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제국 전함이 일제를 찢음

무료웹소설 > 작가연재 > 대체역사, 전쟁·밀리터리

새글

대형수상함
작품등록일 :
2024.07.29 13:23
최근연재일 :
2024.09.19 19:00
연재수 :
56 회
조회수 :
712,965
추천수 :
23,855
글자수 :
377,776

작성
24.09.19 19:00
조회
3,863
추천
236
글자
13쪽

과달카날 (3)

DUMMY

활주로 앞에 6대가 연달아 늘어선 굽은 날개의 전투기.


나와 류시원 제독, 정운함 항공대장, 그리고 유리는 놀란 얼굴로 콜세어를 바라보았다.


그 어디에서도 본 적 없는 모습의 전투기였다.


정확히는 나에게는 오히려 버팔로나 와일드캣보다 익숙한 생김새지만.


“프로토타입 시험 결과는 인상적이었소. 현존하는 모든 전투기를 상대로 대적 가능할 거라 하더군.”


하여간 신형기를 바라보는 우리들의 반응이 즐거운지 홀시는 어깨를 으쓱이며 말했다.


그렇겠지.


훗날 2차 세계대전 최강의 전투기 중 하나로 지목되는 기체인데.


근데 시기가 너무 빠른데···?


개전 시기부터 전체적으로 건함 계획 등의 테이블이 땡겨지긴 했지만, 벌써 실용 가능한 수준의 고성능 함상 전투기가 나오다니.


설마 프로토타입인 XF4U에서 X자만 때서 가져다준 건 아니겠지? 이제 보니 내가 알던 콜세어랑 약간 생김새도 다른 거 같고.


“혹시 정식 양산 라인의 초도 생산분입니까?”

“음···.”


혹시나 한 마음에 물어보자 홀시 제독은 눈을 피할 뿐이었다.


계속 의심 어린 시선을 보내자 류시원 제독이 내게 눈짓하곤 먼저 입을 열었다.


“우선 귀중한 신형기를 제공해 준 점에 감사하겠소, 제독.”

“아, 물론이오.”

“그런데 기체 안전 평가는 어땠는지 물어봐도 좋겠소?”


당황하며 얼굴을 붉히는 홀시 제독.


이윽고 류시원 제독이 계속 말을 이었다.


“내 미합중국의 항공 기술력은 늘 신뢰하고 있소이다. 하지만 일단은 우리 함대의 최고 에이스가 탑승할 예정인지라 확인하지 않을 수 없어서 말이오. 제독도 항공 장교인 만큼 그들의 중요성을 잘 알고 계시리라 믿고 있소. 그러니 애써 물어보는 무례를 용서해주시구려.”


이렇게까지 말하자 거절하기 어려운 걸까.


홀시 제독은 마지 못한 눈치로 입을 열었다.


“몇몇 테스트 파일럿들이 이미 대서양에서 항공모함에 대한 착함 시험 평가를 진행해봤소.”


마침내 드러나는 진실.


대출력 엔진을 탑재한 신형 함상 제공 전투기인 만큼 기대를 모았으나 결과는 퍽 인상적이었다.


저속 비행 시 안정성이 떨어지고,


기수가 길어서 착함할 때 시야가 좋지 않고,


착륙 속도에서 왼쪽 날개가 스톨에 걸리는 등.


그야말로 이게 양산기가 맞느냐는 의문이 나올 정도의 온갖 결함들.


점점 표정이 굳어지는 우리를 앞에 두고서 홀시는 헛기침을 하며 애써 말을 이었다.


“비행 성능 하나는 확실하오! 다만 거칠고, 불안정하고 제멋대로라서 아무 조종사나 함부로 다룰 수는 없는 기체요.”


그래그래,

하이 리스크 하이 리턴이라는 식으로 포장하려는 셈이구만.


여전히 우리의 표정이 좋지 않자 그는 다급히 변명하듯 손을 내저으며 첨언했다.


“미합중국의 재산을 공여하는 입장에서 굳이 첨언하자면 콕핏에 앉을 자격이 있는 조종사만 탑승하는 편이 좋을 거요.”


당연히 그런 감언이설에 넘어갈 만큼 우리가 허술하지는 않다.


한 사람을 빼고서.


“당장 타보겠습니다.”


콜세어를 바라보며 주먹을 움켜쥐는 유리의 표정에서는 그 무슨 말을 해도 안 들어 먹겠다는 의지가 강하게 느껴졌다.


***


다음 날,

정운함 비행갑판.


시험 평가를 시작한 지 꼬박 반나절이 지난 시점.


함미 저편에서 굽은 날개의 전투기가 덜컹거리며 내려온다.


철썩거리는 파도 위로 아슬아슬 닿을 듯, 불안하게 흔들리지만 어떻게든 자세를 잡고 랜딩기어를 내린다.


