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재영주가 제국을 건설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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담배맛동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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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8.08 03: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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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11

DUMMY

#011화.





스틱스가 본격적으로 철광산 복구를 시작한지 보름 후.


마침내 철광산의 갱도가 열리며 본격적인 채광을 시작할 수 있게 되었다.


물론, 채광할 수 있었다고 해서 바로 철광석을 채굴할 수 있는 건 아니었다. 채굴의 전문가들인 드워프라도 그 인원이 얼마 되지 않았거든.


다행히도 영지 전체에 광부 모집공고를 내니 꽤 많은 영민들이 지원했고.


대략 한 달이 지나서야 기초적인 교육을 마치고 채광이 본격적으로 시작됐다.


이는 농부가 된 오크들이 있어서였다.


집사 알베르토의 평에 따르자면.


“오크의 노동력은 인간 농부 대여섯 명에 필적합니다. 지능이 낮아 스스로 해결하는 능력은 떨어지지만, 경험 많은 농부의 지시를 칼같이 따르기에 나머지 인력이 발생합니다.”


그래서 내가 미니 생체 트랙터라고 하는 거다.


오크들은 불평불만 없이 일도 잘하다 보니, 영지 내의 자영농들은 인간 소작농이나 농노를 부릴 필요가 없어졌거든.


이들은 졸지에 백수로 내몰리게 되었지만, 철광산이 정상화되면서 광부가 되었다.


일반인은 오크보다 신체 능력은 좀 떨어지지만, 노하우를 쌓고 제대로 된 철광석을 구분하는 능력이 오크에겐 없었다.


당연히 광부는 인간이 좀 더 적합했다.


물론 스틱스 같은 드워프들에겐 인간 광부들도 답답할 노릇이었는지, 수시로 찾아가 감자술과 국밥으로 대접해 주니 투덜거리면서도 노하우를 잘 알려주었다.


“광산도 정상화됐고, 광부들의 실력도 자네가 필요로 하는 철광석을 얻을 수준은 될 걸세.


이제 슈트가르트로 돌아가도 되겠지?”


마음 같아서는 스틱스를 좀 더 붙잡아두고 싶었지만.


처음부터 폐광이 된 광산을 되살리기 위해 반쯤 무력시위를 한 것이라 더 이상 그를 잡아두면 화평 자체가 문제가 된다.


“고생 많으셨습니다.”


“돌아가는 길에 식량을 좀 가져갔으면 하는데, 괜찮겠지?”


“물론이죠. 식량 이송은 스트라우스 기사단 50과 병사 200명으로 호송하겠습니다.”


그 정도 병력이면 슈트가르트에 아투바 패거리를 끌고 갔을 때와 달리 경계를 받지 않는다.


“그들을 돌려보낼 때, 우리의 무기를 가져갈 셈이로군.”


“그래야겠죠.”


외할아버지 파월의 말을 빌리자면, 무인에게 드워프제 무기는 꿈의 장비라고 한다.


소유자의 능력, 관리 방법에 따라 평생을 사용할 수 있을 정도라고.


너무 설명이 길어서 대충 일본 애니에서 묘사하는 일본도 급이라고 이해하기로 했다.


그것도 미친 거다.


검과 검이 부딪히는 걸 격검이라고 한다.


21세기의 뛰어난 금속 기술로 만들어진 검으로도 격검 몇 번이면 칼날이 상하고 휘는데 애니메이션 속 일본도처럼 수십 수백 번을 부딪치고도 검이 멀쩡할 수 있다?


이건 드워프들의 모종의 비법이 21세기 지구의 금속가공 기술을 웃돈다는 것을 뜻한다.


“자네 외조부와 자네의 검은 내가 떠나기 전 제작해 주지. 자네 광산에서 생산되는 강철은 그 품질이 제법 우수하니 좋은 물건이 탄생할 거야.”


“주신께 봉납(捧納)하는 수준을 바라는 건 무리겠지요?”


“욕심도 과하군.”


