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신술사 헌터는 기간트로 꿀 빱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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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인단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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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7.29 10: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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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07.29 1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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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쪽

2. 차원 분신.

DUMMY

2. 차원 분신.


암흑.

뭐지? 난 분명 죽었을 텐데?

몸에 감각은 없었지만, 왜인지 의식이 있었다.

여기가 사후세계인가?

그리운 얼굴은 하나도 보이지 않으니 지옥에 떨어진 건가?


[차원 분신으로 영혼을 이전합니다.]

[차원 분신으로 영혼을 이전합니다.]

.

.


갑자기 눈앞에 계속해서 같은 메시지가 반복되고 있었다.


‘어? 그러니까 내가 죽기 전에 만든 차원 분신으로 내 영혼을 옮기는 거란 말인가!’


SSS등급 분신술사 헌터 스킬이라고 하더니, 목숨이 10개로 늘어난 거다.

내가 만든 차원 분신이 10개니까.

차원 분신을 만들어 놓길 잘했다.


‘그런데 영혼 이전은 언제 끝나는 거지?’


메시지는 계속 이어지고 있었다.

아니 끝나지 않았다.

난 형체도 없이 그냥 공허의 공간에 내던져진 것 같았다.

시간의 흐름도 알 수 없었다.


그렇게 얼마나 지났을까?


[차원 분신이 소멸했습니다.]

[차원 분신의 기억과 경험을 동기화합니다.]


갑자기 메시지가 바뀌며 어떤 기억이 밀려왔다.

이건 내가 만든 차원 분신의 기억이었다.


거대한 숲으로 둘러싸인 세상.

이곳은 거대 짐승들이 지배하는 세상이었고, 내 차원 분신은 여우와 흡사한 종이었다.

포식자로 태어났지만, 반대로 피식자이기도 했다.

먹이를 잡아먹기 위해 은밀히 움직여야 했고, 더 큰 포식자에게 잡아먹히지 않기 위해 더 빨리 움직여야 했다.

괴수였지만, 기억이 동기화하자 분신의 감정이 고스란히 느껴졌다.

내 차원 분신은 이 세계에 잘 적응했다.

하지만 성체가 되고 얼마 지나지 않아 병에 걸려 죽었다.


[차원 분신이 습득한 능력을 정산합니다.]

[본체가 없어 정산이 미뤄집니다.]

[차원 분신 개체 수 : 9]


남은 차원 분신이 9개로 줄었다.

내가 만든 10개의 차원 분신 중에서 1개가 사라졌다는 뜻이고.

그렇다면 내 목숨도 하나 줄어들었다는 말이었다.

그런데 왜 이렇게 영혼 이동이 더딘 거지?

방금 소멸한 거대 여우 차원 분신은 대략 2년이란 시간을 살았다.

그렇다면 내가 차원 분신을 만든 지 2년이 지났다는 소리.

아마도 차원 분신으로 영혼을 이전하는 것은 상당한 시간이 걸리는 것 같다.

역시 분신이 많아도 죽지 않는 것이 최선이었다.

그리고 이번에 소멸한 차원 분신은 인간이 아니었다.

그렇다면 인간이 아닌 다른 종으로 영혼이 이동될 수도 있다는 말이었다.

인간이 좋은데······.

아무튼, 더 기다려 봐야 했다.

아니 기다리는 것 말고는 할 수 있는 것이 없었다.


***


.

.

[차원 분신으로 영혼을 이전합니다.]

[차원 분신이 소멸했습니다.]

[차원 분신의 기억과 경험을 동기화합니다.]


또 다른 차원 분신이 소멸했다.

분신의 기억이 동기화하자, 살짝 놀랐다.

이번 차원 분신은 개미로 미물이었다.

개미 분신은 일개미로 일만 하다가 천수를 누리고 죽었다.

아쉽지만 별다른 능력도 얻지 못했고, 평생 일만 했기에 경험도 미약한 수준.

차원 분신도 어떤 종인가에 따라서 습득한 능력과 경험이 큰 차이가 있었다.


[차원 분신 개체 수 : 8]


***


[차원 분신이 소멸했습니다.]


3번째 보는 메시지.

역시나 차원 분신의 기억이 먼저 밀려왔다.


손에 톱날처럼 생긴 검을 들었다.

등엔 방패가 있었고, 머리엔 투구를 썼으며, 허리엔 손도끼와 단검을 차고 있었다.

게다가 이족보행. 이건 틀림없이 인간······.


“끼릭!”


끼릭?

고블린이네.

내 차원 분신의 이름은 고르가.

고르가는 홉고블린.

고블린이 평범한 인간이라면 홉고블린은 헌터와 같은 존재였다.

고르가는 고르골의 189번째 자식으로 태어났고, 성체인 3살이 됐을 때, 홉고블린으로 각성했다.

내 차원 분신 홉고블린은 뛰어난 능력으로 1년 만에 대전사가 되었고, 6살이 됐을 때 부족의 족장이 되었고, 주변 부족들을 하나둘 통합하기 시작했다.

