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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품등록일 :
2024.07.23 16:22
최근연재일 :
2024.07.25 22: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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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07.25 22: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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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화 일은 없어지지 않는다.

DUMMY

아델의 미간이 살짝 깊어졌다. 칼릭은 아델이 대답을 하기 전까지는 시선을 거둘 생각이 없어 보였다.


“무슨 말이지?”


아델의 태연스러운 되물음에 칼릭은 기다린 듯 입을 열었다.


“3년전, 글리첸이란 노인이 있었습니다. 불행히도 한 취객에 의해 살해 당하였지요. 그 노인은 2년간 이 집에서 거주하였습니다. 5년전, 몬트라는 젊은이가 노인에게 집을 팔았다고 합니다. 몬트는 4년간 이 집에서 살았습니다. 1년간 집을 수리하고 4년을 보낸거지요. 그리고 이전에도 집의 주인은 존재했습니다. 바로 이 집의 첫 주인말입니다.”


“아델 에른스트.”


칼릭의 눈은 날카롭게 변모하였다. 아델에 입에서 순순히 그 이름이 나올 줄은 몰랐었다. 그렇기에 침착함을 유지하며 몸 전체를 돌려 바라보았다.


“네. 아델 에른스트. 그는 백발의 노인입니다. 당신같이 젊지 않습니다.”


칼릭은 품에서 두꺼운 수첩을 꺼내었다. 건네어 받은 수첩엔 수많은 이름이 적혀있었다. 즉, 칼릭이 적은 명부였다.


“이 같은 때에 안일한 행동은 성채의 위협이 될 수 있습니다. 답을 해주십시오.”

“만일 내가 침묵한다면 어찌할건가?”


그러자 칼릭은 눈이 살짝 흔들렸다. 그런 상황을 원치 않았기 때문이었다.


“기사로써의 책무를 다할 수 밖에는 없습니다.”

“다행이야. 그리 말하지 않았다면 실망했겠지.”

“그럼 답을 받겠습니다.”


그 말에 태연스럽던 아델의 표정이 굳어갔다. 말 하길 원치 않은 것이다.


둘 사이는 무언의 긴장감이 흘렀다. 대답을 하지 않는 아델을 보며 칼릭은 갈등이 커져만 갔다.


‘속박을 해야 하나. 헌데 이 분을 잡을 수나 있을까. 아니, 이게 맞는 상황인가?’


그때였다.


“형님!”

우렁찬 소리가 개활지 전체를 울리듯 들려왔다. 한길석이 멀리서 손을 흔들며 달려 오고 있었다. 한 팔로는 나뭇가지들을 한 아름 안은 체 말이다.


아델을 그 모습을 보며 칼릭에게 넌지시 전했다.


“이름과 성을 물려받았다. 당연히 물증은 존재 하지 않아. 하지만 거짓은 아니다. 정 의심스러우면 계속 날 지켜보던가.”

“정말 그래도 되겠습니까?”


하며 칼릭은 옅은 웃음을 지었다. 뭐라도 답하길 바래왔던 것 같았다.


“그래. 설렁설렁 하면 내가 니 녀석의 구린 곳을 찾아낼꺼니까. 정신 똑바로 차려.”

“걱정 마십시오.”


둘은 그렇게 웃으며 한길석에게 시선을 옮겼다.


체력은 좋은지 한길석은 쉼 없이 달려 아델 앞에 당도했다. 헉헉거리며 나뭇가지 더미를 앞으로 들이밀었다.


“길석이, 땔감을 구해온거냐?”


아델은 일단 웃으며 맞춰주었다.

그러자 한길석은 허리를 쫙 펴며 자랑스러운 표정을 지으며 답했다.


“역시 정확하십니다. 최대한 마른 것을 찾느라 시간이 걸렸습니다.”

“아, 그래? 칼릭.”


칼릭은 즉각 반응했다.


“네.”

“이 녀석은 그냥 데리고 가. 아주 탈탈 털어도 좋아.”

“알겠습니다.”


칼릭은 한길석에게 다가갔다. 이에 한길석은 소스라치게 놀라며 고개를 조아렸다.


“죄송합니다. 형님! 제가 불순한 생각을 가졌습니다. 죗값은 달게 받겠습니다.”

“그래야지. 왜 무섭더냐?”

“그건 아닙니다. 형님이 하신 말씀이 너무 대책 없이 느껴졌습니다. 중과부적 아닙니까? 그런데 도망쳐봤자 길도 모르고 객사할 것 같더라구요. 해서 결심 했죠. 형님을 따르겠노라.”



말을 끝으로 실실 웃는데 아델은 벌을 줄 생각마저 달아났다.


“어떤 말입니까?”


대뜸 칼릭이 끼어들었다. 이에 아델은 그저 웃으며 넘겼지만 한길석이 입을 벌렸다.


“형님이 이 구역···!”


아델의 재빠르게 한길석의 이마를 올려쳤다. 눈치가 없으면 맞는다는 것을 깨달았을 것이다.

