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남자의 메이저리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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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유림
작품등록일 :
2024.07.30 11: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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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9.16 12: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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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09.09 12: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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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남자의 메이저리그 - 베테랑의 품격 02 -

DUMMY


공격을 마치고 돌아온 코디 벨린저는 동료 댄스비 스완슨에게 한마디를 던졌다.


“로케이션이 좋아.”


댄스비 스완슨은 아직 한 타석밖에 윤세호를 상대하지 않은 상태였다.


“좌우로 잘 찔러 넣는다는 말이지?”


코디 벨린저가 1루수 미트를 챙기며 대답했다.


“저 친구가 던지는 공을 치는 건 어렵지 않지만, 안타를 만드는 건 쉽지 않아.”


눈에 잘 들어오는 공이지만, 무브먼트가 심해서 정확한 타격이 쉽지 않다는 이야기였다.

댄스비 스완슨이 고개를 끄덕이며 말을 받았다.


“대충 어떤 유형인지 알겠어.”


메이저리그 선수들은 전력분석팀의 분석에만 의지하지 않았다.

그들은 세계에서 가장 잘 야구를 알고 있는 선수들이었고, 보는 눈 또한 일류였다.


“조심하라고.”

“자네가 동점을 만들었으니, 내가 역전을 만들어보도록 하지.”


시카고 컵스 선수들의 수비를 위해 그라운드로 향하는 사이 전력분석팀장 엔서니 스탠리가 피트 게럴드와 펫 오일러를 찾아왔다.


“뭐 찾아낸 게 있나?”


윤세호의 티핑(버릇)이나 약점을 찾아냈는지 묻는 말이었다.


“아직은 없습니다.”

“4이닝이나 보았잖아.”


펫 오일러가 둘러대는 듯 말했다.


“눈에 띄는 약점이 있었으면, 피츠버그가 세호를 메이저리그 마운드에 세우지 않았을 겁니다.”


피츠버그도 시카고 컵스 못지않은 전력분석팀이 있었고, 그들이 OK했기 때문에 윤세호가 마운드에 설 수 있었다는 뜻이었다.


“그럼 자네들이 보기에 저 친구의 무기는 무엇인 것 같나?”


이번에는 부팀장 피트 게럴드가 담담한 어조로 대답했다.


“전에 올린 보고서와 같습니다. 무브먼트가 심한 투심 패스트볼, 좌우 로케이션이 가능한 제구력. 그 정도라고 생각합니다.”


팀장인 앤서니 스탠리는 메이저리그에서만 20년이었다. 그는 윤세호를 평범하다고 생각하지 않았다.


“자네는 그 정도만으로 우리 타선을 막아낼 수 있다고 생각하나?”

“낯섦이 더해진다면 가능하지 않겠습니까?”


피트 게럴드는 시카고 컵스 타자들이 고전하는 가장 큰 이유를 낯섦에서 찾았다.


‘국제 대회에서 미국의 성적이 유동적인 것도 결국에는 낯섦 때문이다.’


그러나 팀장 앤서니 스탠리의 생각은 달랐다.


“저 친구 말이야. 뭔가 있어. 우리는 그걸 찾아내야 해.”

“스탯에 나와 있지 않은 뭔가를 찾아야 한다는 말씀이십니까?”

“맞아.”


앤서니 스탠리는 스탯캐스트에 나와 있는 자료를 읽는 건 누구나 다 할 수 있다고 생각했다.


‘우리는 그 이상을 해내야 한다.’


메이저리그 전력분석팀은 월급을 축내는 자리가 아니었다. 선수들이 보지 못하는 것을 보고, 코칭 스텝이 지적하지 못하는 것을 지적할 수 있어야 했다.


“다음 이닝 때는 나도 함께하도록 하지.”


앤서니 스탠리는 그들과 함께 윤세호의 약점을 찾고자 했다.


“알겠습니다.”


5회초.

피츠버그 파이리츠의 공격.