그리고 9살엔 한 지역의 대족장이 되어 있었다.


그때 강렬한 기억 하나가 떠올랐다.

고르가는 1.2미터의 작은 키에 말랐지만, 온몸이 근육질이었다.

그리고 그 앞에 엄청난 숫자의 고블린 전사들이 보였다.


“끼기끽!”

“끼이아!”


고블린 전사들이 있는 힘껏 함성을 내질렀다.

이건 전투 전에 용기를 내고 두려움을 쫓기 위한 행동이었다.

이곳은 고블린 왕국의 왕이 되기 위한 대전장.

이십만 대 삼십만의 대전투가 벌어질 참이었다.

분위기가 고조되자 고르가 대족장이 공격 명령을 내렸다.

사기가 높아진 지금이 기회였다.


“끼릭! 끼기긱!”

“끼리릭!”


고르가의 고블린 전사들이 달렸다.

그리고 적들 역시 마주 달리며 전투가 시작됐다.

전략 전술은 없어 보였다.

그저 숫자와 힘의 싸움.


‘어? 이러다가 지겠는데······.’


적이 우리 병력보다 많았고, 점점 밀리고 있었다.

그때 고르가 대족장이 소리를 지르며 커다란 늑대를 타고 앞으로 내달렸다.

그러자 고블린 병사들이 좌우로 갈라졌다.

그리고 적 병사들 사이에서도 누군가 달려왔다.

전대 고블린 왕의 아들이자 대족장인 가루가!

고르가보다 머리 하나가 더 크고 힘도 강했다.

정상적인 상황이었으면 절대 1대1 싸움을 걸지 않았을 거다.

둘은 늑대에서 내려, 가까이 다가가 서로 마주 봤다.

이 순간 난 고르가와 한 몸이 된 것 같았다.


“끼아! 끼끼긱!”

“끼릭! 끼라라!”


고르가와 가루가는 서로를 욕하고 달려들어 칼과 손도끼를 휘둘렸다.

가루가가 팔을 찌르면 고르가는 놈의 허벅지를 그었고.

놈이 고르가의 옆구리를 찍으면, 그는 놈의 어깨에 손도끼를 찍었다.

상처를 입을 때마다 끔찍한 고통이 느껴진다.

둘은 서로 죽일 듯이 달려들었고, 상처를 계속 늘려갔다.

고르가의 상처가 더 깊었으나, 그는 물러서지 않았다.

분신이 나보다 낫네.

벙커에 숨어 사는 소심한 나였다면 절대 하지 못할 행동이었다.


“끼릭!”


쿵!

고르가가 힘에서 밀려 엉덩방아를 찍으며 넘어졌다.

그러자 가루가가 검을 높이 들어서 내리치려 했다.

하지만 이건 속임수.

쉐엑! 푹!

놈의 가슴에 고르가가 던진 단검이 박혔다.

가루가는 뒤로 쓰러졌고, 고르가는 놈에게 달려들어 목을 찔렀다.

푸쉬쉬쉭!

피가 분수처럼 뿜어지고, 놈은 일어서지 못했다.


“끼이이이이아!”


고르가는 승리의 함성을 내질렀다.

비겁하다는 생각은 들지 않았다.

죽으면 모든 것이 끝이니까.

그날 전투는 그렇게 끝났고, 고르가는 고블린 왕국의 왕이 되었다.


고르가의 고블린 왕국은 더 커지고 강력한 힘으로 다른 고블린 왕국들을 통합해 결국, 대제국을 건설했다.

고르가는 초대 고블린 황제가 되었다.

이때 그의 나이가 15살이었다.

다른 고블린보다 훨씬 오래 살았고, 어쩌면 더 살 수도 있었다.

하지만 그놈들이 왔다.


네크로머신!

하늘에 차원 게이트가 생기고, 차원 이동 함선이 모습을 드러냈다.

그리고 차원 함선에서 날아온 소형 강습함 3척.

왜 놈들이 다른 차원을 다니며 공격하는지 알 수 없었다.

고블린 제국은 겨우 네크로머신 3개 분대에 멸망했다.

고블린의 무기론 놈들의 두껍고 단단한 기체를 뚫을 수 없었다.

고르가의 고블린 제국이 무너지자, 나 역시 다시 한번 놈들에게 깊은 분노를 느꼈다.

고르가는 검을 들고 끝까지 저항했지만, 네크로머신 울트라 나이트(S)의 육중한 발에 짓밟혔다.

쿵! 콰직!


[차원 분신이 습득한 능력을 정산합니다.]

[본체가 없어 정산이 미뤄집니다.]

[차원 분신 개체 수 : 7]


그렇게 또 하나의 차원 분신이 사라졌다.

이제 남은 분신은 7개.

슬슬 걱정되기 시작했다.


***


내가 살아 있는 걸까?

감각을 느끼고 싶다.

동물이나 미물이라도 좋으니 어서 영혼 이동을 끝냈으면 좋겠다.


.

.