“드워프제 무기는 그만한 가치가 있으니까요. 한번 욕심내 봤습니다. 기사로서 좋은 무기는 탐나는 여인과 같으니까요.”


“솔직하구먼. 난 최고 대장장이는 아니라서 신검은 못 만들지만 그래도 쓸 만은 할 게야.


거기다, 이 영지에 주신께 봉납할 정도의 신검이 있는 것도 위험하지 않겠나?”


하긴.


감당할 수 없는 보물은 재앙이다.


그저, 드워프가 만든 명검 정도라면 충분하겠지.


당신의 검도 만들어주겠다는 소식을 전해 들은 외할아버지께서는 단숨에 스틱스에게 달려가 뭔가를 건네주며 말씀하셨다.


“예전에 손에 넣은 건데, 이걸 녹여 검으로 만들어줄 수 있는가?”


그걸 본 스틱스의 눈이 휘둥그레졌다.


“이건 드레이크 본이잖아. 당신, 드레이크 슬레이어였나?”


드레이크라면, 열화판 드래곤으로 불리는, 최상급 몬스터잖아.


소드마스터에 필적한다는 그놈을 외할아버지가 잡았다고? 설마, 외할아버지가 자기 힘을 숨김?


“아니. 돈 주고 산 걸세.”


아···.


고티에 변경백은 우리와 다르게 돈이 많은 영지였지. 순간 적막해진 나와 스틱스를 보며 외할아버지가 웃으며 말했다.


“설마, 드워프 주제에 불가능하다고 말하진 않겠지?”


드레이크 본을 본 스틱스가 인상을 찌푸렸다.


“날 뭐로 보고.”


문제는.


스트라우스령엔 스틱스가 원하는 수준의 대장간 시설이 없었다는 거다.


“슈트가르트의 공방에서 만들어 오겠네.”


“영지 내에서 작업해 주십시오.”


드워프 대장장이의 공방을 영지 내에서 구현할 수 있다?


그건 영지의 대장 기술이 진보한다는 뜻이다.


“제가 어떻게든 스틱스 님이 작업하실 대장간을 지어드리겠습니다.”


“드레이크 본을 녹이기엔 여기 화로는 너무 후졌는데?”


“무조건 만들어드리겠습니다. 원하신다면 스틱스 님께서 직접 제작하셔도 되고, 전폭적으로 지원하지요.


제 무기는 슈트가르트에서 가져온 드워프제 무기로 선택하겠어요.”


내겐 영지의 발전이 우선이다.


“외할아버지. 괜찮으시죠?”


“나는 당장 드레이크 본을 섞은 무기를 가지고 싶다만.”


“아시잖아요. 드워프의 공방이 가지는 의미를.”


“마스터를 목전에 둔 자의 간절함을 알면서도 드워프 공방과 저울질을 하는 거냐?”


“압니다. 알아도 부탁드립니다.”


순간, 외할아버지의 기세가 살벌해졌다.


알지. 알다마다.

산을 쪼개는 초인이 마스터.

외할아버지는 익스퍼트 상급에서 마스터로 가기 위한 희미한 등불을 따라가고 있다.


나도 소드마스터가 될 가능성이 있는 재능충이라, 명검을 손에 넣을 수 있는 기회가 얼마나 소중한지 이해할 수 있었다.


혹시라도 좋은 검을 손에 넣는다면 마스터가 될 수 있지 않을까? 하는 간절함을 모르는 건 아니지만.


그러나 그것보다 드워프의 공방이 우선한다.


“저는 기사이기 이전에 영민을 지켜야 할 스트라우스령의 영주 대리입니다.”


드워프와의 친분을 계속 이어나가다 보면 언젠가 명검을 얻을 기회는 분명히 있다.


하지만, 영지 내에 드워프의 공방을 만들 기회는 언제 생길지 모른다. 지금이 아니면 안 돼.


“어이. 내 의사는 물어보지도 않는 거야?”


“드레이크 본이잖아요. 그걸 만질 기회가 흔치 않다는 건 알고 있습니다.”


하지만, 외할아버지는 좀 더 좋은 검을 가지고 싶었는지, 강하게 주장하셨다.


