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남자의 메이저리그 - 한계 투구수 01 -
- 한계 투구수 -
딱!
분명 빗맞은 타구였다. 하지만 그 타구는 거짓말처럼 하늘 높이 떠오르더니, 오른쪽 펜스를 넘어갔다.
“스티븐슨! 세호의 초구를 밀어 펜스를 넘깁니다!”
“대단한 파워군요. 바깥쪽으로 흘러나가는 슬라이더를 가볍게 밀었는데 그게 넘어갑니다.”
그게 넘어가도 되는 건가?
이것이 윤세호의 솔직한 심정이었다.
‘메이저리그에 괴물들이 살고 있다는 것은 알고 있었지만······.’
이건 뭔가 사기를 당한 느낌이었다.
“스코어는 1-1 동점! 경기는 원점으로 돌아왔습니다!”
“이 홈런으로 신시내티 강타선이 살아났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피츠버그 파이리츠의 딕 워렌 감독은 팔짱을 낀 채 미간을 좁혔다.
“음, 그게 넘어가는군.”
릭 헨슨 투수 코치도 윤세호의 실투는 아니라고 판단했다.
“이번 타구는 스티븐슨이 잘 때려낸 것 같습니다.”
“세호의 컨디션 때문이라고 생각하진 않나?”
“구속과 코스를 볼 때 그건 아닌 것 같습니다.”
“그렇군.”
피츠버그 전력분석팀장 윌리 웨스트는 윤세호가 맞은 홈런이 노다우터(모든 구장에서 홈런이 되는 홈런)와 정반대의 홈런이라고 생각했다.
“세호가 그레이트 아메리칸 볼 파크에 당했군.”
전력분석원 피터 크루가 그의 말을 받았다.
“비거리가 351피트(107m)에 불과하니, 리글리 필드라면 워닝 트랙에서 잡히는 공이었을 겁니다.”
리글리 필드의 넓은 외야와 안쪽으로 부는 바람은 윤세호의 아군이었지만, 그레이트 아메리칸 볼 파크의 바람과 짧은 오른쪽 펜스는 그의 적이었다.
“피터, 이제 긴장하자고.”
“예?”
“세호의 첫 피홈런이야. 우리는 세호가 홈런 이후 어떻게 흔들리는지 관찰해야 해.”
첫 피홈런 이후 티핑이 나타날 수도 있다는 이야기였다.
“알겠습니다. 지금부터 세호의 모든 동작을 녹화하겠습니다.”
그러나 염려했던 홈런 이후 티핑은 없었다.
윤세호는 다음 타자인 4번 타자 제이 프리들을 유격수 땅볼로 잡아내고는 아웃 카운트를 둘로 늘렸다.
“유격수 크루즈가 유려한 수비로 세호를 돕습니다.”
“하이라이트에 나올 정도의 수비는 아니었지만, 부드러운 동작이 돋보이는 수비였습니다.”
피츠버그 유격수 덴 크루즈는 수비에서만큼은 엘리 델 라 크루즈보다는 낫다는 평을 듣고 있었다.
“4회말 투 아웃 상황에서 스펜서 스티어가 등장합니다! 신시내티 팬들은 이 타자를 기억해 주십시오.”
“스티어의 파워도 앞서 홈런을 때린 스티븐슨 못지않습니다. 피츠버그 배터리는 긴장해야 할 것 같습니다.”
스펜서 스티어는 앞선 타석에서 삼진을 당했기 때문에 굳은 얼굴로 타석에 들어섰다.
‘이번에는 당하지 않는다.’
그의 다짐대로 이번 타석에서는 삼진을 당하지 않았다.
딱!
타구 자체만 보면 잘 맞은 타구였다.
하지만 방향이 썩 좋지 않았다.
라인드라이브로 날아간 타구가 그대로 좌익수 글러브에 빨려 들어갔다.
