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몸 안의 판타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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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라빛달
작품등록일 :
2024.05.09 10:45
최근연재일 :
2024.05.09 12:00
연재수 :
2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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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0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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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05.09 1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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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쪽

볶음 김치 2

DUMMY


성 앞에 당도한 엘파스는 생각보다 거대한 성의 위용에 넋을 잃었다.


"아니... 도시의 영주도 아니고... 일개 가디언의 성이 이 정도란 말인가?"


"내가 말했잖아요. 실버리안 제 2도시의 실질적인 최고 권력자에요."


엘파스는 당황스러운 눈빛이었지만 초롱초롱한 레오닉을 실망시킬 수 없었다. 당당히 걸어가 성문을 지키던 병사에게 말했다.


"전설의 가디언이신 갈로스님을 알현하려 합니다."


"누구시오. 신원을 밝히지 않으면 한 발자국도 들일 수 없소."


"저는 그린워든의 학자입니다. 갈로스님을 뵙고 아스트로노트의 성능 향상에 대해 조언을 드리고자 찾아왔습니다."


병사들은 한참 자기들끼리 논의를 하더니 이재 엘파스와 레오닉에게 말했다.


"들어오시오."


왕궁과 비견될만한 거대한 성 내부로 들어선 엘파스와 레오닉은 오래 지나지 않아 갈로스와 마주할 수 있었다. 여전히 백팩 형태의 아스트로노트를 자신의 근방에 두고는 높은 단상 위에서 손님을 맞이했다.


"그래. 멀리서 오셨다고?"


"네. 인사드립니다. 엘파스라고 합니다."


"아스트로노트에 대해 좀 아시오?"


"전문 분야입니다. 아스트로노트를 좀 볼 수 있을까요?"


"어떻게 성능을 향상시킨단 말이요?"


"전설의 대장장이 에드먼드 발로우가 그린워든에 있습니다. 그린워든에는 아스트로노트에 대한 기술력이 가장 앞서 있지요. 저는 에드먼드와 아주 친한 사이죠. 전 세계를 돌아다니며 최고의 아스트로노트를 찾고 있습니다. 에드먼드는 국가간 이해를 떠나 가장 훌륭한 아스트로노트에 이것을 장착하는 걸 원했거든요. 엠플 스톤. 어마어마한 마력을 지닌 돌이죠."


엘파스는 주머니에서 붉고 투명한 돌 하나를 꺼내 들었다. 붉은색 아지랑이가 돌 주변에 흘렀다.


"엠플 스톤을? 이제 이 행성에서 거의 채굴이 안된다고 들었는데?"


"네. 기껏해야 5개 정도 남아 있지 않을까 싶습니다."


"오호라. 그 귀한 것을..."


갈로스는 자리에서 일어서 곁에 있던 아스트로노트를 가동시켰다. 안그래도 큰 거구의 갈로스는 기갑수트를 착용하자 더욱더 위협적인 모습이 되었다.


저벅저벅 단상의 중앙 계단을 내려 엘파스에게 향했다.


"자. 보아라. 궁극의 아스트로노트 팰러스 라인이다."


한때 실버리온 궁정의 영광을 상징하던 아스트로노트 팰러스 라인은 빛바랜 금색과 은색의 채색 아래 흠집이 가득한 모습이었다.


"비록 지금 많이 낡고 부식되었지만 전투에선 여전히 최강이다."


갈로스는 손을 뻗어 기체를 가동해 보았다. 우웅 소리를 내며 주변의 에너지를 손에 모았다. 언뜻 보기에도 강력한 충격파을 충분히 낼만한 파워가 느껴졌다.


"가디언 갈로스님. 굉장히 미려한 아스트로노트군요. 과연 대국 실버리온의 궁극의 기체. 대단합니다."


엘파스는 갈로스가 착용한 아스트로노트를 천천히 살폈다. 갈로스는 헬맷만 탈착해 엘파스의 모습을 내려 보았다.


"그린워든은 상업국가 아닌가? 돈벌이라면 뭐든 한다고 들었는데?"


"아... 네. 뭐. 소인은 크게 바라는 건 없습니다."


엘파스는 고개를 들어 갈로스와 마주했다. 갈로스의 얼굴은 이미 술과 향락에 찌들어 총기를 잃어버린 모습이지만 그 눈빛의 교활하고 계산적인 모습은 가득했다.


