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신술사 헌터는 기간트로 꿀 빱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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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인단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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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7.29 10: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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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07.31 1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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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쪽

4. 강습병.

DUMMY

4. 강습병.


보레스 백인대장은 깨질 것 같은 머리를 잡고 상체를 일으켰다.


“윽! 어제 너무 마셨나······.”


어젯밤 늦게 술집에 간 기억은 있는데, 어떻게 돌아왔는지 기억이 없었다.

술이 깨자, 곧 현실이 떠올랐다.


‘이제 곧 전장이로구나!’


군대에서 18년을 근무했고, 큰 전쟁에 4번이나 참전했지만, 전장은 도무지 익숙해지지 않는다.

그리고 이번엔 휴전 중인 서부 전선처럼 지키는 전쟁이 아니었기에 더욱 불안했다.


“보레스 백인대장님!”


자신의 부관이자, 오십인장 레비토가 안으로 들어왔다.


“부대장님께서 지휘 막사로 오시랍니다.”

“나만 가는 건가?”

“아닙니다. 다른 백인대도 전령이 돌고 있습니다.”

“알았네.”


보레스는 짧은 한숨을 내쉬었다.

드디어 진군 날짜가 잡힌 모양이었다.


[13천인대 지휘 막사]


막사 안엔 이미 다른 백인대장들이 모여 있었다.


“여! 보레스, 왔나?”


보레스는 살짝 손을 한번 들곤, 뒤쪽 빈자리에 앉았다.

그때 앞에 앉은 칼톤 백인대장이 보레스를 향해 고개를 돌렸다.


“슬슬 진군한다는 거겠지?”

“뭐, 신병 배치도 끝냈고 전선 상황도 나쁘다니까.”

“하아! 제길.”


칼톤과 다른 백인대장들의 한숨이 깊다.


“근데 씨부럴! 갈라르와 가데스 전쟁에 왜 우리가 가는 거야?”


칼톤이 투덜거렸다.


“그건 갈라르 공국은 우리 브라펠에 조공을 바치고, 가데스 왕국은 팔론드 제국에 조공을 바치기 때문이지.”


보레스의 설명에 다들 고개를 끄덕였다.


“니미! 그럼 우리가 조공 때문에 싸우는 거야? 조그마한 왕국에서 얼마나 나온다고!”

“맞아! 괜히 병력만 잃으면 더 손해가 아닌가?”

“에휴! 윗대가리들은 무슨 생각인지 모르겠어. 차라리 서부 전선에 더 힘을 써서 팔론드 놈들을 몰아내야지!”


백인대장들의 목소리가 커졌다.

보레스가 고개를 흔들었다.


“그게 아니야.”

“응? 뭐가 말인가?”

“갈라르 공국이 망하면, 가데스 왕국이 우리 남쪽 국경까지 장악하는 거야.”

“그렇겠지.”

“그 말은 가데스가 조공을 바치는 팔론드 제국이 우리 엉덩이 밑에 창을 겨누는 꼴이 되는 거라고. 그래서 우리가 갈라르 공국을 돕는 거야.”

“아하!”


그제야 백인대장들은 자신들이 타국의 전쟁에 참전하는 이유를 완전히 이해했다.


‘하아! 이런 걸 일일이 말해줘야 한다니······.’


보레스는 속으로 한숨을 쉬었다.

백인대장이면 중간급 지휘관으로 100명이나 되는 병사를 지휘한다. 대부분 전투엔 이골이 나 있었지만, 전쟁을 생각하는 수준은 말단 병사나 똑같았다.

왜 병사 출신 중에서 천인대장이 거의 나오지 않는지 알 것 같았다.

새삼 자신의 상관인 필립 부대장이 대단하게 보였다.


“차렷!”


척!

수염이 희끗희끗한 13천인대 부대장이 안으로 들어오자, 백인대장들이 자리에서 일어섰다.


“앉아.”


필립 부대장은 백인대장들을 보면서 미소를 지었다.