“라파엘 몬데! 그 자리에서 타구를 받아냅니다!”
“몬데의 수비 위치 선정이 좋았던 것일까요? 힘들이지 않고 빠른 타구를 잡아내는군요.”
신시내티의 데이비드 벨 감독은 이번 아웃 카운트의 비밀을 알고 있었다.
“스티어가 시프트에 당했군.”
메이저리그의 새로운 룰 덕분에 내야의 수비 시프트는 크게 약화되었다.
하지만 외야의 수비 시프트는 아직 건재하다고 할 수 있었다. 그리고 피츠버그 외야수들은 타자에 맞춰 매 타석 수비 시프트를 바꾸고 있었다.
“수비 코치가 없는데도 시프트가 훌륭하군.”
워렌 감독의 한 마디는 맷 탐슨 수비 코치를 대신해 수비 시프트를 펼치고 있는 몬도 주루 코치를 칭찬하는 말이었다.
“전 그저 메뉴얼에 따라 시프트를 지시하고 있을 뿐입니다.”
4회말.
윤세호는 아쉬운 홈런을 맞았지만, 수비의 도움을 받아 세 번째 아웃 카운트를 잡아낼 수 있었다.
“라파엘, 나이스 캐칭.”
그는 불펜으로 돌아가기 전 좌익수 라파엘 몬데와 글러브를 마주치며 고마움을 표시했다.
“세호, 우리가 있으니, 걱정하지 말라고.”
윤세호는 고개를 끄덕이며 미소를 지었다.
“다음에는 더 어려운 타구가 갈 거야.”
“그러면 다이빙 캐치를 시도하지. 물론 뒤로 빠지면 내 탓이 아니야.”
라파엘 몬데는 농담을 던지고는 더그아웃으로 향했다. 그가 더그아웃에 들어오자 헨슨 투수 코치가 다가와 물었다.
“라파엘, 세호 얼굴은 어땠나?”
그는 방금 라파엘과 윤세호가 대화를 나누는 것을 보고 질문을 던진 것이었다.
“세호의 얼굴이 어떻다니요?”
“지쳐 보이진 않았나?”
“평소의 세호였습니다.”
헨슨 투수 코치는 그의 대답을 듣고는 고개를 끄덕였다.
“알겠네.”
그는 윤세호가 4회말을 넘기고는 다소 안정을 찾았다고 생각했다.
‘어쩌면 홈런을 하나 맞고, 긴장이 풀린 것일지도 모르지.’
선발 투수 중에는 0이라는 스코어에 압박을 느끼는 경우가 종종 있었다.
피츠버그 불펜.
윤세호가 불펜 문을 열고 들어오자 터틀맨 불펜 코치가 수건을 건넸다.
“수고했어.”
윤세호는 수건을 받아 땀을 닦았다.
“고맙습니다.”
“4회말은 어땠어?”
“홈런을 맞았으니, 좋지 않죠.”
터틀맨 불펜 코치가 고개를 흔들며 물었다.
“그게 아니라 컨디션 말이야.”
“컨디션이요?”
“마운드로 향할 때만 해도 좋지 않아 보였잖아.”
터틀맨 불펜 코치는 윤세호가 감기 기운이 있다고 말한 바 있었다.
“음, 3회말보다는 나아진 것 같습니다.”
3회말보다 나아졌다.
터틀맨 불펜 코치는 윤세호의 얼굴을 유심히 살펴보았다.
‘붉은 기운이 좀 줄어든 것 같기도 하고······.’
그는 홈런을 맞은 뒤 윤세호의 긴장이 다소 누그러진 것이 아닌가 했다.
“투구 패턴을 바꿔서 그런 것 아니야?”
윤세호에게 다가와 질문을 던진 선수는 클로저 덴 버드였다.
그는 불펜 투수들의 리더이기도 했다.
“투구 패턴이라고?”
덴 버드가 고개를 끄덕이며 말을 이었다.
