캐릭터 생성 창을 구입하여 인생역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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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품등록일 :
2024.07.23 16:22
최근연재일 :
2024.07.25 22: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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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07.24 20: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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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화 진풍경이구나

DUMMY

[설명을 들으시겠습니까?]


“설명은 나중에 듣겠다. 내가 궁금한 건 결과야.”


귀신은 본디 말로 사람을 현혹한다.

설명은 말의 일환.

아직 정체를 분간할 수 없으니 눈으로 확인하는 것이 현명한 선택이다.


[알겠습니다. 시작 하겠습니다.]


“그래 거울아.”


[제 이름은 생성 창입니다. 저를 낮잡아 부르시는 것 같습니다.]


이럴 땐 수긍하면 되는데, 괜히 반발심이 생긴다.


“발음하기 힘들다.”


[그럼, 화면이라 불러 주십시오. 부르긴 쉬울겁니다.]


나름 융통성이 있었다.


“그래, 좋다. 시작하자”


[설명을 패스하셨으니 무작위로 한 존재를 띄우겠습니다. 변경은 안됩니다. 괜찮습니까?]


아델은 고개를 끄덕였다. 그러자 화면에 하얀 빛이 감돌기 시작했다.

아델은 화면을 진중히 바라보았다.

그때 빛이 일순간에 사방으로 퍼지며 집을 뚫을 듯한 광경을 연출했다.


“많이 추우신가?”


밖에서 있던 칼릭은 영문을 알 리가 없었다.


뿜어져 나오던 빛은 일순간에 사그라들었다.


“경고라도 하지.”


잠시 시력을 잃었다.

뒤 늦게 눈을 감았지만 빛의 잔상이 크게 남았다.


시력이 정상화 되자 화면에는 인간 한 명이 목도되었다.


흰 셔츠와 검은색의 겉옷을 걸친 투박한 모습의 사내였다. 머리를 짧게 치고 콧등에 흉터가 있는 것이 인상을 험악하게 만들었다.


보이듯 첫인상은 달갑지 않았다.


기사가 되고 첫 임무를 배정 받은 날. 첫 사수가 저런 인상이었다.

일을 할 땐 융통성이 없고 고지식한 기사였다.

그러나 뒤끝이 없고 이타적인 면모 때문에 미워할 수 없었다.


그라쿠스 빈젤.


위협적인 덩치와 그에 맞는 강력한 거력으로 전장을 누볐다. 그라쿠스가 바스타드소드를 들고 선봉에 서는 날엔 적들은 하나같이 패색이 짙어졌었다.

능히 만명을 대적할 수 있는 자.


괜히 연상이 되네.


“처음 보는 의복이야. 어느 왕국의 사람인거지?”


[미래시점의 인간입니다. 옷은 정장, 또는 슈트라 부르시면 됩니다. 그럼 지금 바로 생성을 해드릴까요?]


“응? 어, 그래!”


미래 시점이란 단어가 당혹스런 감정을 이끌어냈다.

한치 앞도 예측을 할 수 없는데 미래시라니. 양난하지 아니한가.


화면에 다시 하얀 빛이 감돌았다. 반사적으로 눈을 감았지만 빛은 온화하였다.


화면이 갑자기 일렁였다. 그 일렁임은 점차 격렬해져갔다.

물이 솟구치듯 화면이 튀어나오더니 불쑥 손이 나타났다.

반사적으로 몽둥이를 들었다.

이어 검은 구두와 함께 다리가 튀어나왔고, 얼굴이 나오며 그의 전신이 모습을 드러냈다.


“마법인가?”


어디서 이런 진풍경을 볼 수 있을까. 구전으로 듣던 포탈이 실존한다면 모를까, 이건 평범한 광경이 아니었다.

그는 얼추 자신과 덩치가 비슷해 보였다. 작은 그라쿠스라 생각하니 실소가 터져나왔다.


아델은 그에게 가벼이 인사를 건냈다.


“반갑습니다.”


그런데 그의 표정이 이상했다.

심기가 불편한듯한 표정. 입술이 실룩 실룩 움직이며 눈썹이 삐뚤어졌다.


“왜 실실 웃고 자빠졌어? 너 뭐야.”

“응?”


굵직하며 가레섞인 음성에 불만이 담겨 있었다.

의아한 상황에 아델은 얼굴을 빼내어 화면을 쳐다보았다. 그런데 반응이 없다.


“뭐냐고!”


언성이 높아졌다. 아델은 어색한 웃음을 지으며 다시 화면을 바라보았다.


[설명은 반드시 들으셔야 합니다.]


아.

그렇구나.

그걸 설명해줘야지. 화면아.


그는 아델에게 다가왔다. 한걸음 한걸음에 위협을 함축시켰다.

아델은 천천히 뒤로 물러섰다.


그러자 그는 비릿한 웃음을 지으며 한껏 어깨에 힘을 주었다. 우위를 점한 금수의 기세였다.


“더 다가오지 말아라.”


아델의 인내심은 깊지 않았다. 깊이 가라앉은 눈과 스산해진 분위기가 그것을 대변해 주었다.

하지만 눈이 위로향한자는 아래가 보이지 않는다.