“제군들, 드디어 진군 날짜가 잡혔다.”

“아!”


백인대장들이 짧은 탄성을 내뱉었다.


“보름 후에 5군단이 합류하면 우리 4군단부터 갈라르 공국의 국경을 넘는다. 진군 일정과 집결 장소는 오늘 저녁 작전 회의 때 군단 작전 참모께서 자세히 알려주실 것이니, 잘 숙지하도록.”


다들 짐작하고 있었지만, 씁쓸함을 감출 순 없었다.

보레스가 손을 들었다.


“전선 상황은 어떻습니까?”

“갈라르 공국이 속절없이 밀리고 있는 모양이네. 그러니 우리가 참전하는 거지.”

“그럼 팔론드 제국은요?”

“휴! 우리가 참전하면 놈들도 오지 않겠나? 그러니 최대한 빨리 전선을 밀어내 가데스 놈들에게 항복을 받아야 하네.”


백인대장들의 표정이 좋지 않았다.

휴전 중인 서부 전선은 언제 다시 전쟁이 시작될지 모르고, 이제 남부까지 전선이 확대되고 있었다. 이는 중립이었던 가데스 왕국이 제국에 조공을 바치고, 타이탄과 스팀 소총을 수입하면서 신병기로 무장하자, 뒤늦게 브라펠 왕국에 조공을 바치고 있던 갈라르 공국 역시 신병기를 수입하면서 대립했고, 얼마 전 전쟁이 벌어졌다.

팔론드 제국이 뒤에서 부추긴 거라는 소문도 있었다.


“병사들을 잘 다독이고, 탈영병이 생기지 않게 관리 잘해!”

“네!”

“다들 해산하고. 보레스, 자넨 나 좀 보지.”

“네? 네.”


백인대장들이 지휘 막사를 떠났고, 필립 부대장과 보레스 백인대장만 남았다.

잠시 어색한 정적이 맴돌았다.


“따로 시키실 일이 있으십니까?”


긴 침묵이 싫었기에 보레스가 먼저 물었다.


“좋은 소식과 나쁜 소식이 있네. 뭐부터 듣겠나?”

“나쁜 소식부터 말씀해 주십시오.”

“아니! 좋은 소식부터 말하겠네.”


필립 부대장이 오른손을 내밀었다.


“축하하네! 오늘부로 자넨 부대장이야.”

“네?”


보레스는 얼떨떨한 기분으로 필립 부대장의 손을 잡았다.


“아! 물론 자넨 귀족 출신이 아니니. 일단 임시직이고, 정식 임명은 1년 후네.”

“그건 알고 있습니다.”

“너무 걱정은 하지 말게. 살아만 있다면 확실하니까.”


징집병으로 끌려와 군대에서 산전수전 다 겪고 18년을 버텼다.

드디어 꿈에도 그리던 천인대장, 즉 부대장이 되었다.

그것도 눈앞에 필립 부대장은 21년 만에 임시 천인대장이 됐으니, 그보다 3년이나 빠른 것이었다.

하지만 보레스는 마냥 기뻐할 순 없었다.


“그만 나쁜 소식을 말씀해 주십시오.”


필립은 마른침을 삼키며 잠시 뜸을 들였다.

보레스는 점점 더 불안했다.


“험! 자네가 강습병들을 맡게 되었네.”

“강습병이요?”

“일전에 폐기됐던 공수특수부대 말이네.”

“네에?”


보레스는 순간 머리에 망치를 맞은 듯 멍해졌다.

3년 전 브라펠 왕국은 아르카나 대륙에서 3번째로 비공정을 만들었다.

하지만 시험 비행 중 문제가 생겨 추락했고, 안에 타고 있던 병사들이 모두 몰살하는 큰 사건이 있었다.

그랬기에 비공정과 비공정에서 낙하산을 이용해 강하하는 공수특수부대 역시 시기상조란 평가가 내려져 폐기됐다고 들었다.