선두 타자 패트릭 브라이언트가 볼넷을 골라 나갔으나 6번 타자 에디 카림이 포수 파울 플라이로 힘없이 물러나고 말았다.


“1루에 있던 주자는 그대로입니다.”

“헨드릭스의 위기관리 능력이 빛을 발하고 있군요. 베테랑의 품격을 보여주는 피칭입니다.”


카일 헨드릭스는 4이닝을 1실점으로 막아내고 있었다. 이번 이닝도 무실점으로 막아낸다면 승리 투수 요건을 채우지 못하더라도, 지난해 부진을 만회하는 피칭을 보여주었다고 말할 수 있었다.


“다음 타자는 7번 타자 앤드류 맥커친입니다. 이쪽도 베테랑입니다.”


앤드류 맥커친은 피츠버그에서 명예로운 은퇴를 앞두고 있었다.


“피츠버그가 어려운 시기에 맥커친 같은 베테랑이 하나 해줄 수 있다면 좋을 것 같습니다.”


해설을 맡은 탐 레이는 맥커친의 전성기 시절을 선명하게 기억하고 있었다.


‘빠르고 잘 치고 잘 막아내는 친구였지.’


전성기 앤드류 맥커친은 5툴 플레이어라는 이름이 딱 어울리는 그런 선수였다.


“초구는 바깥쪽 볼!”


카일 헨드릭스도 4회부터 볼배합을 바꿔 피츠버그 타자들을 상대하고 있었다.

탐 레이가 과거를 생각하며 밝은 목소리로 말했다.


“베테랑 대 베테랑이군요. 두 사람은 과거에도 제대로 맞붙은 적이 있었죠.”


캐스터가 그에게 물었다.


“상대 전적은 누가 더 위일까요?”

“전성기 시절에는 맥커친 쪽이 조금 더 좋았다고 할 수 있을 겁니다.”


전성기에서 내려온 다음에는 헨드릭스 쪽이 더 우세했다.


‘앤드류 어떤 공을 노리고 있는 건가?’


전성기 앤드류 맥커친은 모든 코스의 공을 다 때려낼 수 있었다.

하지만 2025년 앤드류 맥커친은 아니었다. 그는 노리고 있는 코스가 아니라면 배트가 공을 따라가지 못했다.


‘안쪽인가?’


안쪽 공을 당기기에는 배트 스피드가 나오지 않았다.


‘역시 바깥쪽이겠지? 결대로 밀어치기에는 이쪽이 더 나을 테니까.’


카일 헨드릭스는 안쪽으로 스트라이크를 넣고자 했다.

슉!

안쪽 포심 패스트볼.

앤드류 맥커친의 배트가 기다렸다는 듯 뻗어 나왔다.


‘설마······!’


딱!

경쾌한 타격음과 함께 공이 외야로 뻗어 나갔다.

앤드류 맥커친이 노리고 있던 코스는 헨드릭스의 예상과 달리 안쪽이었다.


“타구가 멀리 날아갑니다!”


탐 레이는 타구를 조금 더 지켜봐야 한다고 생각했다.


‘오늘 바람은 투수의 편이다.’


오늘은 외야 깊은 타구가 외야수 글러브에 들어갈 가능성이 큰 날이었다.


“중견수 페티 크로우가 쫓아갑니다!”


페티 크로우는 30도루를 기록할 정도로 빠른 발을 보유하고 있었다.

팍! 팍! 팍!

그의 발이 잔디를 밀어낼 때마다 공과 거리가 줄어들었다.


‘잡아낸다!’


페티 크로우는 이를 악물면서 글러브를 뻗었다. 그러나 공은 그의 글러브 안에 들어가는 대신 글러브 위쪽을 맞고 뒤로 떨어졌다.

투욱!

그라운드에 떨어진 공은 그대로 펜스까지 굴렀다.


“크로우! 손을 뻗었지만, 타구를 잡지 못합니다! 1루 주자 그대로 홈을 파고듭니다!”