“내 것이다.”


“알고 있어요. 단지, 외할아버지의 검을 우리 영지에서 제작하길 바랄 뿐입니다. 한때 고티에 가문의 영주였으니, 지금 제가 얼마나 간절한지 누구보다 잘 아시잖아요.”


“···이보게. 스틱스.”


“왜?”


“자네만의 공방이 이곳에 구현된다면, 시간이 걸리더라도 드레이크 본을 녹여 만든 검을 내가 생각한 품질로 만들 수 있나?”


“뭐, 가능하지. 이래 봬도 족장의 아들이라고.”


스틱스의 말에 외할아버지가 깊은 한숨을 쉬며 말씀하셨다.


“내가 전대 고티에의 영주였음을 감사하거라. 그게 아니었다면 오늘 네게 크게 실망하고 스트라우스를 떠났을 것이야.”


손에 잡힐 듯 잡히지 않는 그 답답함을 참아주신 외할아버지께 나는 진심으로 허리를 숙였다.


“이해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그리고 죄송합니다.”


“알면 됐다. 대신, 오늘 하루 종일 대련이다.”


“네.”


드워프의 공방을 영지에 유치하는 대가로 나는 하루 종일 날아다니는 검기를 피해 바닥을 굴러야만 했다.


***


“우거.”


“자. 약속한 강철 글레이브다.”


크루거는 익스퍼트 중급이지만 자기만의 무기가 없었다. 그저 인간을 습격해 노획한 자잘한 무기만 가지고 있었을 뿐.


하지만 익스퍼트 중급에 달하는 힘을 가진 오크답게 힘이 엄청나고 전용 무기를 손에 들면 훨씬 강해진다는 것 정도는 알고 있다.


그래서 자기 손에 들린 글레이브가 얼마나 훌륭한 물건인지 느끼고 기뻐하고 있었다.


“이거···. 드워프가 만든 건가.”


“그래. 너희가 망친 광산에서 채굴한 강철로, 스틱스 님이 제작하신 물건이지.”


인간의 공방에서 대충 땅땅 두들겨도 명품을 만들어내는 드워프다.


오크가 가지기엔 분에 넘치는 물건이다 보니 크루거의 코가 벌렁거리기 시작했다.


“우거. 내 힘을 버틸 수 있는 무기는 처음이야.”


[후웅!]


이리저리 글레이브를 휘두를 때마다, 예리한 마나가 주변 공기를 찢어발긴다.


크루거는 체계적인 마나 연공법으로 익스퍼트 중급이 된 놈이 아니다.


그저 휘두르고 베고 부수는 과정에서 마나를 자연스럽게 깨우치고 본능의 영역에서 다스리다 보니 어떤 면에서는 스트라우스 연공법과 상당히 비슷한 속성이 있다.


괜히 돌아가신 아버지 아이작이 아투바들에게서 인간 오크로 불린 건 아니란 말이지.


그래서 몹시 불쾌하다.


“야. 앞에 사람 있어.”


“쿠쿠. 미안하군. 언젠가 네 놈을 죽일 무기가 손에 들어왔다고 생각하니 좋아서 말이지. 우거.”


“이젠 너도 알텐데? 날 죽일수가 없다는 걸.”


내 말에 크루거가 우뚝 멈췄다.


“넌 알아차렸잖아. 바타타 농사가 성공한 순간, 나한테 속았다는걸 깨달았을텐데?”


“그래. 처음으로 우리가 농사에 성공했다. 제법 풍작이고, 맛있는 바타타를 땅에서 뽑아냈을 때는 백 두 번째 아들을 품에 안았을 때만큼 기뻤다.”


자식도 더럽게 많이 안아봤네.


“하지만, 오크가 아니게 되어버린 기분이 들더군. 우거. 투쟁을 하지 않아도 살아갈 방법이 생기다니.


선조에게 배운 대로 사는 게 마음은 훨씬 편했는데 땅을 지켜야 할 이유가 생겨버렸다. 우거.”