[차원 분신으로 영혼을 이전합니다.]

[본체 변경으로 헌터 등급이 초기화됩니다.]


드디어 메시지가 바뀌었다.

헌터 등급이 초기화되어 아쉬웠지만, 이제 감각을 가질 수 있다는 사실이 반가웠다.


[새로운 본체와 동기화 중입니다.]

[새로운 본체와 동기화 중입니다.]

.

.


메시지가 반복되는 것이 동기화에도 시간이 걸리는 것 같았다.


[차원 분신의 기억과 경험을 동기화합니다.]


그때 내 영혼을 옮길 차원 분신의 기억이 밀려왔다.

순간 뛸 뜻이 기뻤다.

인간이었다!


마법과 오러의 시대가 저물고, 증기의 시대가 도래했다.

아르엔 보데가.

그는 지방 작은 마을에 여관집 아들로 태어났다.

아버진 여관 손님이었고, 어머닌 할아버지의 일을 돕고 있었다.

하룻밤 풋사랑으로 태어난 몸이었지만, 할아버지가 여관을 운영하고 있었고 마을 촌장이었기에 먹고 사는 것은 지장 없었다.

게다가 여행자였던 아버지가 대륙 북부의 카르잔 공국 사람이었기에 어렸을 적부터 발육이 남달라 큰 키와 큰 골격을 가져 괴롭히는 사람도 없었다.

한 가지 아쉬운 건 마나를 각성하지 못했기에 마법사가 될 순 없었다.


[새로운 본체로 영혼 이전을 완료됐습니다.]

[상태창을 사용할 수 있습니다.]


완료 메시지가 떴다.

이제 다 끝난 건가?


[차원 분신이 습득한 능력을 정산합니다.]

[제왕의 혼(S) 스킬을 습득했습니다.]

[기민한 감각(B) 스킬을 습득했습니다.]

[은밀한 발걸음(C) 스킬을 습득했습니다.]

[야간 시력(D) 스킬을 습득했습니다.]


뭔가 스킬이 많이 생겼다.

난 바로 상태창을 열었다.


[아르엔 보데가(인간)]

[클래스 : 분신술사]

[등급 : F등급]

[고유 스킬 : 아바타(F), 아공간 쉘터(F)]

[특수 스킬 : 제왕의 혼(S), 기민한 감각(B), 은밀한 발걸음(C), 야간 시력(D)]

[차원 분신 개체 수 : 6]


본체가 바뀌자, 내 이름이 바뀌었다.

헌터 등급이 F등급으로 초기화되었기에 아쉽게 차원 분신(SSS) 스킬은 사라졌다.

그래도 조금 전에 정산된 특수 스킬은 그대로였다.

차원 분신도 아직 6개가 남아 있었고.

새로 생긴 스킬을 선택했다.


[제왕의 혼(S) - 대제국을 건설한 고블린 황제의 격이 영혼에 새겨집니다.

어떠한 위협이나 공포, 압도적인 전력 차에서도 상태 이상에 빠지지 않는다. (패시브 스킬)]


[기민한 감각(B) - 거대 여우 괴수의 포식자 감각을 이어받습니다.

시각, 청각, 촉각, 후각 등 온몸의 감각을 일깨워 신체를 극도로 예민하게 만든다.

스킬 사용 시 민첩도와 반응속도가 3배로 높아진다. (체력 소모 – 30%, 지속시간 – 10분)]


[은밀한 발걸음(C) - 고블린은 매우 조심스러운 종족입니다. 천적인 대형 맹수들을 피하려고 평소 걷거나 달릴 때도 소음을 최소화합니다. (패시브 스킬)]


[야간 시력(D) - 홉고블린 대전사의 뛰어난 야간 시력을 이어받는다. (패시브 스킬)]


습득한 스킬을 살펴보자, 고블린 스킬이 3개나 됐다.

역시 오래 산 만큼 홉고블린 고르가의 스킬이 많았다.


그때 시야가 밝아졌다.

드디어 인간의 몸을 얻었다.

내 나이는 16살.


“다음!”


앞에서 걸걸한 목소리가 들렸다.

그때 뒤에서 누가 내 어깨를 건드렸다.


“야! 뭐해? 너잖아!”

“응?”


아! 난 징집병이었다.

그리고 지금 부대 배치 중이었다.

대체 16살이 무슨 군대란 말인가!

이 세상도 막장이었다.

하지만 앞으로 이보다 더 좋은 조건의 차원 분신은 찾을 수 없을 것 같았다.

이제 남은 차원 분신은 6개.

시간이 꽤 흘렀기에 다른 차원 분신도 나이를 먹어 언제 소멸할지 몰랐고, 인간이 아닐 가능성이 컸다. 그리고 영혼 이동은 시간이 너무 오래 걸렸다.

그러니.


‘이번에 끝장을 봐야 해!’


최소한 SSS급 분신술사가 될 때까진 살아남아야 했다.

난 성큼성큼 앞으로 움직였다.

20240724.jpg


작가의말

AI 그림 : 표지 원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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