"가디언님께서 꽤나 많은 소년들과 어린 창부를 데리고 있다 들었습니다."


"흠... 그런 이야긴 어디에서 들었는가? 저 꼬맹인가?"


갈로스는 곁에 있던 자신의 소년 노예인 레오닉을 가리켰다.


"아... 아닙니다. 저도 다 미리 정보를 듣고 왔지요. 가디언님께서 데리고 있는 노예의 수가 대략 얼마나 될런지요."


"글쎄... 대략 천여명 정도?"


"어마어마하군요. 천여명의 노예라니..."


레오닉은 엘파스의 이야기에 귀를 기울이며 둘의 대화에 집중했다. 그의 눈빛은 초롱히 빛나고 있었다.


"해서 말인데... 혹시 제게 그 노예를 인도하실 생각이 있을실지요?"


엘파스는 엠플 스톤을 만지작 거리며 제안을 해 왔다. 갈로스는 눈 앞에 붉은 돌의 성능을 익히 들어 알고 있기에 꽤나 마음이 동했다.


"흐음... 역시나... 그린워든 녀석들은 타고난 상인이라니까. 엠플 스톤의 근처에만 있어도 팰러스 라인이 울부짓는 구나. 하아... 거절하기 힘든 제안이오고..."


"그만한 가치는 충분히 있다고 보여지는데요."


갈로스는 한참동안 그의 손에 쥐여진 엠플 스톤을 보며 군침을 다셨다.


"노예를... 어디다 쓸 계획인가?"


엘파스는 뒤에 있던 레오닉을 힐끔 쳐다 보았다. 레오닉은 그의 눈빛에서 무언가 잘못되고 있음을 느낄 수 있었다.


"하하. 작은 사내녀석들은 써 먹을 곳이 아주 많답니다. 라클리스타를 캐내려면 반드시 어린 아이들이 있어야 하거든요."


"사내아이들을 이용해 방사능 덩어리인 에너지원을 캐낸단 소리는 들었다만... 역시 너희 그린워든 녀석들은 정말로 악질이라니깐."


레오닉은 그의 말에 큰 충격을 받고 그대로 달려나가려다 병사들에게 저지당하고 무릎을 꿇었다.


"아니 당신... 당신 우리를 구해준다고..."


"하하. 저 녀석은 특히 꼭 필요할 것 같습니다. 꽤나 똘똘한 것이... 악으로 깡으로 버틴다면 1년은 제 몫을 하다 사라질 것 같거든요."


엘파스는 야비한 웃음을 웃었다. 갈로스는 그와의 계약이 체결된 것을 큰 소리로 외쳤다.


"좋다. 내 노예 1천명을 너에게 주마. 노예야 뭐 또 긁어 모으면 그만이니깐 말이다. 자. 이제 어서 내게 그 엠플스톤을 다오."


갈로스는 손을 내밀어 이마에 성호를 그었다. 손바닥 위에 세겨진 그의 인장이 엘파스의 손바닥 위로 전송되고 있었다.


"에잇."


레오닉은 성스런 거래의 현장에 재빠르게 병사들 틈을 비집고 달려가 붉은 엠플 스톤을 가로챘다. 작은 몸집으로 성벽에 치렁치렁 매달린 휘장을 잡고 오르더니 성인 기사들이 쉽게 잡지 못할만큼 높은 벽의 장식물 위로 올라 주위를 살폈다.


"저 녀석을..."


갈로스는 아스트로노트 팰러스 라인의 주특기인 순간이동을 사용해 레오닉 바로 앞까지 날았다.


[쾅]


커다란 펀치로 레오닉의 얼굴을 정 조준하였지만 재빠른 새앙쥐같은 소년은 갈로스를 피해 옆 창문으로 달아났다. 창문의 문을 열고 바깥을 향해 보니 성벽 아래로 어마어마한 높이가 체감되었다.


"젠장."


레오닉은 성을 둘러싼 헤자를 향해 크게 쉼호흡을 했다. 곧이어 바로 뒤로 팰러스 라인이 다시 한 번 순간이동을 해 주먹에 에너지를 모아댔다.


[풍덩]


레오닉은 엄청난 높이에서 뛰어내렸다. 성벽 창문에 선 갈로스는 성 안의 병사들을 향해 외쳤다.