“3회말까지는 삼진을 꽤 잡았잖아.”
그의 말대로 윤세호는 3회말까지 4개의 삼진을 잡아낸 바 있었다.
하지만 이번 4회말에는 단 하나의 삼진도 잡아내지 못했다.
터틀맨 코치가 덴 버드에게 물었다.
“세호가 삼진을 포기해서 체력 소모가 줄어들었다는 이야기인가?”
덴 버드가 담담한 어조로 대답했다.
“확실한 건 아니지만, 삼진을 잡겠다고 공을 던질 때는 어깨에 힘이 들어가는 경우가 많으니까요.”
터틀맨 코치는 그럴 수 있다고 생각했다.
‘흐흠, 세호가 신인이라는 것을 생각하면 더욱 그럴 수 있다.’
윤세호가 두 사람을 향해 말했다.
“이번 이닝 딱히 삼진을 포기한 건 아닙니다. 신시내티 타자들이 흘러나가는 공이나 떨어지는 공을 흘려보내지 않고 때려낸 것뿐입니다.”
터틀맨 코치가 씽긋 미소를 지으며 그의 말을 받았다.
“이유야 어쨌든 얼굴이 나아졌으니, 다행이군.”
그는 고개를 돌려 마크 홀더맨에게 말했다.
“마크, 세호가 왔으니 불펜을 비워줘.”
선발 투수 윤세호에게 불펜 마운드를 양보해 달라는 주문이었다.
* * *
5회초.
헌터 그린은 첫 타자를 볼넷으로 내보내며 다시 한번 흔들렸다.
“볼넷 이후 안타가 나오면서 이제 주자는 1, 3루로 바뀝니다!”
“신시내티의 위기이자 피츠버그의 기회군요.”
피츠버그 파이리츠에게는 절호의 찬스였다.
하지만 다음 세 타자가 나란히 삼진을 당하면서 피츠버그의 기회는 어이없이 날아가고 말았다.
짐 에드가 타격 코치는 헌터 그린의 세 타자 연속 삼진에 긴 한숨을 내쉬었다.
“후우······. 할 말이 없습니다.”
워렌 감독은 미간을 좁혔지만, 그를 탓하지 않았다.
“마지막 공은 104마일(167.3km)이군.”
헌터 그린은 풀 카운트에서 무려 104마일의 안쪽 패스트볼을 던져 삼진을 뽑아냈다.
“헨슨.”
“예, 감독님.”
“저 친구 투구수 기록하고 있나?”
헨슨 투수 코치는 고개를 돌려 기록원에게 물었다. 그러자 기록원이 대답했다.
“76개입니다.”
100구까지는 아직 24구의 여유가 있었다.
“앞으로 1, 2이닝은 더 던질 수 있다는 말이군.”
헨슨 투수 코치가 말했다.
“오늘 경기는 불펜 싸움으로 갈 것 같습니다.”
그는 윤세호가 잘 버텨준 덕분에 불펜 싸움을 벌일 수 있게 되었다고 생각했다.
‘세호가 다음 이닝만 막아준다면 해볼 만한 경기가 된다.’
워렌 감독이 모자를 고쳐 쓰며 미간을 좁혔다.
“이번 공격을 막아야 불펜 싸움으로 갈 수 있네.”
5회말 신시내티의 공격을 막지 못하면, 지금의 경기 흐름을 후반으로 이어갈 수 없다는 뜻이었다.
5회말.
신시내티 레즈의 공격.
선두 타자는 6번 타자 타이 프랭스였다.
“프랭스가 타석에 들어섭니다!”
윤세호는 타이 프랭스를 보면서 짧게 심호흡했다.
‘6번도 OPS가 8할인가?’
메이저리그 타자들의 타격 능력을 간단히 살펴보기에는 OPS만큼 좋은 수치가 없었다.