1루에 있던 주자 패트릭 브라이언트도 페티 크로우와 같이 빠른 발을 지니고 있었다.

그는 상대가 중개 플레이를 가동하기 전에 이미 3루를 돌고 있었다.


“패트릭 홈인! 피츠버그가 다시 리드를 잡아냅니다!”


스코어 2-1 피츠버그 리드.

탐 레이는 피츠버그 팬이 아니었음에도 밝은 목소리로 말했다.


“맥커친이 부진에 빠진 팀 타선을 살리는군요. 이래서 팀에 베테랑이 필요한 겁니다.”


딕 워렌 피츠버그 감독도 고개를 크게 끄덕이며 박수를 쳤다.


“좋았어! 그래야지!”


앤드류 맥커친의 적시타는 팀에 꼭 필요한 점수였다.

짐 에드가 타격 코치도 한숨 돌렸다는 얼굴이었다.


“올해 배트 스피드가 떨어져서 걱정했는데 노림수가 제대로 통한 것 같습니다.”


불펜에서 몸을 풀고 있던 윤세호는 맥커친의 적시타에 글러브를 들었다.


“나이스 배팅!”


5회말 시카고 컵스의 공격을 막아낸다면, 승리 투수 요건을 갖춘 채 오늘 투구를 마칠 수 있었다.


“세호, 제이스가 하나 더 해주면 좋을 텐데 말이야.”


윤세호의 새로운 룸메이트 존 라이언은 추가 득점이 필요하다고 생각했다.


‘우리 불펜을 생각하면 1점으로는 부족해.’


그러나 후속 타자로 나온 포수 제이스 브라운은 기대에 부응하지 못했다.


“헨드릭스가 브라운을 삼진으로 잡아내며 아웃 카운트를 둘로 늘립니다!”


워렌 감독은 2사 주자 2루 상황에서 승부수를 꺼내 들었다.


“아! 피츠버그 대타를 기용합니다!”

“올해 콜업 된 델 바르토가 대타로 나오는군요.”


델 바르토는 피츠버그 파이리츠의 스프링 캠프에서 살아남은 유일한 마이너리그 타자였다.


“조금 더 델 바르토에 대해 설명하면, 파워와 수비를 갖춘 외야수로서 세호와 함께 개막전 로스터에 새롭게 포함된 선수입니다.”


워렌 감독은 신인을 대타로 기용해 베테랑 투수를 잡아보고자 했다.

하지만 그의 배팅은 좋은 결과로 이어지지 못했다.

딱!

잘 맞은 타구가 나왔지만, 타구의 방향이 문제였다.


“3루수 모렐! 팔을 뻗어 그대로 공을 잡아냅니다!”


3루수 직선타 아웃.

델 바르토의 타석은 허무할 정도로 빠르게 끝나고 말았다.


“잘 맞은 타구였는데 아쉽군요.”

“피츠버그는 더 달아날 기회에서 달아나지 못합니다.”

“이번 이닝은 카일 헨드릭스가 잘 막았다고 봐야 할 것 같습니다.”


카일 헨드릭스의 지금까지 성적은 5이닝 2실점이었다. 지난해 부진을 생각한다면 괜찮은 피칭이라고 할 수 있었다.


“한 이닝만 더 버티면 퀄리티 스타트군.”


카운셀 감독은 카일 헨드릭스가 잘 버텨줬기 때문에 후반을 바라볼 수 있다고 생각했다.


‘다음 이닝에 세호를 무너뜨리지 못한다고 해도 상관없다.’


뒷심이 더 센 쪽은 시카고 컵스다.

그와 시카고 컵스 코칭 스텝은 이렇게 판단하고 있었다.


5회말.

시카고 컵스 공격.

마운드에 오른 투수는 여전히 윤세호였다.


“세호가 다시 마운드에 올랐습니다.”