게다가 보레스가 듣기로 공수특수부대란 것이 적 후방에 침투하는 자살 특공대와 다름없었다.


“너무 걱정은 하지 말게. 이번에 만든 비공정은 시험 비행도 잘 끝냈고, 꽤 안전해졌다고 하니까.”


보레스는 부대장의 말이 잘 들어오지 않았다.


“부대장님, 제게 거부할 선택지가 있습니까?”

“휴! 미안하네. 위에서 내려온 지시라······.”


보레스는 왜 하필 자신인지 의문이었다.

비공정은 아직 불안전했고, 공수특수부대의 생존율은 매우 낮았다.

그랬기에 없어진 병과.

이걸 다시 만든다는 것은 그만큼 전선 상황이 좋지 않다는 뜻이었고, 귀족 출신 부대장이 적진에서 전사하면 가문에서 가만있지 않을 테고, 전투 직전에 부대장을 교체하면 병사들의 사기가 문제가 될 수도 있었다.

그러니 백인대장 중에서 한 사람을 진급시키면서 부대를 맡겨야 했을 것이다.

거기에 공수특수부대란 것이 적진에 침투해 작전을 펼쳐야 하니, 지도도 볼 수 있어야 했고, 부대를 맡길 수 있을 정도의 지휘 경력도 있어야 했고, 보고서를 작성해야 했으니 글도 쓸 수 있어야 했다.

당연히 문제가 생길만한 귀족도 아니어야 했고.


‘젠장! 나밖에 없네······.’


모든 조건을 추리다 보니, 4군단에서 자신밖에 남지 않았다.

필립 부대장도 아끼는 부하가 차출된 것이 안타까운지, 씁쓸한 표정을 지었다.


“상부에서 결정된 사항이니, 어쩔 수 없군요. 그럼 제 백인대는 어떻게 되는 겁니까?”

“당연히 함께 가야지. 자네 백인대가 군단 제일의 척후 부대 아닌가. 강습병에 가장 어울리지. 스팀 소총도 지급해 준다니까, 남은 기간 훈련 잘하게. 그리고 스팀 총병대에서도 우수한 인력을 뽑아 총 오백 명을 맞춰준다고 했네.”

“처음부터 오백 명이나 지휘한단 말입니까?”

“상부에서 그렇게 명령이 내려왔어.”

“꽤 중요한 임무를 맡겠군요. 우리에게 시간이 얼마나 있습니까?”

“임무나 세부 계획은 나도 정확히 모르지만, 한 달 정도는 훈련할 시간이 있을 거야. 더 자세한 것은 군단 참모께서 말해 줄 것이네.”

“하아! 알겠습니다.”


보레스는 막사에서 나와 4군단 지휘 본부로 이동했다.

하늘은 맑고, 공기는 상쾌했다.

하지만 보레스 부대장의 마음은 천근만근.


‘휴! 살아서 다시 고향 땅을 밟을 수 있을까?’


***


‘설마 척후병 훈련 같은 것도 안 시키고 적진으로 보내는 건 아니겠지?’


보레스 백인대장이 부대원들을 한 자리에 불러 모았다.

그의 심각한 표정을 보자 살짝 걱정됐다.


“응? 네이커, 너 얼굴이 왜 이래?”

“그, 그것이······.”


네이커 십인대장은 슬쩍 내 쪽을 보더니, 고개를 푹 숙였다.

그때 레비토 부관이 보레스 백인대장에게 어젯밤에 있던 일을 설명했다.


“뭐? 그러니까 신병 하나가 몽둥이를 든 선임병 여섯을 저런 얼굴로 만들었단 말이야? 그것도 맨손으로?”

“네. 대장님도 아시지 않습니까. 그건 우리 백인대 전통이라······.”


보레스 백인대장이 눈두덩이가 부어있고 얼굴에 시퍼렇게 멍이 든 네이커 십인대장과 고참 병사들을 쳐다보며 어이없는 표정을 지었다.