OPS가 대략 7할이면 평균 이상의 타격 능력을 지닌 선수라고 할 수 있었고, 7할 중후반이면 A급 레귤러라고 말할 수 있었다.
‘OPS 8할이면 포지션에 따라 다르지만, 올스타에도 충분히 도전할 수 있다.’
물론 티 프랭크는 타격이 중요한 1루수였기에 OPS 8할로 올스타에 명함을 내밀 수는 없었다.
“세호, 첫 타자가 중요합니다.”
5회말 신시내티 타순은 6, 7, 8번으로 이어졌다.
6번 타자 티 프랭크만 잘 처리한다면, 다음은 비교적 쉬운 7, 8번 타순이었다.
“존, 여기서는 장타를 조심해야겠죠?”
캐스터의 물음에 해설자 존 리터가 대답했다.
“장타는 물론이고 안타나 볼넷도 없어야 합니다.”
무사 주자 1루를 만들지 말라는 이야기였다.
“세호, 초구 사인을 주고받습니다.”
이번 이닝도 마스크를 쓴 것은 가르시아였다.
‘세호, 긴장하지 말라고.’
그는 첫 사인을 받은 뒤 신중하게 미트를 내밀었다.
슈욱!
초구는 이번에도 바깥쪽 빠른 공이었다.
6번 타자 프랭스는 망설이지 않고 배트를 내밀었다.
‘떨어지는 투심은 이제 통하지 않는다.’
그는 지난 4회말 공격 때, 피칭 머신을 이용해 투심 패스트볼을 훈련한 바 있었다.
탁.
빗맞은 타구가 1루 파울 라인을 벗어났다.
“파울!”
1루심의 선언과 동시에 벨 감독이 눈살을 찌푸렸다.
“또 싱커군.”
브래드 뱅크 타격 코치가 감독의 말을 받았다.
“싱커는 버리라고 말했습니다.”
“싱커를 버린다고?”
“싱커와 투심을 모두 머릿속에 넣으면 둘 다 칠 수 없습니다.”
브래드 뱅크 타격 코치는 전력분석팀으로부터 윤세호가 던지는 공 중 32%가 투심 패스트볼이라는 보고를 받은 바 있었다.
‘싱커로 볼 수 있는 공까지 합하면 투심 패스트볼의 비율이 50%를 넘지만, 싱커성 공까지 생각하면 스윙이 어려워진다.’
그는 선택과 집중을 하고자 했다.
윤세호는 초구를 보고는 상대 전략을 간파할 수 있었다.
‘투심을 노리고 있군.’
벌써 다섯 번째 이닝이니 노림수가 있을만 했다.
‘그렇다면 이쪽도 생각이 있지.’
윤세호는 빠르게 2구를 던졌다.
슉!
안쪽으로 깊이 파고드는 공.
프랭스는 너무 깊다고 생각해 엉덩이를 뒤로 뺐지만, 이 공은 슬라이더였다.
팡!
포수 미트에 공이 들어온 순간, 주심이 오른손을 들었다.
“스트라이크!”
프랭스는 주심의 스트라이크 판정에 눈썹을 세웠다.
‘이게 스트라이크라고?’
그가 고개를 돌리자 주심이 얼굴을 굳혔다.
“들어왔네.”
프랭스는 말없이 고개를 끄덕였다.
‘쳇, 슬라이더를 안쪽으로 던지다니······.’
해설자 존 리터도 이번 공을 주목했다.
“2구에 확실한 임팩트가 있군요.”
“존, 이번 2구는 안쪽에서 스트라이크존으로 휘어져 들어가는 슬라이더였습니다. 슬라이더 각이 컸던 것인가요?”
“슬라이더의 각도보다는 로케이션을 중요하게 봐야 합니다. 지금까지 세호는 오른손 타자에게 이 코스를 던지지 않았습니다.”
윤세호가 방금 구사한 슬라이더는 왼손 타자를 상대로 카운트를 잡던 백도어 슬라이더였다.