“세호, 이번 이닝을 무실점으로 막아내면 승리 투수 요건을 갖출 수 있습니다.”


메이저리그 데뷔 전에서 승리를 거둔다는 것은 선발 투수에게 뜻깊은 일이었다.


“세호의 데뷔전 승리는 시카고 컵스에게 달가운 일이 아니겠군요.”

“물론입니다. 컵스는 오늘 경기를 승리해서 위닝 시리즈를 확정 짓고 싶을 겁니다.”


시카고 컵스는 오늘 승리하면 마지막 경기에서 패하더라도 2승 1패로 위닝 시리즈를 달성할 수 있었다.


“내일 경기 선발이 폴 스킨스라는 것을 생각하면 시카고 컵스는 꼭 이이고 싶겠군요.”

“그렇습니다. 폴 스킨스를 상대로 승리를 거두는 것은 과거 페드로 마르티네스를 상대로 승리를 거두는 것만큼 어려운 일이니까요.”


슈퍼 에이스를 무너뜨리는 것과 신인 선발 투수를 무너뜨리는 것은 난이도가 확실히 달랐다.

5회말 선두 타자로 나선 댄스비 스완슨도 이 사실을 잘 알고 있었다.


‘세호는 좌우 로케이션이 확실한 투수다.’


투심의 큰 무브먼트까지 생각한다면 공략이 쉬운 투수라고 할 수 없었다.


‘그래도 스킨스의 100마일(160. 패스트볼을 상대하는 것보다는 낫다.’


오늘 이기면 내일 경기의 부담이 적어졌다.


‘역전은 힘들어도 동점까지는 가자.’


그는 출루를 목표로 배트를 휘둘렀다.

탁!

초구는 1루 라인을 벗어나는 파울.


“배트 끝에 공이 맞았습니다!”

“이건 스위퍼군요. 세호 선수의 스위퍼 각도가 상당히 큽니다.”


릭 헨슨 투수 코치는 투심 패스트볼의 무브먼트에 가려져서 그렇지 윤세호의 스위퍼도 제법 쓸만하다고 생각했다.


‘문제는 왼손 타자에게는 스위퍼와 슬라이더가 잘 먹히지 않는다는 사실이다.’


가끔 백도어 슬라이더로 사용할 수 있었지만, 이 경우 장타를 각오해야 했다.


“카운트 원 스트라이크 노 볼! 세호, 와인드업!”


윤세호는 피치 클락이 필요하지 않을 정도로 빠르게 다음 공을 던졌다.

슉!

바깥쪽 빠른 공.

스완슨은 이번에도 배트를 내밀었다.


‘가볍게 띄운다!’


탁!

배트에 맞은 공이 다시 1루 베이스 쪽으로 향했다.


“1루수! 1루수 로니 융이 공을 빠뜨립니다!”


로니 융은 타석은 물론 수비에서도 심상치 않은 모습을 보여주고 있었다.

워렌 감독은 그의 실책으로 선두 타자가 출루하자 입맛이 썼다.


“로니는 조금 더 다듬어야 할 것 같군.”


그는 로니 융의 마이너리그행을 머릿속에 그리고 있었다.


“아무래도 3번 자리에서 부담이 큰 모양입니다.”


로니 융은 지난 시즌 확장 로스터 때 나름 좋은 모습을 보여준 적이 있었다.

하지만 이번 시즌은 팀 승리에 악영향을 끼치고 있었다.


“내일부터 크루즈를 3번으로 올려야겠어.”


덴 크루즈는 가벼운 부상 때문에 하위 타선으로 내려가 있는 상태였다.

워렌 감독과 에드가 타격 코치가 이야기를 나누는 사이 윤세호의 투심 패스트볼이 니코 호너의 안쪽을 파고들었다.


‘또 투심인가?’


그는 이제 눈에 익을 만큼 익었다고 생각했다.

딱!

배트에 맞은 공이 높이 떠올랐다.


“타구가 외야로 멀리 날아갑니다!”


