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정뱅이 최강스승 때문에 벽을 넘으려 합니다.

무료웹소설 > 일반연재 > 무협, 판타지

새글

H단도
작품등록일 :
2024.07.30 20:48
최근연재일 :
2024.09.19 18:59
연재수 :
2 회
조회수 :
26
추천수 :
1
글자수 :
11,168

작성
24.09.19 16:30
조회
16
추천
1
글자
12쪽

[프롤로그] 둥지 전 (1)

DUMMY

구름 한 점 없는 맑은 하늘.


수많은 무림인과 관군이 한 사내를 에워싸고 있었다.


백색 무복을 입은 그 사내, 양손에는 적갈색 목단검 두 자루가 들려 있었다.


비도 내리지 않는데, 그의 눈가엔 하염없이 눈물이 흘렀다.


그 모습은 마치 어린아이가 우는 듯했다.


손주를 나무라듯, 백발의 노인이 사내를 보며 혀를 찼다.


“쯧쯧, 사내가 되어 어찌 이 많은 협객들 앞에서 눈물을 흘린단 말인가.”


그의 말에 주위는 더욱 웅성거렸다.


“겨우 제자 한 놈 죽었다고 저리 우는 겐가?”


“이렇게 많은 이들이 있는데, 쯧쯧.”


“우리 세가만 왔어도 충분했을 텐데, 이게 무슨 난리야.”


이제는 산신이 되었어도 이상하지 않을 듯한 노인은, 조롱하는 그들을 향해 낮은 목소리로 읊조렸다.


“방심은 금물이거늘····”


그러나 사내는 아무것도 듣지 않는 듯 고요했다.


그저 구름 한 점 없는 하늘만을 바라보며 울고 있었다.


노인은 느린 목소리로 다시 말했다.


“모두 공력을 끌어올려 방어에 집중하거라.”


사내는 여전히 그 말을 듣지 못한 듯, 주변의 소란에도 미동조차 없었다.


그의 무심한 태도에, 조롱하던 이들의 시선이 오히려 그에게 쏠렸다.


무슨 연유에서인지 그들은 점점 불안해졌다.


우웅- 우우웅-


그 순간, 적막을 깨는 소리가 들렸다.


사내의 양손에 들린 목단검 두 자루가 그의 주변을 천천히 회전하기 시작한 것이다.


점차 빠르게 회전하더니 이윽고 공기를 갈라대는 파열음이 들려왔다.


기기기기- 우우웅-


“저게 뭐지?”


“설마 천잠사라도 검에 매단건가?”


(※천잠사 : 천잠에서 얻어 낸 실)


“에이, 아무리 당가와 연이 깊다 하여도 그 귀한 천잠사를 어떻게 구했겠나? ···· 거기에 천잠사를 목검을 매달아 뭐에 쓰려고?”


처음보는 광경에 장내는 동요하기 시작했다.


연배가 있어보이는 이들의 눈은 근심으로 물들어 갔다.


[허어···· 이기어검인가····?]


[그럴리가요···· 깨달음이 있어 경지에 올라다고는 들었으나···· 그럴리가?····]


[그렇지 않고서야 이렇게 많은 세가와 관군까지 몰려와서 저자를 몰아 세울 이유가 없잖은가····]


[혹여 우리가 당가의 계략에 농락당한 것은 아니겠지?···· 저자가 진정 이기어검의 경지라면 우리의 출혈도 적지 않을 걸세!!]


[그럴리가···· 저자는 단검을 쓰는 살수라 하지않았나!!···· 살수가 어찌 저런····]


그 광경에 장내에는 수 많은 전음들이 오고 갔다.


위이잉- 위잉- 쿠구구구구-


백색 무복의 사내 주변으로 회영중인 두 자루의 목단검은 이제 눈으로 따라잡을 수 없을 만큼 빠르게 회전하고 있었다.


연합군의 가장 선두에 있던 모용세가의 장로 모용성이 우렁차게 외쳤다.


“모든 세가와 관군은 진을 쳐 방어태세에 임하시오!!”


모용성의 명령에 각 세가의 인원들이 분주하게 움직였다.