기다린 기수가 천천히 함미에 가까워지고, 곧이어 덜컹거리며 바퀴가 갑판 위로 내려앉는다.


깔끔하게 미끄러지며 멈춰 서는 콜세어.

이윽고 콕핏을 열고 나온 유리가 보란 듯이 외친다.


“해냈습니다! 어떻습니까? 착륙 장치만 멀쩡하면 문제없다고 하지 않았습니까?!”


기세등등한 그녀를 보던 우리는 고개를 돌려 프로펠러나 랜딩기어, 혹은 날개 한쪽이 박살 나 처량하게 함교 앞을 나뒹구는 5기의 콜세어를 바라보았다.


싸늘한 침묵 속.

나는 슬쩍 평가에 동행한 홀시 제독에게 물었다.


“그, 시험기라도 좋으니까 혹시 5기만 더 공여해주실 수···.”

“꿈도 꾸지 말게.”


그날 밤.


사령부에서 고성이 오가는 심사숙고 끝에, 정운함 항공대에는 남은 콜세어를 붉은색으로 칠하라는 허가가 내려졌다.


··· 일단은 말이다.


***


우여곡절이 있었지만, 콜세어의 성능은 확실히 압도적이었다.


현존 최강의 전투기일 거란 홀시의 장담이 과언은 아니라고 느껴질 정도.


시험 비행 때는 정운함 비행대장이 탑승한 와일드캣 편대를 상대로도 밀리지 않는 모습을 보여주었다.


물론 탑승자가 우리 함대 최고 에이스인 유리라는 걸 감안해도, 확실히 와일드캣과는 차원이 다른 모습이었다.


“이런 전투기가 양산된다면 제로센 따위는 문제도 아닐 겁니다.”

“그 정도입니까?”

“제 비행 경력을 걸고서 장담합니다.”


다만 함재기로서 너무 불안정한 것이 문제다.


착함 난이도부터 사소한 정비 요소라든지. 여기저기 손볼 곳이 많아서 보편적으로 사용하기에는 무리가 있다.


당장 파손된 5기도 수리를 거치면 다시 쓸 수 있지만, 기체의 안정성을 고려하면 꼼짝없이 유리의 예비기로 둬야 할 판이라고 이야기가 나오는 판이다.


제아무리 성능이 좋아도 정작 필요할 때 사용할 수 없는 기체면 없느니만 못하다.


당분간 주력은 와일드캣이라고 생각해야겠지.


사실 이런 불안정한 기체를 하나뿐인 에이스가 타도록 두는 것도 위험하다는 이야기가 나왔다.


하지만 마냥 격납고에 처박아둘 수만은 없는 이유가 있었다.


“홀시 제독이 저런 신예기를 맨입으로 줬다고 보기는 어렵지.”

“우리 기동부대에서 실전 테스트를 하기 바라는 의도군요.”

“이순신함의 레이더 운용 보고서도 전부 저쪽 손에 들어가고 있지 않나?”


물주의 뜻이 그렇다면 마냥 뺄 수도 없는 노릇.


결국 저들이 바라는 건 자국 신예기를 실전 배치하기 위한 충분한 데이터니까.


결론적으로 우리의 활약으로 연합군의 전력이 상승하면 그만큼 전쟁이 일찍 끝나는 거니 꼭 손해 보는 거래는 아니다.


당장 이순신함의 사격 통제 레이더와 대공 화기 운용 경험도 착실히 미 해군에 적용되는 중이다.


“그런 불안정한 기체를 공여받아서 쓰다니. 코리아··· 아니, 대한제국 해군의 처지를 동맹으로서 그냥 볼 수 없구려.”


한편 콜세어를 인수하였다는 소식을 들은 필립스 제독은 선심 쓰듯 말했다.


“원하신다면 왕립해군 항공대의 제식 전투기, 페어리 풀머를 공여···.”

“에휴.”

“뭐래는 거야, 또.”

“······.”


제독들에게 욕을 바가지로 먹으며 입을 다물었지만.


눈칫밥 먹는 신세인 네덜란드의 헬프리히 제독마저 한숨을 내쉴 정도다.


아무리 그래도 페어리 풀머 같은 걸 빌려 쓸 정도로 우리가 뒤가 없지는 않지. 속도도 느린 복좌 전투기를 어디다 써먹으라고.


하여간 전투기와 별개로 함대는 충실히 준비되었다.


항공모함 빅토리어스의 합류와 더불어 가장 눈에 띄는 변경점은 전함 노스캐롤라이나와 워싱턴의 합류.


“예정대로 각 전함을 1척씩 기함으로 두어 3개 전투단을 편성하도록 하지.”

“네덜란드 해군은 이순신함의 호위를 맡겠소.”

“정운함은 제16기동부대에 합류하겠습니다.”