"당장 저 꼬맹이 데려와!"


* * *


레오닉은 죽을 힘을 다해 달리기 시작했다. 성안에서 함께 고난을 겪었던 형제들을 구할 수 있을거라 잠시라도 착각했던 자신을 자책했다.


"샅샅이 뒤져라. 녀석은 어린 꼬맹이일 뿐이다."


어느새 그의 뒤로 말을 탄 갈로스의 수하들이 횃불을 밝히며 거리를 좁혀오고 있었다.


"이대로 잡히면 안돼. 형제들을 볼 면목이 없어."


숨이 턱까지 찼다. 레오닉은 쓰러진 나무둥지 밑에 좁은 공간으로 몸을 우겨 넣고 잠시 숨을 돌렸다. 그의 곁으로 자신을 쫒던 추격대가 부지런히 말발굽 소리를 내며 지나쳐 갔다. 한 숨을 돌리려던 그 때였다.


"꼬맹이. 내가 너 같은 녀석들을 많이 상대해 봐서 말이야. 라클리스타 광산에 너같이 도망치는 녀석이 한 둘인줄 아냐?"


엘파스는 레오닉이 숨어있는 은신처 앞에 서서 비열한 웃음을 웃었다. 그리고는 준비해둔 섬광탄을 쏘아 올렸다.


"여깁니다. 가디언님."


그의 말이 끝나기도 전에 팰러스 라인은 엘파스의 뒤로 순간이동하여 거대한 위용을 뽐냈다.


"꼬마 쥐새끼는 계약에서 하나 빼자고. 내가 머리를 으스러 줄 테니까 말이야."


갈로스는 기갑 수트의 오른 주먹을 하늘 높이 쳐들었다.


"어이. 이봐. 그렇게 헤집으면 버섯이 다 죽는다고."


어둠 저편에서 거구의 사내가 걸어나왔다. 술집에서 마주한 버섯 체취꾼이다. 엘파스는 그에게 저리 사라지라며 손짓읗 해댔다.


"일반인들 다치니 저리 비키시오."


"아니... 뭔 쇳덩이 입은 가디언이라는 작자가 10살도 안된 꼬맹이에게 폭력을 사용하려 한단 말이야. 이거 너무 심하잖아."


갈로스는 헬맷을 벗어 거구의 사내에게 손바닥을 겨누었다.


"목숨이 여러개인가보지? 감히 네가 누구 안전이라고..."


사내는 등에 짊어지고 있던 봇짐을 내려 놓았다. 천으로 둘둘말린 봇짐에는 거대한 칼이 들어 있었다. 사내는 양손으로 칼을 욺켜쥐고는 갈로스에게 외쳤다.


"그런 말은 스스로에게 하는게 좋아."


갈로스는 사내의 도발에 인상이 구겨졌다. 그는 이내 헬맷을 착용하고는 순간이동을 하여 사내 앞에 섰다.


"뭐라고? 다시 한 번 말해봐."


사내는 눈 앞에 선 거대기체 앞에서도 주눅하나 드는 것이 없었다. 오히려 저 멀리 떨어져 있는 레오닉을 향해 말했다.


"임마. 다치니깐 원래 숨어 있던 곳에 잘 숨어 있어. 아저씨가 저녁차려줄게."


눈 앞에서 자신을 무시하는 사내를 보고 갈로스는 더 이상 참지 못했다. 손을 뻗어 주변의 에너지를 흡수해 기공포를 날릴 심산이었다. 거대한 에너지의 파동이 전기처럼 튀어올랐다.


"죽어라. 이 녀석!"


갈로스는 거대한 기공포를 사내에게 쏘아버렸다. 쾅하는 굉음과 함께 주변 나무들이 모두 재가 되어 사라져 버렸다. 엘파스는 눈 앞에서 팰러스 라인의 위용을 보자 다시 한 번 감탄이 나왔다.


"대단합니다. 이런 아스트로노트는... 정말이지 귀하죠."


"귀해? 유일무이하다. 세계 최강이라고."


갈로스는 으스대며 말했다.


"야. 지체하지 말고 쥐새끼 녀석 잡아와."


갈로스가 소리치자 멍하니 광경을 바라보던 수하들이 움직이기 시작했다.