그는 다시 큼지막히 다가갔다.


“다시말해봐. 이 새···!”


퍼억


묵직한 타격음이 터져나왔다.


“어?”


시야가 옆으로 눞혀져있다. 왜 공중에 떠있는가. 의문이 들었다.

그것은 바닥에 떨어지기 직전에야 알아차릴 수 있었다. 앞에 사람의 몽둥이가 자신의 다리를 후리며 지나간 것을.


쿠웅


아델은 넘어진 그에게 다가갔다.

아직 그는 정신을 못 차리는 상황. 몽둥이는 들렸고 그대로 떨어졌다. 다리며, 팔, 등 할것없이 매정하게 내려 치기 시작했다.


‘윽, 억’ 하며 고통의 신음이 짤막하게 이어졌다.

몽둥이 질이 멈출쯤엔, 그는 기절한 듯 보였다.


“일어나. 뼈하나, 장기 하나도 상하지 않았으니까. 괜찮을꺼다.”

“······.”


미동조차 보이지 않았다.

아델은 짧게 한숨을 쉬며 목소리를 깔았다.


“다음은 없다.”


그러자 그는 꿈틀거리더니 몸을 일으켰다. 얼굴을 보아하니 넋이 나가있었다. 그런데 앞니 하나가 없다.


괜스레 미안하네.


원인 제공은 너가 한거라고 말하려다 참았다.


“이름이 뭐지?”

“······.”

“없나?”


몽둥이를 어깨에 올렸다. 그러자 그는 움찔하며 입을 뻐끔거리기 시작한다.


“한길석입니다.”


기어 들어가는 목소리. 기세가 완전히 꺽였다.


“이름이 특이하네. 일단은 그 옷부터 벗자.”

“네? 이것은 명품······.”

“벗어.”


***


땅은 잔돌이 없고 사토의 비율이 높은지 습하지도 않았다. 그 덕에 작업의 과정은 수월했다.

창고에서 찾은 낡은 곡괭이가 제 역할을 하여 속도도 배가 되었다. 하지만 인간의 체력은 무한하지 않았다.


펑퍼짐한 엉덩이로 아무 자리에나 앉았다.

조금 떨어진 곳에는 아르슈 기사단장이 누워있었다.

이제는 온기도 느껴지지 않는 몸. 그를 볼 때마다 칼릭의 눈은 붉어졌다.


아델이 곁에 있을 땐 알아차리지 못했다. 심신이 이렇게 지쳐있을 줄은···.


칼릭은 아르슈의 대처로 목숨을 구할 수 있었다.


[너가 간자였구나!]


기습을 당할 시 아르슈는 칼릭에게 가장 먼저 달려들었다. 일순간에 목을 강타하여 기절 시키며 길고 얕은 자상을 만들어 내어 적들의 이목을 가렸다.


생명의 은인은 잠에 들었다. 자신은 탄평한 터를 만들 책임이 있다.

다시 곡괭이를 들었다.

그때 뒷마당 입구에서부터 검은옷으로 깔 맞춤 한 아델이 모습을 드러냈다.

칼릭은 입 벌려 놀람을 표현했다.


“그것이 무슨 옷입니까? 절제된 기품이 느껴집니다.”


칼릭에 반응이 아델에게도 기분 좋게 다가왔다.


“슈트라고 먼 나라의 것이다. 선물이라더군.”

“저도 한 벌 구입했으면 하네요. 아, 여기 터가 참으로 좋습니다. 양지에 습하지도 않습니다.”

“내가 안목은 좋다니까. 그런데 지쳐 보이네. 좀 쉬어라.”


물론 곧 바로 시작하지는 않았다. 슈트에서 일복으로 다시 갈아입는 시간이 있었다.

아델이 합세하자 일의 진행 속도는 급이 달라졌다.

전직 기사와 현직 기사의 합작품은 상상 이상이었다. 기어코 사람 키 만큼의 땅을 파버리고야 말았다.


“이제 올 때가 됐는데.”


아델의 시선이 뒷마당 입구를 향했다.


아니다 다를까 묵직한 걸음 소리가 들려왔다. 칼릭은 상황 인지가 되지 않아 침을 삼켰다.


먼저 보인 것은 커다란 관의 앞부분이었다. 엉성하긴 했지만 나무판을 정성 들여 이어 붙인 관이었다. 이어 관을 든 험악한 인상의 사내가 모습을 드러냈다.


칼릭은 움찔했지만 아델은 만족한 웃음을 지으며 박수를 쳤다.


“봐봐 할 수 있잖아. 잘했다.”

“감사합니다. 형님.”


한길석이 관을 내려놓자 아델은 다가가 등을 두드렸다.


“수고 많았다. 다음은 집안 청소를 부탁한다.”

“넵.”


한길석은 그대로 몸을 돌려 걸어나갔다.

당연히 칼릭은 어리둥절한 상황.


“처음 보는 사람입니다.”

“나중에 소개 시켜줄게. 너와 죽이 잘 맞을 수도 있겠다.”

“그런가요? 그런데 얼굴이 부어있었습니다. 일이 있었습니까?”