전함이 분산되므로 각각의 전투단 전력은 저하하지만 전부 신형 전함이므로 별걱정은 들지 않는다.


특히나 노스캐롤라이나급은 최신형 16인치(406mm) 주포를 장비한 고속 전함. 객관적인 성능은 프린스 오브 웨일즈보다 낫다.


3연장 포탑을 3기 장착하여 총 9문의 주포를 가지고 있으며 레이더 등의 전자 장비와 대공 화기도 이순신과 동급 이상으로 충실하다.


특히나 127mm 양용포대는 이순신함의 105mm 대공포대보다 즉응성, 연사 속도, 화력, 사거리까지 모두 우수하다.


최고 속도도 28노트고 방어력도 나가토급의 41cm 주포 이하로는 확실히 방어하는 수준.


함대 전방에서 방공 화력을 투사하기에 안성맞춤이다.


거기에 더해 우리 13기동부대에도 반가운 얼굴이 합류했다.


“이거 참 오랜간만이십니다, 함장님. 아, 이젠 사령관님이군요.”

“편하게 말씀하시죠. 선배님이시니까.”


개수를 마친 나대용함이 복귀한 것이다.


미제 신형 152mm 속사포와 127mm 양용포, 그 외 신형 전자 장비와 대공포를 잔뜩 탑재한 채로.


“이제 모든 준비가 완료되었습니다.”

“과달카날 쪽에도 라바울 항공대의 정찰과 폭격이 시작되었다고 합니다. 지금은 견제성 공격이지만 앞으로 더욱 심각해지겠죠.”

“킴멜 제독의 전함 부대 중 일부가 주둔 중이니 당장 쳐들어오지는 못할 거야. 하지만 잽스도 생각이 있다면 곧 기동부대를 출격시키겠지.”

“섬이 많은 지역이므로 수상 함대의 침투도 무시할 수 없습니다.”


지키는 자와 부수려는 자의 싸움.


비행장이 완성되는 1달 동안은 쉽지 않은 상황이겠지만 그래도 걱정은 없다.


2척의 신형 고속전함, 1척의 장갑 항공모함, 그리고 최신예 전투기까지.


작전을 위한 모든 밑 준비를 마치고서 이전보다 더욱 강력해진 13기동부대가 출격했다.


<출항―!>


목표는 과달카날.


이번 전장에서 적의 주력 전함군을 상대할 가능성은 크지 않다.


과달카날은 일본의 절대국방선 바깥인 데다 연합함대가 보유한 대형 전함 중 이순신함에 대적 가능한 건 야마토급뿐이니까.


이 중에 야마토는 죽었으니 지금 남은 건 무사시 하나뿐.


나가토, 무츠로는 노스캐롤라이나급에 대적하기 어려울 테니 당분간 저놈들이 함부로 함대결전을 걸어올 걱정은 하지 않아도 된다.


야마토가 살아있었다면 이야기가 달랐겠지.

하지만 나도 그걸 알고서 죽여 버린 거다.


시나노나 그 후속함이 나오면 이야기가 달라지지만, 그때는 우리도 미 해군의 신형 전함과 항공모함이 추가된다.


함대결전을 걸어도 해볼 만하다는 거지.


그리고 그 전까지,

어떻게든 우리를 격파하려고 안간힘을 쓰리라.


이순신함만 없다면 놈들은 어떻게든 태평양의 제해권을 더욱 공고히 할 수 있을 테니까.


특히나 상륙지를 지키느라 특정 해역에 머무를 수밖에 없는 과달카날 전역은 놈들에게도 절호의 기회가 될 것이다.


눈엣가시 같은 이순신함을 격파할 수 있는 찬스라고 생각하겠지. 우리의 존재가 전쟁의 향방을 가르리라 생각하고서.


항공력이든, 잠수함이든, 수상 함대든,

어떤 수단이든 동원해서 우리를 잡으려 들리라.


오라고 해라.


모조리 박살 내 줄 테니까.


***


“놈들의 항공모함이 움직였다고?”


팔라우 정박지.


사토 기동부대의 기함 쇼카쿠의 사관실에서 사토는 눈을 번쩍 뜨며 물었다.


“예, 잠수함에서 발진한 수상 정찰기의 보고에 따르면 진주만에 정박 중이던 요크타운급 항공모함 2척이 어느 순간 사라졌다고 합니다.”

“목표는··· 역시 과달카날이겠지.”


이건 기회다.


그는 주먹을 움켜쥐며 작전 지도를 바라보았다.


연합군이 투입한 항공모함은 대략 3척에 전함도 동수.


반면 일본 측은 이 전투에 무려 4척의 항공모함을 동원할 계획이다.


항공모함 쇼카쿠, 즈이카쿠, 히류. 거기에 전쟁 직전, 여객선을 기반으로 새롭게 개장을 마친 항공모함 준요까지.