아투바 오크들의 난동은 몬스터 웨이브로 분류된다. 그만큼 파괴적이고 위험하지.


번식력이 좋은 오크들이지만 이들은 자기들끼리도 치고받고 싸우느라 500을 넘는 대 부족이 드물다.


그 와중에 아투바들은 그 숫자가 1만을 훌쩍 넘어간다.


이게 가능한 건 크루거가 오크 중에서도 압도적으로 강하고 뛰어난 지도자였기 때문.


“종족의 새로운 미래를 발견한 거지. 너는 너희 종족을 구원할 새로운 방법을 찾은 거라고 생각했겠지만, 그거 사실 내가 유도한거야. 알지?”


“필요하면 부순다. 빼앗는다. 죽인다. 폐허가 되면 이동해서 또다시 빼앗는다.

그게 아투바의 선대들에게 내가 배운 가르침이다. 우거.


하지만, 이젠 알겠다. 우린 그간 진짜 메뚜기 떼와 같았을 뿐이란 걸.


바타타 농사가 성공했다는 건 양 종족에 상당한 변화를 의미하는 것이 아니었다. 우리가 땅에 얽매여버렸다. 망할놈. 네놈은 너무 교활하다. 우거.”


그 엿같은 전통을 제대로 지키는 크루거 때문에 아투바는 웨이브까지 일으키는 거대 부족이 되었지만.


이놈이 죽고 난 후 대체할 지도자가 나타나지 않는다면 순식간에 와해할 것이다.


그걸 본능적으로 깨달아서 감자 농사를 시도했고 보기 좋게 성공했다.


그러고 깨달은 거다.


땅에 얽매인 자의 간절함과, 여태껏 자신들이 벌인 짓의 의미와, 이젠 자신들도 그렇게 당할 수 있다는 걸.


“너희 인간들은, 이런 무거움을 평생 안고 살아가는 건가.”


“아마도? 우린 너희보다 훨씬 빨리 땅에 얽매인 삶을 살았으니까.”


“너는 진정 개새끼군. 우거. 일부러 우리에게 이런 약점을 만든 건가.”


“왜? 과거로 돌아가게? 또 부수고 파괴하고 자리를 이동하는 세월을 살고 싶어?


인간이 이룬 문명의 이기를 일부나마 맛을 본 이상, 너희 부족은 다른 야생의 오크 부족과는 이미 격이 달라진 존재가 되어버렸어.


네놈이 기간제 노예로 보낸 녀석들은 이제 너희의 번영을 위한 일꾼이 될 테고, 우리는 너희와 끊임없이 교류하며 너희를 변화시키겠지.


너희가 일으킨 몬스터 웨이브 때문에 가족을 잃은 자들은 대를 이어 너희를 혐오하면서도 너희가 보낸 일꾼들 덕분에 윤택한 삶을 살아가기에 너흴 함부로 하지 못할 거고.


얽히고 얽혀서 결국 서로 죽이지 못하게 될 거야. 적어도 스투라우스령의 영민과 아투바 오크들은.”


“나를 죽인다는 말은 진심이었어. 우거. 아니, 반드시 죽여야겠지. 어쨌건 우리 없이도 홀로 살아갈 수 있는 너희들보단, 아쉬운 게 많은 건 우리 아투바들이니까.


개자식. 너는 인간중에서도 유독 교활하다. 우거.”


현명한 놈이다.


1만이 넘는 대 부족을 이끄는 족장답게 어리석지 않았다.


“네놈이 영지를 공격하지만 않았다면, 내 아버지를 죽이지만 않았다면 우리는 어쩌면 종족을 초월한 동료가 되었을 거야. 하지만 네놈이 모든 걸 망쳤어.


언젠가 넌 내가 반드시 죽인다. 그 말의 의미를 이해하겠지?”


인상을 찌푸린 크루거가 잠시 후 호탕하게 웃었다.


“되도록 천천히 강해져라. 그리고 쉽게 죽어주진 않을 거다. 우거.”


그리고 내게 고개를 숙였다.


“미안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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