세가들은 자신들만의 진법을 펼치기 시작했고, 관군은 방패를 들고 삼재진을 급조해 방어 태세에 돌입했다.


우웅우웅-


느려졌다.


위이잉- 위잉- 쿠구구구구-


빨라졌다.


그 속도에 따라 목단검은 귀성을 내며 사내의 주위를 맴돌았다.


으윽고.


연합군 앞에 축 늘어진 시신을 확인하는 듯, 사내의 시선이 하늘에서 땅으로 옮겨졌다.


그의 눈동자엔 여전히 비가 내리고 있었다.


백색 무복의 사내는 천천히 손을 들어 얼굴을 감쌌다.


공격의 신호일까?


그의 행동 하나하나에 장내의 연합군은 다른 의미를 부여했다.


백색 무복의 사내가 연합군을 향해 외쳤다.


작지도, 크지도 않았다.


분명한건 사내의 목소리 끝은 떨리고 있었다.


“어찌하여 죄 없는 사람을 죽였는가.”


죄없는?


연합군 대부분은 그 질문의 의미를 곡해했다.


사내는 다시 한 번 외쳤다.


“그대들은 어찌하여 죄 없는 사람을 죽였는가?”


그 말에 장내는 혼란스러워졌다.


“죄 없는 사람? 저자가 대체 무슨 소리를 하는 거지?”


“저 자는 진정, 인두겁을 쓴 짐승인가?”


모용성은 연합군을 진정시키려는 듯, 사내를 향해 외쳤다.


“어찌하여 죄가 없다고 하겠는가?”


모용성의 말에 백색 무복의 사내가 되물었다.


“어찌하여 죄가 있다고 말하는가?”


질문에 질문으로 되받아친 사내의 태도에 모용성이 미간을 찌푸리며 목소리를 높였다.


“악인의 제자는 악인인 법. 그 이상의 설명이 필요치 않으리라 생각되오만.”


잠시 침묵이 흘렀다.


사내는 눈을 감았다가 다시 뜨며 모용성을 응시했다.


“그렇다면 내가 이 자리에서 너희를 모두 참살하고, 너희 부모와 자식들까지 모두 죽여도 나는 정당한 것인가?”


그 말에 연합군은 격렬히 반응했다.


“저놈이 지금 무슨 소리를 하는 거야?”


“말도 안 되는 소리 하지 마라!”


연합군의 수군거림이 들리자, 사내의 눈이 차가워졌다.


그는 입가를 비틀며 연합군을 향해 낮은 어조로 읊조렸다.


“악인악과(惡因惡果).”


회전하던 두 자루의 목단검이 멈췄다.


사내는 목단검을 눈앞에 멈춘 채, 중얼거렸다.


“그래, 너희들은 원래 그런 족속들이였지.”


이를 악문 백색 무복의 사내는 목단검을 다시 회영 시킨 채, 연합군을 향해 달려들었다.


크그그그- 위이잉- 위잉-


그 모습에 연합군은 무언가 잘못되었음을 직감했다.


그가 달려오는 모습은 마치 날아오는 듯했다.


발은 땅에 닿아 있지 않은 채, 검 위에 서서 빠르게 미끄러지듯 다가왔다.


저게 무슨······?


저건 경공 인건가?······ 아니, 비행술?


그를 지켜보던 모용성의 눈이 커졌다.


‘예사롭지 않다···’


그 찰나의 시간에도 백색 무복의 사내는 목단검을 지면에 반쯤 박은 채, 미끄러지듯 다가오고 있었다.


그의 발 밑에 있던 목단검은.


이내 조각조각.


그 조각은 다시 조각이 되었다.


스으으- 우우웅-


이윽고 그 조각들은 안개가 되어 그의 주위를 회영했다.


첫 교전이 시작되었다.


먼저 연합군의 가장 왼편에 있던 황보세가 쪽에서 마찰음이 터져 나왔다.


하지만 어째서 인지 비명만이 장내에 울려퍼졌다.


“크아아악!!”


“사, 살려줘!! 크악”


그리고 벌어진 광경은 교전이 아니라, 일방적인 학살이었다.