칼릭도 더는 묻지 않았다. 일전의 대화도 있었지만 사람의 고개가 저렇게 꺾이는 것은 처음 보았다.


“저거 괜찮습니까?”

“금방 돌아온다.”


한길석은 선채로 미동이 없었다. 그런데 선혈이 턱을 타고 내려오고 있었다. 뚝뚝 바닥을 향해 떨어지는데 흘리는 사람은 미동이 없으니 괴이했다.


잠시 침묵이 일었고 칼릭은 갈 채비를 갖추기 시작했다. 해가 능선을 향하고 있었다. 더 지체하면 이 곳에 시체들은 계속 두어야 했다.

그런데 말은 이미 달아났고 성채는 상당히 먼 곳에 위치했다. 그러니 몸의 무게를 최대한 줄여야 했다. 검을 제외한 쇠로 된 모든 것을 내려놓기 시작했다.


“아델님. 잠시만 놓고 가겠습니다.”


그런데 아델이 팔을 잡아 제지했다. 왜 그런가 했더니 저 멀리 병사들이 보이기 시작했다.


수십 명의 병사와 마차를 앞에 백마에 올라탄 자가 이끌었다. 어느새 정신을 차린 한길석은 처음 보는 광경에 혀를 내둘렀다.


“우와, 전쟁 나는겁니까?”

“피나 닦아라. 그리고 잘 지켜봐. 칼릭 너도.”


한길석은 대충 이해했다는 듯 고개를 끄덕였다. 하지만 칼릭은 뭘 보라는지 의문이 들었다. 하지만 지금에 해야 할 행동은 그게 아니었다.

즉시 앞으로 나아가 허리를 곧추세운체로 근엄한 분위기를 띄었다.


그 자세는 그들이 올 때까지 유지되었다.


다그닥


백마가 칼릭 앞에 멈춰섰다.

칼릭은 그간의 상황에 대해 보고를 시작했고 귀족으로 보이는 자는 가볍게 고개를 끄덕였다.


후작령에 사는 영지민 중 저 붉은코트를 입은 남자를 모르는 사람은 없을 것이다.

특히나 저 외모.

뒷목을 덮는 붉은 머리칼이 사자를 표하고 안면은 백옥같이 희며 아름다웠다.


“머리냐, 심장이냐.”


아델은 작게 읊조리며 담배를 꺼내 물었다. 이미 한길석에게 배웠기에 라이터로 능수능란하게 불을 붙였다. 버리려다 한길석이 오두방정을 떠는 바람에 담배를 알게 되었다.


한길석은 뒤에서 입맛을 다시며 바라보았지만 나중을 기약해야 했다.


“그건 또 무엇이냐”


붉은 코트의 남자는 지근거리 앞에서 멈추었다. 아델은 살짝 고개만 까딱였다.


“뭐 어쩌다보니 얻었습니다. 3년만입니다. 지그 도련님.”

“그래. 3년···내가 많이 늦었구나.”


이에 뒤 따라오던 칼릭은 깜짝 놀랐다.


‘도련님과 안면을 튼 사이다?’


아델은 연기를 아래로 깊게 내뱉었다. 뿌연 연기는 허공으로 솟구쳤고 둘의 사이를 일시적으로 분리하는 듯 했다.

그 사이 아델은 입을 열었다.


“싣기만 하면 됩니다. 그보다 유능한 인재가 갔습니다. 후작령에 미래를 책임질 인재 아니었습니까?”

“그래. 아르슈는 훌륭한 인재였지. 모두가 선망하는 인물이었다. 후작님께서 가장 신임하는 존재이고 말이야. 가는 길 도움을 많이 주었다고 들었어. 고맙네.”


지그문트 에른스트.

후작의 4남 1녀중 셋째.

그런 인물이 눈을 붉히고 있었다. 이를 본 칼릭은 어찌할 줄 몰라하며 고개를 숙였지만 아델은 달랐다.


“언제든 그자를 찾아오십시오. 제가 차라도 대접하지요.”


하며 다시 담배를 꼬나물었다.

얼굴 앞을 일렁대는 연기에 기침이 날만도 한데 지그문트는 웃으며 답했다.


“경위관”


아델은 걸음을 멈추었다. 후작의 팔이 되라는 말이었다. 사실상 사냥개의 역할.

자신에게 그 역할을 말하는 것을 보니 칼릭의 말이 사실임을 깨달았다.


‘쯧쯧’


지그문트는 연기를 쫓으며 거듭해서 말했다.


“어떤가? 먹고는 살아야지.”

“부러진칼도 쓰이나 봅니다?”

“부러진게 더 아프더군.”


아델은 헛웃음이 터져나왔다. 끝끝내 무기로 쓰겠다는 뜻이었다.

그 즉시 뒤 돌며 담배를 깊숙이 빨아들였다. 그리고는 바닥에 떨어트려 질끈 밟아버렸다.

고민에 빠진 뒷 모습.

연기가 무한하듯 흘러나왔다.


“혹시 그거 선물입니까?”

