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롤로그
2043 플레이오프 4차전.
4타수 3안타 5타점.
오늘 내 성적이다.
컨디션은 최고조다.
지금까지 이런 컨디션이 있었나 싶을 정도로 좋다.
어떤 투수든 어떤 공이 오든 자신 있다.
만루 홈런을 쳤던 직전 타석처럼, 존에 꽂힌다 싶으면 공격적으로 방망이를 돌려 버리자.
“윤재성 홈런! 윤재성 홈런―!”
언제나 그랬듯, 나를 응원하는 팬들을 둘러본 뒤 방망이를 강하게 잡았고.
곧, 투수 김호용의 초구가 시작됐다.
그런데 김호용이 던진 공이.
쐐액―!
몸쪽에 높게 솟다 못해.
“어?”
얼굴로 날아들었다.
순간 피하려 고개를 뒤로 젖혔는데, 오히려 그 행동이 나쁜 결과를 불러왔다.
마치 피할 줄 알고 있었다는 듯, 얼굴로 꺾여 드는 슬라이더.
뻑―!
눈? 아니면 광대?
안면으로 밀려오는 통증과 함께 머리가 핑 돌았고, 곧 온몸에 힘이 풀렸다.
시야가 흐려졌고 노곤노곤 졸음이 몰려왔다.
“저 개새끼가!”
“앰뷸런스! 앰뷸런스!”
그게, 그날 내가 들은 마지막 목소리였다.
- 작가의말
잘 부탁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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