먹이 지난 곳에 흑색 선이 남듯, 사내가 지나간 자리에 남은 것은 붉은 선뿐이었다.


남궁세가의 태상장로 남궁천이 이를 보며 중얼거렸다.


“저것이 대체 무엇인가?····”


남궁세가의 제자들이 당황한 목소리로 대답했다.


“듣도 보도 못한 무공입니다····.”


“분명 사술일 겁니다! 아니면, 환술이라던지····”


사내의 무공은 지금껏 그들이 싸워온 수많은 전장에서 볼 수 없었던 것이었다.


혼란에 빠진 연합군은 그 광경에 넋을 놓고 말았다.


“크아아악!!”


“사, 살려줘!! 크악”


들려오는 황보세가의 비명소리에 일순 정신을 차린 남궁천이 크게 외쳤다.


“정신 차리거라! 고작 살수 하나일 뿐이다!”


****


기기기기-

쿠기기긱- 위이잉-


기괴했다.


보통의 전장에서는.


치잉 -

채에엥 -


쇠와 쇠가 부딪히는 소리가 나야 하는법.


이 전장은 무언가 잘못되었다.


쇠와 쇠가 아닌.


아니, 적어도 살과 살이거나, 살과 쇠이거나.


‘나무가 쇠를 갈아버릴 수 있는 것인가?·····’


그 모습을 바라보는 연합군의 머릿속은 혼란스러워져 갔다.


목모금이라 하지 않았는가.


큰 나무는 작은 쇠를 이긴다고 하였다.


어찌보면 오행의 관점에선 가능했다.


하지만 그건 이론일뿐.


지금은 작은 나무가 큰 쇠를 갈아버리는 꼴이었다.


적어도 이곳에 있는 연합군은 최하가 일류의 수준.


각 세가의 후지기수들과 그들을 이끌고있는 초절정급 장로들.


심지어 저 모용성은 모용제일검이자, 차기 무림맹주로 거론되는 인물이었다.


떠도는 말로는 화경의 경지에 발을 들였다는 소문까지 나오는 인물이었다.


만약에·····


아주 만약에 저 사내도 화경의 경지에 들었다 할지어도·····


저렇게 작은 나뭇 조각이 일개 제자도 아닌.


일류 이상의 고수들이 휘두르는 최상검들을·····


조각 내어 버릴 수 있는건가..?


연합군은 일제히 고개를 세차게 가로 저었다.


‘이건 꿈일 것이다! 악몽!·····’


백색 무복 사내의 공격을 먼저 받은 황보세가는 현재 괴멸 직전 상태였다.


그는 무공이라고 부를 만한 손짓 한 번 없이 그저 나아가고 있었지만, 그 모습만으로도 장내의 공기를 팽팽하게 조여오고 있었다.


크기기기기- 크그그-

위이잉- 위잉-


목단검은 여전히 지면에 반쯤 박힌 채, 백색 무복의 사내를 지탱중이였다.


황보세가의 장로 황보민은 남은 제자들을 추스려 재빨리 남궁세가와 묘용세가의 중간 즈음으로 물러 섰다.


황보민이 다급하게 외쳤다.


“이보시오. 남궁천! 이러다 저희 가문의 제자들이 전멸하겠소! 수치스럽긴 하나, 부디 힘을 합해 저 악인을 막아주시오!”


그의 말에 남궁천이 고개를 끄덕이며, 황보세가의 남은 제자들과 합세했다.


“너무 염려치 마시오!”


남궁천의 말에 황보민은 고개를 가로저으며 신음했다.


“적어도 모용세가, 아니 모용성까지 합류 해야 합니다!”


그때였다.


크아아앙-

크르릉-


대지를 가를 듯한 짐승의 포효가 들려왔다.


그들의 반대편, 관군이 자리한 오른편에서 흙먼지가 일며 비명소리가 들렸다.


“끄아아악! 괴물이다! 괴무울!!”


“크윽, 살려주시오!!!!”


비록 무림인에 비해 개개인의 무위는 낮을 지언정, 관군의 무력은 단체에 있었다.


