진에게 건네자 그들은 누가 먼저랄 거 없이 입에 대었다.


“호호- 후르릅.”


“흠. 맛이 별로네요. 손님한테 대접할 차는 아닌 거 같은데.”


“그거 어렵게 구한 건데 교수님은 여러모로 저를 당황스럽게 하시네요.”


그는 망설임 없이 독극물을 마시고는 태연하게 구는 유진일행의 모습에 어이없다는 듯이 헛웃음을 흘렸다.


“우리한테 홍차로 타격을 주고 싶었으면 방사능 홍차 정도는 준비 했어야지.”


“방사능······? 뭐, 안 그래도 궁금한 게 많았는데 설마 직접 찾아올 거라고는 상상도 하지 못 했습니다. 그래서 화제의 아카데미 최연소 교수님께서 여기는 어떻게 찾아오셨습니까?”


“그걸 내 입으로 말해야 하나? 요원이면 그 정도는 직접 알아보는 게 어떨지.”


“납득 가능하게 설명하지 못하신다면 애석하게도 아카데미는 유망한 교수 한 명을 잃게 되겠죠. 옆에 있는 꼬마와 함께.”


“안목이 아직 부족하네. 가능하겠어?”


“교수님께서도 본인의 실력을 과신하시는 경향이 있으신 듯합니다. 여기가 어딘지 다시 한 번 생각해 주시길.”


“설마 천장에 있는 비둘기 몇 믿고 이러는 거야?”


“차 한 잔으로 잡을 수 있을 거란 기대는 처음부터 하지 않았습니다.”


“······.”


“······.”


무표정한 그의 눈빛을 유진은 팔짱을 낀 채 마주했고, 서로 말 없이 기 싸움을 하면서 점차 방안에 전운이 감돌았지만.


“훗.”


티아의 웃음이 그 균형을 깨었다.


“그런데 이렇게 하는 게 맞아?”


티아는 천연덕스럽게 유진을 보며 고개를 갸웃했고, 유진은 몸에 힘을 빼며 먼저 두 손을 들었다.

“······난 클라우드와 싸우러 온 게 아니야. 거래를 하러 왔지. 그쪽도 내게 물을 게 있으니 부른 거 아닌가?”


“너무 당당하게, 그것도 스노우 플랜트를 꺼내셔서 선전포고라도 하러 온 줄 알았습니다만 아니었습니까?”


그는 그럼 대체 여길 왜 왔냐는 듯 인상을 도리어 구겼다.


보통은 주소지와 이름으로 구분하여 편지로 연락을 주고받는 게 기본인데 유진이 말한 스노우 플랜트의 뜻은 대략 “진도개 하나 발령. 당장 최고책임자 불러와!” 쯤 되었다.


‘이거 뭐하는 새끼인가 싶었겠지.’


“너희랑 싸워서 얻는 게 뭐가 있다고. 정보가 필요해서 왔어.”


“여기를 무슨 정보 길드 정도로 생각하시는 거 아니죠?”


“말 했잖아. 거래를 하러 왔다고. 합당한 대가를 치룰 거야.”


“그 전에, 저희에 대해 어떻게 알고 계신 건지부터 말씀하시는 게 우선일 듯 합니다.”


그는 자신의 심기가 불편한 걸 숨기지 않았다.


죽어라 숨긴 비밀조직에 모르는 민간인이 암호를 대며 태연하게 찾아왔으니 뒤집어 질 수밖에 없는 상황이긴 했다.


“처음부터 알고 있었다라고 밖에 할 말이 없네. 누군가에게 들은 건 아니니 걱정하지 않아도 돼.”


하지만 조잡한 핑계를 급조해봤자 금방 탄로 날 상대라 유진도 딱히 할 말이 없었다.


“······이능이라도 가지고 계시다는 겁니까?”


“비슷해. 딱히 믿지 않아도 상관없어. 서로 만족하는 거래를 하면 그만 아니겠어?”


“저희가 응해야 할 이유는?”


“까놓고 말해서 안하면 너희가 어쩔 건데. 이대로 돌아가도 괜찮겠어?”


“하아. 일단 들어나 보겠습니다. 원하시는 정보가 무엇입니까?”


“메이트 상회의 구조와 지부, 공방의 위치. 최근 근황 전부 다.”


“메이트 상회······ 제자 사랑이 대단하시네요.”


“감동적이지? 그러니까 빨리 정보 달라고. 현기증 나니까.”


“어렵지 않다고 말하고 싶지만, 솔직히 말씀드리면 꽤 비싼 정보입니다.”


“고작 작은 상회일 뿐인데?”


“그 고작 작은 상회를 조사하다 저희 요원이 실종되었습니다. 교수님께서는 짐작가시는 게 있으신가요? 정보의 가치에 맞게 책정해 드리겠습니다.”


“레이브가 사실 마약이고, 거기에 마족이 연관되어 있다 정도? 작은 상회라 생각하고 접근하니 실종되지.”


“터무니없군요. 증명하실 수 있으신가요?”


“그렇게 말해도 곤란한데. 너희 정보는 일일이 증명할 수 있고?”


“······일단 맞다고 가정하고 제해 드리겠습니다. 그러면 나머지 대가는 어떻게 치룰 생각이십니까?”


“방법이야 많지만, 첫 거래이니 그 쪽이 가장 원하는 정보를 줄게.”


“저희가 가장 원하는 정보라면 설마 본인의 정보를 팔겠다는 것입니까?”


그는 잠시 생각을 하더니 뭐 이런 새끼가 다 있냐는 듯 스마트한 중년 아저씨처럼 생긴 외모와는 어울리지 않게 눈을 휘둥그레 떴다.


“뭐. 내 정보도 괜찮긴 한데.”


“엄청난 수완이시네요. 혹시 헤리 게이츠가 알려주었습니까?”


“클라우드 말고, 니가 가장 원하는 정보.”


“저는 딱히 교수님께 원하는 정보가 없습니다.”


“아버지 흉내 낸다고 고생이 많아 카논.”


말이 끝나기 무섭게 그는 유진을 향해 달려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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