니코 호너가 때린 공은 105m를 날아갔지만, 끝내 펜스를 넘어가지 못했다.


“아! 중견수 패트릭이 공을 잡아냅니다!”

“패트릭이 오늘 세호를 여러 차례 도와주는군요.”


시카고 컵스의 카운셀 감독은 팔짱을 끼며 미간을 좁혔다.


‘이번 타구는 철저히 의도된 것이다.’


그는 니코 호너가 때린 공이 단순히 파워가 부족해서 중견수 플라이에 그쳤다고 생각하지 않았다.


‘세호는 니코의 파워가 부족하다는 것을 알고 안쪽으로 승부한 것이다.’


윤세호는 니코 호너를 잡아낸 뒤 1루 주자를 슬쩍 살폈다.


‘스완슨도 잡아냈으면 벌써 투 아웃인 것을······.’


그는 수비를 원망하는 타입이 아니었지만, 이번 로니 융의 수비는 아쉬움이 컸다.


‘실책은 어차피 세금 같은 것. 너무 아쉬워할 필요는 없다.’


그는 공을 받아들고는 다음 타자를 상대하고자 했다.


“배터 박스에 들어선 타자는 8번 타자 페티 크로우입니다.”


페티 크로우는 앞선 니코 호너와 비슷한 유형의 타자였다.

시카고 컵스 전력 분석팀장 앤서니 스탠리는 윤세호의 피칭을 보면서 손톱을 물어뜯었다.


“똑똑한 투수군.”


피트 게럴드가 미간을 좁히며 물었다.


“볼배합을 타자를 잡아내고 있다는 뜻입니까?”


앤서니 스탠리가 이마를 찡그리며 대답했다.


“그런 수준이 아니야.”

“그런 수준이 아니라면······.”

“파워가 있는 타자에게는 정확히 타격해야 하는 공을 던지고, 파워가 부족한 타자에게는 힘으로 이겨내야 하는 코스에 공을 넣고 있어.”


피트 게럴드는 그의 말이 잘 이해가 되지 않았다.


“모든 공은 정확하면서도 강하게 타격해야 하는 것 아닙니까?”


메이저리그를 휩쓸고 있는 배럴 타구 이론은 강한 타구가 좋은 결과를 만들어낸다는 전제를 깔고 있었다.


“모든 타자가 자네 말대로 할 수 있으면 좋겠지. 하지만 현실은 그렇지 않잖아.”


탁!

페티 크로우가 때린 공이 3루 파울 라인을 벗어났다.


“파울!”


초구는 파울.

윤세호는 새 공을 받아들고는 속으로 길게 한숨을 내쉬었다.


‘후우······. 안쪽으로 들어 와줬으면 좋았을 것을.’


이번 타구는 파울이 아니었다면 3루 땅볼이 되었을 타구였다.


‘스트라이크를 잡았으니, 지나간 공에 연연하지 말자.’


그는 아쉬움을 떨쳐 버리고는 다음 피칭을 준비하고자 했다.


“세호, 2구 사인을 교환합니다.”


포수 제이스 브라운은 1루 주자를 눈으로 살피며 미트를 내밀었다.


‘아무래도 뛸 것 같은데 말이야······.’


주자의 리드는 크지 않았다.

하지만 움직임이 심상치 않았다.


‘견제 사인을 낼까?’


그가 망설이는 순간 윤세호가 투구에 들어갔다.

지금부터는 투구를 멈출 수 없었다. 만약 투구 방향을 바꿔 1루에 송구한다면 바로 보크였다.


‘할 수 없지.’


브라운이 공에 집중하는 순간 1루 주자 스완슨이 도루를 시도했다.


‘큭, 당했군.’


윤세호의 2구 사인은 안쪽을 파고드는 투심 패스트볼.

안쪽 공은 바깥쪽 공보다 2루 송구에 불리했다.


‘카운트를 하나 잡는 것으로 만족하자.’