그들은 가장 단단하고 가벼운 쇠로 무장을 하고 있었으며, 하급 병 마저 감나무를 조각낸 갑옷으로 중무장을 한 상태였다.


“제발! 저리가거라~!!! 이리 오지 말거라!! 끄아악!”


크아아앙-


하지만, 포효가 들릴때마다 관군은 빠르게 무너져 갔다.


관군들이 공중으로 날려지는 모습은 현실이였다.


관군들의 창과 검, 화살이 은백색 털을 가진 거대한 짐승을 향했다.


크르릉- 크아앙-


하지만 통증을 느끼지 못하는 듯, 그 거대한 짐승은 관군들을 무참히 핥퀴고 물어 뜯어 나갔다.


범 인가?

아니, 호랑이는 무늬가 있다.


그렇다면 늑대 인가?

그렇다기엔 너무 컸다.


그럼 개 인건가?

아니···· 그렇다기엔 너무 무서운데?····


관군은 혼란에 휩싸였다.


고작 한마리의 짐승이, 관군 이백 여명을 몰살 시킬 기세로 달려 들었기 때문이었다.


관군의 3급 책임 이문은 다급하게 소리쳤다.


“맞서 싸우지 말고, 후퇴하라!!”


이문의 눈은 처음엔 백색이였던 짐승의 털이.


지금은 아수라와 같이 붉은색으로 물들어 있음을 확인하던 터였다.


“물러서라, 영물이다! 재정비하라!”


그의 절박한 외침에도 비명소리 때문에 이문의 외침은 들리질 않았다.


크아아앙-


살기를 가득 품은 거대한 짐승의 포효.


“끄아악!”


“개새키야!! 저리가라!!”


찰나였다.


일각도 지나지 않아 관군은 전멸에 가까운 피해를 입었다.


이 모습을 지켜보던 연합군은 차마 입을 다물지 못했다.


‘대체 무슨일이 벌이지고 있는것인가······’


왼편에서는 듣고 보도 못한 무공을 펼치며 다가오는 백색 무복의 사내가.


오른편에서는 광견병이 들린듯한 미친 짐승이 전장을 휘젓고 있었다.


휘이익-


이 모습을 본 백색 무복의 사내는 은백색의 짐승을 향해 휘파람을 불며 소리쳤다.


“다간, 그만.”


다간이라 불리우는 사납고 큰 개는, 관군을 완전하게 와해시키고는 발걸음을 멈추며 꼬리를 흔들었다.


그리고 그 큰 개의 몸에는 이미 셀 수 없는 수많은 창과 검, 화살이 꽂혀있었다.


그의 목소리를 들은 다간의 꼬리는 흔들거렸지만, 눈동자엔 여전히 분노의 광망이 세어 나오고 있었다.


“그만하거라.”


이어진 그의 외침에 다간은 관군이 있던 자리의 앞에 놓인.


이제는 숨이 멎어 움직이지 않는, 젊은 사내의 육신 앞에 엎드렸다.


마치 다간은 숨이 멎어버린 사내를 지켜려는 듯 , 그의 주위를 감싸듯 똬리를 틀었다.


크르르릉-


똬리를 틀고 있던 다간은 새끼를 지켜려는 어미처럼 아무도 다가 오지 못하게 다시한번 크게 포효했다.


우우우우-

우우-


그리곤 다간은 곧 꼬리를 흔들며, 크게 울부 짖었다.


이 작품은 어때요?

< >

Comment ' 0


댓글쓰기
0 / 3000
회원가입

주정뱅이 최강스승 때문에 벽을 넘으려 합니다. 연재란
제목날짜 조회 추천 글자수
2 [프롤로그] 둥지 전(2) NEW 10시간 전 10 0 13쪽
» [프롤로그] 둥지 전 (1) NEW 12시간 전 17 1 12쪽

구독자 통계

신고 사유를 선택하세요.
장난 또는 허위 신고시 불이익을 받을 수 있으며,
작품 신고의 경우 저작권자에게 익명으로 신고 내용이
전달될 수 있습니다.

신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