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oise. 제11의 사고와 사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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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3야상곡
그림/삽화
제13야상곡
작품등록일 :
2024.06.11 19:27
최근연재일 :
2024.09.04 18:30
연재수 :
5 회
조회수 :
54
추천수 :
0
글자수 :
17,573

작성
24.06.11 20:05
조회
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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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
글자
5쪽

제1의 사고: 아낙사고라스 [Ἀναξαγόρας]

DUMMY

비약과 실패.


그 경계에 찾은 답.


[근원은 존재한다.]


믿어 의심치 않는다.


그래서 더 슬픈 건지도 모르겠군.


적어도 자네의 씨앗은


꽤나 매력적인


적월이었다네.

------------------------------------------


탕!


“...”


죽었어.


“하.”


사람들의 표정이 좋지 않아.


조금 내려가 있는 입꼬리.


다들 뭔 생각을 하고 있을까.


“그냥 가자.”


“아직.”


“다 본다고 했잖아.”


“...”


처형.


끝내주는 삶의 종착.


누구나 파라다이스를 꿈꿀 자격은 있어.


설령 뇌에 구멍이 좀 뚫려 있어도 말이지.


몰라.


모른다.


알 수 없지, 모든 걸.


덕분에 면죄부는 어느덧 마지막 장.


“정말이지.. 별종이야.”


억울함.


날 가장 고통스럽게 만드는 감정.


설명도 안 되는 그 기분이 날 찾아올 때면


빠르게 문을 닫아.


겁쟁이가 되는 게 행복을 위한 것이니.


“끄ㅏ아야악!!!”


법.


그래 그거.


그러니 믿어 의심치 않았지.


이해해 줘


모두를.


“...”


탕!


“으윽..”


“꼭 다 보고 가야 돼?”


“어.”


“왜?”


...


왜라니.


그건 당연히.


“익숙해지지 않기 위해서.”


“...”


“그들은 원하지 않는 일일지도 몰라.”


“누군가의 구경거리가 되는 건.”


아니야.


“동전.”


“??”


팅!


“!?”


촤악!


“법이 작동됐다는 건”


“법이 그들을 용서했다는 뜻이야.”


“그러니 그들의 죄는”


“단순한 동전 한 푼과 다를 게 없지.”


...


“다만 나는”


“그걸 돌려주고픈 것뿐이야.”


죄.


엎질러진 물.


균형 맞출 필요는 없어.


죄인을 증오했다고


죄인을 사랑하진 않으니까.


다만


의문을 제기할 순 있지.


지퍼 지는 불.


모든 게 끝난 것인가.


“끝났어.”


“그럼 가자.”


“...”


“알잖아.”


“..!”


“너도.”


“무슨 소리야..?”


팅!


“!”


“가져.”


“이걸 왜!”


자라나는 나무.


희망을 보았다.


자라난 나무.


너스러움을 보았다.


나무.


그럼 넌 무엇을 보았어.


그건.


“이제 곧 알게 되겠지.”


“...”


“탕.”

----------------------------------------



- 제1의 사건: 에피란데 처형식. -



평범의 도시, [에피란데].

특징이 없는 것이 특징인

따지고 보면 가장 이상적인 도시이다.

모두가 태어나, 살고, 죽고.

인생이 가장 인생다운 곳.

원초적인 가치를 추앙하며

인간의 목숨은 언제나 법의 테두리에 존재했다.

법의 의의는 사람을 위한 것이고

심판의 의의는 죄인을 위한 것이니.

그동안 숨겨뒀던 모순.

타인의 인생을 취한 자를

단죄할 수단은 어디에도 찾을 수 없었다.



- 첨언 -


“정말 그래도...”


“그래 그래도.”


“우리의 목적은 조금 전 네 사고와 같단다.”


“[인간성]...”


“내일부로 이 개념이 세상을 흔들 거야.”


“우리의 죽음으로.”


“우리...”


“??”


“...”


“허허허...”


“걱정하지 말도록.”


“너는 죽지 않아도 돼.”


“...”


“그런가요...”


“그야 이미 알려 줬지 않는가.”


“우리의 목적을 네게.”


- 결정, 그리고 예견. -



[레티라 의학회].

고위 간부 6명을 포함한

총 21명의 의원은

에피란데의 첫 처형식을 이끌어냈다.

목을 묶은 생명이

발작하며 잔잔해지는 모습을

에피란데의 모든 시민이 보았다.

누군가는 눈을 감았고 비명을 질렀다.

누군가는 등을 돌려 자리를 떠났고

어떤 이들은 그들의 최후를 지켰다.

레티라 의학회의 멸망.

누구보다 시민들을 위했던 의원들.

그들이 에피란데 시민들에게 줄 수 있었던

가장 큰 선물은

안타깝게도 그들의 목숨이었다.

억울한 입장이 되는 게 죽을 만큼이나 힘든 일이란 것.

그들의 죄명은 반란.

모두를 위한 치료제에 치명적인 독이 들었다는 누명.

허나 그들은 하나같이 웃었다.

허파에 바람이 빠지듯

어처구니없는 상황에.

그들의 죽음.

모든 것은 계획이었다.

가장 아끼던 동료의 배신까지도.

목적 없는 법.

그건 더 이상 존재하지 못할 거야.

그들은 죽음으로 법 위에 섰고

모두에게 평등을 선사했으니.



- 첨언 -


“넌 다 알고 있었지?”


“무엇을.”


“하..하...”


“그런 거 전부 거짓말이었어...”


“그 치료제는 정상이라고.”


“...”


“그래서.”


“무엇이 바뀌었지.”


“...”


“진실이란 때로는”


“큰 역할을 하지 못해.”


“오히려 달콤한 거짓 만이”


“세상을 바꿀 수 있는 거야.”


“닥쳐!”


“닥쳐주고 싶어도 그럴 수가 없네.”


“난 산 사람만 사람 취급을 하니까.”


“...”


“너는 곧 목숨을 끊을 생각이니.”


“기분 나쁜 놈...”


“하나.”


“?”


“알아둬야 할 게 있어.”


“뭐?”


“모스란(학회장) 씨가 남기신 말이야.”


“!!”


“네놈의 씨앗은.”


“용감한 게”


“꽤나 인상적이었다고.”


- 예견, 그려 보아라 네 계획을. -



[결말]



“열심히 해보게.”


“자넨 이제”


“에피란데의 첫 정식 처형인이네.”


- 끝 -


작가의말

[균형의 의지]


내가 씨앗을 인간의 근원으로 생각한 이유.


그것은 언제나 자라나기 때문이라네.


단 한 순간도 알 수 없으니까


우리에겐 계획과 예견이 존재하는 것이겠지.


그 결과가 원하던 결말이 아니라도


우리의 씨앗이 선택했다는 사실은 변치 않아.


난 언제나 성장의 가능성을 믿고 있어.


그러니


마음의 나무가 본 우리의 모습도


생각만큼 모나진 않을 걸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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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제1의 사고: 아낙사고라스 [Ἀναξαγόρας] 24.06.11 17 0 5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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