신시내티의 뱅크 타격 코치는 순간 미간을 좁혔다.
“저 공이 제구가 되는군요.”
안쪽에서 가운데로 들어가는 슬라이더는 타자가 간파할 경우, 찬스볼이나 다름이 없었다.
벨 감독은 뱅크 타격 코치와 달리 동요하지 않았다.
“카운트 하나를 잡기 위해서 홈런이 될 리스크를 감수한 것뿐이야.”
그는 리스크 있는 공을 여러 차례 던지면 결국 홈런을 맞게 되어 있다고 생각했다.
‘매번 상대의 허를 찌를 수는 없다.’
벨 감독이 마운드로 시선을 돌리자 윤세호가 3구를 던졌다.
휙!
이번 공은 큰 포물선을 그렸다.
벨 감독은 매번 허를 찌를 수 없다고 생각했지만, 윤세호는 그 말을 비웃듯 모두가 전혀 예상하지 못한 공을 승부구로 선택했다.
‘커브라고?’
타이 프랭스는 각이 크지 않은 투심 패스트볼을 노리고 들어왔지만, 윤세호는 그에게 노리고 있는 공을 던져주지 않았다.
‘어떻게 하지?’
아주 짧은 망설임.
‘쳐야 한다.’
초구로 커브가 날아왔다면, 그냥 흘려보냈을지도 몰랐다. 하지만 지금은 투 스트라이크 상황이었다.
만에 하나 커브가 스트라이크존을 통과하면 그대로 삼구삼진이었다.
배트가 앞으로 나간 순간 커브가 아래로 떨어지기 시작했다.
‘걷어 올린다.’
툭.
배트에 맞은 공은 앞으로 나아가지 못한 채 홈플레이트 앞에 떨어졌다.
“포수! 원바운드 공을 블로킹했습니다.”
스트라이크 낫아웃.
포수 가르시아는 재빨리 떨어진 공을 찾았고, 그 공을 잡아 그대로 1루에 송구했다.
팡!
“아웃!”
1루심의 판정과 함께 타이 프랭스가 고개를 꺾었다.
“아······.”
타이 프랭스로서는 힘 한번 제대로 써보지 못한 타석이었다.
“가르시아의 멋진 블로킹이 나왔습니다!”
윤세호는 오른손을 들어 가르시아의 호수비에 감사를 표했다.
“나이스 블로킹!”
가르시아는 괜찮다는 듯 두 손을 아래로 내리는 제스처를 취했다.
벨 감독은 윤세호와 가르시아 배터리를 바라보며 쓴웃음을 지었다.
“내가 저 친구들을 얕본 모양이야.”
그는 어쩌면 오늘 경기가 불펜 싸움으로 가지 않을 수도 있다고 생각했다.
‘오늘 경기에서 패하면 시리즈 전체가 힘들겠어.’
포수 뒤쪽에 자리를 잡은 피츠버그 전력분석원 피터 크루가 노트북 자판을 두드리며 말했다.
“첫 바운드 공이었습니다.”
피츠버그 전력분석팀 팀장 웨스트가 고개를 돌리며 물었다.
“오늘 경기 첫 바운드 볼이라는 말인가?”
“아닙니다. 세호의 데뷔 첫 바운드 볼이었습니다.”
“지금까지 원바운드 공이 없었단 말인가?”
“포수가 블로킹할 정도의 공은 없었습니다.”
포수가 블로킹할 정도의 공이 없었다.
웨스트 팀장은 피터 크루의 보고에 윤세호의 제구력을 다시 생각할 수밖에 없었다.
‘좌우 로케이션만으로 메이저리그 타자를 상대할 수 있을 정도의 제구력을 가지고 있다는 말인가?’
그는 윤세호의 제구력에 70점(20-80스케일)을 줘도 괜찮을 것 같다고 생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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