스완슨의 도루는 막을 수 없어 보였지만, 윤세호의 제구는 기대 이상이었다.

투심 패스트볼이 절묘하게 스트라이크존을 걸치며 들어오고 있었다.


‘멋진 공이군.’


그러나 8번 타자 페티 크로우는 서서 당하지 않았다. 그는 기다렸다는 듯 배트를 휘둘렀다.

딱!

날카로운 타격음과 함께 타구가 2루와 3루 사이로 날아갔다.

포수 브라운은 쭉 뻗어 나가는 타구를 보고는 눈썹을 세웠다.


‘그 공을 이렇게 정확히 쳤다고?’


페티 크로우는 8번 타순에 머물러 있었지만, 메이저리그 레귤러였고, 무시할 수 없는 배트 컨트롤을 지니고 있었다.

참고로 그는 아마추어 시절 4할의 타율을 기록한 바 있었다.

윤세호도 이번 공은 잘 쳤다고 인정할 수밖에 없었다.


‘후······. 메이저리그 레귤러의 재능은 무시할 수가 없군.’


그가 타구의 결과를 확인하기 위해 고개를 돌렸을 때였다.

이번 이닝 교체 출전한 유격수 마리오 산토스가 다이빙 캐치를 시도하는 것이 눈에 들어왔다.


‘설마?’


윤세호가 눈썹을 세운 순간, 공이 마리오 산토스의 글러브에 빨려 들어갔다.

마리오 산토스는 쓰러진 채로 2루에 송구했고, 2루수 이도현은 그 공을 받은 뒤 그대로 1루에 송구했다.


“산토스! 멋진 캐치입니다! 6-4-3으로 이어지는 더블 플레이가 나왔습니다!”


1루 주자 스완스는 빠르게 스타트를 끊었음에도 타구 속도가 빨라 2루에서 아웃이 되고 말았다.


“나이스 캐치!”

“좋았어!”

“잘했어! 마리오!”

“바로 그거야!”


피츠버그 더그아웃은 마리오 산토스의 호수비에 뜨겁게 달아올랐다.

반면 시카고 컵스 더그아웃은 찬스에서 나온 병살타로 차갑게 식고 말았다.


“오늘 경기 정말 안 풀리는군.”


시카고 컵스의 카운셀 감독은 윤세호의 호투 이상으로 오늘 경기가 안 풀린다고 생각했다.


‘제대로 말리고 있어.’


그의 눈에 불펜으로 돌아가는 윤세호가 보였다.

이는 다음 이닝에도 그가 마운드에 오른다는 뜻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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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ment ' 49

  • 작성자
    Lv.67 백수전문
    작성일
    24.09.09 22:07
    No. 31

    다른 야구물과는 좀 차별이 있어서 좋은데.. 조금만 진행이 빠르면 좋겠네요.

    찬성: 3 | 반대: 2

  • 작성자
    Lv.59 피온다시
    작성일
    24.09.09 22:20
    No. 32

    다음스토리구상이 안끝났으니 공하나하나 질질끌지
    축구왕슛돌이 일분넘게 10미터 뛰는거랑 똑같.

    찬성: 5 | 반대: 2

  • 작성자
    Lv.98 수리족
    작성일
    24.09.09 22:44
    No. 33

    지루하네요
    너무 시간끌고 강속구 투수가 아니기에
    좀 빠른전개가 필요할듯 합니다

    찬성: 2 | 반대: 2

  • 작성자
    Lv.97 거수신
    작성일
    24.09.09 22:58
    No. 34

    라이트하지 않지만 개인적으로 전개는 정말 좋다
    아쉬운 건 글량 정도? ㅎ

    찬성: 2 | 반대: 2

  • 작성자
    Lv.99 ke******..
    작성일
    24.09.09 22:58
    No. 35

    한이닝당 2화 한게임당 18화 + 외전(2화) 향후 총 18800화가 지나면 올해 올스타전 스토리 진행 very good!!!!