"저녁으로 뭐 먹는게 좋겠냐? 아저씨 요리는 잘 못해."


뿌연 연기 사이로 은빛의 금속이 반짝였다.


"뭐... 뭐야?"


갈로스는 기공포를 맞고도 끄떡없어 보이는 사내의 목소리에 흠칫 놀랐다. 연기가 걷히자 그 곳에는 3미터는 족히 넘을 거대한 금속 기체가 자리잡고 있었다. 광택이 나는 검은색과 은색의 갑주가 슬림하면서도 견고하게 엮여 있었다. 팔과 다리에 복잡한 룬 문자가 새겨진 그 기체는 팰러스 라인의 그것 보다 더 큰 에너지를 내뿜고 있었다.


"서... 설마. 저 룬 문자는 대마법사의 영혼. 하나도 아니고 5개나..."


"뭐라는거야. 이봐. 엘파스. 저 글자 따위가 뭐냐?"


"대마법사가 자신의 모든 마법력을 녹여 한 글자를 적을 수 있는 룬 문자입니다. 저 정도로 강력한 룬 문자가 5개라니... 믿을 수가 없어요. 저건... 말도 안되는 아스트로노트. 전설의... 팬텀스톰이 확실합니다."


"뭐라고. 팬텀스톰?"


당황하는 갈로스와 감탄하는 엘파스 사이로 어느덧 팬텀스톰이 파고들고 있었다. 팬텀스톰은 푸른 빛을 띄는 거대한 검을 빼 들고 엘파스의 머리를 배어냈다.


"꼬맹아. 이런 사기꾼 조심해야 하는 거야. 어디서 모르는 어른이 뭐 사준다 그러면 따라가고 그러는거 아니라고."


팬텀스톰을 입은 사내는 나무둥지 사이에 숨은 레오닉에게 외쳤다. 갈로스는 그런 그의 뒤에다 대고 가장 강력한 에너지 기공포를 준비하고 있었다.


"제 아무리 팬텀스톰이라도 난 왕국기사단 출신의 펠러스라인 가디언이다. 순간이동과 기공포를 합친 비혈광포 다."


갈로스는 순간이동으로 팬텀스톰의 바로 앞으로 이동해 비혈광포를 쏘아댔다.


[구궁]


거대한 소리가 천지를 뒤흔들고 있었다.


"드럽게 약하네."


팬텀스톰을 입은 사내는 자신의 코앞까지 다가온 자신의 기체보다 더 큰 팰러스라인을 향해 손바닥을 펼쳐 보였다.


은빛 기공포가 팰러스 라인을 관통했다.


[털썩]


허무하게 갈로스가 쓰러지자 주변을 지키던 병사도 하나 둘씩 자리를 이탈하며 도망치기에 바빴다.


"흠... 꼬맹아. 아이에게 폭력 휘두르는 어른은 어른이 아닌거야. 그러니깐... 흠흠. 조심해."


사내는 금새 헬맷을 벗고 레오닉의 은신처에서 레오닉을 꺼내 들었다. 레오닉은 초롱초롱한 눈빛으로 사내를 바라보며 물었다.


"아저씨죠? 울프헤르트. 다크 슬레이어 울프헤르트 폰 슈바이쳐베른 맞죠?"


"귀찮은 이름이야. 그냥 아저씨라고 해."


레오닉은 이제서야 구원을 얻은 듯 했다. 하지만 녀석의 눈빛은 순식간에 공포로 바뀌었다.


"어? 어... 저게 왜 여기에?"


사내는 레오닉의 눈빛을 따라 고개를 돌려 보았다. 어둡던 하늘이 붉게 타오르고 있었다. 붉은 날개를 펼친 네메시스 스폰이 낮은 비행을 하며 그들에게 다가오고 있었다.


"네메시스 스폰... 치크 타입... 게다가 리오타입이라... 쉽지는 않겠군. 티어 2~3 정도 되려나?"


사내는 레오닉을 땅에 내려 놓고는 꼭 안으며 말했다.


"저기 위에 아저씨 오두막이 있어. 먼저 가서 저녁 차려놓고 있어. 아저씨 금방 간다."


다시 팬텀스톰으로 변한 사내는 망설임 없이 하늘로 날아올랐다. 자신의 몸에 50배는 족히 되어 보이는 네메시스 스폰은 팬텀스톰을 향해 거대한 화염을 뿜어댔다.