험악하다 생각했는데 가까이서 보니 완전히 부어있는 얼굴이었다. 안쓰러운 감정이 들정도였다.


“누군가에게 시비를 걸었다나? 그 정도만 알아둬.”


둘은 대화를 마치고 마무리를 하기 위해 움직였다.

아르슈를 관에 넣어 매장하였고 그 위는 흙을 덮고 돌을 쌓아올렸다.


칼릭은 덜덜 떨며 마지막 돌을 잡았다.

쉬이 들리지 않았다.

힘의 유무가 아니었다. 미련과 이어진 마지막 돌이었기 때문이다.

이미 죽었는데.

돌아오지 않는 사람이었다.

떨리는 손을 가까스로 부여잡고 돌을 들어올렸다.




돌의 탁음이 짧게 울려펴졌다.


“으흑!”


그것을 계기로 칼릭은 참아왔던 모든 울분이 터져버렸다. 저 큰 덩치를 가진 이가 땅을 꽉 부여잡고는 목이 찢어져라 흐느꼈다.


어떤 인간인지는 모른다.

다만 남부럽지 않은 인생을 살았다고 자부해도 될것이다.


“목놓아 울거라. 거기서도 들릴만큼.”


사람하나는 잘 두었구나.

가는 길이 허망하지만은 않겠어.


마지막 가는 길. 대화의 시간이 필요할터.

아델은 자리를 피했다. 해야 할 역할은 여기까지였다.


앞마당으로 와 손을 씻으려 두리 번 거리니 빗물이 담겨진 나무통이 보였다. 그렇게 손을 씻고 있는데 왠지 뒤가 영 숭숭했다.


닫혀 있을 문이 활짝 개방된 상태.

확인 해보니 집 내부는 말끔한 상태였다. 그런데 한길석은?


“어디간거지.”


주변이 개활지라 어디 숨을 곳도 없었다.


설마, 아니겠지?


아델은 화면에게 다가갔다.


“한길석, 행방을 알고 있나?”


인간도 아닌 것에 사적인 것까지 묻는 것이 어색했다. 그런데 예상 외로 즉답이 올라왔다.


[이런 시팔, 내가 뭐하는 짓이지? 하며 문을 열고 나가버렸습니다.]


길석아. 그러기냐?


“찾아야겠다. 방안이 있나?”


[생성된 캐릭터는 기본적으로 위치 탐지가 가능합니다.]


그 와 동시에 화면에 약식 지도가 나타났고 움직이는 빨간점이 확인되었다.


“뛰어가고 있구나. 것도 타 왕국 방향으로.”


아델은 탁자에 올려져 있는 밧줄을 집어 들었다.


“가자.”


[잠시만 기다리시겠습니까? 한길석의 혼잣말을 보여드리겠습니다.]


“그런 기능도 있나? 그럼 지체하지 말고 보여줘봐.”


아델은 의자를 가져와 화면 앞에 앉았다. 다리를 꼰 체로 뚫어져라 화면을 바라보았다.

위치 파악이 가능하니 한껏 여유가 생긴 상황.

한길석의 말은 금세 올라왔다.


[하아, 하아. 굳이 이래야 하나? 개 같은 놈. 어후! 돌아가자. 몇 대 맞고 말겠지. 스펄.]


이후 빨간점이 방향을 바꾸었다.


“돌아온다는 거네? 그런데 시팔, 스펄은 무슨 뜻이냐?”


[욕입니다.]


아델은 자연스레 몽둥이로 시선이 옮겨졌다.


“그래? 돌아온다니 다행이네.”


아델은 다시 슈트를 차려 입었다.

나름 맘에 들었다.

몸에 착 감기며 움직임도 불편함이 없었다. 그 중에서도 마음에 드는 것은 어두운 색감이었다. 갈곳없는 정신에 가닥을 잡아 주는 역할을 해주었다.


화면에 비친 모습을 한참을 바라봤다. 그렇게 멍하니 바라보던 중 문을 두드리는 소리가 들렸다.


밖에서는 칼릭이 개활지를 바라보며 서있었다.

그런데 고개를 자꾸 피했다. 헌데 못 볼 리가 없었다.


나름 이목구비가 뚜렷한 놈이 퉁퉁 부어있다. 눈이 부으니 얼굴도 부어오른 듯 보였다.

언급은 굳이 하지 않았다.

아델도 같이 개활지를 바라보며 나란히 옆에 섰다.


“잘 보내주었나?”


칼릭은 힘없는 미소를 지으며 고개를 끄덕였다.


“신경써주어 감사합니다. 참으로 후련합니다.”


그래 얼굴만 봐도 알겠다.


“이제 돌아가겠구나.”

“네. 대처가 늦어지니 제가 빨리 달려가 봐야지요. 감사했습니다.”

“그래. 가라.”


아델은 가벼이 인사했다. 그런데 칼릭이 질문을 던졌다.


“머리가 맑아졌습니다. 그러니 의문이 생기더군요.”

“어떤?”


칼릭은 고개를 돌려 아델을 바라보았다.


“아델 에른스트. 당신은 누구십니까?”


작가의말

으라차차. 힘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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