“그래. 도와준 게 있으니 금은보화도 내려줘야지.”

“네. 그건 받아야죠. 그런데 경위관은 거절합니다.”


그 말을 들은 지그문트는 작게 한숨을 내쉬었다.


“나를 봐서라도 안되겠나? ”


그러자 아델은 고개를 저으며 뒤돌았다.


“있지 않습니까?”

“응?”

“군터.”


그러자 지그문트는 한숨을 내쉬었다. 근심 어린 표정을 짓더니 언성이 높아졌다.


“하아, 군터는 이제 내 사람이 아니네. 그런데 굳이 군터를 꺼내야 겠나?”

“그 치기를 내려 놓으십시오. 그자만 있었어도 사태가 이 지경까진 오지 않았을 것입니다.”


둘의 시선이 허공에서 마주쳤다.

계급의 고하가 망각된 상황에서 칼릭은 진땀을 흘렸다. 병사들은 아델의 언행을 불편해 하기 시작했다. 게다가 상황을 즐기는 한길석의 표정 때문에 그 불씨는 더 커져만 갔다.


“그러면 너도 올텐가?”

“생각은 들지 않을까요?”


그러자 지그문트는 묘한 미소를 지었다.


“일단은 다음에 얘기 하도록 하지. 뭣들 하느냐. 빨리 움직이거라.”


그리고는 뒤를 돌아보았다. 뭔가를 말하려다 칼릭을 보고는 행동이 멈추었다.


“응? 더운가 보군. 얼굴에 땀 좀 닦게”


둘과 다르게 칼릭은 얼굴에 땀범벅이었다. 아델은 그런 칼릭을 보며 고개를 내저었지만 입가엔 미소가 지어졌다.


“고생했다.”

“넵! 감사합니다. 형님”


언제부터 형님이 된거지.

작은 의문이 일었지만 기분은 나쁘지 않았다.


일은 일사천리로 진행되었다.

지그문트가 진두지휘하자 병사들은 더 눈에 띄기 위해 날아다녔다.


‘평소해나 잘해라 이것들아. 지그문트는 겉치레를 싫어한단다.’


육성으로 조언을 하고 싶었지만 이젠 만사가 귀찮았다.


긴 거리를 걸어왔고 온 갖일을 마주했다. 저 들을 뒤로하고는 집안으로 들어갔다. 한길석도 지체하지 않고 따라 붙었다.


아델이 테이블에 앉자 한길석도 마주 앉았다.

그런데 한길석의 눈에서 빛이났다. 저 눈빛은 존경의 눈빛이었다. 대화상대가 평범한 이가 아니었으니 한길석에겐 아델이 달리 보였다.


“귀족이셨습니까?”


왠지 오해를 산 것 같다.

아델은 헛웃음이 터져나왔다. 그런데 전직 기사였으니 반은 맞았다.


“그건 됐고. 저들이 온 길을 따라가면 성채가 나온다. 거기서 고기나 잔뜩 사오거라.”


돈은 시체를 정리하다보니 더러 보였다. 은화도 몇 개 있어 쏠쏠하였다.


“아, 그럼 술이랑 김치도 사올까요?”

“김치?”

“아, 없지요. 그럼 되는 대로 절임 음식을 만들어 드리겠습니다. 조금만 기다리세요.”


한길석은 그렇게 밖으로 나섰다. 뭐가 그리 기분이 좋은지 처음 볼때랑은 완전 딴판이다.


밖에 일은 벌써 마무리가 되가는 듯 했다.

일하기에는 너무나 많은 인원. 저들 중 일부만 순찰에 추가했어도 기사단장은 살았을 것이다. 그리 생각하며 아델은 짚이 잔뜩 놓여진 침대에 누웠다.


그런데 그것도 잠시 문을 두드리며 칼릭이 얼굴을 들이밀었다. 칼릭도 열심히 도왔는지 땀이 범벅이었다.


“아델님. 이만 가보겠습니다.”


인사성이 참 밝다.


아델은 누운 채로 손을 흔들었다.


“그래. 잘 가고.”


그런 인사도 칼릭은 맘에 들었는지 눈이 초롱초롱해졌다. 아마도 일을 마무리 했다는 안도감도 곁들여 진 것일 테다.


그렇게 모두가 떠나가자 해는 늬엿늬엿 산등성이 아래로 내려갔다. 슬슬 어둠이 깔리기 시작했다. 시장도 하고 불도 지펴야 했기에 아델은 다시 일어섰다.


그런데 그때까지도 아델은 예상 못했다.

한길석이 성채에서 돌아오지 못하리란 것을 말이다.


피곤에 지쳐 누웠다가 아침이 돼서야 한길석에게 일이 생긴 것을 알았다.


[한길석이 신호가 약해졌습니다.]


잠이 덜깬상태라 뭔 말인가 싶었다.


[목숨이 위험합니다.]

아델의 표정은 구길대로 구겨졌다. 배가 고픈 상황이라 예민해져있었다. 그 즉시 검은 등에 패검한뒤 문을 박차며 밖을 나섰다.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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