총 4척의 항공모함이 가진 탑재기 숫자는 무려 250여 기.

전쟁 전, 제1항공함대의 위상에 가장 근접한 수준이다.


“오자와 군, 준비는 되었겠지?”

“예, 제독!”


제1항공함대 지휘관 오자와 지사부로는 힘차게 고개를 끄덕였다.


“적의 고속전함이 상대라도, 집중된 항공력으로 단번에 격파해내겠습니다!”

“기세는 좋지만 우선 목표는 항공모함이야. 전함은 그 뒤에 언제든 부술 수 있네.”


설령 이순신이 아무리 증오스러운 상대라도, 사토는 일의 순서를 그르칠 만큼 어리석지 않았다.


제공권을 장악하고 나면 놈을 두들길 수 있는 수단은 여러 가지다.


항공기든, 잠수함이든, 수뢰전대의 집중 뇌격이든,


팔라우에 엉덩이 깔고 앉은 겁쟁이 전함 부대를 끌어내서 난타전을 벌이든.


어쨌든 숨통을 끊을 수 있다.


거기까지 이어지는 설계는 지금부터 시작일 뿐이다.


‘기다려라, 이순신. 과달카날의 해협을 네놈의 무덤으로 만들어 줄 테니까.’


사토가 결의를 다지던 순간.

사관실로 들어온 부관이 경례를 올리며 말했다.


“제독님. 연합함대 사령부에서 긴급 전보입니다.”


눈짓하는 사토에게 전보용지를 건네는 부관.


“적 함재기로 추정되는 대부대가 라바울을 폭격 중. 기동부대는 즉시 출항하여 적 항모 기동부대를 요격할 것!”

“라바울··· 이라고?”


예상보다 훨씬 빠른 기동력에 사토는 당황했다.


작가의말

항상 봐주시는 독자님들께 언제나 감사드립니다!


추천과 댓글은 늘 힘이 됩니다 :)

이 작품은 어때요?

< >

Comment ' 26


댓글쓰기
0 / 3000
회원가입

대한제국 전함이 일제를 찢음 연재란
제목날짜 조회 추천 글자수
공지 연재 시각 다시 오후 7시로 '정상화' 하였습니다! +4 24.09.17 456 0 -
공지 전함 이순신의 일러스트가 나왔습니다! +25 24.09.01 15,422 0 -
» 과달카날 (3) NEW +26 10시간 전 3,864 236 13쪽
55 과달카날 (2) +55 24.09.18 7,152 367 19쪽
54 과달카날 (1) +17 24.09.17 8,156 366 13쪽
53 라바울 공방전 (2) +33 24.09.16 9,045 416 13쪽
52 라바울 공방전 (1) +27 24.09.15 9,274 404 16쪽
51 Z 부대 (2) +30 24.09.14 9,660 393 15쪽
50 Z 부대 (1) +48 24.09.13 10,443 449 20쪽
49 트럭 공방전 (3) +32 24.09.12 10,496 428 14쪽
48 트럭 공방전 (2) +29 24.09.11 10,529 446 15쪽
47 트럭 공방전 (1) +19 24.09.10 10,324 416 12쪽
46 역습의 연방 +28 24.09.09 10,630 463 12쪽
45 다시 바다로 (2) +37 24.09.08 10,810 469 12쪽
44 다시 바다로 (1) +33 24.09.07 10,920 464 17쪽
43 거인의 기상 +27 24.09.06 11,213 455 15쪽
42 진주만 (2) +43 24.09.05 11,352 456 20쪽
41 진주만 (1) +29 24.09.04 11,302 491 14쪽
40 태평양 함대 (2) +40 24.09.03 11,536 484 14쪽
39 태평양 함대 (1) +48 24.09.02 11,621 478 13쪽
38 솔로몬 해전 (2) +38 24.09.01 11,790 408 16쪽
37 솔로몬 해전 (1) +46 24.08.31 11,910 447 15쪽
36 남방 전선의 종막 (2) +34 24.08.30 12,070 429 15쪽
35 남방 전선의 종막 (1) +35 24.08.29 12,232 463 14쪽
34 타이만의 새벽 +48 24.08.28 12,330 473 13쪽
33 초중전함 vs 초중전함 +89 24.08.27 12,847 570 27쪽
32 강철의 포효 +29 24.08.26 11,561 419 19쪽
31 남방 공세 +26 24.08.25 11,417 407 11쪽
30 사냥 준비 +23 24.08.24 11,872 394 16쪽
29 대본영 발표 +16 24.08.23 12,284 405 14쪽

구독자 통계

신고 사유를 선택하세요.
장난 또는 허위 신고시 불이익을 받을 수 있으며,
작품 신고의 경우 저작권자에게 익명으로 신고 내용이
전달될 수 있습니다.

신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