사내는 왼팔의 룬 문자를 향해 외쳤다.


"쉴드 오브 가이아"


밤하늘에 거대한 푸른 빛이 거대한 구체를 형성하며 팬텀스톰을 감쌌다. 네메시스의 공격은 그에게 닿지 못했다.


오른팔의 룬 문자를 향해 다시 한 번 외쳤다.


"휘몰아치는 그림자여, 나의 부름에 응답하라. 천둥과 폭풍의 권능을 내 손에 싣고, 어둠의 심연에서 깨어나 영원한 힘을 품은 칼이여, 나의 적들 앞에 너의 위용을 드러내라. 빛의 바람이여, 나와 함께 거대한 칼을 소환하여 이 세계에 너의 절대적인 힘을 증명하라! 써먼 더 콜로싸울 블레이드!"


거대항 붉은 광선이 썬더 스톰의 손에 쥐여졌다. 썬더 스톰은 네메시스의 몸을 두동강 내어 버렸다.


"그어어어어어어억"


네메시스는 엄펑난 굉음과 함께 산화했다.


광경을 넋놓고 보고 있던 레오닉은 땅으로 내려온 울프하르트에게 달려가 와락 안겼다.


"정말 최고에요."


울프하르트는 갑주를 벗어 칼의 형태로 젼환한 후 다시 등에 맨채 레오닉을 들쳐 안았다.


"최고는 무슨. 밥이나 먹자."


* * *


민재는 알람소리가 울리기도 전에 눈을 떴다. 사실 잠이라는 것을 잤는지도 의문이다. 그는 일부러 스마트폰을 켜 보지도 않고 주방으로 먼저 향했다.


막상 주방에 서니 머리가 멍해졌다. 무얼해서 아침을 차릴지 감이 오지 않았다. 냉장고 문을 열어보니 벌써 한참은 지나 삭을대로 삭은 김치만 한 통 있다.


"김치를 안 먹는 어른이 어딨어."


민재는 김치통을 꺼내 먹을만큼 꺼내서 후라이팬에 기름을 두르고 볶기 시작했다. 햇반을 하나 전자렌지에 데우고는 2인용 식탁에 홀로 앉아 숟가락을 들었다.


"볶은김치가 얼마나 맛있는데. 달큰하고 녹진하니... 새콤하고 매콤하기까지 한데 말이야. 생김치는 고사하고 이 맛있는것조차... 안먹는게 말이 돼?"


민재는 아침 내 참았던 스마트폰을 켜 보았다. 혹시나 모를 부재중 전화는 역시나 한 통도 와 있지 않았다. 그녀에게서 어떤 연락이나 메세지고 없었다. SNS 스토리라인에도 사진 하나 올라온 흔적이 없다. 그녀 역시 자신처럼 아무것도 하지 않고 잠에 들었으리라. 생각했다.


스마트폰을 들어 메신저 어플을 켰다. 메세지 라인 가장 상단에 고정되어 있는 이름 '하나님'. 그는 그 하나님을 클릭해 아무렇지 않게 메세지를 남기려 타자를 눌렀다.


'하나야. 일어났어?'


평범한 아침인사를 적는데는 3초도 걸리지 않았다. 하지만 발송 버튼을 누르지 못한채 하염없이 시간이 지났다.


"X발..."


민재는 다시 스마트폰을 끄고 식탁위에 탁 소리가 나도록 엎어두었다.


그는 다시 접시에 놓인 볶은 김치를 집어 흰 쌀밥과 한가득 입에 밀어 넣었다.


"한식 좋아한다더니 다 뻥이었어. 김치 빼고 한식이 어디있냐. 바보같이..."


그는 볶은 김치를 씹고 또 씹었다. 무표정히 저작운동에만 집중하고 있던 그 였지만 눈엔 눈물이 맺히고 있었다.


[꺼어억]


그는 밥을 먹다 말고 크게 용트름을 해 댔다.

마치 괴수 한 마리가 죽으며 내지르는 비명처럼 말이다.


"도대체 뱃속에서 무슨 일이 있길래 이런 소리가 나는 거야?"


그는 한 손으로 맺힌 눈물을 슥 훔치고는 남은 밥을 쓰레기통에 버리고 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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