    찬성: 4 | 반대: 2

  • 작성자
    Lv.91 차진
    작성일
    24.09.10 01:34
    No. 36

    메이저리그 수준을 너무 낮춰서 설명하네요. 주인공이 하남자가 아니라 작가가 하남자인 듯.

    찬성: 2 | 반대: 1

  • 작성자
    Lv.47 ma******..
    작성일
    24.09.10 02:37
    No. 37

    와 이작가 진짜 하남자다 무료는 끝까지 따라가본다

    찬성: 3 | 반대: 1

  • 작성자
    Lv.74 후사
    작성일
    24.09.10 08:55
    No. 38

    내용이 발빠른 외야수 발빠른 주자 발느린 주자 .. 이거 무한 반복으로.. 나옴.. 로테이션 좋다고 무한 반복..

    찬성: 8 | 반대: 1

  • 작성자
    Lv.91 코파는노마
    작성일
    24.09.10 09:23
    No. 39

    주인공 빅리그 첫선발이고 어떤 투수인지 첫선을 보이는 자리니 주인공에 대한 긴 묘사는 이해한다 쳐도 득점시 상대투수 심리라든가 하는 건 오히려 글을 장황하게 하는듯 깔끔하게 가지치기 하는 게 어떨까 합니다

    찬성: 2 | 반대: 1

  • 작성자
    Lv.82 돌아온호빵
    작성일
    24.09.10 09:34
    No. 40

    디테일한 묘사야 불호가 있으면 선호 하시는 분들도 계실거라 생각하는데 그 선호하시는분들도 한 화에 이정도 경기 진행 밖에 못하면 생각이 바뀌실거 같아요.

    이정도로 속터지는 굼벵이 기어가는 느린 전개 할거면 글을 한화에 이거 세배는 쓰셔야 할거 같아요. 아니면 아무도 유료 안따라 갈거 같아요

    찬성: 6 | 반대: 1

  • 작성자
    Lv.34 ba******
    작성일
    24.09.10 11:42
    No. 41

    주변사람 반응 계속 똑같은..
    매력없는 글

    찬성: 4 | 반대: 0

  • 작성자
    Lv.99 몽화
    작성일
    24.09.10 13:27
    No. 42

    이이고 > 이기고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85 탈스트레스
    작성일
    24.09.10 20:24
    No. 43
  • 작성자
    Lv.85 탈스트레스
    작성일
    24.09.10 20:25
    No. 44
  • 작성자
    Lv.53 차돌초롱
    작성일
    24.09.11 10:50
    No. 45

    잘 보고 있습니다..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99 태극산수
    작성일
    24.09.11 23:49
    No. 46

    정말 재미있게 읽었습니다.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57 JohandAr..
    작성일
    24.09.14 18:48
    No. 47

    100화까지 무료로 풀면 디테일해서 느려도 단점이 아님 사람들이 발 동동 구르는 이유는 가성비 때문임 ㅎㅎ

    찬성: 1 | 반대: 0

  • 작성자
    Lv.88 형산운송
    작성일
    24.09.17 05:31
    No. 48

    주인공에게 확실한 무기가 없어 그런지 읽으면서도 불안불안하고, 뭔가 지겨운지 중간중간 자꾸 스킵하면서 보고 있네요. 구속을 올리기 힘들다면 무브먼트라도 확 오르던가 뭔가 확실한 무기가 장착 되어야 읽는 맛이 날 것 같습니다.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74 휠므
    작성일
    24.09.17 08:22
    No. 49

    지루해요 1화부터 달리는중인데도 늘어진다는 느낌이 드는데 1편씩 끊어본다? 흠

    찬성: 0 | 반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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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하남자의 메이저리그 - 미국으로? 02 - +19 24.07.31 35,093 638 16쪽
2 하남자의 메이저리그 - 미국으로? 01 - +39 24.07.30 38,747 650 14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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