어젯밤 고참들을 상대하면서 내 전투력을 측정했다.

결론은 난 제법 강했다.

아바타를 쓰지 않고, 신체 능력과 기민한 감각(B) 스킬만으로 여섯을 어렵지 않게 때려잡았으니까.

물론 어두운 밤이었고, 천막으로 들어오는 순간 차례로 기습했지만.


“그 신병이 누구야?”


난 손을 들고 벌떡 일어섰다.


“죄송합니다! 팔론드 제국 놈들이 이곳에 있을 리 없는데, 제가 붉은 제복만 보고 흥분해 실수했습니다.”


이미 변명거리는 생각해 뒀다.

보레스 백인대장은 날 보더니 피식 웃으며 고개를 끄덕였다.


“아니야. 아주 잘했어. 넌 어제 큰 공을 세운 것이다. 만약 진짜 적이었다면, 네가 부대원들을 모두 살린 셈이다. 나중에 적절한 포상을 하지.”

“충! 감사합니다.”


다행히 그냥 넘어가는 것 같았다.

살짝 찍힌 것 같기도 하고.

한 가지 좋은 점도 있었다.

내 주먹맛을 제대로 본 십인대장과 선임들은 날 똑바로 바라보지도 못했고, 내가 근처만 가면 흠칫 놀라기도 했다.

일부러 얼굴만 집중적으로 때린 효과가 있었다.

내가 자리에 앉자, 보레스 백인대장이 다시 진지한 표정을 지었다.


“좋은 소식과 나쁜 소식이 있다. 뭐부터 듣겠나?”


다들 마른침을 삼켰다.


“좋아! 좋은 소식부터 말하겠다. 오늘 다들 스팀 소총을 받는다.”

“오오!”


대원들은 좋아했다.

스팀 소총을 받는 것은 신식 부대로 편입된다는 말이었으니까.

같은 보병이라도 스팀 총병과 창병의 대우는 하늘과 땅 차이였다.


“그리고 이제 너희는 척후병이 아니다.”

“네? 그럼 뭡니까?”

“강습병이다.”

“강습병이요? 그게 뭡니까?”

“뭐, 일종의 특수부대라고 할 수 있지.”


다들 생소한 이름에 고개를 갸웃거렸다.

하지만 난 속으로 욕을 하고 있었다.

세상 쉽게 흘러가는 법이 없지.

차라리 척후병이 낫지 강습병에 특수부대라니!

늑대를 피하려다 범을 만난 꼴이었다.

어차피 내게 선택권은 없었다.

이곳은 군대니까.


“대장님, 그럼 나쁜 소식은 뭡니까?”


네이커 십인대장이 손을 들고 물었다.


“그건 당장 중요한 것이 아니니, 나중에 말해주겠다. 먼저 소총과 군복부터 지급하겠다. 다들 군복 갈아입고, 군장 챙겨서 집합하도록. 우린 새로운 훈련장으로 이동한다.”

“네!”


보레스는 끝내 나쁜 소식을 말해주지 않았다.

하지만 난 알 것 같았다.

특수부대가 하는 일이 뻔하지.

젠장, 탈영 마렵네.

여기서 살아남기 위해선 하루빨리 아바타 스킬 레벨부터 올려야 할 것 같다.


스팀 소총과 군복, 훈련복을 받고, 군장을 챙기기 위해 막사로 돌아왔다.


[차원 분신이 본체와 접촉을 시도합니다.]


응? 이건 무슨 메시지야?

처음 보는 메시지가 떴다.

10m_170cm.jpg

New map 동부.jpg


작가의말

AI 그림1 : 네크로머신(기간트) 

그림2 : 브라펠 왕국 남부 지역 지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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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 6. 여명 작전(1). +8 24.08.02 16,471 387 14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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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4. 강습병. +16 24.07.31 18,422 397 12쪽
3 3. 생존 계획. +10 24.07.30 20,372 415 14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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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1. 프롤로그. +26 24.07.29 25,762 433 9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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